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그냥 후기가 아니고 중간 후기냐 하면,

원래 말이 된 대로 했으면 지난 주 월-금 해서 닷새를 하고 마쳤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딱 이틀 했어요.

 

 

고용주가 원하는 대로 첫 날은 월요일 아니고 화요일 가서 했고요,

하루 했더니,

아무래도 당신이 혼자 어느 정도 일을 정리하고 저를 불러야 할 것 같다고 하셔서

이틀 쉬고 금요일 갔다가

이번 주는 월, 수, 금 이렇게 하면 되겠다고 얘기가 되고.

어제는 일꾼 밥상 일찌거니 한 상 차려 놓고 한참 먹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너무 더우니까 미루는게 어떻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내일 세 번째 가기로 되있습니다.

 

 

일당은...남편이랑 둘이서 시간 당 10불 어떠려나....하고 있던 차에

시어머니가 전화하셔서 시간 당 '15불'로 이미 얘기해 놓으셨다 해서

너무 많다고 흥분 하다가

고용주께서 일하러 가기 전 날 한 전화에서

세 시간에 50불, 그리고 지하철 값.

어떻겠냐고 하셔서

제가 비명을 질렀어요.

 

 

고용주께서 적으면 액수를 조정할 수 있다고 원하는 액수를 말해 보라고 하시는데

제가 좋다고 난리를 치니까,

이 액수에 만족해 줘서 고맙다고 본인도 기쁘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나름,

내가 청소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이런 일을 해 본 적도 없는 초보인데

저 액수는 좀 많다고 생각이 되어서..

세상에 공짜 돈은 없고 돈 받는 만큼은 일을 해줘야 한다, 라는 평소 신념에 때문에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전 날은 잠도 잘 못자고

일하는 첫 날은 물에다 홍삼 타서 들고 가고

집에서는 화장실도 자주 가는데 일하는 세 시간 동안 화장실 한 번도 안 가고

나름 성심 성의껏 열심히 했어요.

 

 

두 번째 날은 군기가 빠져서 중간에 화장실 한 번 갔음ㅋ

 

 

고용주께서는 저를 만족해 하셔서

시어머니께 전화를 두 번씩이나 하시고

시어머니는 또 그 반응에 흡족 하셔서

남편한테 전화를 하시고.

저한테 꼭 고맙다고 전하라고 하셨다는 군요.

 

 

제 입장은,

일 하는 것 자체는 크게 힘들거나 그런 것 없었고요,

저를 많이 배려해 주셔서 저는 외려 속으로 좀 웃음이 났고요

(내가 돈 받고 일해 주러 온게 정말 맞는지 헥갈려서)

 

 

두 번 다 일 끝나자 마자 셋째 성한테 보고 전화 하면서

괜찮았다고, 힘든 건 하나도 안 했다고

다만 수세미 짤 때 손에 힘주는게 아파서(손 관절염 때문에) 그것만 좀 그랬다고 했더니

 

 

아 진짜 눈물 없이는 들을 수가 없네!!!

 

 

ㅋㅋㅋ

 

 

두번 째 일하고 나서는 그 다음 날 셋째 성네 집에 갔어요.

한국에서 이모가 오랜만에 오셔서 뉴욕에 2주 계시다

노여사 계시는 남쪽으로 가시는 날이어서 공항 가려고.

셋째 성네 가서 함께 점심 먹고 셋이 택시 타고 공항 간다고

토요일 아침에 셋째 성네 가는 지하철을 탔는데

갑자기 코피가 주루룩.

 

 

맨날 끼는 드런 눈꼽 때문에 손수건 가지고 다니는게 있어서 망정이지...

코에다 손수건 막고 걸어 들어가는 꼴을 보더니 셋째 성 왈,

 

 

정말 내가..

정말로 눈물 없이는 볼 수가 없는 꼴이네.

일주일에 꼴랑 6시간 일하고...

 

 

어머나 내가 너무 열심히 했나 봐....

 

 

그렇죠? ㅋㅋㅋㅋㅋㅋㅋ

 

 

어제는...

일단 배는 실하게 채우고 가자, 이런 계획을 잡아서

한 상 벌여 놓고 먹고 있은데

고용주께서 전화가 와 가지고

오늘 너무 더울 것 같으니 캔슬 하는게 어떻겠냐고.

 

 

 

제가 금요일 날,

땀을 좀 흘리면서 일 했거든요.

무조건 열심히 하자, 의 모토로 하루 세 시간 뿐이니

그 세 시간 뭔가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남겨야 한다는 의지로

엄청 열심히 했더니 좀 땀이 나더라고요.

그 모습 보시더니,

집에 에어콘이 없어서 미안 하다고 하시더군요.

 

 

80 몇 도에 에어콘이 없으면 조금 집이 덥기는 덥죠.

거기다 난 계속 몸을 쓰고 있었으니

땀이 조금 났어요.

 

 

어제는 그 날 보다도 더 덥다고 하니까 조금 겁이 나셨나 봐요.

앞으로 덜 덥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일단 오늘은 쉬는게 어떻겠냐고.

그래서 저도 알았다고 하고요. 한 상 뿌러지게 차려 먹던 밥 다 먹고요.

밥만 괜히 뽀지게 먹었네..ㅎㅎㅎ

 

 

토요일,

이모를 무사히 남부 동네로 실어 보내 드리고

셋째 성하고 둘이 공항에서 버스타고 플러싱 가서

저는 미루던 눈 검사하고 콘택트 렌즈 일년치 맞추고

저녁도 먹고 그러고 들어 왔어요.

 

 

셋째 성한테,

하나부터 열까지 미주알 고주알 보고를 하는데,

 

 

친구분이 시어머니한테 전화를 하셔 가지고

그러셨대. 걔(이쁜 아짐) 너무 너무 러블리 하다고.

너어무 귀엽고 너어무 이쁘고 너어무~

 

 

하는 찰나,

 

 

야!!!!!! 그만 해!!!!!!

결국 또 니 자랑이냐!!!!!!!!

 

 

 

아니 나는 자랑이 아니고....일이 어케 되서 어케 진전이 되고

나의 고용주가 나의 직업소개 에이젼트한테 무엇이 어떻게 만족스러운가 피드백 남긴 것에 대한

사실 보고를 하는 것 뿐인데...흐미...

그냥 있는 사실도 잘난척이 되어 버리는 이 더러운 세상!!!!!!!

 

 

 

하도 인터넷이니 주변 사람들한테니

그런 밑도 끝도 없는 자랑질 하지 말라고 염려를 해싸서

내가 그건 다 참고

그래도 내 피붙이인 성님한테 겨우 몇 마디 했고만

그걸 안 받아 주고 무안을 주네...

 

 

내가 체력만 받쳐 줬으면...

뉴욕 도우미 시장의 떠오른 샛별이 될 수도 있다고.

맞춤형 고객 알랑방구는 아무나 하나.

 

 

우리 모두 열심히 살아요.

지금 닥친 일,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하니까

그래도 좋게 풀리는 것 같아요.

 

 

나는...우짜든동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즐거울 일을 만드는 사람이라...

 

 

오늘도 요즘 날 더워서 산책하기 힘들었는데

일찌거니 아침 전에 나갔다 왔어요.

그랬더니 하루가 아주 좋아요.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