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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nd the City

열심히 살고 열심히 쉬기 이쁜아짐 (ejpkryan) 2013-5-18  09:31:44

잠 좀 자 보겠다고 아마존에서 이것 저것 주문한 것들

차례로 먹어 봤더니

정말로 효과가 있는 건지

플라시보 효과인지

아니면 전화 인터뷰가 터닝 포인트 였던 것도 같아요.

저 일 이후에 마음 확실하게 다잡은 효과인지

요즘 많이 나아졌어요.

 

 

여전히 온 잠은 못 자고 중간에 한 두번 깨긴 하지만

몇 시간 동안 뒤척이고 그러지 않고

제대로 자는 편입니다.

 

 

둘째 언니랑 전화를 하면서

 

 

이야...내가 옛날 같았으면 벌써 열 두번은 때려 쳤을텐데...

옛날엔 '내가 여기 아니면 일할 데가 없냐' 이러고 후딱 그만 둔건데

언니 내가 요즘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이젠 진짜 여기 아니면 일할 데가 없는거야.

어쨌든 지금은 꾹 붙어 있어야지.

 

 

둘째 언니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더니,

철 들었네 철 들었어.

 

 

봄이 오고 해가 길어져서

전반적으로 기분 상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는 것 같고.

도시락 들고

그랜드 센츄럴 역 지하 푸드 코트에서 점심 먹다

요즘은 햇빛 짱 하고 따뜻한 날에

브라이언트 파크 쪽으로 가서 밖에서 먹어요.

 

 

파크 가기 직전에 붙어 있는 도서관 앞 뜰 탁자에서 먹어요.

저 리서치 라이브러리는 뉴욕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 중의 하나인데

한 때 저기가서 공부도 하던 시절도 있는데ㅎㅎㅎ

입구에서 가방 검사하고 들어가서 후다닥 2층으로 올라가면 화장실도 널찍하고.

 

 

햇빛 쐬면서 소풍 온 기분으로 점심을 먹는게

지하 푸드 코트에서 먹는 것 보다는 훨씬 밥 맛도 좋고요,

아마 낮에 햇빛 쬐기 시작해서 밤에 잠 자는데 도움이 되는 걸지도.

 

 

얼마 전엔

새로 들어온 동료가 생일이었어서

제가 도시락 2인분 준비해서 같이 먹었어요.

밖에서 먹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둘이 같은 시간에 밖으로 나갈 상황이 안돼서

회사 안에서 먹었는데

생일 당사자가 좋아해서 보람 있었어요.

 

 

가족들 다 한국에 있고 미국에 혼자 있는 싱글 아가씨인데

한국에 있는 큰 언니가 저랑 동갑이라고 하더라고요.

저 항상 싸가는 도시락에 미역국만 추가해서 준비해 갔는데

잘 먹더라고요.

 

 

제가 원래 손이 크잖아요.

먹다 모자라는거 제일 싫어해서

둘이 먹을 거지만 혹시 몰라서 3인분 양으로 준비해 갔는데

다 먹었어요.

밥도 두 번 먹고 국도 두 번 먹고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아침에 미역국 먹었냐고 물어 보니

생일 날 미역국 자체를 미국와서 처음 먹어 본다고 해서

제가 아주 뿌듯했어요.

 

 

다음 날

친구들하고 저녁 잘 먹었냐고 좋은 시간 보냈냐고 물어 봤더니

친구들이 그랬대요.

나중에 그 분 생일 꼭 잘 챙겨 드리라고.

 

 

어머 어쩜 좋아.

내 생일 곧 다가 오는데....

그런데 저는 매 해 성대하게 제가 알아서 생일 잘 챙겨 먹거든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이렇게 여전히 동료들하고는 잘 지내요.

서로 도와주고 서로 위로해 주고

막간의 틈이 생기면 함께 누군가의 흉을 보며.

이 달 말이면 벌써 여기서 반 년이 되는 거예요.

시간이 참...

꾸역 꾸역 견뎠뎌니만 벌써 반 년 채워 가네요 ㅎㅎ

 

 

업무 쪽으로도 이제 어느 정도  혼자 헤쳐 나가는 요령이 생긴 것도 같아요.

오로지 돈만 보고 일 하는게 아니라

지금하고 있는 일이 적성에 맞는다는게 

가장 큰 버팀목이고

내가 지금 돈 받으면서 학교 다니는 셈 치자,

학교는 내가 모르는거 배우는 댓가로 돈 내고 다녀야 하지만

난 돈 받고 다니니까 모르는 건 어떻게든 내가 답을 찾자,

하고 이제는 사장한테 뭐 물어 보지도 않아요.

물어 봐 봤자 신경질만 내고 대답도 안 해주고

처음엔 대체 왜 저러는지 너무 이해가 안가서 저도 열받아 죽겠더니만

이제는 알았거든요.

세세한 실무 쪽으로 자기도 모르는 거예요.

이게 진실이었던 거예요.

모르는데 모른다고 차마 인정을 못 하겠으니 대답을 회피하고 저 피해 도망 다니고.

 

 

 

이제는 자기도 모른다고 저더러 알아 내라고 해요.

저는 차라리 이게 고마워요.

그럼 제가 알려 달라고 사장 쫒아 다니는 시간에 리서치를 해서 알아내면 되거든요.

쉽지는 않지만 차라리 이게 나아요.

어려워도 어쨌든 제가 스스로 확실한 답은 찾아는 내오고 있어요.

저는 앞으로도 지금 하는 일을 제 커리어로 밀고 나가겠다는 생각이 확고한데

지금 이렇게 일을 하는게

다 나의 자산이 되겠구나,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제가 일 얘기 이것 저것 해주면

둘째 언니는 요즘 너무 신이 나서

너무나 이 막내 동생을 자랑스러워 하면서

자기 주변에 제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들 벌써 줄세워 놓고 있고.

저한테는 엄마같은 언니고

언니한테 저는 자식같은 동생이라

자기가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낸다 싶을 땐

동생이지만 자식같은 동생이라

어떨 땐 자식하고는 다른 마음으로 더 애틋한 동생이고

노여사한테 심하게 구박받을 때마다 오롯이 뜻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처지의 분신같은 동생이라

요즘 저 땜에 행복해 해요. 기가 살았어요 완전.

 

 

남편은 저를 이미 엄청나게 존경하고 있고요.

똑똑한 사람인 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러고 있고

 

 

자나 깨나 막내 딸의 자만을 걱정하는 노여사는

 

 

고렇게 곰방 잘난 척 하지 말고

꼴불견 떨지 말고 무조건 겸손하라고.

 

 

그래서

어느 날 퇴근 길에 영감탱이가 쫒아 왔다고

노여사가 좋아하실 만한 화제로 돌렸습니다.

 

 

녹초가 돼서 회사를 나섰던 어느 금요일에

길 건너려고 신호등 기다리는데

60대 중반 쯤, 아니면 한 칠십 쯤 되어 보이는 영감님이

철학적인 작업 멘트를 던지더군요.

 

 

깊은 생각에 잠기신 것 처럼 보인다고.

 

 

피곤한 겁니다.

 

 

했더니

 

 

몸이 피곤한 건 괜찮습니다. 마음이 피곤한 것이 진짜 문제지요.

마음이 피곤할 때는,

 

 

 

몸도 마음도 둘 다 피곤합니다.

 

 

이렇게 중간에 말 자르고  빛의 속도로 길을 건너서 지하철로 줄행랑.

 

 

엄마는 날 왜 이렇게 이쁘게 나아 가지고는

나를 이 나이가 되도록 이런 잡놈들한테 시달리게 하느냐고 했더니

그제서야 기분이 풀리신 우리 오마니.

겸손! 하라고 목청 높이시다 갑자기 확 사그러진 톤으로

 

 

 

날 닮아서 그렇지 뭐...

 

 

 

 

이 아파서 고생할 때는

죽 좀 쒀다 줄까, 이런 말 한 마디 없이 다짜고짜

그런 것 까지 지 애비 닮아서 그렇다고 불같이 화만 내셨던 양반이...

내가 이가 아프다는데

아버지 닮아서 그렇다고 화를 내시면 나더러 어쩌라고요... 

 

 

남편은

욕을 바가지로 하더군요.

주접스런 놈들도 이쁜 건 알아 가지고

하여간에 남자 놈들은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내가 아주 이래서 불안해서 살 수가 없고,

부인은 이뻐서 너무 피곤하시겠어요,

 

 

내가 인생이 피곤한 건

도처에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사람들 때문인데

이해가 안가는 사람들은

그냥 이해를 하지 말고

인생 자체를 코메디라고 생각해야만 버텨지기 때문.

 

 

가진 것도 없는데

나 혼자 자만 좀 하면 어떻고

그게 내 위안이 된다면

이렇든 저렇든 나 좋을대로 생각하면 뭐가 나쁠 것이며

안 그런가요.

 

 

너무 예쁘고 너무 똑똑한 나는

너무 예쁘고 너무 똑똑해서

느긋한 마음으로 이번 주말을 맞이 했습니다.

 

 

내가 제대로 살 때

그 여파가 미치는 주변인들의 머릿수는

친정 식구들, 시댁 식구들, 친구들, 직장 동료들,

기타 등등

이 존재감 폭발의 인생, 을 음미하며

주말을 즐기렵니다.

 

 

저는 앞으로 10년 후에는

세상에 무언가 긍정적인 일을 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는 저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번 주에

열심히 일에 몰두하면서

자긍심을 느꼈고

이렇게 하루 하루 나를 발전시키다 보면

나중엔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될거라 믿습니다.

 

 

열심히 한 주 일 했으니 오늘은 드라마 보렵니다.

인류를 구하는 일도 휴식을 취해 가며 해야 하므로.

일도 열심히 쉬는 것도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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