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들리니? 바람이 심하게 부니 나뭇가지들이 몸부림을 치나봐. 낮보다 더 소란스런 밤이야. 소리에서 헤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아주 잠깐이고 오히려 푸근한 마음이 되어. 며칠 태풍처럼 휘몰렸던 충격이 정작 외부의 태풍같은 날씨가 가라앉혀 주네.

2년 반 전에 네가 루게릭병 진단받고 조금씩 무너지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는데 이제 더이상 고통받지 않는 사실에 위안을 받아. 오늘 너를 마지막으로 봤을 적에 너의 평안스런 얼굴에는 내 가슴에 담긴 오래전에 처음 본 환하게 웃던 표정이 있더라. 너는 겉과 속이 모두 고운 여인이고 타인의 마음을 배려할 줄 아는 친구인데 어떻게 작별인사를 할까? 

훗날 나이 들고 병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자유분방했던 그때, 우리는 세상의 온갖 것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언어가 필요 없음을 느껴. 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너는 듣고 있음을 알아. 

어둠이 대지를 덮으면 세상이 모두 잠든다는 것은 착각이야. 그리고 죽음도 영원한 단절이라고 믿지 않아. 살아있는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한 너의 육신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너는 너를 사랑한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함께 있어.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잠시 헤어지는 거지. 

사랑하는 친구야. 이 땅에 곧 새 하루가 시작하듯이 너도 천국에서 영원한 평안과 행복한 날을 맞이하길 기도한다.  

너의 딸들이 너를 보내며 아픈 마음을 달래느라 인용한 글이 어머니를 잃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위안을 주어.

“Your Mother is always with you. 

She’s the whisper of the leaves as you walk down the street. 

She’s the smell of certain foods you remember, flowers you pick, the fragrance of life itself. 

She’s the cool hand on your brow when you’re not feeling well. 

She’s your breath in the air on a cold winter’s day. 

She is the sound of the rain that lulls you to sleep, the colors of a rainbow, she is Christmas morning. 

Your mother lives inside your laughter. 

She’s the place you come from, your first home, and she’s the map you follow with every step you take. 

She’s your first love, your first friend, even your first enemy, but nothing on earth can separate you not time, not space...not even death.” - unkn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