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 저 보다 열살 살짝 덜 차게 어린

영계 친구들이 두 명 있습니다.

이 친구들이 요즘 제가 그마나 '자주' 만나서 어울리는 친구들.

 

 

셋째 성이 매일 저한테

저 친구들한테 '감사'하라고.

저랑 놀아 준다고요.

요즘 어떤 젊은이들이 나이 많다고 지갑 열어서 밥 값 대주지도 않는

너같은 잘난척쟁이 늙은이랑 더치 페이 해가면서 놀아 주냐고.

 

 

미국 살기 20여년 째

저한테 동갑 친구는 딱 두 명 밖에 없고

제 친구들은 다 저보다 나이가 적거나 혹은 많거나.

그래도 다 친구 하거든요 전.

 

 

 

나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얘기가 잘 통하는지가 좋은 친구 관계의 관건이거늘.

물론 얘기가 잘 통한다는 것이

두루두루 아주 많은 요소가 잘 맞아 떨어져야 하기에

쉽지만은 않은 문제이긴 해요.

 

 

 

어린 시절, 한 번 술친구는 영원한 술친구 해가면서

한 큐에 서로 꽂혀서 이제부터 우리 죽을 때까지 절친! 이야~

이런 생활은 이제 못하니까

얘기가 잘 통하는 사이가 되기까지 어른들의 만남은 시간이 조금 걸리기도 하고.

 

 

 

이래 저래 알게 돼서 이래 저래 차츰차츰 친해지다

요즘 제가 제일 자주 만나는 친구들이 된 그녀들을 만나는 날이면

남편이

친구들 만나러 가는데 왜 그렇게 예쁘게 하고 나가시냐고. 왜 그러시는 거냐고.

 

 

 

내가 젊은 사람들이랑 어울릴라면 절대 절대 추레하게 하고 나가면 안돼. 아저씨.

나 때문에 걔네들까지 도매금으로 떨어지는 민폐를 끼치면 안된다고.

이제 막 삼십줄인 친구들인데

사십줄 접어든 내가 중년 아줌마 티 팍팍나는 꼴로 나가면 걔네들이 나랑 같이 다니기 창피할 것 아냐.

거기다 만남의 장소도 맨하탄인데~~

 

 

 

깊은 속 마음은 젊은 친구들 만난다는 핑계로

나하고 싶은 것 하겠다는 합리화.

 

 

그래서 정착한 그 날의 코디는,

 

 

날이 더우니 반바지.

정확히 말해서 아주 짧은 숏팬츠.

 

 

신발은...

작년에 가격 좋다는 사실 하나로 앞 뒤 생각없이 질러 놓았던

평생 신어 본 적이 없는 킬 힐.

사 놓고도 어찌 신을지 엄두가 안나서 쳐다만 보고 있던거, 드디어 개시.

 

 

위에는 헐렁한 니트를 걸치고

제법 괜찮네? 하고 거울을 보니,

무성하게 새로 자라난 흰 머리.

오마낫!!!!!!!

 

 

 

남편의 중절모를 걸쳐 봤습니다.

(남편이 모자가 많습니다)

모자 뒤집어 씀으로 흰머리 해결하고.

 

 

젊어 보이려고 애 많이 쓴 코디가 다 하고 보니,

좀 과한가...? 아니 많이 과한가...?

에라 모르겠다.

 

 

 

나의 예의 바른 영계 친구들이

멋지다고 칭찬해 주더군요.

 

 

 

차라리 중년 티 나는 모습의 언니와 같이 다니는 것이 덜 창피하겠다, 라고 속으로 생각 했을지는 모르나

저는 항상

칭찬은 칭찬이라고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이라

진짜로 내가 멋있는 거겠지, 라고 받아 들였습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

친구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곱게 늙는 건...나한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로구나...

내가 하는 짓은 하다 보면 항상 결론은 주책이구나....

자책도 조금 하면서.

 

 

 

3주 전 쯤의 저 날의 만남 이후

지난 주에 또 만났어요.

시외버스 타고 뉴져지 출동.

이 날의 미션은 '함께 장보기' 였습니다.

 

 

지하철 이용해서야만 장을 볼 수 있는 이쁜아짐이 갈 수 있는 한국 마켓이나

맨하탄 사는 다른 친구가 갈 수 있는 한국 마켓이나

소규모 한국 마켓이라

대형 한국 마켓으로의 큰 물에서 장보기를 모임의 목적으로 잡고 출동.

 

 

 

이 날은

제 헤어가 본의아니게 완전 얌전한 스타일 이었어서

(긴 사연인데..파마 머리를 다림질로 편 임시 생머리 상태였음)

옷도 얌전한 검정 원피스

신발도 얌전한 중간 굽 구두.

어울리지도 않는 참한 차림으로.

지난 번 과한 코디에 대한 참회의 자세로다.

 

 

그러나… 

20대에도 안 어울렸던 긴 생머리를

나이 마흔에 하고

둥글고 넓적한 얼굴에 족제비처럼 딱 붙은 머리꼴을 하고

(그나마 흰머리는 염색을 한 시점임)

또 다시 영계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제 마음은

참회를 하고는 있으나 어쩐지 또 한 번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 찝찝함.

 

 

 

다들 몹시 배가 고팠던지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마켓 도착하자 마자 푸트 코트로 달려가서

따로 국밥, 매운 갈비탕, 잔치 국수를 각각 시키고 음식 나오기 기다리는데

옆에 테이블에서 돈까스를 먹고 있네요.

셋이 꼬르륵 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쳐다 보면서

 

 

저것도 맛있겠다...

 

 

 

이쁜아짐 자리를 박차고 캐셔대로 달려 가서 주문 넣었지요.

주문 넣으면서

 

 

밥 먹다 모자라면 추가하는 밥은 여기와서 다시 주문을 넣어야 하나요?

 

 

물어 봤더니

 

 

밥그릇 들고 가셔서 더 달라고 하시면 돼요.

혹시라도 문제 있으시면 저한테 오셔서 말씀하시면 제가 받아다 드릴께요ㅎㅎ

돈까스는 싸 드릴가요?

 

 

 

캐셔 분이 친절 하시더라고요.

밥 모자라면 어쩌나 걱정하는 저를 확실하게 안심시켜 주시고

금방 여자 세 명이 3인분 주문하고 갔다가 다시 와서 음식 하나를 더 시키니

이건 가지고 가는 건가 보다, 하고

투 고 포장 해 드리냐고 물어 보시는데,

 

 

 

제가 수줍은 중년 아줌마의 태도로 대답했어요.

 

 

 

아니요. 여기서 먹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후후~

 

 

돈까스가 양이 푸짐~ 했는데

남기지 않고 다 먹었어요.

재빨리 튀어 가서 추가로 돈까스 주문 했다는 말에 움찔!하던 영계 친구들을 의연하게 독려했어요.

다 못 먹으면 싸가도 되니까 부담 갖지 말라고.

부담없이 담소 나누면서 차분하게 다 먹었어요.

 

 

 

밥 든든하게 먹고 큰 마켓을 천천히 여유롭게 구경.

이쁜아짐이 요즘 관심두고 있는 발아현미 기능 있는 밥솥도 살펴보고

이번 원정 장보기의 핵심이었던

무게 안 나가는 먹거리, 떨어진지 한참 된 각종 말린 나물들.

고사리, 취나물, 고구마순, 말린 표고,

한 봉지씩 담고

 

 

 

생선도 구경만 하고 고기 섹션은 눈 질끈 감고 재빨리 패쓰하고

과일, 채소 섹션에서는

남편 잘 먹는 한국 포도는 사고는 싶었지만 무거우니까 이번에는 참기로 하고

나의 사랑 부추와 쑥갓을 하나씩 고르고

버섯 모인 곳들 가서는 종류별로 다 하나씩 담고.

내 동네에서는 살 수 없는 새송이 버섯, 느타리 버섯, 살 수는 있으나 엄청 비싸게 사야하는 팽이 버섯.

 

 

 

100불 정도 예산 잡았었는데

점심 값 포함해서 저것보다 훨씬 덜 썼고요,

 

 

장 보고 두번 째 미션 장소였던 티제이 맥스 가서는

한 시간도 넘게 구경했는데 단 일 불도 안 쓰고 나왔습니다.

 

 

나오는 길에

입구에 전시된 조금 비싼 새 물건들 모아 둔 곳에서

눈에 드는 가방이 하나 보이길래 재미로 매 봤어요.

 

 

 

브랜드 뭔가 보고.

호기심에 가격표 보니 $449불.

비싼 거라더니 진짜 비싸군. 요까짓 쬐깐한 핸드백을 말이야,

아무리 진짜 가죽이래도 그렇지 말이야,

티제이로 빠진 가격이 449불이면 말이야,

대체 그간 얼마에 팔렸단 말이야 말이야,

그래도 이쁘니깐 한 번 매기나 해 보자 후후~~

 

 

 

친구들이 보더니, 예쁘네 잘 어울리는데? 이러길래

그럼 재미로 카드로 질러 볼까? 리턴하면 되니깐?

 

 

 

친구 하나가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언니, 그게 그 가격 일리가 없는데...가격표 확인 하더니

언니, 앞에 1자 하나 못 봤구나ㅎㅎㅎ

 

 

 

 

티제이로 빠진 가격 449불에 혼자 속으로 욕을 했는데

그 앞에 '1'자 하나가 더 있다는 소리에

얌전하고 공손한 자세로 핸드백 제 자리에 조심 조심 휙 던져 놓고

매 본 김에 챡삿이나 찍어 볼 걸 그랬나 혼자 중얼중얼 거리면서

티제이를 빠져 나왔습니다.

 

 

 

나도 돈이 받쳐 주면 10년은 젊게 살 수 있는데 말이야 흥!

기본적으로 페이셜 관리 받고

필러 조금, 보톡스 간간이.

젊어 보인다는 게 어거지로 짧은 옷 입고

어거지로 생머리하면 되는 게 절대 아니잖아요?

(알면서도 그 짓을 했다니..더더욱 어이가 없다…)

 

 

 

거기다 값 나가는 가방 몇 개 구비해 놓고 바꿔 매면 부티도 날 테고..

아, 이건 아니다.

어떤 사람은 가짜를 매도 다들 진짜인 줄 안다는데

저는 그 반대거든요.

진짜를 매도 아마 다들 가짜로 알 듯.

 

 

 

둘째 언니가 해 준 친구 집 일화.

 

 

엄마가 오랜 만에 딸래미 새 옷 사 가지고 간 날, 새 옷 주면서 입어 보라고 했더니

이건 또 어디서 얻어 온 거야? 이러더래요.

하도 얻어 온 옷만 입히다 보니 아이도 익숙해 져서

의례 엄마가 새로 가져 옷은 어디선가 얻어 옷 옷이려니...하고.

 

 

 

 

 

셋째 성이

남들이 해주는 칭찬을 믿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하면서 했던 말,

 

 

 

어떤 인기 블로그에서 본 거래요.

(뭔 블로그인지는 저도 몰라요. 자세히 안 물어 봤어요)

나이가 마흔 몇 살 쯤,

청 반바지를 입고 머리를 양갈래를 딴 모습의 사진.

댓글들이 하나같이 칭찬 일색.

20대 같다,

누가 그 나이로 보겠냐,

너무 너무 예쁘다,

이런 칭찬 일색.

 

 

 

그런데 자기가 보기에는 그냥 40대 중반 아줌마 그 모습이더라고.

그닥 젊어 보이지도 않고

정말 그 나이처럼 보이더래요.

너도 블로그를 하고 인터넷에 칼럼도 쓰고 하니까 걱정되서 하는 말인데

사람들 칭찬 그대로 믿지 말라고

사람들이 작정하고 좋게만 말해 주는 것 뿐이지

객관적으로 정말 그런 건 아니라고요.

 

 

 

그 때 제가 대답한 말이,

 

 

 

성,

나는 일단 그 누구도 나한테 20대처럼 보인다는 말 해주는 사람들 없고,

블로그던 칼럼이던

와서 읽고 댓글까지 달아 주는 사람들은

일단 그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거든.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그 사람 하는 행동이나 모습들이 다 좋게 보여지기 때문에

객관적으로는 흉하게 보이는 일이라도

그 사람들 눈에는 좋게 보일 수도 있다고 봐.

그러니깐 그런 댓글들이 진심이 아닐 거라고 단정지으면 안된다고.

 

 

 

 

 

20대 처럼 보이고 싶어서도 아니요,

열살 쯤 젊어 보이고 싶어서도 아니고

환하고 건강한 마흔 살 처럼 보이고 싶은 것 뿐.

 

 

환하고 건강하게 보이려면

그저 나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던대로 그냥 밀고 나가는 것이 최고.

 

 

젊어서 조신하게 살던 사람, 조신하게 늙어 가는 것이고

젊어서 날나리였던 인간, 날나리로 늙어 가는 것 뿐.

 

 

세상 만사 다 귀찮다고

집구석에서 옴짝달싹 안하고

세상 탓하기, 남의 흉보기, 남편 들볶기로만 일관하던 몇 년의 삶을 청산하고

꽃단장하고 주 경계선까지 그것도 대중 교통으로 넘나 들며 장 봐오는 삶을 사는

오늘의 내 모습에

이쁜아짐은 무한한 자기 격려를 보냅니다.

 

 

부지런히 흰머리 염색하고

부지런히 걸어 다니고

부지런히 밥벌이 하고

쉬는 날에는 친구 만나고 장보기까지 하는 일석이조의 알찬 하루를 사는

참으로 나무랄 데가 없는 나로구나.

 

 

비록 마흔에 숏팬츠에 킬 힐을 신고 외출을 하고

어이없는 긴 생머리를 (임시나마) 하고 다닐 지언정

(이것도 내가 하고 싶어한 게 아니고, 사실은 정말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

미용 기술 배우는 사람이

긴머리 실습 대상이 필요하다 하여 머리 제공해 준 것임.

이렇게 마음도 착한 이쁜아짐)

 

 

머리 기술 배운다고 하는 사람은

열 살 조금 못차게 저보다 나이가 많은 친구인데요

(제가 그랬잖아요, 저는 나이가 적어도 친구하고 많아도 친구한다고요 후~)

긴머리 한 번 실습용으로 제공했더니

커트도 해 보고 싶다고.

 

 

긴 머리는 망쳐도 덜 난감하니까

(여차하면 한 동안 틀어 올리고만 다녀도 되니까)

커트 실습도 대 줬습니다.

 

 

벌써 두 번이나 했어요.

 

 

앞으로 2주마다 계속 하겠다는 걸 이번엔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당분간 자르는 건 좀 기다리자고.

 

 

나도 언젠가는 오십이 될거고

나이 오십에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친구라면

내가 가진게 긴 머리 뿐이라면

그 정도 제공은 친구로써 가뿐하게 해줄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수십 년간 돈주고 머리하러 다니면서도 마음에 안 들게 나왔어도

다시는 이 집에 오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미용사 면전에서 싫은 소리라는 것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정말 특이한 방면으로 성격이 좋은 사람)

 

 

저도 여기서 머리가 더 짧아지면

그나마 이 나이에 심혈을 기울여 치장하는 외모에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것 같아 자르는 것만은 당분간 좀 미루자고 했네요. 

염색이든 뭐든 다 맡길테니

내 머리 전담해 주면서 자부심을 갖는 내 피붙이 큰 언니와 예상되는 불화도

다 감당할 각오가 되어 있지만

자르는 것만은 좀 휴식기를 가지자고.

 

 

 

 

이 쪽 저 쪽에서

나 예쁘게 해 준다고 나서주는 사람들이 요즘 많아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이쁜아짐입니다.

페이셜에 속눈썹 익스텐션 해 주겠다는 또 다른 사람도 지금 대기 중이고.

제가 쉬는 날 스케줄 조정이 되면 해 보겠다고 말 해 놓은 상태고요.

 

 

성형외과 의사 하나만 친구로 섭외되서 본판 완전히 갈아 엎을 기회가 온다면

더 이상 남 부러울 것이 없을

마흔 살 이쁜아짐입니다.

 

 

웃기는 차림으로 나가도 멋지다고 칭찬해 주는 어린 친구들이나

젊고 이쁜 나이라고 뭐라도 해주고 싶다는 나이 많은 친구들이나,

야, 오랜 만에 만나서 나 너무 예뻐 졌다고 놀라서 뒤로 자빠지면 안 돼 하는

이쁜아짐의 말에

그래 너는 그렇게 너 이쁘다 이쁘다 해주는 사람들하고 어울려야 해,

(한 때는 나를 공주병으로 진단했던 친구의 진심어린 축복^^)

라고 말해주는 동갑내기 친구들이나,

 

 

셋째 성 말대로

제 주변엔 객관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나 듣기 좋은 달콤한 말들만 하는 사람들만

있어요.

하지만 이게 절대 나쁘지는 않아요.

 

 

나 보란듯이 자랑할 만한 나만의 커리어도 없고

그냥 대충 묻어가며 목에 힘 주어도 될 만큼 잘 나가는 남편도 아니고

(는 커녕

앞으로 내가 먹여 살려야 할 것 같은 상태임)

쓰기만 하면 될 만큼 쌓아 놓은 돈도 없고

오늘 하루 일해서 하루 돈 받고 하는 직업이라

보장된 노후도 없고

오늘 하루 일해서 오늘 하루 사는 생활 언제까지 할 수 있을 거란 보장은 커녕

오늘 하루 일 해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몸 상태,

 

 

 

내 친구들, 다 집 있고, 아이 낳아 키우고

돈도 나보다 많고

세상 보는 기준으로는 이쁜아짐이 제일 찌질한데

그래서 아니 남들은 다 이렇게 잘 사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이야, 하고

속상하고 우울해야 마땅한데

 

 

신기하게

요즘 속이 참 편해요.

저도 왜 이렇게 속이 편한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속이 편하니까

하루 하루 사는게 훨씬 수월해요.

남편이 피 말려 가며 사투를 벌여 벌어 온 돈으로

돈 걱정 없이 살 때도 하루 보내는게 속 편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하루 일해서 하루 돈 받아 하루 사는 생활.

언젠가 몸이 더 이상 안 따라줘서 더 못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건 그 때 걱정 하려고요.

 

 

속이 편하니

미모가 저절로 물이 오르고

이곳 저곳에서 나 예쁘게 해 준다고 전문가들이 줄을 서니

저는 제 스케쥴 봐 가면서 관리 받고

사방 팔방에서

좋은 소리만 듣고 사니

제 팔자도 참 좋은 팔자예요.

 

 

멀리 가서 장 봐 온 물건들로

나물 반찬 가지 가지 해서 비빔밥 잘 해 먹었어요.

 

 

더더욱 하루 하루 사는 것,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