작년 4월 서부 도착 후
캘리포니아- 너버다- 애리조나 까지 서부를 대표하는 관광지 위주로 열심히 다녔다.
올해는 서부 해안을 따라 워싱턴주 까지 올라가는 일정으로 움직이고 있다.
회원제로 있는 캠핑장을 차례로 거쳐서 올라가야 하는데,
센프란시스코 위쪽 부터 오레곤 남쪽 까지는 회원제 캠핑장이 없다.
세크라멘토 부근에 있는 캠핑장이 가장 북쪽이고 그 다음은 중부 오레곤에 있는 캠핑장이
가장 가까운 위치이다. 대략 600 마일 정도 구간이 펑 뚫린 셈이다.
움직이는 집이 있으니 운전해서 가면 되지 않나? 생각이 들지만, RV 생활중 기본인 333 법칙을
왠만해서 어긋나지 않는 방법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3 하루 300마일을 넘지 않게 움직일 것.
3 오후 3시 이전 목적지에 도착 할 것.
3 장거리 이동시 도착후 최소 3일은 한 장소 에 머물것.
처음 이 생활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배운 안전수칙 이다.
실제 생활해 보니 차와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 중요한 법칙 이라는 생각이 들어
되도록 지키려고 노력하며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회원제 캠핑장이 없는 경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번째는 그냥 돈을 써서 가는 도중 있는 캠핑장에 하루 머무는 방법이다.
작년에 서부로 올때는 중간중간 사설 캠핑장이나 주립공원에 머물렀다.
그런데 사실 속이 좀 쓰린 부분이다.
우리 버스집은 40피트 초 대형 이어서 사설 캠핑장에 가게되면 가장 저렴한 곳 이라해도 하루 70불 정도인데
하루 잠시 가서 잠만 자고 나오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캠핑장을 찾아가가기 위해서는 가던 도로를 내려와서 다시 로컬길이나 산길을
가야 하는데, 이 또한 적지않은 시간과 수고가 낭비된다.
두번째는 다양한 차박 장소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제일 흔한 장소는 Rest Area 즉 휴계소 에서 하루 자는 방법이다.
땅이 넓은 미국은 트럭커들을 위해서 차박을 할 수 있는 휴계소가 많다. 특히 서부로 오니
대부분 휴계소에서 차박을 허용하고 있었다. 워낙 땅이 넓으니 안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조치이다.
우리처럼 RV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트럭이 정차하는 곳에서 하루 정도 쉬어 갈 수 있다.
고속도로 바로 옆에 붙어 있으니 시간을 많이 절약 할 수도 있다.
물론 공짜인데, 밤새 고속도로 소음과 거대한 트럭이 주정차 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 다음 많이 이용하는 장소는 '카지노 호텔 주차장' 이다.
서부에는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카지노 호텔이 정말 많다. 사막을 달리다가 멀리서 뭔가 화려한 것이 불쑥 나오면
마치 거대한 성 처럼 보이는데, 대부분 카지노 호텔이다.
주차 공간이 많은 카지노 호텔은 무료로 여행자들에게 차박 장소를 제공한다.
장소에 따라서 전기를 제공하며 10불 정도 받는 곳도 있는데, 대부분 그냥 주차장 시설이며, 무료이다.
차박을 하면서 저녁 시간에 카지노를 이용하는 캠퍼들도 있으니 서로 윈윈 하는 셈이다.
하루 공짜로 쉬면서 갬블에서 돈을 잃으면 그마저도 의미가 없겠지만, 휴계소 보다 밝고 깨끗하고
조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는 이번에 처음으로 차박을 해 보기로 했다.
서부로 올때는 왠지 낯설어서 망설였던 부분인데, 캠핑장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정보를 얻다보니
우리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금요일날 샌프란시스코 캠핑장을 나와서 1시간 정도 북쪽에 있는 TT 캠핑장에 도착했다.
여행 이라기 보다는 토요일 일정을 조금 편하게 하기 위해서 일 마치고 부랴부랴 올라왔다.
서부에서 우리가 갈 수 있는 가장 북쪽에 있는 회원제 캠핑장으로 온 것이다.
소문은 듣고 왔지만, 계곡에 위치한 캠핑장은 길이 좁고 굴국이 심해서 자리 잡을때 고생을 했다.
오피스 직원이 적당한 자리로 바꿔주기까지 했지만, 결국 앞에 작은 언덕에 버스 아래를 살짝
긁는 실수를 했다.
그래도 다행이 안 보이는 곳이니, 그냥 액땜 했다 하며 하루 잘 쉬고 토요일 일찍 101번 도로에 올랐다.
오후 2시 즈음 Trinidad north rest area 에 도착했다.
인터넷을 통해 여러 휴계소의 리뷰를 살펴보고 리뷰 좋고, 중간 지점에 위치한 이 장소를 선택한 것이다.
눈이 아프도록 인터넷을 검색했는데, 그 중 이 곳은 특히 리뷰가 좋았고 그 이유가 이해되는 장소였다.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장점은 야외에 있는 수도꼭지 이다.
얼핏 보면 작은 수도꼭지 하나로 보이지만, 차박 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하다.
잠만 잔다고 말은 하지만, 간단하게 나마 손씻고 세수 하고 양치라도 해야 하는데, 휴계소에 있는 화장실
세면대 에서 물을 받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에 캠핑장을 나서면서 5리터 물병에 물을 가득 채우고 왔다.
여기는 야외에 수도꼭지가 따로 있어서 물을 받기 편하도록 되어 있다.
야외 피크닉 공간과 뒤로는 산책로가 있어서 고속도로 소음만 아니면 작은 공원 처럼 보였다.
특히 나가면서 무료로 오물을 버리는 덤프스테이션 이 있어서 RV 사용자들에게 인기있는 장소였다.
노지캠핑을 한 후 오물을 버리려면 버리는 장소를 찾아가야 하는데, 일부러 찾아 가야하고
약 10불 내외의 돈을 내야 한다.
원래 계획은 여기서 하루 자려고 했는데, 시간이 오후 2시. 너무 일찍 와 버렸다.
101번 도로가 세크라멘토 위쪽으로는 곧게 뻗어 있어서 운전을 하기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내일을 위해서 조금더 북쪽으로 이동 하기로 했다.
Lucky 7 Casino Hotel
오레곤주 바로 아래 위치한 카지로 호텔이다. 여기서 10분 정도만 운전하면 바로 오레곤 표시가 보인다.
101번 도로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서 들어가기 편리했고, 주차 장소는 가장 안쪽에 있어서 조용했다.
총 10자리 정도 주차를 할 수 있는데, 다행스럽게 제일 큰 자리가 남아 있었다.
그래도 버스 뒤에 있는 차 까지는 함께 주차 할 수 없어서, 작은 차는 분리해서 뒤에 있는 주차장에
세워 놔야 했다. 휴계소 보다 공간이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호텔 이라는 특성상 밝고 시큐리티가 다니니 좀더 안심이 되었다.
이미 먼저 와 있는 다른 캠퍼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카지노 안으로 들어가서
하루 쉰다고 말을 하니 캠핑패스 받을 수 있었다. 화려한 카지노 분위기는 괜히 마음을 뜰뜨게
하고 휴계소 보다 깨끗한 화장실을 사용 할 수 있으니 좋았다.
한 가지 불편한 점은, 바닥이 살짝 뒤로 기울었다. 미리 와 있던 작은 RV들은 잭을 내려서
균형을 맞추고 슬라이드도 빼 놓았지만, 우리는 그냥 그대로 조용히 자기로 했다.
다른 차에 비해 커서 슬라이드를 빼면 옆 차선을 넘게 되고
잭이 내려오는 소리도 시끄러우니 괜히 번거롭고 불편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슈퍼 울트라 소심 미니 간' 을 가진 우리 부부는 이 정도도 감지덕지 라며 호텔앞에서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토요일 하루 차박을 잘 하고 일요일 아침은 호텔에서 조식을 먹었다.
아침이 애매해서 걱정 했는데, 마침 호텔에서 8불 정도의 조식매뉴를 제공하고 있었다.
아침 7시, 식당 문이 열리자 마자 들어가서 오랜만에 아메리카식 조식을 먹으니
여행 온 듯한 기분이 들고 좋았다. 이 얼마만의 호텔식사 인가?
비록 1불짜리 커피와 8불짜리 아침매뉴 셋트지만, 긴 여정을 가는 나에게는 최고의 만찬 이었다.
아침을 먹고, 호텔 앞 주유소에서 주유를 한후 다시 101 도로에 올랐다.
오늘은 최종 목적지인 '프로렌스' 라는 곳에 도착해야 한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오후 2시즘, 오레곤에 있는 캠핑장에 도착했다.
먼 거리이고, 차박은 처음이라 걱정을 했는데, 무사히 도착하니 긴장이 좀 풀린다.
2025년 오레곤 생활 시작이다 !
근데 여기서는 뭐 하고 놀지 ?
영상은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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