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andmaid's Tale

By

Margaret Atwood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길리어드 공화국 (The Republic of Gilead)은 이전의 미국 영토 내에 세워진 신율 군사 독재 정부이다. '야곱의 자식들' (Sons of Jacobs)이라는 근본주의 기독교 혁명당이 혁명을 일으켜 미국의 대통령과 의원들을 대부분 몰살시켰으며, 질서를 재정비 한다는 명목 하에 미국의 헌법을 중단했다. 길리아드 공화국은 신속히 권력을 통합하고, 구약 성경에서 영향을 받은 사회적이고 광신주의적인 새로운 군사적, 위계적 모델을 따라 사회를 재구성했다. 이 사회에서, 인간의 권리는 극히 제한되었고, 여성들의 권리는 보다 더 심하게 축소되었다. 여성들은 책을 읽는 것도 금지되었고, 또한 여자든 남자든 동성애자인 것이 밝혀지면 '성의 배신' (Gender Betray)이라는 이름으로 처형되었다.

또한 이곳에서는 대부분의 여성의 불임이 계속되어 아이를 낳는 일이 국가적 중대사가 되었다. 특히 백인 여성들에 의해서 아이를 낳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로 간주되었고, 여성들은 계급 지위와 아이를 낳을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위계가 정해졌다.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기능이나 능력은 입고 있는 옷 색깔로 구분이 가능했다. 아이를 낳는 일에 동원되는 '핸드메이드' (the Handmaids)'는 온몸을 감싸는 빨간색 옷에 얼굴을 거의 가린 커다란 챙을 가진 흰색 모자, 부엌에서 하녀로 일하는 '마사단' (the Marthas)은 진한 녹색, 그리고 빨강 파랑 초록색 줄무늬 옷의 허드렛일 하는 여성 등. 이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지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뒤떨어진 사람들이라고 여겨졌다.

이야기의 시작은 주인공 오프레드 (Offred: 'of Fred')가 '핸드메이드'로 소환되어 다른 여성들과 함께 예전에 체육관으로 쓰였던 곳에 모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핸드메이드'는 아이가 없는 각 사랑관의 집에 투입되어 사령관과 성관계를 맺고 그의 아이를 낳아주는 일을 하는 여성이다. 이 모든 것은 사령관의 아내의 개입 하에 이루어진다. 오프레드는 루크 (Luke)와 결혼했지만 이혼했다. 하지만 길리어드에서는 이혼한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첫번째 남편이 그녀와 계속 결혼생활을 하는 것으로 여기고 그녀는 그의 아내로 남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녀는 '부정한 여자'라는 꼬리표가 붙여졌다. 둘 사이에 딸이 하나 있지만 지금은 만날 수가 없다.

오프레드와 함께 그곳에 소환된 여성들은 모두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예감하고 있었다. 그렇게 불안정한 상태에서 그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것은 공기 중에, 일렬로 늘어선 군대식 침대에서, 사이가 넓어 서로 얘기를 나눌 수 없어서 잠을 자려고 애쓰는 동안 그냥 공기 중에서 느껴졌다. 그들은 어린아이들 것 같은 면 플란넷 시트와 아직 U.S. 라는 마크가 새겨져 있던 군용 담요를 배급받았다. 자신들이 입고 온 옷은 가지런히 개켜서 침대 끝에 있는 간이의자에 올려놓았다. 불은 꺼졌지만 완전히 깜깜하진 않았다. 그들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이모단'(the Aunts)이라는 그룹으로, 사라 이모 (Aunt Sara)와 엘리자베스 이모 (Aunt Elizabeth)가 순찰을 했다. 그들은 허리춤에 전기 소몰이 막대를 달고 있었다.

총은 없었다. 총은 오로지 경비들, 특별히 '천사단'(The Angels)의 경비들에게만 제공되었다. 그들은 호출이 있을 때만을 제외하고 실내로 들어올 수 없었다. 그녀들 역시 하루에 두 차례 산책을 하는 경우 외에는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그들은 두사람씩 짝을 지어 풋볼 경기장 주변을 걸었다. 그곳은 지금은 폐쇄됐고 철책선 위에 가시 철조망이 쳐져 있었다. '천사단'은 필드 밖에서 그녀들에게 등을 돌린채 서있었다. 그들은 그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또한 특별한 대상이기도 했다.

그녀들은 소리를 내지 않고 소근거리는 법을 배웠다. 어둑어둑 해질 무렵, '이모들'이 보지 않을 때, 그들은 팔을 뻗어 서로의 손을 잡기도 했으며, 침대에 누워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서로의 입술을 보며 그것을 읽는 법도 배웠다. 그런 방법으로 그녀들은 침대에 누워 이쪽 저쪽 서로의 이름을 교환했다. 그들의 이름은 각각 알마 (Alma), 제닌 (Janine), 돌로레스 (Dolores), 모이라 (Moira), 그리고 오프레드의 본명으로 예측되는 준 (June)이었다.

그러다가 그들은 각자 사령관들의 집으로 파견나갔다. 오프레드 (Offred: 'of Fred' 오프레드는 그녀의 노예 상태 이름으로, '프레드라는 사령관에게 속한'이라는 뜻이다. 그들의 정체성은 사령관들에 속한 소유물일 뿐이다. 또한 'offred'라는 이름 속에는 'offered'라는 의미, 즉 'offered as a sacrifice'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가 배치된 곳의 방에는 의자 하나와 테이블, 그리고 램프 하나가 있었다. 흰 천장에는 화환 모양의 부조 장식이 있었는데, 그것의 중앙은 빈 공간이었는데 회반죽이 발라져 있었다. 그것은 얼굴이 있었던 곳에 눈알을 파낸듯한 모양이었다. 그곳에 샹들리에가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들은 노끈을 묶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제거한 것 같았다.

또한 창문이 한개 있었고 두개의 커튼이 있었다. 창문 아래에는 창턱 의자가 한개 놓여 있었고, 살짝 열린 창문으로 바깥 공기가 들어와 커튼이 흔들거렸다. 창문은 활짝 열리지 않았다. 의자 위 벽에는 그림이 하나 걸려 있었는데, 액자의 틀은 있었지만 유리는 없었다.

리디아 이모 (Aunt Lydia)는 군대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라고 말했다. 침대 하나. 중간 정도 딱딱한 싱글 사이즈의 매트리스는 솜뭉치가 채워진 흰 스프레드였다. 침대에서는 그저 잠만 잤다. 아니 잠을 못자는 경우도 있었다. 그녀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녀는 왜 액자에 유리가 없는지, 왜 창문은 활짝 열리지 않는지 그리고 왜 유리창이 비싼 방탄 유리인지 알고 있었다. 그들이 두려워 하는 건 도망이 아니다. 어차피 멀리 가지도 못할 테니까. 그들이 두려워 하는 건 그녀들이 막다른 골목이라고 느꼈을 때 취할 다른 형태의 탈출일 것이었다.

하지만 의자와 햇빛, 꽃들. 이것들은 금지되지 않았다. 그녀는 살아서, 아직 살아서 숨을 쉬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그녀는 햇빛 속으로 팔을 뻗어 보았다. 리디아 이모에 따르면, 지금 그녀가 있는 곳은 감옥이 아니라 특혜를 받고 있는 곳이었다. 한때 수녀원이었던 그곳은 벨소리로 시간을 측정했다. 역시 수녀원인 관계로 거울이 거의 없었다. 그녀는 그들이 준 빨간색 단화를 신고 있었다. 역시 빨간색 장갑이 침대에 놓여 있었다. 그녀는 그것들을 집어 손에 끼었다. 그녀의 얼굴 근처의 모자 챙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빨간색이었다. 피의 색깔, 그것이 그들을 규정하는 색이었다. 치마는 발목 길이로, 올이 촘촘했고, 가슴팍에까지 평평한 요크로 되어 있었으며, 소매는 길었다.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챙이 커다란 흰색 모자 역시 그들을 규정하는 물체였다. 그것은 그녀들이 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보여지는 것 역시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녀가 있던 방, 그녀가 '내 방'이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은 그 방문은 잠겨져 있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제대로 닫혀 있지 않았다. 카펫을 따라 가며 살펴 본 그집은 후기 빅토리아 시대 풍의 것으로, 아주 큰 부자 가족을 위한 집이었던 같았다. 복도에는 커다란 괘종시계가 있었고 넉넉한 앞쪽 거실로 가는 문이 있었다. 복도 끝쪽 앞문 위에는 색유리로 된 채광창이 있었다. 복도에는 아직 남아 있는 거울이 하나 있었다.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흰색 깃털 사이로 곧바로 거울을 향해 시선을 돌리면, 계단을 내려가면서 물고기의 눈같은 둥글고, 볼록한 체경과 그 안에 비친 찌그러진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빨간색 망토를 걸친 동화 속 인물같은, 피에 젖은 수녀 같은 모습을.

계단을 다 내려오면 모자와 우산 거치대가 있는데, 검은색 우산은 사령관의 것이었고, 푸른색은 그의 아내, 빨간색은 오프레드 그녀의 것이었다. 그녀는 사령관의 아내가 거실에 있는지 궁금했다. 그녀는 항상 가만히 앉아 있지 않았다. 그녀는 복도를 따라 거실 문과 식당으로 통하는 문을 지나 홀 끝에 있는 문을 열고 부엌으로 갔다. 그곳에서 외과의의 가운 같은 진한 초록색의 '마사단'의 드레스를 입고 있는 리타에게 마켓에서 사올 물품의 리스트를 받았다. 리타가 입고 있는 치마는 오프레드의 옷처럼 길고 몸을 완전히 감추는 형태의 것이었지만 옷 위로 가슴받이 앞치마를 하고 있었고 흰색 챙 모자와 베일은 쓰고 있지 않았다. 리타는 밖에 나갈 땐 베일을 썼지만, 아무도 한 사람의 '마사'의 얼굴을 보는 걸 개의치 않았다.

리타가 오프레드를 보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인사인지 그녀가 온 것을 알았다고 간단히 아는 척 한 건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리타는 인상을 쓴 채로 싱크대 서랍에서 꺼낸 토큰 세장을 찢어 오프레드에게 건넸다. 물론 리타는 오프레드를 보고 인상을 쓴 건 아니었다. 그녀는 오프레드가 입고 있는 빨간색 옷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이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그녀는 오프레드를 마치 질병이나 불운을 전염시키는 사람쯤으로 생각했다.

오프레드는 방밖에서 들려오는 얘기를 잘 엿듣지 않았지만, 전에 한번 그런 적이 있었다. 당시 리타가 코라 (Cora)에게 '핸드메이드들'에 대한 얘기를 하며 자기 같으면 자신을 그렇게 천하게 만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라가 만약 그런 경우 넌 어떻게 했겠니? 라고 묻자, 리타는 차라리 '식민지' (the Colonies)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라는 여성으로서의 모든 것이 박탈되었고 굶어 죽게 생긴 야단법석인 이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오프레드는 리타가 계속 툴툴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코라의 말에 동의한 것인지 아니면 항의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코라는 계속해서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만약 자신이 불임 시술을 받지 않았다면 그녀 역시 '그녀들'이 될 수 있었다고, 자신이 열살이 더 어리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일이 그렇게 나쁜 일도 아니고 중노동도 아니라고 말했다.

리타가 내가 아니고 그들인 게 얼마나 다행인지, 라고 말했을 때 오프레드는 문을 열고 나갔다. 그 순간 그들의 얼굴은 누군가의 뒤에서 흉을 보다가 그 당사자에게 들켰을 때의 바로 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창피하지만 자신들의 말을 엿들은 것에 대한 약간의 꾸짖음 같은 것도 보이는. 마치 그것이 자신들의 권리인양 말이다. 그날, 코라는 평소와 달리 그녀에게 더 친근하게 굴었으며, 리타는 더 못되게 굴었다.

오늘, 리타의 굳은 얼굴과 꽉 다문 입술에도 불구하고, 오프레드는 부엌에 있고 싶었다. 그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오프레드는 자신이 그런 사소한 즐거움을 무시했었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그것이 얼마나 그리운지. 최소한 그것은 '대화'였다. 말하자면 얘기를 나눈다는 것. 혹은 그들은 가십을 하기도 했다. '마사단'은 많은 것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비공식적인 일들을 집에서 집으로 전했다. 그들은 오프레드처럼 문에서 듣기도 했고, 눈길을 피하며 곁눈으로 일들을 목격하기도 했다. 오프레드는 때로 그들이 누군가에 대해 뜨개질 바늘로 배를 찔렀다느니, 화장실 청소 용액을 마셨다느니 하는 얘기를 스쳐지나가듯 듣기도 했다. 하지만 '마사단'은 오프레드'들'을 친근하게 대해서는 안되었다.

오프레드는 리타에게서 토큰을 받아들고 뒷문을 열고 가든으로 나갔다. 그곳은 사령관의 아내의 영역이었다. 고위직의 많은 아내들이 그런 가든을 갖고 있었다. 그곳은 그들이 명령하고 유지하고 돌보는 특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오프레드는 사령관의 아내가 어디 있는지 궁금했다. 왜냐하면 그녀를 느닷없이 맞닥뜨리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사령관의 아내에게 오프레드는 비난의 대상이었고, 그럼에도 꼭 필요한 대상이었다. 그들은 5주 전 오프레드가 그곳에 파견되었을 때 처음 대면했다. 그녀는 당신이 바로 그 새로운 사람이로군, 하고 말했다. 오프레드는 그녀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리디아 이모가 직접적인 질문에 대해 답하는 거 아니면 말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녀는 그들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말했다. 그녀는 오프레드의 손을 맞잡고 꼭 쥐며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처음 만났던 날, 사령관의 아내는 오프레드에게 거실로 오라고 했다. 오프레드는 손을 모으고 그녀 앞에 섰다. 사령관의 아내는 담배를 물었다. 담배는 분명 암시장에서 거래된 것일 것이라는 생각에 오프레드는 희망이 생겼다. 이제 더 이상 진짜 화폐가 통용되지 않은 시점에서도 암시장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암시장은 항상 있어 왔고, 거래할 수 있는 것들 역시 항상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오프레드는 담배를 열렬히 쳐다 보았다. 그것은 술과 커피처럼 그녀에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사령관의 아내는 오프레드에게 이번이 두번째냐고 물었다. 오프레드가 세번째라고 대답했다. 사령관의 아내는 오프레드의 얼굴과 같은 눈높이에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그녀의 얼굴이 친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령관의 아내는 가능하면 오프레드와 자주 마주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프레드 역시 같은 생각일 라고 하면서. 오프레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스'라고 하면 모욕적일 것이고, '노'라고 하면 반박하는 것이 될 터이니 말이다. 사령관의 아내는 담배를 깊이 빨아 연기를 뿜더니 오프레드의 파일을 읽어보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오프레드가 하는 일은 일종의 사업상 거래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자신이 곤란한 상황에 빠지면 자신은 그것을 되돌려 줄 것이라고, 알겠느냐고 말했다.

오프레드는 알겠습니다, 마담, 하고 대답했다. 사령관 아내는 자신을 마담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말하며, 그녀는 '마사단'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오프레드는 그녀에게 그럼 어떻게 불러야 하느냐고 묻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가 그녀를 어떤 식으로 불러야 하는 상황, 즉 그렇게 대면하는 상황을 전혀 원치 않는다는 걸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오프레드는 그런 그녀에게 실망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사령관 아내를 언니나, 엄마같은 사람, 말하자면 자신을 이해하고 보호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생각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전 배치에서 만났던 아내는 대부분의 시간을 그녀의 침대에서 보냈는데, 그집에서 일하는 마사단 여자들에 의하면 그 아내는 내내 술을 마셨다고 했다. 오프레드는 이번 사령관의 아내는 다르기를 바랬다. 그녀는 자신이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다른 생에서 그녀를 좋아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하지만 오프레드는 이미 자신이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그녀 역시 그렇다는 걸 알았다.

사령관의 아내는 자신의 남편에 대해서 그가 '그녀의 남편'이라는 것, 그 사실을 아주 명확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죽음이 그들을 갈라 놓을 때까지. 그리고 더 이상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에 오프레드는 다시 알겠습니다, 마담, 하고 대답했다가 마담이라고 부르지 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마도 그녀가 자신을 때리고 싶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오프레드 같은 여자들을 때릴 수 있었다. 그것은 성서적 선례가 있었는데, 단 어떤 기구든 다른 것은 사용할 수 없었고 오로지 그들의 손으로만 때릴 수 있었다.

잠시 후, 오프레드는 사령관의 아내의 주먹진 손을 보다가 갑자기 그녀를 어디서 보았는지 생각이 났다. 그녀가 8,9 살 무렵 일요일 아침 만화 채널을 찾다가 TV에서 아이들을 위한 성경 이야기를 하고 찬송가를 방송하는 프로그램을 보곤했는데, 그중 선창하는 소프라노의 주인공이 바로 지금의 사령관의 아내이며 오프레드 앞에 앉아 있는 본명이 팸 (Pam)인 세레나 조이 (Serena Joy)였다. 얼마 후 그녀는 노래를 그만두었고, 당시 누군가 그녀를 암살하려고 시도했었다. 그런데 대신 그녀 뒤에 있던 그녀의 비서가 총에 맞아 숨졌으며, 이후에도 누군가 그녀의 차에 폭탄을 설치했는데 너무 빨리 터지는 바람에 다시 그녀는 죽음을 모면할 수 있었다. 그 일에 대해서 누군가는 그녀가 동정을 얻고자 스스로 자신의 차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오프레드가 집밖을 나서니 진입로에서 그 집에 배정된 한 가디언이 사령관의 차를 세차하고 있었다. 그것은 사령관이 집에, 말하자면 항상 머무르는 그 자신의 숙사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사령관은 '가디언단'의 복장을 입고 있었고, 담배를 한쪽 입가에 항상 물고 있었으며 그것은 그 역시 암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뭔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녀는 그 가디언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닉 (Nick)이었다. 그 역시 그 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차고 위가 그의 거처였다. 그는 계급이 낮았다. 그래서 어떤 여자도 그에게 배당되지 않았다. 그는 썩 괜찮은 남자로 보이진 않았다. 뭔가 결함이 있거나 커넥션이 부족하거나. 하지만 그는 그런 것을 모르거나 아예 관심이 없는 듯이 행동했다.

그는 그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를 보았다. 피우고 있던 담배 꽁초를 밟아 끄더니 그녀에게 휘파람을 불며 윙크를 했다. 그녀는 챙 깊숙히 얼른 얼굴을 숨기고 계속 걸었다. 그는 방금 위험한 짓을 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만약 그녀가 리포트를 하면 어떻게 하려고? 아마도 그는 그저 친근감을 표시했을 뿐일지도 모른다. 아마 그는 그녀 얼굴에 나타난 절실함을 다른 무언가로 착각했을 것이다. 그녀가 정말로 원한 건 담배였는데 말이다. 그의 행동은 그녀가 어떻게 하는지 보려는 테스트였을 수도 있었다. 혹은 그는 '비밀경찰' (The Eyes) 중의 하나일 수도 있었다.

그녀는 앞문을 열고 나가 코너 쪽으로 가 누군가를 기다렸다. 잠시 후 빨간옷을 입고 흰색 챙이 달린 모자를 쓴, 오프레드 같은 차림의 한 인물이 다가왔다. 그녀가 오프레드에게 가까이 다가오자 두 사람은 그들을 에워싸고 있는 흰 천 사이로 서로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기다리던 사람이 맞았다. 그녀의 이름은 오프글렌 (Ofglen: 'of Glen')이었다.

그들은 그들만이 통하는 인삿말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몸을 돌려 함께 커다란 집을 지나 동네 중심가를 향해 걸었다. 두 사람이 함께 가지 않으면 그들은 그곳에 갈 수 없었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렇게 한다고는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그녀는 오프레드의 스파이였고, 오프레드 역시 그녀의 스파이였다. 만약 이렇게 매일 걷기를 하는 동안 무슨 일이 생겨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감시망에서 사라진다면 나머지 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 했다.

그녀가 이주 동안 오프레드의 파트너가 될 것이었다. 이전에 같이 다녔던 여자는 어떻게 됐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어느 날 그녀는 그냥 거기에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고, 이 여자가 그 자리에 나왔던 것이다. 그것은 질문을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대답도 그녀가 원한 답이 아닐 것이고, 어쨌든 답은 없을 것이므로. 그렇게 걷는 동안 그녀는 법에 한치도 어긋난 말은 하지 않았고, 오프레드 역시 그랬다.

첫번째 통행 장벽에 도착하면, 뒷쪽 좁은 통행로에 초록색 가디언 복을 입은 두 명의 남자가 있었다. 가디언들은 진짜 군인이 아니었다. 그들은 일상적인 치안 유지 활동과 다른 사소한 일들, 예를 들면 사령관 아내가 가꾸는 정원의 땅을 파는 것 같은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비밀 경찰단'과는 달리 덜 똑똑하거나 너무 늙거나 장애를 갖고 있거나 너무 어리거나 했다.

오늘 그곳에 배치된 사람들은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의 젊음에 마음이 움직였지만 그것에 속아서는 안된다. 젊은이들은 종종 매우 위험스러웠다. 그들은 아직 시간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젊은이들이 있는 경우 천천히 통과해야 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주에 그들이 어떤 여자에게 바로 여기서 총을 쏜 일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희생된 사람은 '마사단' 중의 하나였는데, 통행증을 찾기 위해 옷을 뒤진 것을 보고 그들은 그녀가 폭탄을 찾고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녀가 여자 변장을 한 남자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 사건들이 종종 있었다.

리타와 코라는 그녀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오프레드는 부엌에서 그들이 하는 얘기를 들었다. 코라는 그것이 사고였다고 말했고, 리타는 그렇지 않다고, 모든 것이 다 의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젊은 가디언이 그녀들을 향해 경례를 했다. 그들은 통행증을 보이고 도장을 받았다. 턱수염을 기른 젊은이가 그녀들을 위해 작은 통행문을 열어주며 통과하도록 뒤로 물러섰다. 오프레드는 그녀들이 지나가는 것을 그 두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여자들 몸에 손을 대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눈으로 그들을 훑었다. 그래서 오프레드는 엉덩이를 살짝 움직였다. 그녀를 완벽히 감싸고 있던 빨간색 치마가 흔들렸다.

그것은 조롱하거나 개에게 닿을듯한 거리에서 뻐다귀를 흔드는 것 같은 행동이었다. 그녀는 그것이 부끄러운 행동이며, 모든 상황이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놀랍게도 전혀 부끄러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개에게 뼈다귀를 주는 권력을 즐겼다. 그녀는 그들이 그녀들을 보고 '그것'이 단단해져서 페인트가 칠해진 블럭에 몰래 문지르기 바랬다. 그들은 나중에 밤에 군용침대에 누워 힘든 시간을 보내겠지. 대체할만한 것들, 즉 잡지도 영화도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그녀에 대한 환상만으로, 멀어져 가는 그녀들의 형상만으로 몹시 힘들겠지.

사령관의 저택에서 벗어나자 마치 잡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큰 집들이 있는 거리가 나왔다. 물론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사방이 잠든듯 고요했다. 그 거리는 거의 박물관이나 사람들이 살았던 방식을 소개하기 위해 건축된 모델 타운 속의 거리 같았다. 그 사진들이나 박물관들, 모델 타운에 아이들은 없었다.

이곳이 바로 길리아드의 심장부였다. TV에서를 제외하곤 전쟁이 침범할 수 없는 곳. 공격과 반격에 따라 달라진 테두리가 확실치 않는 곳이지만, 이곳이 중심지이고 살아 움직이는 것은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곳. 리디아 이모는 말했었다. 길리아드 공화국은 경계가 없다고. 길리아드는 네 안에도 있다고.

한때 의사, 변호사, 대학 교수들이 그곳에 살았었다. 더 이상 변호사들은 없으며 대학도 문을 닫았다. 예전에 루크와 그녀는 가끔 그런 거리를 따라 걷곤 했다. 그들은 그런 집들 중 오래된 것을 하나 사서 고쳐서 살자는 얘기를 나누었었다. 정원을 만들고, 아이들을 낳아 그들을 위한 그네를 달고. 물론 그런 것들을 할 수 있을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을 잘 알았지만 그것은 일요일마다의 게임같은 그냥 대화를 위한 얘깃거리였다. 그런 자유가 이젠 거의 무중력 상태가 되어 버린듯 했다.

중심가로 나가기 위해 코너를 돌자 차가 많았다. 대부분 검은 색이었고, 회색이나 갈색도 있었다. 바구니를 든 다른 여자들도 있었는데, 몇몇은 빨간색, 몇몇은 '마사단'의 진한 초록색을 입고 있었고, 몇몇은 빨강과 블루 그리고 초록색 줄무늬의 노출이 심한 싸구려 옷을 입은 여자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좀 더 가난한 남자들의 여자들이라는 표시였다. 그들은 그녀들을 '경제적 아내들' (Econo Wives)이라고 불렀다. 그 여자들은 맡은 일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했다. 때론 검은 옷을 입은 여자도 있었는데 미망인이었다. 미망인들이 많이 보였었는데 요즘엔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고위직의 아내들은 길에서 볼 수 없었다. 그들은 오로지 차 안에서만 볼 수 있었다.

오프레드와 그녀의 파트너가 가게에서 줄을 서 있는데 문이 열리고 두 병의 여자가 더 들어왔다. 그들은 오프레드와 같은 '핸드메이드'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들 중 하나는 임신으로 배가 많이 나왔다. 임신한 '핸드메이드'는 쇼핑을 나올 필요도 없었고, 유산을 방지하기 위해 그저 쉬거나 집에서 간단한 운동만 해도 되었다. 그런데 그녀는 가디언의 보호를 받으며 가게로 들어와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누군가의 속삭임과 같이 정말 그것은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은 누구나 아이를 갖고 싶지만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반짝거리며 붉은 뺨을 하고 이 모든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 도중 임신한 여자의 옆을 지나가면서 보니 그녀는 오프레드가 아는 여자였다. 리디아 이모의 총애를 받던 아이중의 하나, 재닌 (Janine)이었다. 그녀는 오프레드를 보더니 입가에 비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평평한 배를 힐끗거렸다.

밖으로 나와 걷다가 그들은 앞에서 몰려오는 일본인 관광객들과 마주쳤다. 그 그룹의 여자들은 무릎 길이의 치마에 화장을 하고 립스틱을 발랐다. 그들을 보고 오프레드는 걷기를 멈췄다. 오프글렌 역시 그랬다. 그들은 화장한 모습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여자들을 보고 그냥 지타칠 수가 없었다. 저렇게 입고 다녔을 때가 있었는데. 그것이 자유였다. 그때 통역관이 앞으로 나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고 물었고, 오프레드는 머리를 살짝 흔들고 고개를 숙이며 안된다는 표시를 했다. 대부분의 통역관이 '비밀경찰'이라고 했다. 그는 돌아가 관광객에게 뭔가를 설명했다. 그런데 잠시 후 그가 다시 와서 물었다. 누군가가 그녀들이 행복한가, 물었다고 했다. 오프레드와 오프글렌은 둘 다 침묵했다. 하지만 뭔가 말을 해야 했다. 그래서 오프레드는 그를 바라보며 그렇다고,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그 말 외에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두 사람은 걷다가 갈림길에 다다랐다. 한쪽은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고 다른 한쪽은 좀 더 멀리 돌아가는 길이었다. 물론 그들은 후자를 택했다.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걷다가 그들은 꼭 보고싶은 곳으로 갔다. 그곳은 '장벽'(the Wall)이 있는 곳이었다. 거기에는 흰 가운을 입은 여러 남자들이 살해되어 얼굴에는 푸대자루를 쓰고 벽에 박힌 걸이에 매달려 있었다. 푸대자루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목에는 플랭카드가 둘러져 있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왜 처형됐는지를 알려주는 죄목이었다. 그들은 길리어드 전, 원치않은 아이들을 낙태해 준 의사들이었다. 그들은 내부자들의 고발로 적발된 사람들로, 전범들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그들이 한 일은 그때에는 불법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잔혹행위를 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본보기를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건 전혀 필요치 않았다. 요즘엔 어떤 여자도 아이를 갖지 않기를 바라지 않았고, 오히려 임신한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날은 사제복을 입은 신부가 동성애자 남자들 두명과 함께 매달려 있을 때도 있었다. 그 둘은 가디언복을 입고 있었다.

그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갖게 하려는 감정은 증오와 질책이었다. 하지만 오프레드가 '장벽'에 매달려 있는 그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공허함이었다. 그녀가 느낀 것은 아무 것도 느끼지 말아햐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느낀 것은 한편으론 안심이었다. 왜냐하면 그 남자들 중 누구도 루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루크는 의사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므로.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화창한 5월 어느 날, 가디언 닉이 마켓을 다녀오는 오프레드를 보고 또 과도하게 아는 척을 하며 잘 다녀왔느냐고 물었다. 오프레드는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그렇게 말을 걸어서는 안되는데, 언젠가 리디아 이모가 그렇게 말을 거는 남자들이 있을 거라고 하면서 불쌍한 육체들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들어가니 정원에 사령관의 아내가 의자에 앉아 멍하니 튜울립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오프레드가 거기 있다는 것을 모르는 듯했다. 리디아 이모는 '핸드메이드' 일을 수행하는 그녀들이 고려해야 할 사람은 남편들이 아니라 바로 그들의 아내들이라고 말했다. 항상 입장을 바꿔 그들이 느끼게 될 감정들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물론 그들이 너희에게 분개할 수 있지만, 그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그들의 감정을 느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들에게 동정을 느끼고, 용서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패배한 여성들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그들의 미래가 너희들 손에 달려 있다고 했다.

잠시 후, 부엌으로 가 사갖고 온 물품들을 리타에게 전하고 그녀의 방으로 가던 오프레드는 자신의 방문 옆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한다. 북도는 어두웠고, 어둠 속에서 차츰 그 사람이 남자라는 것, 그러다가 그 사람이 그곳에 오면 안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그녀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자 몸을 돌려 잠시 주저하더니 앞으로 걸어왔다. 그녀를 향해서. 그는 지금 규칙을 어기고 있었다. 오프레드는 지금 이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