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에서 가진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에 동참하고 미국 사회가 변할 것이라는 희망을 봤다. 지난달 총기사건으로 17명의 생명을 잃은 플로리다 파크랜드에 있는 고등학교 학생들이 앞장서서 피운 작은 불씨가 국민들의 옹호를 받고 대대적인 총기 규제 법안을 위한 운동이 됐다.  펜실베니아 에비뉴를 꽉 메운 인산인해에 나도 섞였다. 남녀노소 다민족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쳤다.  

제각기 높이 치켜든 피켓에 적힌 다양한 메시지나 구호를 읽으면서 오랫동안 곪았던 병폐가 드디어 터졌으니 상하원 의원들이 이제 어떤 식으로든 치유법을 마련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인식하길 바랬다. ‘총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라’나 ‘총보다 아이를 사랑하라’ 와 막강한 미국총기협회의 후원을 받고 총기규제에 무력한 의원들을 재선시키지 말자는 구호가 많았지만 더러는 개인적인 사연을 적은 몇 마디의 단어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개인이 호신용 권총을 소유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돌격용 자동 소총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힘든다. 마치 우리 사회가 전쟁터인 착각을 준다. 더구나 백그라운드 체크 제대로 없이 미성년자나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들에게도 총기를 판매하는 현 상황에 연방정부의 규제 법안은 필수적이다.

이번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선출된 지도층의 행동을 요구하며 우리가 사는 사회를 더 안전한 사회로 변화시키려는 풀뿌리 운동이니 빠른 시일에 좋은 결과를 거둘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