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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nd the City

suck it up and deal with it 이쁜아짐 (ejpkryan) 2013-4-28  16:41:01

지난 금요일에 소개받은 회사하고 전화 인터뷰 했는데

궁금해 하실까봐 소식 올려요.

 

 

인터뷰 자체는 아주 기분좋게 잘 했는데

결론은 꽝이예요.

 

 

제가 지금 할 줄 아는 일이 그 쪽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고

그 회사 급여 스케일이 지금 받는 것 보다 많이 낮은 것도 큰 이유였고.

 

 

인터뷰 마무리는

일단 지금 회사 다니면서 자기네 쪽이랑 일주일에 10시간 정도라도 해보면 어떻겠느냐,

어떤 쪽이든 빨리 결정해서 알려 달라고 해서

 

 

낮에 정중하게 이메일 보냈어요.

시간 할애해서 전화 인터뷰 해준 것 고마웠고

지금 내 분야가 귀 회사에 큰 도움이 안되는 분야인 것이 안타깝지만

현재 회사를 다니면서 그 쪽 회사를 함께 하는 것은

내 사정 상 안되겠고

향후에 여건이 바뀌게 되면 언제든 연락해 달라, 고요.

 

 

소개해준 예전 동료한테도 어떻게 됐는지 알려 주는게 예의일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이메일 길게 보냈고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면 지금 받는 것 보다 조금 적게 받더라도

옮기고 싶었는데

무려 40%나 낮아지는 것은 내가 각오한 것 보다 너무 큰 폭이라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요.

보스는

여전히 너가 있었을 때 처럼

포스트 잇도 스태플스도 주문을 안하고 있지만

그런 그녀가 나 돈은 괜찮게 주고 있는 걸 보면 아마 날 사랑하는 갑다, 나도 모르겠다,

하루 하루가 마음은 힘들지만 일단은 그냥 여기 있는 걸로 결정을 했다,

신경써 줘서 다시 한 번 너무 고맙고

너도 새 직장에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

니가 어여 경험 쌓아서 회사 하나 차려서 나 좀 데려가라,

귀염둥이 총각도 다시 불러 모으고, 

우리 다같이 즐겁게 일하면서 다같이 함 돈 좀 많이 벌어보자, 이 사장님처럼.

 

 

이런 요지로다.

 

 

그리고 이 많은 친정 식구들과 친구들한테

전화 돌려서 일일이 다 보고하고

한결같이 들은 대답이 그냥 궁댕이 부치고 당분간 거기 있으라고.

 

 

인생 경험 많은 노여사는

바깥 일이 어차피 돈 벌 자고 하는 일인데

같은 일 하면서 돈 더 주는데 있어야지

신간이 뭐가 얼마나 편하려고 옮길 생각을 하냐고,

사장 괜찮으면 같이 일하는 사람이 들볶는거 모르냐고.

 

 

다 맞는 말씀이고

저도 모르는 바 아니라

엄마 말 잘 듣는 착한 딸인 척 하면서

네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 끊었고요.

 

 

마음가짐을 고쳐 먹기로 했어요.

어쨌든

일 년은 죽었다고 버티기로 계획 했던 거니까

당분간 그냥 있자,

내 일당의 반은

내가 나가서 일하는, 순수 업무에 대한 댓가고

나머지 반은 사장 성질 받아 주는 것에 대한 댓가다,

라고 생각하기로.

 

 

세상 어느 직장이

일하는 것만 가지고 돈을 받아 오겠냐,

진상 손님 상대하는 값,

진상 상사한테 밟히는 값,

거래처 눈치보며 깎이는 자존심 값,

이도 저도 아닌 나보다 나을 것도 없는 동료한테 까이는 얼척없음 당하는 값,

 

 

두루 두루

다 이 꼴 저 꼴 다 보는 댓가로 받는게 월급인 것을.

 

 

그래도

나 집세내고 전기세, 전화세 내고 쌀 값에 두부, 계란 사는 값

내주는 사람이 주는 스트레스는

 

 

맞아.

 

 

suck it up and deal with it.

 

 

해야지.

참고 넘어가자.

 

 

그나마 하는 일은 재밌고 보람도 있고

내 자신한테 뿌듯할 수도 있고 그런 일이니 얼마나 좋아.

동료들은 하나같이 또 얼마나 좋아.

 

 

이번 달 내내

사실 좀 힘들었는데

답은 둘 중 하나예요.

다른데 구해서 나가던가

그럴거 아니면

있으면서 내 자신을 위해

좋은 것만 생각하면서

기왕이면 덜 힘들게 하루 하루를 보내는거.

밤엔 잠도 좀 자고.

 

 

그냥 있는 걸로 결정을 했으니

이제는 힘을 내는 일 밖에.

 

 

지난 주 주말에는

아무 것도 하기가 싫었어요.

그래서 도시락 반찬도 하나도 안 만들어 놓고

토요일 밤에 남편한테 겨우 겨우 인심써서

내일은 뭐 하나 해줄테니까 먹고 싶은 거 하나만 말하라고 하면서

 

 

카레나 닭죽이나 돈까스,

이 셋 중에 하나 나오겠지, 하고 대답 기다렸더니

 

 

카레 해 달라고 하더군요.

카레 20인 분 쯤 했어요.

집에 있는 제일 큰 솥에다.

 

 

이번 주말도

어제는 아무 것도 하기가 싫어서 대충 때우고

내일은 뭐 하나 해줄테니까 먹고 싶은 거 하나만 결정하라고 했더니

 

 

카레는 지난 주에 먹었으니

닭죽이나 돈까스나 둘 중에 하나 나오겠지,

했더니

돈까스 해달라네요.

 

 

아마 다음 주에는 닭죽이라는 대답이 나올것이고

그 다음은 다시 카레로 가겠죠.

 

 

오늘은 밑반찬 조금 했어요.

 

 

주말에 밑반찬 서너가지 해 놓으면

일주일 도시락 싸기가 훨씬 수월한데

그 조차 하기가 싫어서 이번 달은 내내 뺀질 뺀질 하다가

맨날 해 봐야 그게 그게인 밑반찬이지만

그래도 좋은 마음으로

이거 이렇게 해서 다음 주에는 도시락 맛있게 싸가야지, 하면서

세 가지 후다닥 해 놓고

돼지 고기 사다가 돈까스 준비해 놨어요. 저녁으로 먹으려고.

 

 

 

지난 주에도 생각만 하고 있다 결국은 안하고 넘어간 옷 정리도

오늘 조금 했고요.

큰 언니가 아침에

자기 옛날에 한국에서 사업하던 시절에 입었던 옷들

더 이상 입을 일도 없으며

지금은 살이 쪄서 입을 일이 있어도 못 입는 정장

싸그리 정리해서 한 보따리 떨궈 주고 가서 그거 한 번씩 쭉 입어 보고

또 이 옷들은 어디다 걸어 놓나...옷걸이도 없고

이 뉴욕 원베드 아파트의 현실 상

더 이상 걸어 놓을 옷장의 공간도 없는데.

 

 

그래도 옷 한 보따리 거저 얻은 기분으로

내일은 정장으로 입고 출근하려고 해요.

 

 

다음 주 주말엔

화분 정리 해 놓으려고요.

올해는 작년처럼 너무 여러 가지는 말고

깻잎을 필수로 서너 가지만 집약적으로 하려고요.

 

 

겨울을 지내는 동안은

날이 풀리면

뭘 배우러 다닐까 보다...라고 둘째 언니한테 얘기했었는데,

갑자기 권투가 배우고 싶어 지더라고요.

여기서 일 시작한 이후로.

왜 인지는 저도 모름.

 

 

심신 단련을 위해서

태권도는 항상 배우고 싶었는데

미국에서 태권도 배우는거 많이 비싸다고 해서 망설이고

예전에는 직장 다니면서 스페인어 배우러도 다녔었고

어학 쪽으로 항상 관심은 많았었는데

이제는 머리 쓰는 거는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어요.

 

 

볼룸 댄스도 배우고 싶은 마음 항상 있는데

몸치인 저 냥반이랑 같이 파트너로 배우다간

성격 더 버릴 것 같아서 이건 아예 접었고.

 

 

그런데

괜히 뭐 배우러 다니겠다고 까불다가 지쳐서

역효과 나게 하지 말고

그저 아침에 부지런히 공원으로 걷기 운동이나 빼먹지 말자,

시간 나거든

지금 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영어 공부나 좀 더 하면서

과도하게 체력 소모 하지 말고

곧 여름이 되니

조카들이랑 고기 재워서 바닷가로 놀러 갈 체력이나 비축해 두자,

 

 

대충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예전 같았으면 벌써 열두번도 박차고 나와서

될대로 되라 하면서 백수의 길로 다시 들어갔을 텐데

마흔 넘어서...

제가 철이 드는가 봅니다?

 

 

이렇게 좋게 좋게 생각하면서

나 다독이고 격려하고 그렇게 살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하고 뭐 그렇겠죠?

 

 

전 이만 돈까스 튀기러 갑니다.

그렇게 밥 하기 싫다고 그렇게 암것도 안했구만

그래도 전 과정 100% 홈메이드인 돈까스 소스는 또 냉장고에 있네요.

ㅎㅎ

 

밥 먹고 힘 내야지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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