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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의 작은 서재

The Club Dumas by Arturo Perez-Reverte (Thriller, 1993) Margaret Kim (margaret7630) 2019-11-20  11:20:00

The Club Dumas


By


Arturo Perez-Reverte


Translated from the Spanish by Sonia Soto






카메라 플래쉬로 인해 매달린 남자의 형체가 벽에 비춰졌다. 그는 방 가운데에 있는 전등에 가만히 매달려 있었다. 사진사가 그의 주위를 돌며 사진을 찍었다.


수사 판사는 젊은 사람이었다. 그는 아직 비옷을 입고 있었고 숫이 많지 않은 그의 축축한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다. 그가 슬리퍼를 신고 있는 죽은 남자의 발을 만지자 몸체가 목에서 천장의 전등으로 연결되어 있는 팽팽한 실크 줄의 끝쪽에서 아주 조금씩, 천천히 움직였다. 그것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갔다가 서서히 원래의 위치로 돌아왔다.


판사는 자리를 뜨면서 시체 아래에서 지문을 찾고 있던 제복의 경관을 피하려고 몸을 옆으로 돌리다가 바닥에 화병이 깨져 있고 책이 한 권 펼쳐져 있는 걸 보았는데, 그 페이지는 붉은 연필 자국으로 뒤덮혀 있었다. 그 책은 천으로 엮어진 알렉산더 뒤마 (Alexander Dumas)『브라즐론 자작[The Vitcomte de Bragelonne: 뒤마의 '달타냥 로맨스' (d'Artagnan Romances)의 세 연작중 마지막 권으로 『철가면』(The Iron Man)으로 알려져 있음-마가렛 주]의 싸구려 에디션이었다. 판사는 경관의 어깨 너머로 고개를 기울여 밑줄이 그어진 부분을 읽었다.


그는 사무관에게 그 부분을 기록하라고 했고 그 책도 보고서에 포함시키라고 주문했다. 그런 다음 그는 열려진 창문 가에 서서 담배를 피고 있던 키큰 사내에게로 다가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 사내는 가죽 자켓 호주머니에 경찰 뱃지를 차고 있었다. 대답하기 전, 그는 담배를 마저 피우더니 보지도 않고 꽁초를 어깨 너머 창문 밖으로 던지며 몇 마디 수수께끼 같은 말을 했지만 그다지 재미있는 말은 아니었는지 판사는 전혀 웃지 않았다.


경관과는 반대로 판사는 아직 비가 내리고 있는 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경관에게 때론 타살이 자살로 위장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관은 시체를 가리키며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고 대답했다. 판사가 손이 묶여 있는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경관은 때로 그들은 자신들이 마지막 순간에 맘이 바뀔까봐 걱정을 하기도 한다면서 만약 그것이 타살이라면 팔이 뒷쪽에서 묶여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판사는 그것은 차이가 없다고 반대하면서, 질기고 얇은 끈이기 때문에 그가 발을 헛디디면 손이 묶여 있지 않았더라도 살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경관은 모든 게 가능하다면서 부검을 하면 알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판사는 다시 한 번 더 시체를 바라보았다. 지문을 찾던 경관이 책을 들고 일어섰다. 판사가 펼쳐져 있던 페이지가 이상하다고 말하자 키큰 경관은 어깨를 으쓱하며 자신이 책을 많이 읽진 않지만 그 구절에 언급된 포르토스 (Porthos)가 『삼총사』에 나오는 아토스 (Athos), 포르토스, 아라미스 (Aramis), 그리고 달타냥 중 그 포르토스가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다가 잠시 말을 끊더니 재미있다며, 자신은 항상 등장인물이 4명인데 왜 삼총사라고 하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


한편, 어느 날, 돈 많고 허영끼 많은 고객들이 희귀본을 구하기 위해 고용한 책 시장의 용병같은 사람인 루카스 코소 (Lucas Corso)가 낡은 원고를 들고 원본인지를 확인해 달라며 번역가이며 문학평론가인 보리스 발칸 (Boris Balkan)을 찾아왔다. 코소는 책을 찾으러 다니는 사람, 말하자면 책 탐정이었다. 그것은 말을 빠르게 하고 손에 먼지를 묻혀야 한다는 걸 의미했다. 훌륭한 반사신경과, 인내, 그리고 행운이 필요했고, 어떤 노인의 허름한 책방의 먼지 낀 코너에서 발견된, 잊혀진 채로 버려져 있다가 지금은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지게 된 어느 책이 놓여져 있던 구석의 정확한 위치를 기억해야 하는 엄청난 기억력을 갖고 있어야 했다.


그에게 의뢰하는 고객군은 규모가 작은 선별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밀라노, 파리, 런던, 바르셀로나, 그리고 로잔에 있는 24명의 책 딜러들로서, 카달로그를 통해서 팔거나 안전한 투자만 했고, 한번에 50권 이상의 책은 다루지 않는 그런 부류였다. 그들은 첫 번째 출판된 책들을 파는 고급 딜러들로, 양피지인지 모조 피지인지 혹은 가장자리가 3 센티미터보다 더 넓은지에 따라 수천 달러가 왔다갔다 했다. 구텐베르크 바이블의 향기가 묻은 자칼이라든지, 골동품 박람회의 상어, 경매장의 거머리들이라고 불리우는 그들은 자신들의 할머니도 첫 번째 에디션이라며 팔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두오모 (Duomo)나 콘스탄스 호수 (Lake Constance)가 보이는 가죽 소파가 놓인 방에서 고객을 맞았다. 그들은 절대 자신들의 손에 먼지를 묻히지 않았다. 그것은 코소와 같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었다.


발칸을 찾아온 코소는 어깨에 매고 있던 천가방을 내려 그의 발옆에 놓으며 발칸이 문장을 고칠 때나 첨삭할 때 쓰는 만년필 옆에 세워진 라파엘 사바티니 (Rafael Sabatini:1875-1950. 이태리계 영국인 작가. 로맨스와 모험 소설들로 유명함-마가렛 주)의 초상화에 눈길을 주었다. 발칸은 그것을 보고 기뻤다. 왜냐하면 그를 찾아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바티니에게 별 관심을 주지 않았고, 사진 속의 인물이 그저 발칸의 나이든 친척이려니 생각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코소의 반응을 기다렸다. 코소는 앉으면서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단번에 관객을 사로잡는 그런 표정이었다. 아주 나중에 발칸은 그가 잔인하고 배고픈 늑대같은 미소를 지을 수도 있는, 상황에 맞춰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았지만, 지금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인 것처럼 보였고, 그래서 발칸은 초상화를 가리키며 사바티니가 쓴 책의 문장을 끝내지 않고 인용하며 암호를 던져 보았다.


코소는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마치 친근한 공모를 했다고 느껴지게 했다. 그는 안쪽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면서 코에 걸쳐진 금속테 안경 너머로 발칸을 바라보았다. 마치 숨겨진 권총을 잡고 있는듯, 그는 다른 한 손을 계속 호주머니에 넣고 있었는데, 커다란 그 호주머니는 책, 카달로그, 서류 등등에 의해서 모양이 변해 있었고, 나중에 알고 보니 진이 담긴 휴대용 술병도 들어 있었다.


잠시 후, 코소는 좀 전에 발칸이 끝내지 않았던 구절을 이어서 수훨하게 완성했다. 그리고나서 그는 소파에 편하게 앉더니 다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은 『캡틴 블러드』(Captain Blood by Rafael Sabatini)를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코소의 말에 발칸은 굳은 표정으로 그에게 틀렸다고, 『스카라무슈』 (Scaramouche)가 사바티니의 것이고 『삼총사』가 뒤마 것이라고 말하며, 초상화를 향해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처음에 인용했던 구절을 다시 인용했다. 그리고 모험 시리즈의 역사를 통틀어 도입부의 두 구절을 비교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코소는 잠시 가만 있더니 그럴지도 모른다고 수긍했다. 그러더니 원고 하나를 탁자 위에 꺼내 놓았다. 그것은 비닐 포켓이 있는 보호용 폴더였는데 원고는 한 장씩 포켓 안에 들어 있었다. 코소는 발칸에게 뒤마를 언급하다니 정말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다. 그리고 폴더를 앞으로 밀더니 발칸이 읽을 수 있도록 방향을 돌려주었다.


그 원고는 프랑스어로 한 쪽 면에만 쓰여 있었다. 거기에는 두 종류의 종이가 있었는데, 둘 다 오래되어 색이 변했다. 하나는 흰색이고, 다른 하나는 빛으로 인해 연한 푸른색으로 보였다. 각각의 원고의 필체도 달랐다. 흰색 종이 위의 필체가 더 작고 좀 더 뾰족했고 주석이 달려 있었으며, 푸른색 종이의 필체는 검정 잉크로 쓰여 있었고, 온통 주석뿐이었다. 전부 15 장이었는데 11장이 푸른색 종이였다.


발칸은 코소에게 흥미롭다고 말하며 그것을 어디에서 찾았느냐고 묻자 그는 눈썹을 긁적였다. 그가 원하는 정보와 교환하는데 그런 세부 사항을 제공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계산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결과는 세 번째 표정으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천진난만한 토끼 같은 표정이었다. 코소는 전문가였다.


그는 '주변의 고객의 고객을 통해서' 라고 말했다. 그리고 잠시 멈추었다. 조심스러웠다.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신중과 보류의 표시이기도 하지만 약삭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도 두 사람 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름을 알고싶다면 가르쳐 주겠노라고 말했다. 발칸은 꼭 그럴 필요 없다고 대답했다.


코소는 안경을 고쳐 쓰며 발칸에게 원고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발칸은 즉각 대답하지 않고 첫 번째 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제목은 대문자로 쓰여 있었고, “LE VIN D'ANJOU” (“The Wine of Anjou”, 「앙주 와인」)였다. 발칸은 첫 몇 구절을 큰 소리로 읽었는데, 웃음이 계속 나왔다. 코소는 인정한다는 몸짓을 하면서 그의 코멘트를 기다렸다.


발칸은 한 치 의심할 바 없이 그것은 알렉산더 뒤마의 『삼총사』의 사십 몇 장인 「앙주 와인」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코소가 42장이라고 말했다. 발칸이 그것이 뒤마의 원본이냐고 묻자 코소는 '그것이 당신을 찾아 온 이유'라며 그것을 밝혀 달라고 말했다. 발칸이 왜 자신이냐고 다시 묻자 코소는 당신이 전문가이기 때문이라고 건조하게 말했다. 그리고 당신이 스페인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문학 비평가로서, 19세기 유명 소설에 대한 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발칸이 자신의 작품들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코소는 몇 가지 제목을 읊었고, 발칸이 다시 그것들을 모두 읽었느냐고 묻자 아니라고, 자신이 책에 관한 일을 하고는 있지만 그것들을 모두 다 읽어야 하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발칸은 그가 거짓말을 하거나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용의주도한 사람이었으므로, 자신에게 오기 전 자신에 대한 모든 걸 손아귀에 쥐고 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아주 어린 나이 때부터 인쇄되어 나온 모든 것을 빨아들이듯이 읽는 강박적인 독자 중의 한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코소는 마치 뭔가를 잊은 사람처럼 잠시 인상을 찌푸리더니 안경을 벗고 렌즈를 호호 불어 닦으려고 바닥이 없는 것 같은 호주머니에서 구겨진 손수건을 꺼냈다. 오버사이즈의 코트를 입은 그는 연약해 보였지만, 쥐이빨 같은 앞니와 아무런 표정을 보이지 않는 그는 콘크리트 블럭처럼 단단해 보였다.


코소는 안경을 든 채 원고를 가리키며 뒤마에 관해 500 페이지를 쓴 발칸이 그의 원본 중 하나를 대면했을 때 친숙한 뭔가를 감지했을 게 틀림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칸은 사제가 경외감을 갖고 성스런 제의를 다루듯이 자신의 손을 비닐로 보호되어 있는 원고에 놓으며 실망시켜 미안하지만 자신은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대답에 두 사람 모두 웃었지만, 코소의 웃음은 기이했다. 거의 숨죽인 것 같은 그것은 그들 둘 다 같은 것에 대해 웃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듯한 웃음이었다. 완곡하고 거리를 두는, 거만함이 묻어 있는 것 같은, 그래서 그것이 멈춘 후에도 공기 중에 남아 있는 그런 웃음이었다.


발칸은 한 번에 하나씩 얘기해 보자고 말하며 그 원고가 당신 것이냐고 물었다. 코소는 자신이 이미 그렇지 않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자신의 고객이 그것을 손에 넣었는데, 그는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삼총사』의 이런 완성된 원본에 대해 들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해서 그것이 원본인지 전문가에게 확인을 받고 싶어 했고, 그래서 자신이 그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발칸은 당신이 그런 별 중요치 않는 일을 하고 있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이 만남 전에 그는 코소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었다. 그는 그 고객이 자신의 친구라며 개인적인 부탁이라고 말했다.


발칸은 알겠다고 하면서, 하지만 자신이 도움이 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그동안 원본 몇 가지를 봤었고 이건 진본인 것 같지만 인증한다는 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그것을 위해서는 실력있는 필적학자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파리에 사는 아킬레 르플링거 (Achille Replinger)를 소개했다. 발칸은 그가 서명과 역사 서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일을 하고 있고, 19세기 프랑스 작가들에 대해 전문가인 괜찮은 친구라고 말하며 메모 카드 위에 그의 주소를 적어 코소에게 주었다.


코소는 그것을 노트와 종이들로 가득 찬 아주 낡은 지갑 속에 넣었다. 그런 다음 그는 코트 호주머니에서 노트와 연필을 꺼내더니 몇 가지 질문을 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발칸이 물론이라고 대답하자 코소는 『삼총사』중 손으로 쓴 완성 챕터를 하나라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발칸은 아니라고, 그 소설은 18443월부터 7월 사이 한 신문에 연재됐던 것으로, 일단 원고가 식자공에 의해서 조판이 되면 원본은 버려졌는데, 몇 조각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것들은 1968년 『가니에 (Garnier) 에디션』의 부록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소는 생각에 잠겨 연필 끝을 씹으며 넉 달은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이라며 뒤마는 글을 빨리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발칸은 그때 작가들은 그랬다며 스탕달 (Stendhal)7주만에 쓴 작품도 있고, 특히 뒤마는 공동 저자나 대필 작가들을 이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며 『삼총사』역시 그랬고, 다른 몇몇 소설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발칸은 이어서 이렇게 설명했다. 뒤마의 소설은 대부분이 '다음 편에 계속'이라는 말로 끝나는 연재물이어서 독자들은 다음 에피소드가 나올 때까지 초조해하며 기다렸다. 고전 연재에서 성공은 간단했다. 남녀 주인공들은 독자들이 그들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해주는 우수한 자질이나 특성을 갖고 있었는데, 뒤마는 TV나 라디오가 없던 시절 깜짝 놀랄 만한 일이나 오락에 목말라 있던 중산층에게 그것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먹힐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실험실에 있던 연금술사처럼, 이것 조금 저것 조금을 더하고 그의 재주로 새로운 약을 제조해 냈는데 그것이 많은 중독자를 낳은 것이었고, 아직도 그의 책에 대해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코소는 메모를 했다. 나중에, 발칸이 한 친구와의 대화 중 코소의 이름이 나왔을 때 그 친구는 그를 정확하고, 부도덕하며, 아프리카산 검은 독사처럼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코소는 특이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대했는데, 구부러진 안경을 끼고 투시하며, 동의할 때엔 이성적이고 선의를 가졌지만 의심쩍다는 표정을 하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로맨틱한 소네트를 끈질기게 참고 듣고 있는 매춘부처럼 말이다. 마치 상대방에게 너무 늦기 전에 당신의 말을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는 듯이.


잠시 후, 그는 노트하던 걸 멈추고 고개를 들더니 당신은 유명 소설만 다룬 건 아니지 않느냐고, 다른 작품들이나 많은 것에 대한 당신의 문학 비평도 유명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좀 더 심각한 것들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하면서, 뒤마는 자신의 소설을 쉬운 문학으로 묘사했다고, 그것은 그의 독자들을 향해 잘난 척하는 것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이 전략은 그다운 것이었다. 그것은 그의 트레드마크였다. 무심히 뭔가를 툭 던지듯이 말하는 것. 마치 그 문제에 대해서 자신은 아무런 의견이 없다고, 상대방이 반응하도록 음흉하게 보채듯이. 만약 당신이 신경이 거슬려 논쟁과 타당한 이유들을 내놓게 되면, 당신은 당신의 적에게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주게 되는 것이다. 발칸은 바보가 아니었고 코소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니 그것 때문에 그는 짜증이 났다.


발칸은 코소에게 상투적인 문구로 말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시리즈 장르는 많은 일회성인 것들을 만들어 냈지만, 뒤마는 최고였다고 말했다. 그는 코소에게 문학에서 셜록 홈즈를 제외하고 달타냥과 그의 친구들처럼 건재하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이름대기 게임을 해도 좋다고 말했다. 물론 『삼총사』는 멜로드라마가 가득하고 그 장르의 온갖 나쁜 점들로 가득찬 모험과 활극이 넘치는 소설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또한 시리즈의 훌륭한 예가 되는 소설이고,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일반적인 기준 보다 훨씬 위에 있는 기준의 예라고 할 수 있다고, 취향이 바뀌어 지금은 소설 속의 액션들을 무시하는 어리석은 추세라고 해도, 여전히 그 소설은 신선하게 남아 있는 우정과 모험 이야기라고 말했다.


발칸은 코소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지만, 발칸은 첫 대면에서 자신이 『스카라무슈』를 인용했을 때 지었던 코소의 표정을 기억해 내며 자신이 옳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코소는 마침내 발칸이 무엇을 언급하는지 알고 있으며, 당신의 관점은 잘 알려져 있고 논란이 많다고 말했다.


발칸은 자신의 견해는 자신이 그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유명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좀 전에 코소가 말했던 뒤마가 그의 독자를 깔본다는 의견에 대해서, 발칸은 뒤마가 1830년과 1848년에 있었던 혁명 기간 동안 거리 투쟁을 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자기 돈으로 무기를 사서 가리발디 (Garibaldi: 1807-82. 이탈리아 통일을 위해 공헌한 장군이며 민족주의자-마가렛 주)에게 공급했으며, 그의 아버지가 유명한 공화국의 장군이었다는 것 등을 말하며 그가 사람과 자유에 대한 사랑이 넘쳐났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에 코소는 진실에 대한 뒤마의 관심은 상대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발칸은 그것은 중요치 않다고, 그가 역사를 훼손했다고 비난한 사람들에게 뒤마는 '자신이 역사를 훼손한 건 맞지만 다른 아름다운 자손을 만들어내지 않았느냐'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것을 확인시키려는듯 발칸은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그의 서재의 사방 벽면을 덮고 있는 유리 책장 중 하나로 다가가 검은 가죽으로 제본된 책을 한 권 꺼내 코소에게 보여주며 그것은 17세기 후반에 총사였던 가티엥 드 쿠르티즈 드 산드라 (Gatien de Courtilz de Sandras)가 쓴 진짜 달타냥인 샤를 드 바츠-카스텔모레 (Charles de Batz-Castelmore) 즉 달타냥 백작의 회고록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책에 묘사된 진짜 달타냥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뒤마가 역사를 훼손했다곤 하지만 훌륭한 자손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즉 역사에 의해 잊혀진 무명의 진짜 가스코뉴 사람이 소설가의 천재성에 의해 전설적인 거물로 다시 탄생했다고 말했다.


코소는 앉아서 듣고 있었다. 발칸이 그 책을 그에게 전해주자 그는 큰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유심히 넘겨 보았다. 그는 천천히 책장을 넘겼는데, 거의 지문이 남지 않도록 맨 끝만 만졌다. 종종 그는 어떤 이름이나 챕터의 제목에서 잠시 멈추곤 했다. 안경 뒤의 그의 눈은 확실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노트에 그 책의 제목을 썼다.


그는 발칸에게 당신은 뒤마가 사실을 말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했지 않느냐고 말했다. 발칸은 다시 앉으며 그렇다고 대답하며 하지만 그는 천재라고 덧붙였다. 누군가가 간단히 다른 사람의 것을 베끼고 있을 때 그는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소설의 세계를 창조해냈다고 말했다. “그가 장악한 모든 지방은 그의 왕국의 부속물이 되었다. 그는 법을 도입하고 사람들에게 주제와 개성을 부여했다. 그의 그림자를 그 위에 덮어서.”라고.


발칸은 뒤마에게 프랑스 역사는 글 소재의 풍부한 원천이었다고 말했다. 뒤마는 프레임은 그대로 놔두고 그림을 변형하는 비범한 트릭을 썼다고 했다. 말하자면 그에게 주어진 보물을 무자비하게 약탈한 것이라고. 그는 중심 인물들을 주변인으로 만들었고, 변변치 않은 부수적인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었으며, 역사 연대기에서는 겨우 두줄 정도 기록된 사건들을 수십 장에 걸쳐 묘사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발칸은 뒤마의 책에 나온 인물들이 모두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하고 있다는 것을 상세히 설명했다.


코소는 발칸을 골똘히 쳐다 보았다. 그는 쉽게 놀라는 사람은 아니었다. 특히 그것이 책에 관한 것일 때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나중에, 그를 좀 더 잘 알게 되었을 때, 발칸은 그의 경외가 진짜였는지 아니면 그저 그의 직업적인 술책이었는지 궁금했다. 이제 모든 게 다 끝나고 발칸은 알게 되었다. 발칸 자신은 또 한 사람의 정보 제공자였고, 코소는 그에게서 가능한한 많은 걸 얻어내려고 했었다는 것을 말이다.


코소는 흥미롭다고 말했다. 발칸은 그에게 파리로 가면 르플링거가 자신보다 더 많은 걸 얘기해 줄 거라고 말했다. 발칸은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원고를 보며, 하지만, 그것이 그만큼의 돈을 들여 여행을 할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원고가 마켓에서 얼마에 팔릴 것 같으냐고 물었다. 코소는 연필을 다시 씹더니 의심스런 표정으로 별로 많이 받지 못할 거라고 하면서 자신은 '다른 것'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잠시 후, 그는 노트를 내려놓고 일어서더니 가방을 어깨에 맸다. 발칸은 코 위에 불안하게 걸쳐져 있는 금속 안경테를 쓴 그의 거짓된 차분함에 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나중에 코소가 책에 둘러 싸여 혼자 살고 있었는데, 그것들은 그의 것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것도 있었다는 것, 책 시장의 고용된 사냥꾼으로서 그는 나폴레옹의 전투에 관한 전문가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기억만으로 판 위에 워터루 (Waterloo) 전투 전야의 부대 위치를 정확하게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가족에 관해서는 약간 이상한 점이 있었는데 아주 나중에서야 그것을 밝혀낼 수 있었다.


발칸에게 보여진 코소의 인상은 그다지 매력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의도적인 어색함, 즉 연약하면서도 신랄하고, 순진하면서도 공격적인 기묘한 특성은 여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남자들에게는 동정심을 일으켰지만,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순간 그 사람에게 당신의 지갑이 도둑맞았다는 걸 알아 차렸을 때 그 동정심이 즉각 사라지게 만드는 것 같은 그런 사람이었다.


코소는 「앙주 와인」원고를 챙겨 들고 나갔다. 발칸은 현관에서 그와 악수를 하면서 솔직히 그것을 어디서 갖게 되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코소는 대답을 망설이더니, 잠시 후, 아마 발칸도 그를 알 거라며 자신의 고객이 그 원고를 따이유페르 (Taillefer)에게서 샀다고 말했다. 발칸은 살짝 놀란 모습을 보이며 그 출판인인 엔리크 (Enrique) 따이유페르를 의미하는 거냐고 물었다. 코소는 가만히 복도를 응시하더니 맞다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아무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코소는 어깨를 으쓱했고 발칸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 엔리크 따이유페르는 바로 일주일 전 자신의 집에서 실크 잠옷 끈으로 목을 매달아 죽은 채 발견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발 아래에 책이 펼쳐져 있었고 도자기 화병이 산산조각 나 있었던.


나중에, 모든 게 다 끝났을 때, 코소는 발칸에게 나머지 이야기를 모두 털어놨다. 그래서 발칸은 자신이 직접 목격하지 않은 일련의 사건들, 즉 치명적인 대단원과 '뒤마 클럽' (the Club Dumas)을 둘러싼 수수께끼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한 사건들에 대해 아주 정확하게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다.


한편, 코소가 발칸을 만난지 한 시간 후, 서적상인 플라비오 라 퐁테 (Flavio La ponte)가 비를 뚫고 코소를 만나러 술집 마카로바 (Makarova)로 왔다. 그는 코소 옆에 앉아 맥주를 주문하고 난 후 다시 거리를 돌아 보았는데, 그의 태도는 마치 저격수의 총알을 피해온 것처럼 의기양양했다. 밖에는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다.


그는 코소에게 '고서와 서지학 진귀품 (Antiquarian Books and Bibliographical Curiosities)'을 운영하는 '아라멘골 앤 선스' (Aramengol & Sons) 회사가 그를 고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사무장이 자신에게 전화를 했다고 했다. 코소는 고소의 이유를 물었다. 라 퐁테는 그들이 말하길 코소가 어떤 연약한 노부인을 속이고 그녀의 서재를 약탈했다는 것이었다. 그 계약은 자신들의 것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코소는 '그렇다면 나처럼 빨리 움직였어야지' 라고 댓구했다. 라 퐁테는 자신도 그렇게 말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화를 냈다고 말했다. 그들이 『페르실레스』(Persiles by Cervantes)와 『카스티유 왕립 헌장』(Royal Charter of Castille)를 가질러 갔을 때 그것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고 하면서. 그는 코소가 나머지 것에 대해서도 가치를 기대치보다 더 높혀 놨다고 말했다. 그래서 책 주인이 이제 다른 것들도 팔지 않겠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들이 지불하려고 하는 액수보다 두 배를 더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라 퐁테는 맥주를 몇 모금 마신 다음 응큼하게 윙크를 하며 그런 깔끔한 계략을 '서재에 못박기'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코소는 사악하게 웃으며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르는지 자신도 알고 그들도 안다고 말했다.


라 퐁테는 코소에게 불필요하게 잔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이 가장 화가 난 것은 『욍립헌장』으로, 코소가 그것을 갖고 간 것은 비열한 짓이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코소는 그것을 어떻게 그런 곳에 두겠느냐며 그 책에 관해 몇 가지 사실을 나열했다. 그리고 라 퐁테에게 어떠냐고 물었다. 라 퐁테는 좋은 거 같다고, 하지만 조금 조급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라 퐁테는 키가 작았지만 잘 생겼고 단정했으며 신사같은 면이 있었다. 그는 거울로 점점 비어가는 정수리를 보면서 손으로 머리를 쓸어 내린 다음 바를 둘러 보며 여자들을 살펴 보았다. 그는 대화할 때 짧은 문장을 사용했는데, 그것은 교양있는 서적상이었던 그의 아버지가 어렸을 적에 그에게 쓰기 공부를 시키면서 그가 읽어 주는 아조린 (Azorin: 스페인의 소설가 겸 평론가)을 받아 쓰게 한 것에서 영향을 받아서였다. 지금은 아조린을 읽는 사람은 없지만 라 퐁테는 여전히 아조린처럼 문장을 구사했다. 많은 쉼표와 함께.


라 퐁테가 자신이 아직 '아르멘골과 선스' 사와 끝마치지 못한 일이 있다고 하자 코소는 자신과도 할 일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코소는 라 퐁테가 자신이 일하는 사람 중 가장 가난한 서적상이라며 당신이 그들이 원했던 그 책들을 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라 퐁테는 태연자약하게 알겠다고 하면서 자신은 실리적인 사람이며 가차없는 실용주의자라고 덧붙였다. 코소가 알고 있다고 대답하자, 라 퐁테는 산란스럽게 주위를 살피더니 자신이 이미 『페르실레스』를 사겠다는 고객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코소는 그렇다면 커미션으로 미리 맥주 한 잔 사겠다고 했다.


그들은 오랜 친구였다. 술을 좋아하는 취향도 같았는데, 무엇보다 두 사람은 고서들을 좋아해서 오래된 마드리드 (Madrid) 경매장에서 주최되는 경매엘 자주 가곤 했다. 그들은 수년 전에 만났는데, 당시는 코소가 전문적으로 스페인 작가들을 다루는 서점들을 돌아다닐 때였다. 그의 고객 중 한 사람이 1499년 에디션 보다 이전 것이 분명한 『셀레스티나』(Celestina by Fernando de Rojas)의 위조 복사본을 구하고 있었다. 라 퐁테는 그 책을 갖고 있지 않았고 들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희귀본을 갖고 있었다. 두 사람은 책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가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다. 라 퐁테는 그의 서점문을 닫고 둘이 지금 앉아 있는 그 바에서 마실 수 있는 건 모두 마시며 우정을 견고하게 다졌다.


그들은 의무적으로 건배를 했다. 당시 라 퐁테는 바에 오고 가는 여자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는 코소에게 영원한 우정을 맹세했다. 그는 구부러진 안경을 쓴 이 새 친구가 용의주도하게 그를 측면에서 공격하고 있는 걸 알지 못했다.


한편, 코소가 라 퐁테가 말한 「앙주 와인」을 보이기 위해서 파리에 간다고 말하자, 라 퐁테는 코를 찡그리며 옆눈으로 그를 쳐다 보았다. 파리는 좀 더 많은 경비와 복잡한 문제들이 있음을 의미했다. 라 퐁테는 매우 구두쇠인 작은 규모의 서적상이었다. 그는 코소에게 자신이 그 경비를 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코소는 천천히 술잔을 비우며 아니,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전 몇 개를 꺼내더니 그의 술값을 계산했다. 그리고 자신이 뭔가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라 퐁테가 왜 파리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옆 자리에 앉은 여자에게로 가 있었다. 코소는 맥주 한 모금을 더 마시더니 포루투칼 (Portugal)의 신트라 (Sintra)에도 갈 예정이라고 말하며 바로 보르하 (Varo Borja)에게도 볼 일이 있다고 했다.


바로 보르하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책 딜러였다. 그의 카달로그는 작고 선별적이었다. 그는 또한 돈이 목적이 아닌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놀란 라 퐁테는 맥주를 더 시키고 정보를 좀 더 달라고 말했다. ''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면 자동으로 지어지는 탐욕스런 표정을 하고서. 비록 그는 스스로 구두쇠이고 겁쟁이라는 걸 인정했지만 질투가 많은 사람은 아니었다. 여자 문제를 제외하곤 말이다. 직업적인 문제에 있어서, 그는 항상 위험 부담이 적은 좋은 작품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을 기뻐했다. 하지만 그는 또한 코소의 작업과 고객들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존경했다.


코소가 『아홉 개의 문』(The Nine Doors: Book of the Nine Doors of the Kingdom of Shadows by A. Demas)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옆에 앉은 여자를 바라보려던 라 퐁테는 코소의 말에 즉시 그 마음 따윈 잊고 어안이 벙벙한 채로 바로 보르하가 그 책을 뒤쫓고 있다고 말하지 말라고 말했다. 코소가 마지막 몇 개의 동전을 카운터에 내놓자 마카로바가 맥주 두 잔을 주었다. 코소는 바로 보르하가 언젠가부터 그것을 소유하고 있다고, 엄청난 돈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라 퐁테는 그는 그랬을 거라고 말하며 그것은 서너 권밖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하자 코소가 세 권이라고 말했다. 하나는 신트라에 있는 파가스 (Fargas) 컬렉션에 있고, 다른 하나는 파리에 있는 운게른 (Ungern) 재단에 있으며, 세 번째 책은 마드리드에 있는 테랄 코이 (Terral-Coy) 도서관의 세일 때 바로 보르하에게 팔렸다고 말했다.


라 퐁테도 포르투칼의 서적상인 파가스의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다. 운게른 백작부인은 악마론과 비술에 관한 책을 써서 백만장자가 된 사악한 늙은 여자였다. 라 퐁테는 코소에게 그것들과 당신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소가 그 책의 역사를 알고 있느냐고 묻자 라 퐁테는 잘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코소는 손가락을 맥주잔에 담구더니 대리석 탁자 위에 뭔가를 그리며 그 책에 대해 설명했다. 그 책의 시대는 17세기 중반, 장소는 베니스, 주인공은 아리스테드 토키아 (Artistide Torchia)라는 인쇄공으로, 그는 일종의 악마를 부르는 메뉴얼인 『어둠의 왕국으로 가는 아홉 개의 문에 대한 책』이라는 책을 출판한다. 당시는 그런 종류의 책이 나오기에는 좋은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종교재판소는 별 어려움없이 토키아를 붙잡아서 사탄적 기교와 그것들과 함께 연결되는 모든 것을 실행한 죄목으로 기소한다. 그들에 따르면, 더욱 큰 문제는 그가 루시퍼 (Lucifer)가 직접 작성했다고 전해 내려 오는 비술의 고전인 유명한 『딜로멜라니콘』(Delomelanicon)을 아홉 권이나 재출판했다는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라 퐁테는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시려다가 멈추고 탐욕스런 서적상의 표정을 지으며 그것들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코소는 사악하게 얼굴을 찡그리며 물론 모두 불에 태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말하길 그 책이 태워질 때 악마의 비명이 들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심문을 받는 동안, 고문으로 인해 그 인쇄공은 마침내 그중 하나가 아직 남아 있고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고 자백했다는 것이었다. 그후 그는 입을 다물었고, 그들이 산 채로 그를 불에 태워 죽일 때까지 다시는 입을 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의 말을 들은 라 퐁테는 얼굴을 찡그리며 코소에게 조금 전 한 권이 남아 있다고 말했지만 그 전에 세 권의 복사본이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코소는 안경을 벗고 그것들을 빛에 비춰 보면서 그 책들이 전쟁, 절도, 그리고 화재 등을 겪으면서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고, 그래서 어떤 것이 원본인지를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마카로바가 그것들 모두 가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소는 그럴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자신이 바로 보르하가 사기를 당했는지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자신이 신트라와 파리에 가려고 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안경을 다시 쓰고 라 퐁테를 바라보며 자신이 그곳에 있는 동안 당신이 말한 원고 역시 확인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소는 경비는 바로 보르하에게 청구하겠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준 「앙주 와인」은 원본이 분명하다고, 어느 누가 그런 것을 위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라 퐁테는 코소 말에 동의했다. 그런 원고를 위조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다고 생각하며. 그것은 뒤마 자필 원고였고, 따이유페르가 그것을 보장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라 퐁테는 코소에게 자신이 오래된 신문들을 따이유페르에게 가져가곤 했었는데 그는 그것들을 전부 구매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따이유페르가 서랍을 열더니 「앙주 와인」을 내놓으며 당신 거라고, 전문가의 의견을 하나 붙여서 그것을 시장에 내놓으라고 말했다고 했다.


코소가 그것이 전부냐고 묻자 라 퐁테는 애매하게 거의 그렇다고, 자신이 그를 만류하려고 애를 썼었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가 그런 종류의 책을 너무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는 희귀한 책이 있으면 영혼도 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팔기로 결심했고, 만약 라 퐁테가 하지 않겠다면 다른 사람을 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코소는 설명할 필요 없다고 말하며 다른 건 어떤 걸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라 퐁테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엔리크 따이유페르는 이상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라 퐁테에게 원고를 팔고 그것을 자신이 신호를 할 때까지 비밀로 하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그런 후 그것을 공매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라 퐁테는 행여 옆 사람에게 들릴새라 목소리를 낮추더니 따이유페르가 '누군가가 놀랄 만한 일이 있다'고 수수께끼같은 말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마치 누군가에게 장난을 치는듯 자신을 보고 윙크를 했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나흘 뒤에 죽었다. 듣고 있던 마카로바가 죽었다고요? 라고 말하자 코소가 자살이었다고 말했다. 마카로바는 점점 더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하나의 의심스런 원고와 시체. 그것은 음모설의 충분한 요건이었다.


자살이라는 단어를 듣자 라 퐁테는 침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경찰에서 그렇게 말했느냐고 했다. 코소가 그들 말을 믿지 않는 거냐고 묻자 라 퐁테는 아니라고, 상황이 참 애매하다고 말하며 뭔가 수상쩍다고 말했다. 코소가 따이유페르가 그것을 어떻게 손에 쥐게 됐는지 말한 적 있느냐고 묻자 라 퐁테는 애초에 묻지 않았는데, 이젠 너무 늦어버렸다고 말했다. 코소가 다시 그의 미망인과 얘기를 했느냐고 묻자 라 퐁테의 표정이 밝아지며 그건 다음을 위해 남겨 두겠다며 그것이 당신에게의 지불금이라고, 자신은 코소가 바로 보르하에게서 『아홉 개의 문』을 받을 때 낼 금액의 1/10도 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코소는 라 퐁테가 『오듀본』(Audubon: 1785-1851, 미국의 조류학자로, 미국의 모든 새들에 대해 기록하고 그림을 그린 것으로 유명함-마가렛 주)을 찾아 백만장자가 되었을 때 자신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자신의 돈은 나중에 받겠다고 말했다.


코소는 이 모든 와중에도 아까부터 슬럿 머신에 앉아 있던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이전에 한번 동전을 바꿨던 그녀는 이제 그것을 다 쓴 모양이었고, 잠시 후 일어서서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한 남자가 앉았다. 그 남자는 두꺼운 콧수염과 얼굴에 긴 흉터가 있었다. 그를 보자마자 아주 잠깐 낯이 익다고 느꼈지만 미처 알아차리기 전에 그 느낌은 금방 사라졌다.


얼마 후, 코소는 따이류페르의 미망인인 리아나 (Liana)를 만나러 갔다. 그녀는 키가 크고 금발이었으며 창백한 피부를 가진 여자였다. 그녀는 담배에 불을 붙이는 데에도 수 분이 걸렸고, 또 그 모든 과정 중에도 상대방 남자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그런 여자였다. 그녀는 요리책을 주로 출판하는 엔리크 따이유페르 출판사의 어마어마한 유산의 유일한 상속인이었다.


코소가 그녀를 찾아 갔을 때 리아나는 그를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훑어 보며 그가 어떤 종의 사람인지 알아내려고 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을 주시하는 걸 가만히 참고 기다려 주었다. 어떤 특별한 표정도 짓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그는 이런 상황에 익숙했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이 따이유페르의 미망인에게 별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코소가 내놓은 플라스틱 폴더를 힐끗 보는 순간 상황은 바뀌었다. 그는 그녀에게 그것에 대해 설명을 해 주면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그녀는 왜 자신이 그것에 대해 알아야 하냐고 물었다. 그녀는 아직 그것을 자세히 보지 않고 코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안경을 고쳐 쓰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것은 정중한 소개 단계이기 때문에 나중을 위해 효과가 좋은 그의 천진난만한 토끼같은 미소를 계속 유지했다. 그는 그것이 최근까지 당신의 남편의 소유였었다고 말하며 그의 영혼의 평안한 안식을 빈다고 말했다.


그녀는 설명이 됐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폴더를 열었다. 잠시 후, 그녀는 그것이 뒤마의 책의 일부 아니냐고 말했고, 그녀의 말에 코소는 마음을 새로 잡고 자세를 살짝 꼿꼿하게 세웠다. 그녀는 그것이 유명한 챕터인 걸 물론 자신도 알고 있다고 말하며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왜 당신이 그것을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코소는 당신의 남편이 그것을 팔았고, 자신은 그것이 원본인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깨를 으슥하더니 자신이 아는 한 그것은 위조본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녀는 깊게 한숨을 쉬며 폴더를 내려놓더니 그것은 따이유페르에게 굉장히 의미가 있는 것인데 팔았다니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코소가 그가 그것을 어디에서 샀는지 회상해 보라고 하자 그녀는 모르겠다고, 누군가 그것을 그에게 주었다고 말했다. 코소가 따이류페르가 원본들을 모으고 있었느냐고 묻자 그녀는 자신이 아는 한 원본은 그것뿐이라고 말했다. 코소가 다시 그가 그것을 팔 거라고 말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녀는 아니라고,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하며 누가 샀느냐고 물었다. 코소는 자신의 고객 중의 한 사람인 서적상이 샀으며 자신이 보고서를 주면 그는 즉시 그것을 마켓에 내놓을 거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 서적상이 누구냐고 물었고, 코소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라 퐁테의 이름을 말하며 그를 아느냐고 물었다. 리아나는 물론 안다고 말하면서 만약 자신의 남편이 그것을 그에게 팔았다면 그가 영수증을 갖고 있을 거라고, 그것을 복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소가 따이류페르가 뒤마를 좋아했느냐고 묻자 리아나는 좋아했느냐고요? 라고 반문하더니 그에게 따라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따이류페르의 서재를 보여주었다. 그곳에는 뒤마의 모든 작품들과 다른 유명 작가들의 책 수천 권이 진열되어 있었다.


잠시 후, 코소는 그녀에게 혹시 그것들을 팔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서적 컬렉터들의 책들은 당사자가 죽자마자 팔려고 나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아나는 아직 거기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잠시 뜸을 들이더니 저 책들에 관심이 있느냐고 물었다. 코소가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하자 그녀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 침묵은 코소가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길었다. 마침내 그녀는 적절한 한숨과 함께 너무 최근의 일이라 아마도 며칠 이내에, 라고 말했다.


잠시 후, 코소는 그녀와 작별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이상하게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뭔가를 남겨 놓고 왔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기억이 안나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자신이 아무 것도 잊어버리지 않았다는 건 확신했다. 그러다 첫 번째 층계참에서 위를 올려보니 리아나 따이유페이가 현관에서 걱정스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한 표정을 하고 아직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비틀거리며 홀을 지나 거리로 나왔다. 잠시 후 그는 커브에 다달아서 택시를 기다리며 무심코 왼쪽을 보았다. 커다란 재규어 한 대가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주차되어 있었다. 거의 검정에 가까운 진회색 유니폼을 입은 운전수가 후드에 기대어 신문을 읽고 있었다. 그러다 아주 잠깐 그가 얼굴을 들고 코소를 바라보았다. 거의 1초 정도밖에 되지 않은 순간이었다. 그는 피부가 검었고 콧수염을 갖고 있었으며 뺨에는 위에서 아래로 흉터가 있었다.


코소는 그가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분명 누군가를 생각나게 했다. 바의 슬럿 머신에 앉아 있던 키큰 남자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뭔가가 있었다. 그의 얼굴은 뭔가 희미하고 먼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코소가 그것이 무었인지 좀 더 생각하려고 하는데 택시가 다가왔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그는 『아홉 개의 문』 때문에 포르투칼에 가야 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려고 했지만 집중할 수가 없었다. 엔리크 따이유페르의 아내와의 만남은 아주 많은 의문이 들게 했고 이상하게 불안한 감정이 들게 했다. 그가 파악할 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마치 잘못된 각도에서 풍경을 바라보는 것 같은. 그리고 또 한 가지. 신호등에서 몇 차례 멈췄는데 그 재규어의 운전수가 자꾸 그의 마음에 나타나는 것이었다. 이것이 방해가 되었다. 분명 그 사람을 바에서 보기 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내 비현실적인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의 기억의 어두운 단면에서 '나는 당신을 안다', 오래 전에 당신을 마주친 적이 있다'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 왔다.


얼마 후, 바로 보르하를 만나러 간 코소는 그에게서 자신이 갖고 있는 『아홉 개의 문』은 원본이 아니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바로 보르하가 어둠의 왕자를 소환하는 책이라고 보여준 그 책을 자세히 살펴본 코소는 그것이 위조품이 아닌 진본인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바로 보르하는 그것은 위조본이고 그렇게 놔두라고 했고, 코소는 어떤 책이라도 두 권이 정확히 같진 않으며 만들어져서 나올 때부터 구별할 수 있는 세부사항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각의 책은 각각 다른 삶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지를 잃을 수도 있고, 혹은 더해질 수도 교체됐을 수도 혹은 새로 제본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고,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도 세월이 지나면서 두 책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게 된다고 하면서 그 책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바로 보르하는 그럼 그것을 조사해 보라고 말했다. 그는 코소에게 자신의 책과 더불어 신트라와 파리에 있는 세 권의 책을 모두 손에 넣어 각 페이지를 세밀히 하나씩 하나씩 살펴 보고, 그 책을 갖게 된 경위도 잘 살펴 보라고 했다.


그런데, 코소가 그가 갖고 있는 그 책이 위조품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바로 보르하에게 묻자, 그는 말할 수 없다고 하며 그저 자신의 직감을 믿으라고 말했다. 코소가 당신의 직감이 많은 돈을 소비하게 만들 거라고 하자 바로 보르하는 당신이 할 일은 그저 그 돈을 쓰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며 체크를 꺼내 쓴 다음 코소에게 주었다. 코소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 왜 미리 돈을 지불하는지 의아해 하자 바로 보르하는 코소가 앞으로 지불해야 할 경비가 많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코소가 선금으로는 액수가 너무 크다고 하자 바로 보르하는 코소가 많은 일들을 맞닥뜨리게 될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은 하고자 한 얘기를 했다. 바로 보르하는 코소가 세 권의 책이 모두 위조품이라는 걸 밝혀 내면 그것으로 거래는 끝나지만, 만약 그중 하나가 원본 임을 알게 될 경우, 얼마를 지불하더라도 자신에게 그것을 꼭 갖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코소는 처음엔 그것이 불법이라며 하지 않겠다고 체크를 책 사이에 꽂아서 돌려 주고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그를 붙잡는 바로 보르하의 상실감을 드러내는 표정을 보고 다시 책과 체크를 받고 그 일을 하기로 하고 나오면서 코소는 속으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잠시 후, 코소가 바로 보르하를 만나고 나와 길을 걷고 있는 도중 느닷없이 벤츠 한 대가 뒤에서 전속력으로 그를 향해 달려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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