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정보가 유효하지 않습니다.
보안을위해 재로그인해주십시오.

Love and the City

모든 게 다 마음에 안 든다. 이쁜아짐 (ejpkryan) 2016-5-17  13:19:34
지난 토요일 




마음에 안 들어요.
날씨도
남편도
나의 상황도
내 얼굴 꼬라지도
다시 부스스해진 머리도.


열한 시에는 불 따 끄고 잠자리에 들어 다음 날 아침 7시에 일어 나는
이런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픈 것 뿐인데
음악 한다고 밤 늦게 들어 와
새벽에도 들어 와
그러고서도 자기야 해가 중천에 뜰 때 까지 쿨쿨 잘 자니 상관 없지만


저는 이제는 일어나는 시간은 제법 규칙적이거든요.
나 자고 싶은 시간에 자면 또 만사 오케이 겠지만
저 사람 들어 올 때 까지 잠 못 자는 저의 예민함도 싫고
기어 들어 와서 금방 잘 것 이지 
꼭 적어도 한 시간은 부스럭 대는 남편의 버릇도 싫고


비는 또 왜 맨날 주구장창 내리고
며칠 전에는 다시 한 겨울 된 것 처럼 추웠다가.


아 다 마음에 안 들어!


남편은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음악 일이면서 
왜 또 그리 징징 대는지.


요즘 한참 분주하게 쏘다니며 참여하는 밴드가 있는데
리더하고 잘 안 맞아서요.
작년 10월 정도 부터 남편이 이 밴드에 참여 해서.
저는 뭐 초장부터 아니다 싶었는데
자기가 좋다고 하는 거니까 내버려 뒀어요.


좋아서 하는 거면 자기가 알아서 하면 되는데
그걸 집에 와서 내 앞에서 징징 거리지 말라는 거죠.


나는 자기가 저거 한다고 나도 이제는 내 일이 있는데
밤에 잠자는 시간도 매일 들쑥날쑥 해
그래서 나도 낮에 피곤해
그래도 나는 불평을 안하고 있었는데
집에 와서 저 사람 이상하다고 불평을 해대면
저는 뭐라고 해야 하나요.


얼마 전에 자기가 막 화가 나가지고는
이 밴드를 탈퇴 해야 겠다고 그 사람한테 이 메일을 보내겠다고 난리를 치면서
새벽 한 시에 분노의 자판질을 해대더니
보내도 될런지 
저더러 한 번 봐 달라고.


그만 두겠다고 마음 먹고 쓴 거라길래 많이 웃기긴 했는데 보내라 했어요.


열 문장이면
여덟 문장이
마이 와이프로 시작하는...


아니 자기가 불만이 있고 그 사람이 잘못하는게 있어면
주어가 자기 아니면 그 사람이어야지
왜 생뚱맞게 마이 와이프인가요?



마이 와이프 새드,
마이 와이프 띵스,
마이 와이프, 마이 와이프, 마이 와이프.


그 새벽에 뭐라 길게 얘기 하고 싶지도 않고
아무튼 그만 둔다니 
그러라고 하고
남편도 이 메일을 그렇게 보내고


그 다음 날 되서 그 리더 아저씨가 전화를 했다고 하고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다음 리허설은 화요일이라고.



뭐?


리허설??


그만 두겠다며?



그랬더니, 그 사람이 다 미안 하다고 했다고.
다음 부터 조심 하겠다고.
너네 와이프가 밴드 리허설하는 거 월요일 밤이 싫으면 화요일로 옮기자고 그랬다고
그래서 자기가 알았다고 했대요.


결론은 다 또라이들.


낼 모레가 오십인 인간이...
리허설 월요일에 하나 화요일에 하나 저는 상관 없어요.
어이가 없어요.
이 날이나 저 날이나 늦게 들어오는 건 똑같은데.


앰프 문제는 어떻게 하기로 했는데. 그게 제일 큰 이유 아니었어?


했더니


그건 자기도 모르겠대요.


아니 그럼 무슨 해결을 본건데?


자기도 모르겠대요.


저 이 메일 보낼 때, 이미 하기로 약속 되어 있었던
맨하탄 빌리지에서 야외 공연만 하고 자기는 밴드 그만 두겠다고 했었거든요.
그 공연은 시골에서 부모님이 이미 보러 오시겠다고 했고
저도 간다고 했었고요.


그게 지난 토요일이었어요.


늦은 오후에 비가 온다고 했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 일기 예보가 빗나가 
비는 안 왔고 공연은 잘 마쳤고
시부모님하고 저는 공연 잘 봤고요.


그의 와이프인 저는 
아무 일 없었던 듯 밴드 사람들하고 인사 나누고 어쩌고.
주책이 한 바가지인 남편하고 살면서 느는 것
얼굴 두께.



공연 끝나고 근처 파스타 전문집에 가서 시부모님하고 저녁을 먹는데
제가 미리 말했거든요.
오늘 저녁은 꼭 우리가 사 자고.


저는 저희가 낼 마음이었어서
다들 평범한 것들 주문하는 와중에
쉐프 스페셜 중에서 제일 비싼거, 해물 파스타 시키고.
실한 랍스터 다리 까서 먹고
랍스터 꼬리 포크로 파내 먹고
홍합도 먹고
조개도 먹고


계산서 달라고 한 다음에
제 왼쪽으로 앉아 계셨던 시어머니한테


어머니 오늘 저녁은 저희가 할께요.


했더니


어머니가, 제 손을 꽉 붙드시면서


아니다, 아버지가 내실거다.


이러고 있다 웨이터가 계산서 가져 왔는데 아버님이 받으시고
아버님이 계산 하시고.



집에 오는 길에


우리가 내기로 했었잖아.


했더니,


아니 아버지가 계산서 먼저 받으셨는데 그럼 자기가 노인데 주먹으로 쓰러 뜨리고 계산서 뺐냐고.


아...더 이상 말하기 싫다...


그러면서,
집에 와서는 기분이 너무나 좋아 가지고


오늘 정말 고마웠다고. 너무나 예뻐 주셔서.
당신 때문에 내가 항상 더 잘난 남자가 된다고.


참으로 옛날엔
저런 소리 들으면
내가 어디 가서 이런 소리를 듣고 사나,
이 모지란 남자니까 이런 소리라도 듣고 살지,
이런 기분이라도 들었었는데.


아..




친구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남편의 처세술' 이란 책을 하나 내도 되겠다 하길래
제가 그건 곤란 하다고 했어요.


와이프 리뷰가 한 줄이면 작살이라고.


암만 그래 봐야 돈 못 벌어 오면 구방 덩어리 신세 면치 못한다.



늙었나 봐요.
돈이 더 좋은 중년이 되니,
저런 소리 들으니까 열이 더 나요.
이제는 막 악이 받치는 것 같기도 해요.


저 날 저녁에
남편 앉혀 놓고 제가 심각하게 무서운 소리 조금 했어요.
낭만도 좋지만 현실도 생각을 하자고 하면서.
당신은 지금 이대로가 좋은지 모르겠지만
난 행복하지가 않다고 했어요.


지금 그 이상한 아저씨랑 하는 밴드 활동은,


시간도 너무 많이 뺏길 뿐더러
그 스케줄 때문에 늦는 밤은
내가 잠을 못 자는데
내가 나 돈 벌러 나가는 컨디션에 이런 지장을 받으면서 까지 하기엔
당신 취미 생활 때문에 내가 해야 하는 희생이 말이 안되는 것 같아.


제가 좀 못되게 말하는 것에 일가견이 있어 가지고..


내가 지금 넉 달을 넘게 참았다고 하면서
그간 풀 서포트 해주던 남편 음악 일을 제가 아주 차갑게 디스했어요.


더 하비 오브 유어스,


했더니,


뭐 내가 일 안 하고 집에서 놀기만 하면야.
그 때도 마음에는 안 들긴 했지만
그 때는 제가 암말 안했어요.


지금은 제가 일을 하잖아요?
저는 나가서 일을 하면 돈 벌어 오고 
이걸로 제가 렌트비도 내고
나 옷도 사 입고
가방도 사고
신발도 사고.


자기는 저 오밤중까지 저러고 다니면서
적자는 아니지만
저거 생활비 될 정도로 버는 일 아닌데
낮에 돈되는 거 하는 일에 조금 더 힘을 쓰고
음악을 계속 하자면 저 밴드는 그만 둬도 
간간이 연주 잡히는 다른 밴드 두 개 더 있어요.
그거 하면서
낮에는 돈 되는 일을 더 하면 좋겠구만.



그리고 다 떠나서
굳이 계속 하겠다면 
집에 와서 징징 거리지나 말던가요.


몇 달을 제가 계속 참다가
드디어 자기가 그만 두겠다고 맘 먹었다길래
주책 만발인 이 메일 보내겠다고 해서 그러라 했더니
결국은 그만 두지도 않고



이번 주만 해도
오늘 저녁, 내일 저녁, 모레 저녁


각 각 다른 밴드 리허설 있고
토요일은 자선 공연 한다고 하고
제가 다 좋다고 했어요.
하지 말라는게 아니고
당신이 맨날 외치는 너의 와이프, 는
낮에 일을 하고 낮에 일하는 너의 와이프, 는
밤에 잠을 자야 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이런 생활 한 달만 더 하면
난 그냥 일 확 때려 치는 수 밖에 없다고 했어요.
당신 취미 생활 맞춰 주느라 잠 못 자면서 까지 일 하지는 않을 거라고.


좀 쫄은 거 같기는 해요.
저는 한다면 하는거 저 사람이 알아서.


권태기 주기가 온 건지
아니면 뉴욕 날씨 때문에 이런 건지.


이팔 청춘도 아닌데 
맨날 엠프에 배터리에 기타에 오만 가지 
50 파운드 쯤 되는 것들 이고 지고 지하철 타러 가는 거 보는 것도 신경질 나고
그러고 나가서는
밥도 못 먹고 몇 시간 씩 하다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 와서는
기껏 밴드 리더한테 
자기 꺼 언제까지 쓸거냐고 니 꺼 사라고 구박이나 받고 왔다고 하고.


오디션 했을 때는 
자기 꺼 쓰면 된다고 해서 하기로 한건데
지 기분 안 좋으면 저런다고.


남편 가지고 있는 엠프는 너무 무거워 가지고. 포터블이 아니예요. 
제가 포터블로 새 거 사고 싶냐고 물었었거든요.
그러고 싶진 않대요.
이거 해서 돈 버는 것도 아닌데 목돈 쓰고 싶지 않대요.


저는 사고 싶다면 사주려고 했는데,
결론은 둘 다 진상에
둘 다 또라이.



둘 중에 하나는 저랑 상관 없는 남이고
하나는 내 남편이니
한 사람만 관리하면 되는데
이게 절대 관리도 안되요. 너무 머리만 아파요.


항상 
관계에 있어서 끌려 다니는 사람이라
상대방의 부당한 대우나 자기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 
억울하고 기분 나쁘기는 해도
받아 치지도 못 하고.


그 속상한 마음 꾹꾹 담아서 마누라한테 다 일러 바치는데
저도 이젠 그게 대충만 듣기도 넘 지겨워 가지고.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삐지기는 또 얼마나 잘 삐지는지


들어 보면 아무 말도 아니구만.



존은 나름대로 계획 맞춰 볼려고 애쓰고 있었는지도 모르잖아.
그런데 그 와중에 당신이
너한테 대답이 없어서 나 대신 그 주말에 이거 하기로 했다,
없던 일로 하자, 이래 가지고 존은 나름대로 속이 상해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지.
존이 설마 당신이 진짜로 자기한테 비난하려고 당신이 그랬다고 느꼈을 거 같아?
아마 그 일이 성사가 안 되서 속상해서 한 말일 거야.
존이 당신이랑 주말에 노는 거 얼마나 좋아해. 알잖아.
존이 너무 속상했나 보지.
당신이 이해해. 
내가 보긴엔 존이 당신이랑 놀려고 부인이랑 얘기하던 중에 
확실한게 없어서 답 못 주고 있던 상황에 당신이 다른 스케줄 잡았다고 해서 
실망해서 그렇게 말했던 거 같아.


제가 다음 달에 멀리서 오는 친구들하고 주말 동안 놀 계획이 잡혀 가지고
남편이
전업 주부인 자기 친구한테 그 주말에 놀자고 했다가
그 친구한테서 2주 째 답이 없던 상황에
자선 공연 섭외가 들어와 가지고 그냥 잡아 버렸다고.
그래서 제가 어쨌든 그 친구한테 그 주말에 계획 잡았다고 알려 주라고 했더니
그 친구가 팩하면서 알았다고 하면서 자기한테 책임 전가하지 말라고 했다고.
그거 가지고 삐져서.


제 말 듣고 보니 또 그런 거 같다고.
기분 나빠 하지 말아야 겠다고.
바로 방긋~




어르고 달래고...


그저께 남편한테 말하길,
당신, 낼 모레가 오십이야.
나 사실 요즘  힘들어.
나 돈 더 있었으면 좋겠어. 돈 필요해.


남편이 심각한 얼굴로
안그래도 자기가 요즘 그 생각 하고 있었다고
(자기가 돈을 더 벌어야 한다고)
미안 하다고 알았다고는 했는데..


암만해도
예감이...
제가 더 벌지 않고는 집에 돈이 더 들어 올 거 같진 않아요.


날씨라도 좋아지면 좋겠어요.



아니면 밤에 잠이라도 제 때 자던가.


아무리 푼수 짓을 해도 이 사람을 제가 버리지는 못할 거 같아요.
이것이 저의 가장 불길한 예감.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