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술관 산책>으로 칼럼을 시작한 이 아네스입니다.

 MIaayusa에서 늘 많은 정보를 얻고 도움을 받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미시분들과 제가 가진 지식을 공유하고자 이 방을 오픈 하였습니다^^

이 코너는 제가 직접 관람한 미술관 그리고 그림, 단 하나의 원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어릴 때 우연히 본 금상출판사에서 출간한 세계미술 전집의 그림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감동이었습니다. 르노와르의 금빛 머리칼 소녀와 고흐의 살아 움직이는 짧고 구불거리는 검은선, 무었보다도 인상주의 화가들의 생생한 색채에 사로잡혔습니다. 르네상스 대가들의 작품은 또한 어떤가요! 바로 눈 앞에서 튀어 나올 것만 같은 인물들의 섬세한 표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이때부터 화가는 그림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가 늘 궁금하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학원에서 '서양 미술사학과-르네상스 및 현대미술사'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암막 커튼으로 창문을 가린 깜깜한 강의실 흰 벽에는 프로젝터의 딸각거리는 소리에 맞춰 수많은 그림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였습니다. 그 벽을 통해 이천년 그림의 역사를 공부하였습니다. 때로는 많은 인내가 필요한 방대한 인문학 공부가 힘에 부치기도 하였지만 그림을 보는 자체가 좋았습니다.

큐레이터로서 전시 기획과 평론 등 다양한 일을 하였지만 가장 의미 있었던 일은 성화에 대한 글을 쓴 일이었습니다. 성당 봉사자로 주보 편집과 성화를 설명하는 한 페이지를 맡았습니다. 신부님과 의논하여 전례에 맞춰 그림을 정하였습니다. 미술관에서 직접 본 성화 위주로 선정하여 그 감동을 교우에게 전달하고 나누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성화는 문맹자들을 위한 책이자 글입니다. 스스로 문맹자가 되어 그림 속 언어를 읽어 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림에 내포된 선명한 언어, 성경을 읽어내는 발견은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한 꼭지의 칼럼을 쓰기 위해 수십 페이지의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하면서 2천년이 넘는 가톨릭의 살아 있는 역사와 유산의 위대함을 깨우쳤습니다. 성경 말씀과 수 많은 성인들의 궤적을 쫓으며 하느님은 나에게 오셨습니다. 이전에는 선데이 미사만 참여하는 무늬만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한 학기 동안 공부하였던 기독교 미술사나 르네상스 대가들의 성화를 보아도 큰 감동은 없었는데,  결국 하느님은 나의 미약한 달란트를 이 소명을 위해 주셨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미술관을 들어서면 쉽게 나오지를 않으니 동반자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그래서 각자 떨어져서 시간을 정해 만납니다. 워싱턴 DC에서는 내셔널 갤러리나 허시혼 등에 머무는 동안 아이들은 자연사나 항공우주 박물관을 관람하였습니다. 파리에서도 나는 오르세 미술관으로 향하였고 남편과 아들은 유로 디즈니에서 방문하였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오랫동안 별렀던 스페인을 여행하였습니다. 첫날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엄을 시작으로 마드리드에서는 아르테 카드를 구입하여 프라도와 3곳에서 마음껏 원작을 감상하였다. 톨레도에서는 17세기 스페인 바로크의 대가이자 수많은 성화를 남긴 화성 엘 그레코를 발자취를 따라가 보았습니다.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도 책에서만 보았던 작품을 찾아 보았고 몬주익 언덕의 미로 미술관에서 본 도시 전경은 일품이었습니다. 이 모든 여정을 딸 아이와 동반하였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이 여행에서의 백미는 파티마 성지였습니다. 결국 이 여행의 목적지는 이 곳으로 귀결된 것 같습니다.

미술의 원작이 주는 감동은 남다릅니다. 단 한 점의 유일한 Original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떠나 미술관을 찾습니다.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Highlight컬렉션을 미리 확인하고 동선마저 생각해 놓습니다.

막상 원작, Original을 마주하면 내가 화면과 지면에서 보고 상상했던 작품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림의 실제 사이즈와 색감, 전시 공간의 위치, 조명 등에 따라 변수가 많습니다.   

첫 눈에 우와!!! 하고 탄성이 터지는기도 하지만 오래 들여다 보면서 감동이 서서히 밀려드는 그림이 있기도 합니다. 의외의 작품이나 새로운 명작을 발견하는 색다르고 낯선 체험을 하기도 합니다.

미술관, 그들만의 공간에서 마주한 원작은 늘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와서 보라고…..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 4년전부터 Missyua / talk lounge / 종교방 천주교에 <아네스의 그림성경>으로 성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 10여년 전에 오픈한 네이버 blog <세계 미술관을 가다: 네이버(naver.com)  https://blog.naver.com/applelee99> 은 지난해부터 발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이미지는 개인 소장, 해당 장소 홈페이지, 국가 관광청 사이트, Wikipedia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