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스미소니언 미술관인 ‘Arthur M. Sackler Gallery’에서6월 23일까지 특별전이 열린다.  중국 자금성에 있는 고궁박물관의 희귀한 소유품들이 처음으로 어려운 미국 나들이를 했다. 

1644-1912년에 걸친 청나라의 여황제 5명의 초상화와 그들의 의복과 사용했던 공예품, 장식품, 인감, 그림, 칠기와 가구 등 전시된 유품을 통해서 화사하고 섬세한 대륙의 궁중 문화를 둘러보며 감탄하다가 6대 황제 건륭제가 사랑하는 부인을 잃고 슬픔을 삭이며 쓴 비가 앞에서 숨을 멈췄다. 

건륭제가 친필로 쓴 엘레지를 중국학자 Alister Inglis가 영어로 번역한 것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프랑스의 화가 마리 로랑생의 시 ‘잊혀진 여인’ 에서 “ … 죽은 여자보다 더 불쌍한 여자는 잊혀진 여자” 라 했으니 효현순황후는 죽어서도 죽은 것이 아니라 사랑받는 여자니 얼마나 행복한 여인인가.

읽고 다시 읽어도 가슴에 진하게 느껴지는 상실의 아픔에서 한동안 헤어나질 못했다.  1748년에 건륭제가 쓴 시는 며칠을 나를 사로잡았다. 

그의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기에 내 능력이 미흡하지만 한글로 번역해 보았다.  

*     *    *     *     * 

Expressing My Grief

During her funeral service,

     I grieved to no avail.

In line with established custom,

     She will be known posthumously as

          The Filial and Virtuous.

In view of her unbounded goodness,

     How might two words suffice?

Yet as her embodiment of the Four Virtues

          was exemplary,

     Let these two words convey her nobility

          of spirit.

I am startled by the passage of time

     A hundred days have rapidly elapsed.

Seeing the new

     Intensifies my sorrow,

While displaying the old

     Reminds me of the beginning.

There are times when I find a brief respite,

     Yet, before long, my feelings are affected

          And I break down once more.

I can well believe that life is a dream,

     And that all things are but empty.

Alas! Sorrow laced with sorrow

     To be separated in life!

Having lost my wife,

     Who will follow me now?

When entering her bedroom,

     I inhale sadness.

I climb behind her phoenix bed-curtains,

     Yet they hang to no avail.

The romance of the spring breeze and

          autumn moon

     All ends here.

Summer days and winter nights spent

          with her

     Will never come again.

Written by the Imperial Hand this sixth lunar month in 1748

Translated by Alister Inglis

*     *    *     *     *

비가

그녀의 장례식에서

     나는 한없이 슬펐다.

기존 관례에 따라,

     그녀는 사후에 

          겸손하고 도덕적이었다고 알려질 것이다.

그녀의 무한한 미덕에 견주면,

     어떻게 이 두 말이 충분한가?

그러나 그녀의 사덕의 전형은

          모범적이었다.

     이 두 말이 그녀의 고결한 정신을 

          알리게 하자.

시간의 흐름에 놀란다

     벌써 100일이 빠르게 흘러갔다.

변화를 새롭게 보니

     나의 슬픔이 깊어지고,

그대로 둔 옛 것들이

     처음을 상기시킨다.

잠시 휴식하는 순간이 있어도

     오래지않아 내 감정이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나는 한번 더 무너진다.

인생은 꿈이고 모든 것은 무의미함을

     온전히 믿게 된다.

아아! 살다가 헤어지니

     슬픔에 슬픔이 겹친다.

나의 아내를 잃었으니,

     이제 누가 나를 따를 것인가?

그녀의 방에 들어가면,

     나는 슬픔을 들이마신다.

피닉스 침대 커튼 뒤에 오르면

     커튼은 쓸모없이 쳐져 있다.

봄의 미풍과 

          가을 달의 사랑은

     모두 여기에서 끝났다.

그녀와 함께 보낸 

          여름 날들과 겨울 밤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

*     *    *     *     *

인도 무굴제국의 황제 샤지한은 먼저 세상을 떠난 황후를 위해서 우아한 궁전같은 묘인 타지마할을 건축해서 그녀를 추모했다.  건륭제의 슬픈 사랑의 노래도 아름답고 우아하게 영원히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