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마지막 글, 2017년.
지금 2021년.
그간 나이를 먹으며 성숙해 지고 인품이 좋아지고
그렇지 않고
외면의 아름다움에 어느 정도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고 싶었는데
그게 참 어렵더라고요. 실패.
여전히 외면만 매우 아름다워요.
외면과 내면을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고 싶었는데...
제가 글 안 올리는 동안 만 50세가 되었잖아요?
올 해 7월요.
동네 방네 엄청 떠들면서 대대적인 50세 생일을 보냈는데
이건 뭐 사람들이 다들 엄청 놀랐어요.
아니, 이 사람이 어딜 봐서 오십이냐!!!
하면서.
후훗~~!
그 놀란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냐,,,,묻지 말아 주세요.
지능이야 어떻든,
마음씨 고운 사람들이랍니다~
먹고 사는 문제도 별 진전 없이 그냥 저냥 먹고는 살고 있고요,
중년의 나이가 되어 살면서
성격이 정말 완벽한 '내 자신 제일주의'가 되었어요.
나를 낳아 준 엄마가 세월이 지나도 나를 아프게 하는 게 변함이 없으시더라고요.
전화로 막말을 다다다다 하면서
당분 간 보지 말자! 이러시더라고요?
전화를 끊고 한참을 울고,
그 다음 날도 울고,
그 다음 다음 날도 울고,
저러면서 저도 마음을 먹어 가지고.
저게 일 년 전.
계속 안 보고 지내고 있어요.
저러고 나서, 조금 있다가 어찌 저찌 다시 어쩌고 저쩌고.
저는 이제 저 싸이클을 되풀이 하지 않기로 마음 먹어 가지고요.
사람들이 그러죠?
그래도 엄마고,
돌아 가시고 나면 후회한다.
제가 둘째 언니한테 그랬어요.
나는, 돌아 가시면 후회하는 쪽을 선택했다.
돌아 가신 다음에 후회가 되면 후회를 하겠다,
일단은 지금은 엄마한테 상처 받지 않고 내가 살아야 겠다, 라고요.
그리고 나서는
30년 된 친구들을 정리 했고요.
두 명인데,
한 명은 이성적이고 경우 바르고,
한 명은 모든 게 좋다 좋다 마음이 넓은 친구고요.
사람은 다 자기 기준에서 생각하는 거니까,
저는 제 입장에서 느꼈을 때 확 빈정이 상했고,
그 이성적인 친구 입장에서는
그냥 있는대로 말 했을 뿐이었을 거고
마음 넓은 친구 입장에서는 양쪽 다 이해가 갔을 거고.
표면적인 모양새는 제가 삐져서 세 명 단톡방을 나와 버린 거예요.
이성적인 친구 입장에서는
제가 삐져서 단톡방을 나가 버렸으니
제가 다시 생각하고 마음 다잡아서 다시 오는 게 맞다고 생각 하는 거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거는,
나는 너 기분 나쁘라고 한 얘기 아닌데 너가 기분이 많이 상했었나 보네?
그런 거 아니었어.
내 의도는 그런 거 아니 었는데 너가 기분 나뺐었다면 미안하다, 기분 풀어라.
이런 거 까지는 아니어도
미안 하다는 말 없어도 돼고 기분 풀라는 말 없어도 되고
차라리,
내가 뭐 못 할 말 했다고 그렇게 까지 삐졌냐?
이런 말도 괜찮고,
그냥 무슨 말이든 좋으니
내가 그렇게 단톡방을 나왔으면
저한테 무슨 말이라도 한 번 쯤은 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냥 저걸로 끝이예요.
마음 넓은 친구도 그렇고요.
제가 저 두 친구한테 딱 저 정도 인 거 겠죠.
마음 넓은 친구한테는 저 이후로 한 번 제가 술 한 잔 하고 전화 통화 했는데
저더러 그러더라고요,
너가 삐질 만은 했는데, 그냥 너가 원래 그랬듯이, 너가 먼저 아무렇지 않은 듯이 다시 걔한테 먼저 얘기 하라고.
그런데 저 얘기도 만약에 저 친구가 저한테 전화해서 했으면 또 제가 조금 새겨 들었을텐데
저 얘기도 제가 먼저 전화 해서.
제가 안 했으면 저 얘기도 못 들었을 테죠.
제가 애가 없어서, 사는 게 아이(들) 키우는 친구들이랑 상황이 다르죠. 그거 모르나요.
카톡을 자주 하지도 않았어요.
어쩌다 한 번씩. 진짜 한참 만에.
저는 진짜 애가 없어서 내 애 얘기 할 거 없어도
친구들 애들 얘기 잘 들어 주고 내 조카들 얘기 하면서요.
친구들 애들 키우는 얘기 진짜 진지하게 같이 얘기 나눴거든요?
어쨌든 저쨌든,
제가 빈정 확 상해서 단톡방 나왔을 때 보다
나오고 나서
이런 저런 아무 후속 연락이 없는 것에 진짜 충격을 받았어요.
아...얘네들 인생에
나의 삐짐은
전화 한 통,
아 전화까지는 너무 큰 것 일 수도,
문자 한 통의 가치도 없는 것이구나....
뭐, 그래서 이렇게 30년 친구 두 명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났고요.
그 긴 세월,
제가 했던 생각은 따로고,
저 두 친구한테 제가 별로 좋은 친구가 아니었을 수도 있고요.
지난 30년 간 제가 했던 온갖 잘난 척에 넌덜머리가 났을 수도....
이 와중에,
미씨 카페에서 만나서 친하게 지내 오던 9살 어린 영계 친구들이,
언니 50세 생일 제대로 축하해야 한다면서,
언니가 제일 하고 싶은 거 해야 한다고,
글쎄 저를 캔쿤에 데리고 갔어요.
얼른 얼른 백신 맞고 갔다 오자고.
5월에 미친 듯이 백신 맞고 6월 초에 갔다 왔어요.
한 명은 애가 둘이나 있는데 나흘 동안 모든 스케줄 다 남편이 떠 맡는 거 동의해 주고
다른 한 명은 올 해 아버님이 칠순이시라 한국 다녀 와야 해서
회사에서 휴가 쓰는 거 빠듯한데도 그 귀한 휴가 이틀 빼고
또 써야 하는 돈이, 목돈인데
그거 다 남편들이랑 의논해서 동의 받고 해서리...
여행은 친구들이랑 가야 하는 게,
남편이 찍는 사진하고
친구가 찍어 주는 사진은 차원이 달라요.
인생 사진 건졌잖아요.
비록 뒷 모습이지만....
너무나 비현실적인 꿈 같은 친구들과의 여행이었어요.
3박 4일, 매 순간 일 초 일 초, 감사 하면서 즐기다 왔어요.
그러고 와서는,
5월 부터 시작 된, 시어머니 돌보기.
시누들이랑 당번 정해서요.
네.
저의 사랑하는 시어머니가 치매가 본격적으로.
저 집 딸들이 너무나 효녀들이라
시아버지가,
가능하면 하루라도 더, 이 집에서, 너희 엄마와 내가 같이. 살고 싶다. 하셔서
그러고 있어요.
시어머니 상태가 확 많이 나빠지신 올 해 5월 부터
돌아 가면서, 시골 부모님 집에 가 있는데,
이 집도 이거 하면서 어쩌고 저쩌고 말도 많았고.
막내 시누가 7월 초에 하와이에서 와서 세 달 있다 가는 일정으로요.
그렇게 지금 있고,
막내 시누가 하와이 다시 갔다 세 달 있다 다시 올 수 있다고 함서
그 세 달을 둘째 시누, 폴 쌍둥이 시누, 폴
이렇게 셋이 한달씩 할 수 있겠냐고 해서
제가 남편한테, 둘째 시누는 학교 선생님인데 어떻게 한 달을 부모님 집에서 지낼 수 있냐고
못하지 않냐고 물어 봤더니
어쨌든 우리더러 빨리 답을 해달라고 부탁 했다고 지금 답을 보내야 한다고 해서,
제가 한달 씩 가 있는 거는 내가 생각을 좀 더 해 봐야 한다고 했더니,
둘째 시누가 빨리 답 해 달라 했다고 자기는 지금 당장 답을 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고 할 거라고.
그래서 제가, 시골 가서 어머님 아버님 돌 보는 거는 내가 하는 건데
그래서 내가 생각을 좀 할 시간이 필요한 건데,
하니깐
자기가 할 거라고. 그래서 할 수 있다고 지금 대답할 거라고.
하...
당신이 할 거라고?
어머님 아버님 드실 음식 요리 당신이 할 거라고?
할 수 있대요.
자기가 왜 못 하냬요.
아...요리 할 수 있구나....
부모님 드실 것 까지도.
그 간 요리 할 수 있는데 그냥 안 한 거구나....
그럼서 다 된 요리도 데워 먹지도 않음서
내가 해다 바치는 것만 겨우 쳐먹은 거구나....
저녁에 어머님 잠 자리 드실 때랑
아침에 일어 나셨을 때 기저귀 갈아 입혀 드리는 거는?
저거 어머님 달래고 어르고 하면서 꼬박 30분 씩 걸리는데?
밤 사이 어머님 일어 나서 화장실 가실 때 마다 같이 일어 나서
부엌으로 안 가시게 하고 방으로 모셔 드리는 거
많게는 하룻 밤 새 대여 섯 번을 해야 하는데?
그간 제가 해서 자기가 안 했던 것 뿐이지
자기가 해야 하면 한대요.
자기가 왜 못 하냬요.
오우 그래.
그래서 남편이 오케이라고 하겠다고 시누들한테 이메일 했다가
바로 쌍둥이 시누한테 빠꾸 맞았어요.
제가 오케이 했냐고요.
저의 오케이가 필요 하다고요 ㅎㅎㅎ
남편은
점 점 더 어린애가 되어 가는지
아니면 나이 먹어 가면서 그냥 배째라 더 솔직해져 가는지
점 점 더 징징대요.
저는 예전에는 저 사람이 저런 사람이니까,
하고, 꾹 꾹 참고 받아 주고 견뎌 줬는데
이젠 나이도 먹고 상황도 달라 지고 하니까
남편 어리광 받아 줄 여력이 없어 가지고
엄청 싸웠어요.
나이 오십이 넘어 가지고 이게 뭐하자는 거냐. 왜 다섯 살 짜리 애처럼 행동 하냐, 그랬더니
예쓰, 아임 파이브 이어스 오울드!
이러고 문 쾅 닫고 방으로.
대화라는게 불가능 해요.
제가 저렇게 안하고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당신이 이렇게 하면 좋겠고
어르고 달래면
바로 네 네 알겠어요. 앞으로 잘 할께요.
이러는데, 저는 너무 피곤해요.
다 큰 어른인 이 남자를 언제까지 애 다루듯 어르고 달래야 하는지.
제가 자기한테 소홀하다고 느끼면
울면서 잠자리에 드는 이 남자를 보면, 지금은 너무 화가 나요.
그간 이렇게 살았어요.
엄마랑 싸우고 연 끊고
오랜 친구들한테 빈정 상해서 연 끊고
또 다른 친구들과는 좋은 시간 보내고
남편과는 지지고 볶으면서 아프신 시어머니 종종 찾아 뵙고.
나는 나름 노력 한다고 생각 했는데
잘 되지 않았던 관계들.
그 사람들은 내가 필요하지 않은 거예요. 그 사람들 인생에.
내가 그들의 인생에 어떤 식으로든 필요 하다면
그들은 노력할 거예요.
내 기분이 어떤지 물어 본 다던지 하는.
아니 노력까지도 필요 없고 궁금이라도 할 거예요.
저는 카톡 친구가 38명인데
가족, 친척, 친구 다 포함 해서요.
진짜 단 한 번도, 안부건 뭐건 제가 톡을 받아 본 적이 없어요.
다 돌아 가며 제가 말 걸었지.
대답이라도 해주는 걸 감사 해야 하나....
그나마 대답도 씹힌 사람도 지금 서너명.
제가 뭘 좀 잘못한 거겠죠?
주구장창 남편만 옆에서 낮이고 밤이고 낮이고 징징징 징징징.
이렇게 저의 인생은 갑니다...
아 참, 우리 현경이가 벌써 대학원생이 되었고요.
약혼을 했어요...
남편이 저 약혼자 남자애 질투나서 부들 부들 난리도 아니고요.
약혼자 남자애 괜찮고(한국인) 부잣집 아들이예요.
몇 년 전에 학교 방학 때 제 3국 선교 활동 갔다 만났고요.
현경이는 이번 달에 만 스물 네 살 돼요,
약혼자 총각도 동갑이고요.
양쪽 집 부모들 다 만족하고 흐믓해 하는데 폴만 부들부들 난리요.
혼자 미칠라고 합니다.
아마 저랑 폴 사이에 딸이 있었으면
절대 시집 못 갈 듯요.
우리 현경이 러브 스토리는 다음 번에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드릴께요.
정말 이렇게 세월이 빠르게 갑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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