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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nd the City

우리 집에서 드라마 촬영을...?? 이쁜아짐 (ejpkryan) 2016-9-26  15:43:24



제 인생은 지루할 틈은 없네요.


살다 보면 황당한 일이 한 번씩은 생겨요.



지난 주말에 아침으로 김치 만두 끓여서 그릇에 담아 두 개째 먹고 있는데
현관 문 두드리는 소리.
집에 올 사람도 없고 배달 올 물건도 없고.
십중팔구 뭔가 귀찮은 일에 엮이는 것일까 봐
만두 먹는 이 시간을 방해 받고 싶지 않아서 무시 했더니
계속 두드리는 겁니다.

남편이 아직 자고 있기도 해서 
더 시끄럽게 안 하려고 마지 못해 일어 나서 문간으로 갔더니


남편 이름을 대면서 지금 잠깐 얘기하고 싶다고.
집 주인하고 전화 통화를 했더니 이 집에 가보라고 했다며,
자기 이름이 뭐고 하길래
무슨 일이냐고 물어 보려던 찰나 
남편이 눈 비비고 나왔어요.



저희 아파트를 하루 촬영 장소로 쓰고 싶다고.
안에 들어 와서 집을 좀 보고 싶다고 했다네요.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남편이 부인과 상의해 봐야 하니 
30분 쯤 후에 전화 주겠다고 하고
일단 그 사람은 돌려 보내고요.
들어 와서 저한테 설명을 하길래 



제가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말라고 소리를 꽥 질렀어요.
아니 이 거지같은 집 구석에서 무슨 촬영을 하냐고.
보면 당연히 안 찍겠다고 할 거 니까 
괜히 쪽이나 팔리지 말고 가만히 있자고.
하고는 만두 마저 먹고 동네 한 바퀴 돌러 나와서
전화로 이 얼척 없는 상황을 언니들께 보고를 하고.



그 와중에 남편이 전화를 했길래 받으니,,,


집 주인 아들과 통화를 했는데...



그 사람들이 원하는 장소가 '거지같은 아파트'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촬영은 딱 하루 할건데 2천 5백불 준다고.
만약에 촬영이 늦어져서 밤까지 계속 되면 저희 호텔 잡아 주고
또 만약에 다음 날 아침까지 해야 되면 
다시 2천 5백 얹어 준다고ㅋ



남편은 저 돈 얘기에 이미 혼이 다 나가 버려서 난리를 치길래
제가 일단 집은 보여 줘도 좋다고 했어요.
나 없을 때 얼른 보여 주고 보내라고.



아파트 앞에서의 촬영은 확정이고 
빌딩 안으로 들어 와서 아파트 안에서의 장면이 필요한데
특이 사항은 꼭 1층이어야 할 것.
집 주인 아들은 또 나름 저희와의 끈끈한 우정을 생각하야 저희 집을 추천.
그래서 어쨌든 저희 집을 보고는 갔는데



사진 몇 장 찍어 갔대요.
웃 사람들한테서 오케이 나면 남편한데 연락 주겠다고.
저희 아파트에서 아직 다른 집은 보고 가지 않았고요.
촬영을 하게 되면 10월 말 정도가 될 거 라고 했다네요.
그러면서 저 종이 한 장을 주고 갔다는데


읽어 보니까 
우중충한 분위기의 장면에 필요한 것 같아요 이 집이.
ㅋㅋㅋㅋㅋ



셋째 성은 지금 노발대발이고요.
돈에 눈이 어두워서 전 세계적으로 쪽팔릴 일 있냐고 하고
둘째 언니는 전 세계적으로 누가 그 집이 너네 집인지 알게 뭐냐고 돈이면 장땡이지
이러고 있고요.
제 생각은 그 중간 쯤에서 셋째 성 쪽으로 조금 더 치우쳐 있어요.
돈 궁한 거야 말 할 필요도 없지만
저도 귀찮은거 딱 싫어하는 데다, 
나의 세계에 낮 선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무지하게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하와이에서 다니러 온 막내 시누가 어제 저희 집에 와서 잤거든요.
6주 동안 시골 부모님 집에 있다
어제 오늘 저희 집서 자고 내일 아침 일찍 하와이 돌아 가요.


남편이 저녁 먹으면서 달뜬 목소리로 이 얘기를 해주니
꼭 찍었으면 좋겠다고. 더 신이 났어요.
찍으면서 집안 가구 같은 것도 망가 뜨려 주면 너무 좋겠다고.
그럼 그 사람들이 새로 사 줄 거라고.



헐...


저 남매는 역시...
몸만 달랐지 뇌 구조는 일심동체.


아침에 동네 나갔더니
트레일러들 쭉쭉 들어 와서 셋업 하더니
전쳘 역에서 찍고 있더라고요.
길 막고 찍고 있던데
그 안에 저 다니는 정육점.


부추 만두 하려고 아침에 그 집 가서 돼지고기 한 파운드 갈아 왔는데
그 때 안 사고 지금 사려고 했으면 저기 가지도 못 했겠네.
아침에 진즉에 사다 하길 다행이네 하면서 잠깐 구경.



좀 전에 나가서 보니
저희 집 한 블럭 앞까지 왔더군요.



다른 동네에서 원정까지 와서 줄서서 사가는 나름 유명한 샌드위치 집과
그 옆 제가 다니는 빨래방,
그리고 그 옆에 해피 아워가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 까지라
저와 남편이 축구 보러 갈 때 애용하는 단골 맥주집 앞에서.



내가 동네에서 다니는 동선은 죄다 나오겠구먼.
뭐 이건 주연만 나오미 왓츠였지
방영하면 거진 이쁜아짐 인간 극장 느낌으로 봐도 되겠네.
싸이코들 나올건가 보던데 더더우기.



이 동네에서 그간 심심찮게 영화다 뭐다 찍어 갔더랬는데
그 중에
우마 서먼, 케이티 홈즈, 채닝 테이텀 요런 이름 알만한 사람들도 왔다 갔어요.
채닝 테이텀 왔을 때는 동네 처녀들 다 뛰어 나와서
소리 질러 대는 바람에.


가까이서는 보행자 통제해서 볼 수도 없고
밤에 차에서 내리는 장면 찍고 있던데
얼굴도 안 보이고 뒤통수만 길 건너에서 보면서도
차 문만 열린다 싶으면
꺄아 꺄아 난리 난리들을.


이 동네서 찍어 간 영화들이 영화 자체는 무슨 분위기 였는지 몰라도
이 동네 장면들은 다 좀 칙칙한 그런 느낌이었던 같아서
기분이 썩 자랑스럽지는 않습니다만...ㅋㅋㅋ
그래도


제 집을 촬영 장소로 빌려 주는 문제는 
남편도 저리 들떠 있고
집 주인 아들도 생각해서 저희 집 연결해 준건데
제가 강하게 거절하기는 두 남자들한테 좀 미안해요.


디렉터가
아무리 거지 같아도 이렇게 까지 거지 같은 집 구석을 보고 왔냐고 다른 집 알아 보라고
로케이션 스카우터한테 호통을 쳐서
없던 일로 되면 제 마음이 편하겠습니다.


꽁돈이 하룻 밤 새 이천 오백불이면
남편하고 둘이 어디 좋은 바닷가 며칠 놀러 갔다 경비가 딱 되긴 하지만...



동네서 뭐 찍으면 그냥 예전처럼 사진찍을 준비하고 구경이나 하면 딱인데
돈은 왜 이렇게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하나요.


마음 가다 듬고
내일 일터에서 먹을 도시락 반찬이나 해야겠습니다.
주책 바가지 남매도 15분 후면 집 도착이라고 지금 전화 왔네요.
어제는 나가서 먹었고
오늘은 제가 저녁으로 군만두 해주기로 했거든요.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시리즈의 한 장면에
배경으로 나오게 될 지도 모를 정육점에서 산 돼지고기로 만든 만두로
저 주책 바가지 남매의 식욕을 돋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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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지금 주책 바가지 남매가 집에 들어 왔는데
들어 오는 길에 스태프한테 물어 보니
오늘 찍고 있는건 영화래요ㅎㅎㅎ


스파이더 맨. Summer of George.. 라나요?


어쩌면 이게 전 세계적으로 저 다니는 빨래방이 광고되는 걸지도ㅎㅎ


사진 더 올리고 싶은데 용량이 넘는다고 하네요.


스카우터가 주고 간 편지 사진 빼고 영화에 나올 지도 모를 사진 넣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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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터가 주고 간 종이 사진을 뺀 관계로 저희 집에서 찍을 지도 모른다는 거 설명 드리자면
넷플릭스/NBC에서 제작하는 'Gypsi' 라는 새 시리즈고
나오미 왓츠가 주연이래요.
스릴러 장르인거 같아요.
침침하고 우중충하고 찝찝하고 괴상하고 뭐 이런 분위기 쪽으로는 저희 집이 딱이긴 합니다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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