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조에 충실한 이쁜아짐은

조금 후에 귀가 예정인 남편을 위해 열심히 카레를 만들고 있습니다.

거진 다 되어 가요.

 

 

하루의 일과는

늘 비슷해요.

아침엔 커피 뽑아서 구직 싸이트 한 번 쭉 훑는 것으로 시작.

이력서 보낼 만한거 보이면 이메일 하고.

역시나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도 없구나...

이러면서 또 며칠.

 

 

어제도 한 군데 보냈는데

오늘까지 연락 없는거 보니

여기도 틀린 것 같공ㅎㅎ

 

 

 

 

 

 

이 와중에 친정 엄마와는 더 이상의 관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만큼 틀어져 버렸는데

그냥 당분간은 생각 자체를 쉬자...이러고 있어요.

한 열흘 쯤 됐어요.

 

 

 

 

김치 떨어지고 일주일 정도 버티다

(요즘 한국 마켓에서 배추가 한 박스에 막 $8.99 이렇다는데

저희 동네서 사면 두 포기에 저 가격이라

혹시나 내가 장을 보러 대처로 가게 되지 않을까 하며 버텼는데

역시나 동네를 벗어 나게 되질 않으므로)

 

 

사흘 전에 일본 무 두 개 사다 깍두기 담갔고요.

그로서리 주인 아주머니가

일본 무는 물이 많아서 깍두기 담그면 맛없다고 하지 말라고 극구 말리셨는데 ㅎㅎㅎ

어쩔 수 없어서 그냥 사다 담갔어요.

한국 무로 하면 더 맛있겠지만

주인조차 만류하는 일본 무로 담근 깍두기도

먹을만은 하네요.

 

 

 

그제는 배추, 진짜 조그만거 두 포기 사다

포기 김치도 아니고

맛김치도 아닌

위에 꼭대기만 따서 설렁탕 집 가면 주는 그 김치 스타일로 해 본다고 담갔는데

어떠려나 모르겠어요.

아직 안 먹어 봤어요.

좀 있다 카레 먹을 때 시식 하려고요.

 

 

 

오늘 아침엔 남편 일 잘하고 오라고 내보내고

어제 이불 빨래까지 해 놨겠다

별 달리 할 일이 없어서

돼지 목살 달달 볶다가 감자, 호박, 양파, 두부에 매운 고추 썰어 넣고

고추장 찌개 끓여서 아침 먹고

슬슬 동네 한 바퀴 돌면서 오늘 저녁 장이나 보자, 하고 나갔더니

큰 길 TD은행 앞에

스웻 셔츠 파는 좌판이 섰더라고요.

 

 

 

저게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고

어쩌다 한 번씩 오는 때가 있는데

(딱 요맘 때 일 년에 한 두번 쯤)

하나에 3불씩 팔아요.

그냥 지나갈 수 없어서 또 들여다 봤어요.

 

 

 

참으로 여러 가지 상표의 여러 가지 칫수의 옷들이

종류별 브랜드별 칫수별 딱 하나씩.

열어서 펼쳐 볼 수도 없어요.

상표만 확인할 수 있어요.

비닐 봉투 안에 칫수 표시만 크게 되어 있는 종이가 하나 들어 있고.

 

 

 

3불인데...

잘 건지면 괜찮겠다 싶어서

안 그래도 남편이 스웻 셔츠 , 우리가 한국 식으로 말하면 맨투맨 티라고 하는거,

그런거 필요 했거든요.

 

 

남편 것으로 세 개나 사고요.

 

 

 

남편 것만 사고 제 것은 안 샀을리가 없잖아요?

제 것도 물론 샀어요.

몇 개인지는 말 못함ㅋㅋㅋ

 

 

운 좋게 둘째 언니 딸래미 입을 만한 것도 한 개 건졌고요.

 

 

남편 집에 들어 와서 지금 밥 먹였어요.

밥 먹여 놓고

이렇게 좋은 브랜드 스웻셔츠를 세 개나 샀는데 10불도 안돼.

이건 그냥 거저야 정말로.

난리를 치면서 입혀 보니까

다 잘 맞아요.

 

 

밥 먹자 마자 그 중 하나 벌써 줏어 입고 지금 맥주 사러 나갔어요.

 

 

그 많은 물건 중에 쓸만한 거 찾느라 열심히 뒤지고 있자니

어떤 손님은 제가 물건 파는 사람인 줄 알고 이것 저것 물어 보길래

아는대로 대답해 주고.

 

 

제가 들여다 보기 전엔

저 좌판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제가 보기 시작하니까

금세 사람 대 여섯명 몰려 들고

다 고를 때 쯤 해서는 열 댓명이 그 작은 좌판에 빼곡히.

 

 

 

어디든 가면 그래요.

 

 

몇 년 전에 한국 갔었을 때

사촌 언니랑 셋째 성이랑

매운 낙지 볶음 먹는다고 명동엘 갔는데

좌판에 신발파는 아저씨가 있었어요.

아주 조그맣게.

 

 

써 붙인 가격도 아주 싼데다

보는 순간 모양이 마음에 확 들어서

이거 신어 봐도 돼요? 하고 물어본 다음에

이거 저거 칫수 물어 봐서 신어 보고 있는데

사람 하나도 없던 그 곳에 바로 사람이 대여섯명 와서 너도 나도 구경하고 물어 보고.

그 때 만 이천원 주고 산 단화가 무지 마음에 들고 예뻤는데

너무 잘 신어서 다 헤져서 이제는 없어요.

 

 

 

친구가 얘기해 주는데

저처럼 어디 가면 사람 북적대게 만드는 사람은

자기 기운을 남한테 나눠 주는 사람이라 본인은 정작 좋을 건 없대요.

 

 

 

그런데 만약에 내가 정말로

내 기운을 남들한테 전해주는 사람이라면

저는 좋은 기운만 전하고 싶어요.

 

 

그래서,,,

오늘 구입한 3불 짜리 옷들이

다 너무 훌륭하더라는 거.

라는

 

 

기쁜 소식 전합니다.

 

 

 

착용샷 원하시면

 

 

깊이 고민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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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자랑 샷

 

 

 

 

 

 

 

 

 

 

 

 

 

 

 

 

 

 

 

 

 

 

 

 

 

 

 

저는 셀카를 못 찍고요

남편은 오늘도 또 벌써 나가 버렸어요.

그 사람이 찍어 봐야 별 건질만한 사진도 안 나오기도 하고

다 집에서 뒹굴뒹굴 용으로 입을 거라

이래저래 챡샷은 힘드네요.

 

 

방 바닥에 쫘악 펼쳐 놓고

이것도 자랑이라고 자랑샷

 

 

위에 왼쪽으로 붙은 세 개가 평범하기 그지 없는 눈여겨 볼 필요조차 없는 남자 것이고

나머지 다 여자 옷인데

저거 다 제가 입을 건 아니고요

반은 둘째 언니네 보낼 거예요.

소포로 옷 보낼 때는 어떤 방법으로 하는게 제일 좋은지 지금 고심 중이예요.

한 번도 소포로는 옷을 보내본 적이 없어서.

 

 

3불 주고 산 것으로는

나름대로 다 괜찮은 것 같고요,

중간 맨 오른쪽 반짝이 달린 건 그건 100% 제가 입을 거예요.

네 저는 집에서도 레깅스 위에 저런 반짝이 내지는

씨쓰루 이딴 거 입는거 좋아해요ㅋㅋㅋ

두어 개는 츄리닝 입을 때 입으려고요.

 

 

다음 번엔 스웨터 파는 아저씨 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