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제가 조그만 기록장을 하나 만들었어요.

 

이 곳에 칼럼을 쓰기 시작한 이후와 맞물리는 지난 3년여 간

나쁜 습관은 하나씩 버리고

좋은 습관은 하나씩 늘려 가면서, 그렇게 건강하게 살자! 결심.

 

가장 최근에 버리는데 성공한 나쁜 습관은 야심한 시각(10도 좋고 11도 좋고)에

심지어는 잠자기 직전(12시에 김치 비빔 국수 등)에도 먹는 것,

아침에는 뭐가 먹고 싶다는 생각도 없다가 오후 되서야 뭘 좀 먹기 시작하고

저녁 때 되서 본격적으로 식욕이 동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절제 없이 먹는 생활을 청산 하기로

참으로 큰 결정을 했더랬죠.

이것 처음에 시작 했을 때 정말 괴로웠는데

2년 여가 되어 가는 지금, 자리 잡았어요.

아주 잘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잠자기 전에 위장 편안하게 해 준 다음에 자요.

보통 8시 정도에 그 날의 먹기는 마감합니다.

 

 

가장 최근에 들인 좋은 버릇, 운동으로서의 걷기.

이것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게 올 봄인가요? 그런 것 같습니다.

현재 저의 정신 건강, 몸 건강에 두루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게 바로 이것 인 것 같아요.

 

 

지난 달 어느 날,

내가 예전보다 많이 좋아 졌구나...느끼면서

예전의 나의 몸 상태, 정신 건강 상태를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없다는 점이 아쉽더군요.

사람이 이래서 기록을 하는가 보다.

기억력만 가지곤 안되는 구나.

 

 

그래서 공책 한 권에 적기 시작했어요.

첫 장엔 이 기록을 시작하는 그 날 기준으로

의사 선생님 만나러 가서 처음 작성하는 것 비슷하게

키, 몸무게, 가족 사항, 가족 병력, 나의 과거 병력, 이런 것들.

거기에

나의 현재 가장 큰 고민들,

앞으로 있었으면 하는 변화들,도 적고

 

나만의 기분/정신 건강 상태 지표를 만들었어요.

1부터 10까지.

1,2,3 아주 저조한 것이고

4에서 6까지는 그냥 저냥 살만한 상태인 거고

7이상은 매우 양호한 상태

번호마다 저만의 설명을 지어서 써놓고.

 

 

이제 본격적인 기록 시작.

날짜 적고 날씨 적고 기분 지표 숫자로 적고.

그 날 아침 먹은 것 주욱 다 씁니다. 시간상의 순서대로.

바나나, 커피 두 잔, 사과,

점심 나절에 먹은 것은 그 다음 줄로 가고

저녁 나절에 먹은 것은 또 그 다음 줄로 가고.

 

하루 종일 먹은 것 적기가 다 끝나면

그 날 있었던 일 적고 싶은 거 있으면 간단한 메모 식으로 적기도 하고요,

어디에 이력서 보냈음, 면접 오라는 연락 꼭 받았으면 좋겠음, 이런 식으로요.

 

 

지금 한 달 정도 되가는데

이렇게 적어가다 보면 제가 일년 후에, 내가 작년엔 어땠었나 하고

비교해 볼 때 아주 유용할 것 같아요.

 

 

십대 시절이나

20대 시절처럼

감성이 물이 올라서 소설 싯귀 비스무리한 구절로 내 마음을 표현하는 그런 일기는 쓰기가 너무 부담스럽고

(하고 싶어도 되지도 않을테고)

이제는 예전에 잘도 읽던 소설책도 안 읽어 지는

생활과 생존만이 화두인 너무나 메마른 30대 후반인지라

작문식 일기 말고 저런 기록식 일기가 하기 편하고 좋네요.

 

 

저 기록하고는 따로

책상 위에 놓은 조그만 달력 에다가는 고기 산 것 적기 시작했어요.

한 달에 내가 먹는, 그리고 남편과 함께 먹는 고기의 종류와 양이 대충 얼마나 되려나 알아 보려고요.

 

 

내년이면 만으로 마흔이 되는데,

서른이 되던 해에 우울함 극치였던 것에 비하면

저는 외려 마흔을 보는 지금이 훨씬 정신이나 몸이나 더 좋은 상태예요.

서른 살 되면 더 이상 젊은 여자가 아닐 것 같고

그 나이에 아무 것도 해 놓은 것 없이 여직 커리어로 방황 중에

이 직장 저 직장 떠돌이처럼 생활하고

친구들 다 결혼했는데 나 혼자 미혼이었던 것도 한 부분 차지 했고

(겉으로는 물론 전혀 아닌 척 했지만)

이도 저도 아무 것도 안정적인 것은 하나도 없이

그냥 썩어 가는 호수 안에서 힙겹게 하루 하루 사는 병든 물고기 같다는 생각.

 

 

제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진 것이 벌써 20대 후반 부터 였으니까

저는 이미 10여 년을

사회 생활은 물론 일상 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의 몸 상태로 살았던 거지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정말로 진리 중의 진리!

몸 저래 가지고는 원래부터 나쁜 성격에 더 맘보 비뚤어 지는 것 더 말할 필요 없고

인간 관계 제대로 안되는 것, 불보듯 뻔한 결과.

그리고 결정타로는, 아무 것도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거.

하루 하루를 그냥 시간이 가는 대로 그렇게 걔기는 거지

내 인생을 산다고 보기는 참으로 어려운 그 무력하고도 발전없는 생활.

 

 

이런 것들이 바뀐 큰 계기는 무엇보다

재작년 수술 하게 된 것이었고요,

그 때 한국 나가서 만났던 분이 저한테 해주신 조언이

(그 분은 아주 젊은 나이에 심장 발작을 겪고 응급실 한 번 다녀오심)

저보고 앞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고.

일병이면 장수한다는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본인은 심장 발작 이후로 운동 시작한 것 부터 해서 식습관, 생활 습관 고치는 계기가 됬다고.

 

 

저 말이 그 당시에는 마음에 별로 와 닿지가 않았는데

지금은 저 귀절이 저의 바이블이예요.

한 번 고생 했으니까, 이제 나는 저런 생활로 돌아 가지 않기 위해서

나쁜 식습관과 생활 습관에 내 자신을 방치, 학대하는 생활을 청산해야 겠다는 결심.

 

 

그 이후로 저는

짧게씩이나마 사회 생활에 복귀 했었고

위장을 혹사 시키는 식습관 개선에 나갔고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내 몸 상태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운동 방법인 '걷기'를 시작했고

저렇게 2년여 하다 보니까

오늘의 나는, 10년 전의 나보다 정말로 훨씬 월등히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입니다.

 

 

3년 전의 나는,

하루 깨어 있는 시간 중 3분의 2 이상을 침대에 누워서 보냈지만

지금의 저는 깨어 있는 시간 동안 '활동'을 합니다.

딱 잘 때만 침대에 눕는 건 아직도 아니긴 하지만 (ㅋㅋ)

많은 시간 일어 나서 움직이고 무언가를 해요.

앞으로 무얼 하면 좋겠다, 이런 생각들도 하게 됬고요,

무엇이 하고 싶다는 생각도 생겼고.

 

 

그러니까 나의 40대는 30대 보다 더 건강하고 활기찰 수 있다는

희망을 요즘 보고 있어요.

그래서 마흔이 되는 모토도 저 것으로 삼기로.

 

 

'30대 보다 건강한 (그래서 더 활기찬) 40대를 위하여'로.

 

 

하도 오랜 세월 동안 빌빌빌 거리며 살다 보니

비타민의 박사님들인 제 언니들이 별거 별거 다 사줬더랬어요.

그 길고 길었던 빌빌 거리던 몇 년여 동안도

외려 게으른 저는 아무 것도 안하고 있는데

언니들이 알아 보고 물어 보고 해서 자기들이 사서 준 것이

각종 비타민 더하기, 꽃가루, 프로폴리스, 홍삼, 기타 등등, 한약까지 합쳐서

제가 한 때는 먹는 것이 열가지도 넘었었는데

 

 

한 일 년 전부터 과감히 가짓수를 대폭 줄였습니다.

 

 

지금 현재 먹고 있는 것,

종합 비타민, 프로폴리스, 아마씨 오일, 홍삼 액기스.

 

 

수술하고 난 직후, 골다공증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가족력도 있고 하니 더욱)

칼슘 보조제에 대해 잠깐 고민을 했었는데

이것도 과감히 끊었습니다.

섭취는 음식으로 해결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어요.

칼슘 보조제를 끊으면서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쪽으로의 검색을 시작했다죠.

누가 이렇다면 그런가 보다, 여기 저기 다니면서 줏어 듣는 정보에 의존하다

내가 직접적인 정보를 얻어내야 겠다 하는 그런 기특한 결심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아 나는 안 먹어도 되겠구나'하는 결론이 쉽게 났어요.

(모든 분들이 칼슘 보조제가 필요 없다는 뜻은 절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100% 제 상황에 견주어 내린 100% 저만의 개인적인 결론입니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내가 밖에 나가서 한 시간씩 걷는 것이 칼슘 보조제를 매일 한 알씩 먹는 것보다 더 좋은 거였구나~

내가 앞으로 고단백 식단에 대해 조심을 할 필요가 있겠구나.

 

 

제가 읽기는 지금 막 했지만

나온지는 꽤 된, 1995년도에 나온 건가 봐요.

Fasting and Eating for Health 라는 책이고 저자는 Joel Fuhman, M.D.

(한국어 번역도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찾아 보니 '내 몸 내가 고치는 식생활 혁명' 김재일 역. 이렇게 나오네요.

책 정보 링크 걸께요.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3017791 )

저는 이 쪽으로 정보 찾기를 적극적으로 시작하기는 초보라

제 딴엔 놀랄만한 내용들이 많이 있더군요.

만성 두통, 편두통, 류머티스 관절염, 저혈당, 당뇨, 심장병, 고혈압 등과

현대 미국식 식단의 문제점 등과 연계해서 관심 있으신 분들 읽어 보시면 재미있으실 거예요.

 

 

남편이 옆에서, 아무래도 나온지가 오래 된 책이라 그 동안 반박 내용이 있었을 수도 있고 하니

그 의사 한 사람 말만 자기는 믿을 수가 없다고

(제가 평소에 남편 먹는 것 중에 문제 삼는 것 몇 가지가 그 책에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부분 부분 읽어 줬더니만)

 

 

최근에 나온 책들로 읽어 보면 어떻겠냐고 해서

이따가 남편 일 마치고 들어 오면 같이 도서관 가기로 했어요.

저자 이름으로 검색 했더니, 저 책 이후에 너댓권의 책이 더 있긴 한데

생각해 보니까 같은 저자가 최근에 쓴 것 보다는

이 비슷한 문제에 다른 전문가가 쓴 것을 읽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검색 조금 해 보다가 요 책으로 하기로 했어요.

 

 

"Eat Drink and Be Healthy" by Walter C. Willett

 

(이것도 한국어 번역이 찾아 보니 있네요. 책 정보 링크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004146

그런데 제목이 원제하고 너무 다르네요.

글 쓴 사람이 하버드 의대 교수라고 제목에다 저렇게 해야 책이 잘 팔리나 봅니다?

하버드 의대가 당신의 식탁을 책임진다니...제목 뽑은거 좀 우습네요ㅎㅎㅎ)

 

 

 

아 그리고,

제가 새해 목표로 삼은, 다음 차례의 좋은 습관 들이기는

'녹색 잎 채소 매일 먹기 와 소금 조금씩 덜 쓰기' 입니다.

 

 

 

먹지 말아야 할 것도 많고

챙겨 먹어야 할 것도 많고

정보는 넘쳐 나지만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다 기억하거나 다 실천 하고자 하면

저 같은 인간은 중도 때려칠 확률이 많아서

하던대로 한 가지 씩만 버리고 한 가씩만 추가하고 이렇게 천천히 하려고요.

이렇게 한 가지씩만 해도 제대로만 하면야 십년이면 꽤 큰 발전이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지금 당장 식습관 중에서 무언가를 바꾼다면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보고

남편하고도 합의 본 것이 저거예요.

 

 

나는 마흔이 되서도 오늘 보다 더 건강하게 살아야 하고

마흔 한 살이 되서도 그렇게 살아야 하고

살았어도 사는 게 아니었던 그 10여 년 세월을 까지 다 합쳐서

두 배로 멋지게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녹색 잎 채소 매일 먹을거야 했더니

 

 

오케이.

 

 

아...합의가 이렇게 허무하게 간단히 이루어 지다니...

자기 보고 매일 채소 반찬 해내라는 것도 아니었으니 합의 자체가 안 될 일도 없는 거였구나.

나도 참. 이런 바부 같으니....

여하튼,,,,,

 

 

30대 보다 더 젊은 40대, 나는 만들고 말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