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시간이 아직도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 글씨 뭐하러 이렇게 일찍 일을 나간단 말이요. 날씨도 영 좋지 않은디...."
"거의 삽십분이나 자전거를 타고 가면 온몸이 꽁꽁 얼어 버릴텐데 거긴 어디 앉거나 몸을 녹일만 한 휴식처도 없는 곳 아니요. 일찍 나가서 고생할 필요가 뭐 있냐고요..."
아내의 잔소리는 춘근씨를 위해서 하는 것이었지만 춘근씨의 입장은 달랐다.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사람을, 더구나 환갑을 한참 넘긴 늙은이를 받아준 고마운 직장, 한 시간 아니라 두 시간이라도 일찍 나가 일 할 채비를 미리미리 해 놓는 게 뭐가 문제냐, 집에 있어봤자 딱히 할 일도 없이 한국 드라마나 죽치고 볼 건데, 하는 것이 춘근씨가 일찍 집을 나서려는 이유였다. 춘근씨는 아내가 만류를 하거나 말거나 운동화를 발에 꿰었다. 그리고 아내가 궁시렁거리면서도 정성스럽게 싸 준 도시락 가방과 물통을 자전거 뒷 꽁무니에 매단다.
춘근씨는 힘차게 자전거를 출발시켰다. 자전거가 움직이는대로 도시락 가방이 물통에 부딪쳐 경쾌한 소리를 냈다. 집 골목을 빠져 나오니 거리엔 벌써 출근하는 차량들이 밀리고 있었다. 느릿느릿 거북이 같이 움직이는 차량들을 뒤로 하고 춘근씨는 자전거페달을 신나게 밟았다. 오늘로서 춘근씨는 한 달째 출근을 하고 있었다. 아침에 다른 사람들과 같이 출근을 한다는 게,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직장으로 일을 하러 가고 있다는 게, 더구나 그 직장이 다른 데도 아닌 나라에서 운영하는 '정부 잡'이라는 게 춘근씨는 자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길가는 차량들에다 대고 큰 소리로, 아니 확성기를 대고 자랑이라도 하고 싶었다.
"사람들아. 나도 직장이 있단다. 이게 그냥 보통 직장이냐구! 나라에서 제공한 번듯한 직장이란 말이다. 의료보험도 제공되고 휴가와 병가와 보너스가 꼬박꼬박 나오는 직장이라고!"
19년 전 아내와 아이 둘의 손을 잡고 미국공항에 내렸을 때 춘근씨 수중엔 단 돈 2400불이 전 재산이었다. 미군과 결혼해 미리 정착한 처제의 권유가 아니었더라면 미국이란 데가 어디쯤 붙은 나란지 짐작도 못했을 춘근씨, 길거리에 지천으로 나뒹구는 빈 깡통만 줏어다 팔아 먹고 살아도 한국보다는 백배 나을 거라는 처제의 말을 믿고 온 미국이었건만 춘근씨의 미국살이는 처음부터 혹독했다. 어느 나라를 이민 가더라도 밑천이 있든지, 아님 남이 없는 기술이라도 있든지, 그도저도 아니면 그 나라 언어라도 좀 알아야 이민살이가 좀 쉬울 것이다. 그러나 할 줄 아는 영어단어라고는 '헬로우'가 다요, 가진 재산이라곤 단돈 2400불이 전부이니 그의 이민생활이 어찌 쉬웠겠나 말이다.
춘근씨가 미국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남의 건물청소일이었다. 직원들이 다 퇴근하고 난 뒤의 오피스 빌딩의 수백, 수천 개의 쓰레기통을 비우고 바닥을 배큠하고 화장실을 청소하고 유리를 닦는 일. 저녁 일곱시에 들어가 다음 날 새벽 별을 보고 퇴근 하는 청소일이 춘근씨 부부에게 주어진 것이었다. 타고나기를 착하고 성실하게 타고난 춘근씨 부부는 열심히, 그야말로 열심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일해도 남는 것은 언제나 빈 주먹이었다. 춘근씨 같은 초보 이민자들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청소일이라 날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진 때문이었다. 첨엔 열심히, 그러니까 하룻저녁에 두세군데 빌딩의 청소를 맡아 하면 밥은 겨우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니 건물 청소료 단가가 점점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밤을 새워 일을 해도 청소재료비, 개스비 제하고 나면 오히려 적자가 되고 마는 실정이 된 것이었다. 그러나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할 줄 아는 게 청소일밖에 없었던 춘근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그 일에 매달려야 했다.그러기를 얼마, 마침내 그 청소일 마저도 남의 손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그렇게 피눈물 나게 고생하기를 몇 년. 춘근씨가 마침내 집을 사게 되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한국인들의 가장 큰 바램은 내 집을 갖는 것, 춘근씨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입던 속곳까지 내다 판 돈을 다운페이로 해서 내 집을, 오매불망 꿈에도 그리던 내 집을 미국온 지 거의 십몇년만에 장만한 것이었다. 방 세 개, 부엌 하나의 지은 지 100년 이상된 오래된 집이었지만 춘근씨 부부는 처음 얼마간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집만 쳐다보아도 배가 불렀기에. 당시만 해도 집값이 쌀 때여서, 그리고 신용이 웬만한 사람이면 모두 집을 장만 할 수 있어서 춘근씨는 바닥에 겨우 깔릴까말까한 다운페이로 집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집 값을 매달 값아나가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대두되어 있었다. 다운 페이를 적게 했으니 월 페이먼트가 높은 건 당연한 이치, 춘근씨는 한 달에 수입의 절반을 집에 갖다바쳐야 했다.
자, 여기서 춘근씨의 한달 수입과 지출내역을 살펴보자. 두 부부가 한 달에 집으로 가져오는 돈은 평균 3천불에서 3천 5백불 남짓. 날씨가 좋거나 일감이 많을 때는 4천불 정도. 여기서 2천불을 집값으로 내야했고 차량 유지비와 기름값으로 4,5백불을 썼다. 춘근씨와 그의 부인은 미국 온 이래 단 한 번도 새 차를 사보지 못했다. 10만마일을 넘는 중고차를 늘 사서 몰았기에 여기저기 고장이 자주 나서 차량에 꽤 많은 돈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전기세, 전화요금, 물값이 2백여불 정도. 그리고 고질병인 신경통과 관절염을 앓는 부인의 약값으로 또 몇 백불이 들었다. 겨울에는 히터 한번을 마음대로 틀지 못하고 내복을 있는대로 껴입고 살았고 여름엔 선풍기 몇 대로 찜통같은 여름을 났다.
무엇보다 그동안 춘근씨를 불안하게 한 것은 페인트 공사 잡역부나 지붕 공사 잡역부, 그리고 필라마켓 양말장사 일이 날씨를 많이 탄다는 거였다. 비가 오면 일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바람이 불어도, 별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직업을 좀 가져보는 게. 월급이 적어도 좋고 밤일이라도 좋고 새벽 일이라도 좋으니 날씨에 영향받지 않고 매일 출근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출근 일수에 맞추어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직장, 그런 일을 한 번 해보는 게 춘근씨와 춘근씨 부인의 간절한 소원중의 소원, 희망중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미국 온 지 이십년이 가까이 되도록 '하이'와 '바이' 그리고 여전히 '헬로우'밖에 못하는 영어 실력으로 그리고 기술이라곤 전무한 춘근씨가 매일 꼬박 꼬박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을 얻는다는 건 어불성설,무리였다.
그래도 청소 일을 할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드는 춘근씨였다. 적어도 청소일을 할 때는 날씨에 신경쓰지 않아도 좋았으니 말이다. 곤히 자다가도 비 오는 소리에 소스라치듯 일어나지 않아도 좋았으니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바늘 하나 꽂을 틈 없는 빠듯한 살림에 큰 지출거리가 생기고 말았다. 춘근씨가 음주운전에 걸리고 만 것이다. 그래서 벌금을 거의 4백불 돈이나 두드려맞는 불상사가 생기고 만 것이다! 생일을 맞은 이민동기의 집에 초대받아 갔다가 한 잔 얻어 마신 게 화근이었다. 산에서 직접 채취한 산딸기로 담근 술이라는 친구의 권유에 평소 술이라곤 근처에 가기만해도 취하는 춘근씨가 두어잔을 받아 마신 것이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고속도로에서 떡하니 교통순경에게 걸리고 만 것이었다. 춘근씨는 거의 한달 생활비에 맞먹는 벌금 티켓을 앞에 두고 망연자실했다. 아무런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부인도 매우 낙심하고 춘근씨의 음주운전을 책망하는 눈치였다.
아이고, 이를 어쩐다. 이 거금을 어떻게 해결한다? 벌금도 벌금이지만 보험료가 앞으로 껑충 뛸텐데 이를 어찌 감당하지...
한 잔의 술로 인해 벌어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발등을 찧고 싶지만 이미 벌어진 일. 춘근씨는 앞으로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앞으로는 산딸기 술이 아니라 산삼으로 담근 술을 준다해도 내 사양하리라...
교육을 받으러 가는 날, 춘근씨는 일찌감치 교육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날. 놀라지 마시라! 이날 춘근씨는 음주운전 교육장에서 뜻밖의 행운의 여신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은 어떠한 경우에도 낙심하거나 절망하면 안 된다.
음주운전 교육장은 한 공군부대 안의 사무실에서 열렸다. 춘근씨를 비롯해 열댓명의 사람들이 교육장을 채우고 있었다. 백인이나 흑인 그리고 타인종사람들이었고 동양인은 춘근씨 혼자였다. 그중 남자가 반 이상이었고 게 중에는 전혀 술이라곤 입에도 대지 못하게 생긴 젊고 아리따운 여자도 두어명 있었다. 교육은 지루했고 재미없었다. 다 알아들어도 흥미가 생길까 말까한 내용의 음주 운전 방지법, 그리고 안전 운전법에 대한 내용이었으니.
춘근씨는 그래도 몸을 꼿꼿히 세운 채 성실하게 강의를 경청했다. 아니, 경청하는 척 했다.그리고 점심시간이었다. 아내가 싸준 도시락(콩이 섞인 보리밥에다 잘 익은 총각김치)으로 점심을 맛나게 먹은 춘근씨는 담배 한 대를 물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오전 교육 4시간을 채웠으니 앞으로 4시간만 더 개기면 되는 것이다. 춘근씨는 기지개를 켰다. 그때였다. 담배를 물고 먼산을 바라보는 춘근씨의 눈에 철철 넘치고 있는 쓰레기통이 들어 온 것은. 가만 보니 주위에 넘쳐나고 있는 쓰레기통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며칠전 부터 비우지 않은 듯 담배갑, 음료수 병, 종이짝,낙엽,음식 투고박스 등 온갖 쓰레기와 오물들이 입을 벌린 쓰레기통 주변에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는 넘쳐나서 바닥에까지 떨어져 있었다.그리고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에 채이고 바람에 흩날려 온통 난장판을 이루고 있었다.
청소부들이 오늘따라 결근이라도 했나. 아니면 급료 올려달라고 파업이라도 했나.
춘근씨는 물었던 담배의 불을 꺼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팔을 걷어부쳤다. 미국 와서 청소 일로만 십년여의 세월을 보낸 춘근씨의 직업의식이 발동한 것이었다. 넘쳐나는 쓰레기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춘근씨였다. 춘근씨는 자신의 고물 트럭으로 가서 청소장비를 챙겨왔다. 그리고 고무장갑을 끼고는 청소를 시작했다. 미친년 머리카락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오물과 쓰레기들을 줏어 한데로 모으고 터질 듯이 넘쳐나는 쓰레기통 봉지를 빼고 새 쓰레기 봉지를 씌우고...
30분의 짧은 점심시간, 그나마 춘근씨가 점심을 먹고 담배를 태우느라 십여분을 썼기에 춘근씨에게 남은 시간은 20분 남짓이었다. 그러나 춘근씨는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남들은 돈을 준다해도 꺼려해마지 않는 오물을 만지는 일을, 쓰레기 통 비우는 일을, 그리고 쓰레기 줍는 일을 묵묵히 한 것이었다. 같이 교육을 받으러 왔던 사람들이 청소를 하고 있는 춘근씨를 힐긋힐긋 쳐다보았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춘근씨의 일손은 계속 이어졌다.
그때 춘근씨의 행동을 눈여겨 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그 공군 부대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맥아더 대령이었다. 맥아더 대령의 사무실은 이층에 있었고 공군기지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통 유리창이 한쪽 벽을 채우고 있었다. 점심을 먹은 맥아더 대령이 커피잔을 들고 창 밖을 내려다 보다가 어느 깡마르고 볼품없는 동양인 노인네 하나가 열심히 청소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맥아더 대령이 알기로 그날 출근한 청소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공군기지 내에는 그동안 세 명의 청소부가 건물 안팎의 청소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은 지금 장기 휴가중이었고 두 사람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한 사람을 해고시켰다. 청소용품을 훔쳐내다가 발각된 것이다. 나머지 한 사람이 며칠동안 세 사람 분의 일을 하는가 싶더니 그 사람마저도 이틀 전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을 하고 만 것이다. 지금 그 공군기지에는 당장 청소부가 필요했다. 그 누구든 당장 사람을 구해다 써야 하는 입장이었던 것이다.다른 할 일이 산적해 있는데 청소부들까지 골머리를 썩히자 맥아더 대령의 심기는 요즘 매우 불편해 있었다. 그러다가 바지런하고 꼼꼼한 손놀림으로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는 춘근씨를 발견한 것이었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맥아더 대령은 팔짱을 낀 채 춘근씨의 모습을 한참이나 더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는 부하직원을 시켜 지금 쓰레기통 주변을 청소하고 있는 늙은 동양인 남자의 신상을 파악해 오도록 일렀다. 조금 후 부하직원의 손에 들려져 온 남자의 신상은 대충 이랬다. 이름 배춘근. 나이 64세. 현재 특별한 직업은 없어 보임. 현재 음주운전 교육중. 영어는 의사 소통이 어려울 정도. 자기의 책임도 아니면서 쓰레기통 주변을 청소하게 된 이유는 그냥. 쓰레기와 오물이 굴러 다니는 게 보기 흉해서...
"영어를 전혀 못합니다. 이 정도 정보를 얻는데도 많은 손발짓이 필요했습니다....."
맥아더 대령은 부하 직원의 보고를 듣는둥 마는둥 하더니 바로 인사과 직원을 불렀다.
"춘근 배가 원한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우리 부대에서 청소일을 시작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시오"
맥아더씨는 옆에서 난감해 하는 부하직원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
"내가 원하는 건 매끄러운 영어가 아니라 성실과 책임감이란 말일세..."
이렇게 해서 우리의 춘근씨는 자랑스런 연방정부의 공무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저 멀리 공군부대로 진입하는 초소가 보이자 춘근씨는 도시락 가방을 매단 자전거에서 몸을 내렸다. 자전거를 탄 채라도 출입증만 보이면 쓰으윽 지나가도 그 누가 만류할 사람이 없었지만 총을 멘 헌병들 앞에서 그러기란 아직도 오금이 저리는 일이었다. 춘근씨는 자전거를 옆으로 끌면서 헌병앞으로 다가가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춘근 배'란 영어명과 사진이 박힌 출입증을 헌병이 잘 볼 수 있도록 앞으로 내밀었다. 턱의 수염자국이 아직도 푸르스름한 젊은 헌병은 춘근씨의 출입증을 쓱 훑어보는 시늉을 하더니 만면에 가득 미소를 띄운 채 춘근씨에게 턱, 하고 거수 경례를 했다.
춘근씨가 현재 자신의 직업을, 청소부란 자신의 직업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또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부대네 근무하는 사람 중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젊은 헌병 또한 그것을 모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일부러 장난스런 제슈처로 춘근씨에게 거수경례를 한 것이었다. 졸지에 무서운 헌병으로부터 거수 경례를 받은 춘근씨는 펄쩍 뛰도록 놀랐다. 그러나 가슴은 기쁨으로 터질 것 같았다. 춘근씨는 부대 안을 향해 자전거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때 지프차 한 대가 뒤에서 오는가 싶더니 곧 빵빵,하고 경적을 울리며 지나갔다. 춘근씨를 스쳐 지나 간 차 안에는 맥아더대령이 앉아 있었다. 그는 춘근씨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춘근씨는 자기를 '연방정부 공무원'으로 만들어 준 맥아더대령이 얼굴 가득 웃음을 띄고 자기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것도 모른 채 씽씽 소리를 내며 나는 듯이 자전거를 몰았다. 마치 큰 날개를 등에 단 사람 같이.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10여년 전 한 번 소개해드렸던 이야기입니다만 새해아침에 독자님들께 드릴 희망차고 가슴 훈훈한 소재거리를 찾다가 다시 한 번 이 이야기를 소개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사진은 '현 김'이라는 독자님이 강아지와 산책중 찍으신 거랍니다. 이 세상 풍경이 아닌 것 같습니다. 천상의 세계처럼 몽환적이고 아름답고 평화스러운 풍경이지요? 새해, 독자님들의 가정에도 이 사진 속 풍경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날이 지속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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