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에서 피어난 진주들을 눈에 담고 가슴에 담았다. 한여름 뜨거운 햇볕아래 연분홍 가느다란 핏줄의 투명한 꽃잎 하나하나가 눈부시게 청순하다. 새초롬하게 반쯤 얼굴을 가린 꽃들과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 연꽃의 환한 얼굴들이 빛을 뿜는다. 진실로 아름다운 정경에 공원에 도착한 순간부터 마음이 술렁였다.    

메릴랜드주에서 발원해서 워싱턴DC 동부를 감싸고 흐르는 애너코스티아강은 워싱턴 채널을 거쳐 포토맥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동북쪽 메릴랜드주와 경계 가까이에 있는 그 강줄기 동쪽에 동식물의 서식처로 좋은 천연의 환경조건을 갖춘 습지대가 있다. 그곳에 수천 종의 수생식물이 자라는 Kenilworth Aquatic Gardens은 워싱턴DC의 숨겨진 보석이다. 7 ½ 에이커의 보호구역에 다양한 수련과 연꽃의 45 정원들이 아기자기하게 주변의 숲과 어우러져 있다. 수련과 연꽃 시즌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도 평소에는 새소리 풀소리 즐길 수 있는 한적한 자연공간이다. 

정원 사이의 흙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도시의 소음이 닿지 않은 고요를 즐겼다. 90도 중반의 더위에 찾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우리는 맘껏 여유로웠다. 보드 워크를 걸어 강주변의 습지대가 밀물과 썰물에 따라 영향을 받고 그런 환경에도 억척같이 자라는 수생식물들을 봤다. 하지만 많은 시간을 이제 곧 치를 향연을 위해 바쁜 연꽃들이 주는 평안을 받으며 명상의 세계로 빠졌다. 

*** 이달에 워싱턴DC를 방문하시거나 그곳에 거주하시는 분들:  꼭 찾아보시라고 권합니다. 7월21-22일에 연례행사인 연꽃 축제(2018 Lotus and Water Lily Festival)가 열립니다. 국립공원이 관리하고 입장은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