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제가 드디어 전화기를 바꿨습니다. 스마트 폰으로.
지금 2주 됐나 봐요.
그간 정신 노동을 너무 해서 기운이 다 빠질 정도였어요.
불안 불안하던 남편 전화기가 마침내 완전히 망가져서
발등에 불 떨어져서 즉흥적으로 바꾸게 되었어요.
부랴 부랴 인터넷 서치를 시작해서 알아 보니
공짜 전화기도 주는게 있다 하고
두 라인에 한 달 50불이면 된다고 해서
metro pcs 로 달려 갔어요.
가서 이것 저것 확인하고 공짜로 주는 전화기가 어떤 건가 보고
남편하고 상의하고 다시 오겠다 하고는
집에 와서 전화기 사용자 후기를 찾아 보니
괜찮더라고요.
특히 스마트 폰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 쓰기 좋다고,
아주 아주 기본적인 스마트 폰이라는 후기들이 있길래
이거다!!! 하고 마음 정하고 다시 갔습니다.
큰 언니가 둘째 언니한테
어디서 들어 보지도 못한 회사 전화기 들고 와서는 벌벌 떨고 있다고
비웃었대요.
ZTE Obsidian 인데요.
사실 저도 처음 들어 보긴 했어요.
LG, 삼성, 아이폰 말고는 또 누가 스마트 폰을 만드는 지도 몰랐고.
그런데 전 마음에 들어요.
카메라가 5백만 화소라나...
요즘 추세에 비하면 사양이 많이 떨어지는가 싶어서
공짜니까 대충 쓰다가 나도 좋은 걸로 나중에 바꾸자,
이런 마음이었는데
역시나 음식 사진 찍어 보니 좀 아쉽긴 한데
괜찮아요. 그래도 좋아요.
스마트 폰을 처음 손에 쥐고 그간 했던 바보 짓 에피소드는 벌써 넘쳐 나는데
일단, 전화벨이 울리는데 받는 방법을 몰라서 쳐다만 보고 있던거.
믿기시지 않으시겠지만.
가게에서 거는 방법만 물어 보고 서둘러 나왔거든요.
화장실이 급해서.
둘째 언니한테 전화가 오는데 하염없이 쳐다만 보다
여기 저기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다
전화가 끊기고.
언니한테 전화를 걸어서
내가 오늘 즉흑적으로 전화기를 바꿨다,
드디어 스마트 폰이다,
그런데 전화 받는 방법을 모른다,
했더니
아하하하하~~~~~~~~~~~
그리고 또 황당한 것이
나는 한글 문자를 꼭 하고 싶은데 한글 자판이 없다,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하면서 한숨을 쉬었더니
아하하하하하~~~~~~~~~~~
야, 자판 다운 받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진짜로 실망하고 힘들어 하는 게 느껴졌던지 웃기만 하고 욕은 안하더라고요.
보통 때 같았으면
이 빙신아~
그랬을 텐데.
그래서 첫 날은 저렇게 시작해서
친구가 자판 다운 받는 방법을 스크린 캡쳐로 보여줘서
그 덕에
한글 자판도 설치하고
친구들한테 나 이제 한글 문자 된다고 소식 알리고.
예전 같이 일했던 동료한테 뒤늦게 답 문자 보내는데
한글을 외국어로 배운 사람처럼
xx씨
스윗한 새 해 메세지 잘 받았어요. 저 그저께 전화기 바꿨어요.
한글 문자 돼요. 아직 연습 많이 필요해요. 우리 조만간 만나요.
뭐 이딴 식으로도 보내고.
다음 날은
그 유명한 카톡이란 것도 설치하고.
식은 땀 흘리면서 한 고비 한 고비 넘기고 있습니다.
남편은 쓰던대로 그냥 베이직 폰으로 바꿨고요.
옛날 전화기에 있던 컨택트 넘버 새 전화기로 옮겨 주니까
(회사가 바뀌어서 자동으로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엄청나게 존경스런 눈 빛으로
부인은 정말 못하는게 없다고.
이런 걸 어찌 이리 척척 하시냐고.
바보 둘이 이러고 살아요.
아 그리고 빅 뉴스라면 빅 뉴스랄까~?
저 어설프게 돈 벌기 시작했어요.
아하하
뭐하는 건지 요건 일단 비밀 비밀~!
요 얘기는 아꼈다가 담 번에 말씀 드리려고요.
요즘 잠도 푹 자고 밥도 잘 먹고 전화기도 멋지게 들고 다니고
잘 지내고 있어요.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성공하면
그 사진 환상으로 잘 나온다는 엘지 전화기도 언젠가는 살 거예요.
아자!
24
쪽지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