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일하고 오늘은 쉬는 날. 아 조오타~~~~~~

 

 

하루 하루가 즉흥 인생인 이쁜아짐의 이번 주 스케줄은 조금 공사다망하게 바쁘게 잡혀 있어요.

그래서 오늘 집에서 요러고 놀고 있으니까 꿀맛이네요.

 

 

지금하고 있는 주말 파트 타임 직장은

제가 기운만 안 떨어지면 제가 일하는 것 자체는 마음은 편한 곳인데

사장님 생각하면 많이 심란하고

(이윤이 남질 않아요. 외려 적자임)

제 입장에서 봤을 때는 어느 날 또 일자리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그런 상황을 염두해 두고 다녀야 해요.

적자 메꾸는 것이 한계에 도달하면 사업체가 없어질 것이므로.

 

 

제가 이런 것 때문에 장사를 못해요.

너무나 신경 쓸 것이 많고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 해도 이윤이 남는다는 보장도 없고.

주변 사람들은 저더러 조그만 가게 같은 거 해 보라고.

장사하면 잘 할 것 같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큰 일 날 소리. 제가 사장하면 일하는 사람들 들들 볶아서 버텨낼 사람 아무도 없을 거라고 확신)

 

 

밑천도 없긴 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아무리 조그만 규모라도 내 사업을 하자면

오너로써의 자질 문제? 능력? 이런 것들 있잖아요?

저희 사장님도 솔직히 말해서 사업하시면 안되는 분이세요.

마음이 너무 약하세요.

마음씨 좋은 언니, 엄마, 이런 스타일.

자기가 참고 말지, 다른 사람한테 싫은 소리 절대 못하는 타입. 꼭 해야 하는 말도 못하는.

딱 우리 둘째 언니같은 스타일.

 

 

거의 직원들이 사장을 가지고 노는 분위기.

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는다고

사람들은 참으로 이런 걸 잘들 알아요.

 

 

일례를 들자면,

출근을 한 시간이나 늦게 한 직원이 태도가 위풍당당해요.

저희 사장님은 이런 상황에도 아무 말을 안해요.

옆에서 보면 참으로 답답해요.

 

 

그러고는 일하다 말고 집에 들어 가겠대요.

전 날 술 먹고 노니라 아침 7시에 집에 들어 갔다고.

저런 말을 직원이 하는데 또 고민을 하세요. 화를 내는게 아니고.

저한테 와서 의견을 물어 보세요.

보내시면 안될 것 같은데요, 안된다고 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하고 대답하는 저도 참 괴로워요.

 

 

제가 사장이었으면,

저는 당장에 내보냅니다.

술 많이 자시고 밤새도록 실컷 노시고 앞으로 그냥 집에서 푹 쉬세요. 여기 일하러 나오지 마시고. 하고.

 

 

저도 아침 해 뜨는 거 보면서 해장국까지 먹고 집에 들어와서

두 시간 자고 다음 날 일하러 갔던

그런 시절이 있었죠.

젊디 젊은 한창 때 아가씨가 술과 담배에 찌들어

세상 사는게 너무 고단하다고 밤 문화에 흠뻑 젖어 내 여가 시간을

싸이키 조명과 노래방 반주 음악에 다 맡기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렇게 살아서 지금 몸이 이 모양 이 꼴)

주중에는 학생이라고 학교를 가고

주말에는 내 학비와 용돈 벌어야 하니 다녔던 일자리였어서

지각을 해 본 적도 일을 빼 먹은 적도

단 한 번도 없었구만.

 

 

지금 말하는 이 사람은,

나이 어린 학생 아니고요,

나이는 서른 훌쩍 넘었어요.

저는 이미 이십대 중반에 모든 것이 힘에 부쳐서

음주가무 생활 청산모드였는데

저 사람 저런 체력이 많이 부럽습니다.

 

 

 

직장을 저런 식으로 다니면서

꼬우면 자르던가,

나는 여기 아니라도 일 할 데 많고,

일 안해도 남편이 잘 벌니까 안해도 그만이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 한테는

사장도 나한테 암말 못 하는데, 너네도 배 아프면 나처럼 해. 메롱~~

뭐 이런 식의 태도.

이건 옆에서 보면 많이 기가 차죠.

사장님이나 저 직원이나 사는 방식이 제 가치관으로 봤을 때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되서 안타깝기는 합니다.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개인적인 상황은 천차만별.

내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당장 생활이 안되는 사람도 있고

이 직장으로 인해 경제 수준에 플러스가 되는 정도인 사람도 있고

내가 일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냥 심심해서 일 찾아 나온 사람도 있고.

 

 

자기가 처한 상황따라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지수에도 변수가 있고.

 

 

돈 버는 일 중에 쉬운 일은 없지만

내가 처한 상황 따라 더 힘들게 느껴지는 일은 분명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인생을 사느냐, 이것.

 

 

남편과 연애 중일 때 다녔던 직장에서

저보다는 한참 어렸던 사람들과 같은 직급으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다들 사석에서는 '언니, 언니' 하면서 저를 잘 따르고 착한 친구들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서른을 앞 둔 나이로 혼자 독립해서 생활을 하면서

적은 액수지만 엄마 용돈도 드리고 그러고 사니라

나 쓸 돈이 정말로 없던 때.

예쁜 옷 입고 멋내는 것 좋아해서 사고 싶은 옷은 많은데

세일해서 20불이라는데 집었다 놨다 하면서 못 사 입고 그러던 때.

집에 메일 박스 열기가 무지하게 싫었던 때 (열면 다 고지서 뿐이므로)

2주에 한 번씩 받는 급여 날이 돌아올 때 쯤이면

점심값 얼마 나가는 것까지 은행 잔고 확인해야 했던 때.

 

 

 

그 어린 친구들은

부모님하고 사니까 생활비 걱정은 안해도 되고

학교 졸업하고 다음 수순 밟느라 직장 생활 하는 거고

월급은 다 자기 용돈하면 되니까

이번 급여 받아서는 산 거라고 새 가방 들고 오고. 이런 분위기.

 

 

예나 지금이나

저는 취향이 고가 물건이 아니라

비싼 물건들은 부러워 해 본 적도 가져 보고 싶어한 적도 없어요.

그런데 그런 여유는 부러웠어요.

급여를 받으면 자기한테만 쓸 수 있는 여유.

 

 

직장 생활도 그 애들이 저보다 훨씬 더 밝고 즐겁게 하는 것 같고.

나는 맨날 힘들고 지겹고.

때려치고 싶고.

상사들 하는 꼴 드러워 죽겠고.

괴롭고 괴롭고 지겹고 지겹고 인생은 우울에 우울.

나는 맨날 이렇게 살겠지. 아 내일이 싫다.

이랬는데..

 

 

 

남자 친구랑 결혼을 하면 형편이 확~ 필 것 같았어요.

수입이 두 배로 늘어나면 훨 낫잖아요.

같은 아파트 계속 산다고 가정 했을 때.

결혼 했더니, 정말 그렇긴 그랬어요.

제 쓸 돈이 생기고

외식도 맘편히 할 수 있게 됬고

옷도 사고 신발도 사고 가방도 살 수 있게 됬고.

심지어 다른 세상 사람들 얘기라고 생각했던 '휴가'라는 것도 가게 되고

그것도 일 년에 두 번씩이나.

엄마 용돈 드리는 것.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가끔씩 언니들 만나서 함께 장 보면 다같이 본 것 200-300불 정도 아무렇지 않게 제가 쐈어요.

장보고 나서 출출하니 밥 먹으러 가자, 하고는

언니들 갈비니 냉면이니 먹고 싶은 것 먹으라 하고 밥 값 내고.

 

 

지나간 이야기.

정말 먼 과거 같은 이야기.

결혼하고6-7년 정도 저렇게 살았지요.

내 생애 40여 년 동안 아주 잠깐인 것 같았던.

 

 

지금 상황은

예전 결혼 직전의 상황과 비슷해요.

남편도 고정 액수로 벌고는 있지만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미미한 액수라

나도 일해야 생활비 빵꾸 안나고

그간 저질러 놓은 카드 빚도 갚고 그럴 수 있어요.

 

 

 

돈 걱정 안하고 살았던 그 몇 년 동안

나는 '진실로' 행복했던가?

아니예요. 그렇지 않았어요.

여전히 맨날 맨날 신경질 부리고 화 내고.

일 안해도 되니까 하루 종일 랩탑 가지고 인터넷만 하고.

인생을 사는 자세가

근본적으로 마음이 병 들어 있는 상태였어서

상황이 바뀌어도 행복을 행복이라 생각하고 잘 사는 것이 안 된 거였어요.

 

 

오늘 날,

내가 하루 일해서 하루 번 돈이

너무나 가정 경제에 요긴한 오늘 날,

나는 예전 그 때처럼 불행한가?

아니예요.

신경질 덜 내고 화도 잘 안 내고.

미친여자 같았던 사람이 비교적 정상적인 사람처럼 살아요.

 

 

 

일하러 나가서

나는 내 신세에 비관해서 우울하고 복장이 터지는가.

아니예요.

학생 시절, 열심히 살면 나에게 밝은 미래가 있겠지, 하는 희망 한 가락 있었을 때 보다

지금은 중년이 되어 내가 이러고 살고 있구나 해서 미래가 더욱 침침해야 마땅한데

제 마음은 절대 그렇지가 않아요.

 

 

 

안하무인 식으로 행동하는 직원에

거기에 아무 말도 안하는 사장님에

그로 인해 상대적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함께 일하는 사람 하나가 어제 대대적으로 화가 폭발했어요.

 

 

 

저는 그 기분도 이해를 당연, 100% 이해를 하죠.

제 딴엔,

이 사람도 이해가 가고

저 사람도 이해가 가고

두루두루 각자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화가 무지하게 난 직장 동료, 이 분 기분도 퇴근 길에 달래 드린다고 달래 드렸어요. 제 딴엔.

저 보다 나이가 두 살 많은 분.

저보고 그러면 안된다고 저더러 그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하길래

(왜 그렇게 사장한테 딸랑딸랑 하냐고)

제가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어요.

 

 

 

제가 볼 때는

사장님도 짠...하거든요.

직원들이 맨날 흉 보죠. 사장이 되가지고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고.

많은 부분 저도 동의해요.

하지만, 사람이 마음이 약해서 못하는 것들이고

저처럼 밀어 부치는 것 잘 하고 아닌 것 아닌 거라고 입바른 소리 잘 하는 사람들은

저렇게 마음 약해서 할 소리 못 하는 사람들, 솔직히 이해 못하죠.

아..진짜 바보같다...이런 생각하면서 한심해 하고.

 

 

 

허나,

노여사가 항상 하시는 말씀.

그렇게 잘났으면 니가 사장해라.

남의 밑에서 일하면서 잘난척 하지 말고.

 

 

 

노여사 저런 말씀들 절대 귀담아 듣지 않았었는데

요즘 들어 코딱지 만큼 되새기면서 살아요.

정글같은 세상에서 자식 다섯 혼자 키워내신 양반이 하시는 말씀이니

조금은 생각해 봐야겠다, 하면서.

 

 

걱정이 되서 전화해 봤더니,

사장님 거진 우시는 목소리로

어제 불같이 화 냈던 그 분,

출근 안 했대요.

그러면서 다 내 죄지 뭐..이러시는 거예요.

아 또..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사장이 아무리 아니꼬와도

저는 일을 그만두면 그만뒀지

일을 하기로 한 날 저렇게 출근을 안하는 것도 제가 해 본 적이 없는 일이라.

화가 나는 건 이해가 가지만

출근을 안 한건 이해가 안가요.

저 같으면 드럽고 치사하고 진짜 열 받아서 더 이상 일 안하고 싶으면

그만 둡니다.

그만 두는 그 날까지

그래도 출근은 합니다.

출근해서,

그만 두겠다 말 하고,

그만 두는 그 날까지 내 할 일 하고,

다음 사람와서 사업체에 지장없이 일 할 수 있도록 대충이라도 정리해 놓고 그러고 그만두지.

 

 

 

화가 나서 오늘 출근 빵꾸난 저 분이

어제 퇴근 길에 저를 많이 꾸짖었지만

사장한테 너무 그렇게 딸랑거리지 말라고요,

저는 일하는 동안은 계속 딸랑거릴 거예요.

 

 

 

자기 혼자 돈 벌면서

머리 굴려서

내 노동 착취하는 사장도 아니고

음식 솜씨 좋으시고 사업보다 살림이 체질이신 분이라

매일 먹을 것, 맛있는 것 해 오세요.

저는 맛있는 것 잘 먹는 사람이라 이런 거 정말 좋아요.

당근, 미친듯이 맛있게 잘 먹습니다.

 

 

음식해서 다른 사람 먹이는 것 해보신 분들이면

다들 이해 하시겠지만,

내 손으로 만든 것 맛 있다고 잘 먹는 것 보면 기분 좋고

먹고 나서 맛 있었다고 인사 받으면 더 기분 좋고.

 

 

제가 일하러 나가는 주말,

먹을게 참 많아요.

저는 너무 좋아요.

다른 직원들이 쪼금 질투해요. 저 일하는 날에만  특식이 있다고.

아구찜, 잡채, 도토리묵, 기타 등등.

 

 

그런데 제가 가만히 보니

다른 직원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맛있게 잘 먹고도

잘 먹었다는 인사도 안 해요.

맛 있었다는 피드백도 없고.

저거..음식해서 다른 사람 먹이는 걸 즐거움으로 아는 사람한테는

저런 무반응보다 치명적인게 없어요.

맛있게 먹었으면 그랬다고 꼭 말해 줘야 하는 거거든요.

 

 

 

맛있게 먹었으면 잘 먹었다고 인사하고

음식 해오시고 그런 피드백 듣는 사장님은 기분 좋으시고

나의 이런 행동이

딸랑거리는 짓인가?

저는 그렇다고 생각 안해요.

 

 

 

어제 화난 직장 동료랑 얘기하다 알게 된 건데

다른 사람들이 낸 결론이

제가 집에 있기 심심해서 일하러 나오는 그런 부류가 되어 있더군요.

사는게 고민이 없으니 저래 일 나와서 남의 기분 맞춰 주면서 있다 간다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남들 보기에 그랬다면 저는 기분이 나쁘지는 않아요.

사람이 넉넉해 보였다는 소리일 수도 있으니까.

 

 

그런거 아니라고 말씀 드렸어요.

굳이 할 필요 없어서 안하고 있던, 안 하려고 했던 얘기였지만

이래 저래 여차 저차

지금 내 상황이 이렇다, 말씀 드렸어요.

 

 

 

남편이 돈 잘 벌어다 줄 때도

저런 얘기 저는 절대 못 들었어요.

사는게 편해 보인다는 얘기요.

나 혼자 남들한테 나 급기야 가난에서 벗어나 지금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 하나로 컴터 붙잡고 인터넷에

되도 않는 자랑질을 블로그에 하면서 혼자 위안 삼던 시절.

내 남편은 돈도 잘 벌고

나한테 꼼짝 못해요. 나 너무 행복한 여자죠?

요런 뉘앙스로 말장난 일삼고 살던 시절.

그 시절에 찍었던 사진을 얼마 전에 다시 봤는데,

정말로 사진은 거짓말을 못해요.

인상 정말 더럽더군요.

 

 

 

남편이 일 짤리고 저는 아프고 그런 위기가 몰려오고

어쩌고 저쩌고 살면서

그 이후로 외려 얼굴이 편해 보인다, 행복해 보인다, 이런 말 듣네요.

 

 

수술하고 나서

여자들은 이런 일 겪고 나면 확 한방에 간다고

갑자기 늙을 것 같아서 또 걱정.

그런데

그 이후로 2년여.

 

 

요즘 내 모습 보면

옛날, 10년 전 보다 보기에는 기분이 더 나아요.

몇 살 처럼 보이느냐

이걸 떠나서

제 모습이 그 때 보다는 지금이 더 편해 보여요.

 

 

어제는 심지어

샤워하고 화장하고 옷 입기 전에 거울 봤다가 제가 깜짝 놀랐어요.

거울 속의 제 모습이 너무 예뻐서.

 

 

고민 끝에 이 말을

제 언니들 중 한 명한테 고백했다가...

역시나 욕만 바가지로 얻어 먹었는데.

 

 

우짜든동,

 

 

마음 고쳐 먹고 열심히 살아 봅시다,

 

 

 

하니까,

살만해요.

앞으로 꾸준히 발전시켜 보려고요.

계속 건강해 지고

계속 예뻐지고

계속 덜 화내고 덜 우울하고

그렇게 살도록 더 노력해 보려고요.

 

 

노력하니까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도 어느덧 달라져 있음에 용기백배,

박차를 가하려고요.

노력을 해야겠다, 바꿔 봐야겠다,

결심한 그 순간부터 저는 이미 달라져 있었던 것 같아요.

 

 

저 돈 더 많이 벌고 싶어요.

그래서 빠르면 내 년,

아니면 2년 후.

꼭 꼭 꼭  하와이 한 번 떠야겠다는.

즐겁고 건강하게 2년 열심히 살고

나..

꼭 하와이 가리라...

 

 

내가 장사를 하나 하고 살겠거든,

나 꼭 하와이에서 일을 벌리리라...

 

 

 

그런 날,

꼭 오도록 만들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