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Boy Found

By

Kirsten Alexander

1913년 7월 어느 날, 루이지애나 (Louisiana)의 오펠러사스 (Opelousas)에 사는 존 헨리와 메리 데븐포트 (John Henry and Mary Devonport) 부부는 세 아이들, 7살 조지, 6살 폴 (Paul) 그리고 4살 서니 (Sonny) , 부부의 친구인 아이라와 글래디스 히튼 (Ira and Gladys Heaton) 부부, 그리고 글래디스의 엄마인 미세스 빌링햄 (Billingham)과 함께 그들의 별장이 있는 하프 문 레이크 (Half Moon Lake)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그들 외에도 그곳에는 유모 넬리 (Nelly), 흑인인 하녀 에스메랄다와 요리사, 존 헨리의 집사인 메이슨 (Mason) 도 있었다.

그날 아침, 유모 넬리가 엄마를 보러 간 것 때문이었는데 아이들은 어른들 곁에서 인형을 갖고 장작더미 가까이 쪼그리고 앉아 놀다가 심심하다고 뭔가를 찾으러 가고 싶어 했다. 잠시 후, 아빠의 허락을 받은 아이들은 숲 쪽을 향해 풀밭을 껑충껑충 뛰었고, 그 동안 존 헨리는 보이스카웃 교본을 암송했다. 그는 그것이 끝나자 고개를 끄덕했다. 메리는 늦은 아침의 태양을 손으로 가리며 아이들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녀가 그들만 저렇게 멀리 가본 적이 없다고 하자 존 헨리는 아내를 향해 미소지으며 조지가 책임진다고 했다면서 우리는 그에게 용기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메리는 남편에게 7살이 책임질 나이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 점에 대해 좀 더 얘기하고 싶었지만 스카웃 교본에 그런 것들에 대한 언급도 있으려니 하고 말을 참았다. 그리고 메리는 아들들이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어른들만 남겨지자, 남자들은 사업에 대한 얘기를 했고, 여자들은 정원을 산책했다. 존 헨리의 가구 공장은 지난 18개월 동안 1000 개의 의자를 팔았고, 아이라 히튼의 문구 회사는 정부와 놀랄 만한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글래디스는 모자에 대해 얘기를 했고, 그녀의 적갈색 머리를 불평하면서 메리의 빛나는 검은색 머리를 부러워했다. 메리는 아이들이 걱정됐다.

오후가 되자, 집사 메이슨이 언덕 위까지 걸어 갔다 오는 길이라는 조지와 폴을 데리고 왔다. 그런데 막내 서니가 보이지 않았다. 메리가 조지에게 서니는 어디 있느냐고 묻자 조지는 서니가 이곳에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미세스 빌링햄이 왜 그렇게 생각했느냐고 묻자, 조지는 자신들이 소리쳐 부르고 휫바람도 불면서 다른 곳을 다 찾아 봤는데 서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잠시 후, 폴이 서니의 토끼 인형을 발견했다.

메리가 도대체 걔는 어디 있는 거냐고 다급하게 물었다. 폴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모르겠다고 말했다. 메리는 잡초가 무성한 넓게 트인 곳을 훑어 보고 호수부터 숲까지 살펴 보았지만 움직이는 건 없었다. 그녀는 폴의 손목을 잡고 조지를 앞세워 서둘러 현관 계단까지 데리고 가 남편을 불렀다.

서니는 정원에도 없었다. 덤불에도 없었고, 그네에도, 창고 안에도 없었다. 존 헨리와 아이라가 메이슨과 함께 숲을 뒤지고 호숫가를 찾아 봤지만 서니를 찾지 못했다. 어른들이 서니를 찾는 동안 조지와 폴은 현관 계단에 앉아 있었다. 메리는 아이들에게 1인치도 움직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폴이 에스메랄다에게 서니가 자신들을 모두 곤란하게 만들 정도로 숨었다고 말하며 배고프다고 하자 에스메랄다가 조지와 폴에게 동생을 밖에 혼자 두고 오다니 너희 자신들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나무랐다.

메리는 미친듯이 집 안팎을 돌아 보았다. 옷장, 침대 아래와 문 뒤 등등을 샅샅히 뒤졌다. 그녀는 조지를 흔들며 서니가 했던 말을 한 마디도 빼놓지 말고 다시 하라고 다그쳤다. 미세스 빌링햄이 메리보고 누우라고 말하며, 걱정하지 말라고, 존 헨리가 아이를 찾을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따로 아이라에게는 시내로 나가 보안관에게 알리라고 말했다. 아이라는 아이가 없어진지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존 헨리는 어두운 숲 속에서 홀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혹시 아들이 지나간 길을 찾을 수 있나 뭉개진 잎사귀, 부러진 가지, 핏자국 같은 걸 찾아 보았다.

6시쯤, 아이라가 보안관 셔먼 (Sherman)과 그의 부하 세 명과 함께 오펠러사스에서 돌아왔다. 보안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심각하게 둘러 보았다. 그는 메리에게 부 보안관이 개를 데리고 올 것이며, 아직 해가 있으니 아이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는 부하 두 명에게는 숲 쪽을, 그리고 한 명에게는 집 쪽을 가리켰다. 그는 존 헨리에게 리조트에 간 적 있느냐고 물었다. 존 헨리가 거긴 너무 멀지 않느냐고 하자 보안관은 아이가 언덕을 가로질러 갔다면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일단 그의 부하들이 흩어지고 존 헨리와 아이라가 리조트로 가보기 위해 차를 타고 떠나자 보안관은 조지와 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말해 달라고 했다.

보안관이 말한 스태리 레이크 리조트 (Starry Lake Resort)는 데븐포트 가족이 머무는 하프 문에서 동쪽으로 1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 리조트에는 그 지역의 부자들이 머물렀다. 회원권은 초대나 추천 혹은 유산 증여를 통해서만이 획득할 수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존 헨리는 그 리조트를 별로 중요하지 않는 곳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친구인 판사 로이 (Roy)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곳에서는 세도가 남자들이 그날 그날의 화제 거리, 예를 들면 영국에서의 노동자들 파업, 발칸 반도의 문제점 등등에 대해서 토론을 했으며, 새로운 시도를 서로 어떻게 도울 것인지 상의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그곳에서는 중요한 사람들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판사 로이가 존 헨리를 다음 달에 추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존 헨리는 야망찬 계획을 갖고 있었고, 리조트의 멤버쉽은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단, 그날, 포장되지 않는 진입로에 서서 좌절한 채 어마어마한 철문을 흔들며 아들을 찾으러 왔다고 들어가게 해달라고 소리치는 건 그의 계획엔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그래야만 했다. 아이라 히튼이 두 번 차 경적을 누르자 땅딸막한 남자가 인상을 쓰며 그들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담배를 땅에 뱉으며 '회원제'라고 말했다. 빗장을 통해 존 헨리는 자신이 왜 왔는지 얘기를 하면서 서니의 모습을 설명했다. 존 헨리는 그를 어디에서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그의 기대는 빗나갔고, 그들은 리조트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하프 문 레이크에서 아이가 실종됐다는 소문은 빠르게 퍼졌고, 주변 도시, 농장 그리고 정박해 있던 전시 보트에서도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들은 지역 가게들을 돌며 묻고 교회와 학교를 뒤졌다. 어언간 100명의 사람들이 주변에 흩어져 샅샅이 수색했다. 얼마 후, 잭슨 레인 (Jackson Lane)이라는 무두장이가 기찻길 옆에서 작은 발자국을 발견했고, 수색자들은 모두 언덕 위 기차가 종단하는 호수 윗쪽의 숲으로 몰려갔다. 보안관이 젊은 수색자들 중 한 명에게 집으로 가 서니의 샌달을 가져오라고 시켰다. 잠시 후 보안관이 숨을 헐떡이며 땀범벅인 그 청년이 갖고 온 샌달을 발자국에 대어 보았다. 그것은 딱 맞는 사이즈였다.

하지만 그 발자국이 가다가 없어진 이유에 대해서 한 마디로 이렇다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잭슨은 그가 납치되어 기차에 태워졌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른 남자가 그러면 왜 성인의 발자국이 없느냐고, 누군가 움직이는 기차에서 그를 들어 올릴 정도로 충분히 힘이 센 사람이 아이를 그렇게 했단 말이냐고 물었다. 존 헨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고, 또 다른 사람이 오늘 기차벨이 울리지 않았다고 했다. 잭슨이 화물열차는 좀 더 느리게 간다고 말하자 보안관이 조용히 하라는 듯 한 손을 들어 올리며 뒤로 물러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안관의 지시를 무시하며 발자국 주변을 이리저리 쿵쿵거리며 살폈다.

밤중 수색은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언덕을 터덜터덜 걸어 올라갔던 수색자들이 한꺼번에 집 안으로 들이 닥쳤고, 거실에 놓여 있는 봉사 단체에서 갖고 온 간이 침대에 누웠다. 방 안에서는 존 헨리가 창가 의자에 앉아 잠깐 쉬고 있었고, 메리는 서니의 장난감 토끼를 안고 울다가 잠이 들었다.

복도 끝 방에 있던 조지와 폴은 어두운 침대 위에서 책상 다리를 하고 앉아 있었다. 조지가 서니는 밤에 밖에 나가 있기에는 너무 겁이 많다고 하면서 조지에게 정말로 그를 잃어버린 게 아니라면, 혹시 네가 그곳에 머물러 있으라고 서니에게 무슨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폴은 나쁜 말은 아니었다고 했다. 조지가 뭐라고 했느냐고 물었다.

한편, 다음 날 오후, 『세인츠 란드리 클라리온』(St. Landry Clarion) 지의 기자인 탐 케이브 (Tom McCabe)와 사진기자인 에디 데일 (Eddie Dale)이 호수에 도착했다. 한 부대의 남자들, 무리를 지어 누워 있는 지친 수색견들, 그리고 무거운 넷이 쳐져 있는 반짝거리는 호수가 탐의 눈에 들어 왔다. 그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자신의 행운의 페니들을 흔들었다. 그런 다음, 그는 보안관을 만나기에 앞서 소년의 엄마를 찾으러 갔다.

누가 메리 데븐포트인지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탐이 창백한 모습으로 호수에 눈길을 고정한 채 현관 앞의 흰색 나무 의자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인사하자 메리는 형식적으로 인사를 했다. 탐은 독자들에게 당신의 잃어버린 아들에 대해 알려주려고 한다며 그들 중 누군가가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알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탐은 수첩을 꺼내들고 연필에 침을 묻히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고, 탐이 서니에 대해 얘기를 해달라고 하자 메리는 서니가 개를 좋아했다고, 찾으면 꼭 개를 키우게 해 줄 거라고 말했다. 탐이 자신의 개에 대한 얘기를 덧붙였지만 메리는 관심을 다시 호수로 돌렸다. 다시 탐이 그녀의 관심을 돌리려고 하고 있는데 에스메랄다가 집에서 나와 탐을 내쫓으며 미세스 데븐포트는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탐은 흑인이 그런 식으로 자신에게 말하는 게 기분 나빴지만 메리나 그녀 주변인 누구도 에스메랄다를 꾸짖지 않았다.

밤이 되자 동네 여자들이 남은 음식이 담긴 쟁반을 들고 나와 흑인들에게 주었다. 존 헨리는 가까이서 여자들이 주고 받는 얘기를 들었다. 그들은 일상을 공유하며 현실적이고 개인적인 얘기들을 나누고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꼴사납게도 리조트에서 들려오는 재즈 음악을 능가했다. 존 헨리는 얼마나 빨리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지, 겨우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먹고 자는 것이 제대로 돌아가게 되는지 정말 놀랐다. 그는 점점 거세지는 그의 안의 공포를 억눌러야 했다.

한편, 조지는 다시 서니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폴에게 다그쳐 물었다. 폴은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하면서 어찌됐든 사람들이 서니를 찾을 거 아니냐고 말했다. 조지는 다시 한 번 말하라고 했다. 조지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쪼아댈 걸 아는 폴은 할 수 없이 자신이 서니에게 그가 친동생이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의 진짜 가족이 전쟁에서 돌아올 때까지 그를 그들과 함께 지내게 하고 있는 것 일 뿐이라고, 가족이 돌아오면 그는 그들과 함께 북부로 가 살아야 한다고, 우리는 그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폴은 서니가 나쁜 냄새처럼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너무 싫었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정말 좋은 일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지가 무슨 전쟁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폴은 그저 자신이 지어낸 것이라고 하자 조지는 넌 전부를 지어냈다고 하면서 바보 새끼, 라고 하며 폴의 팔을 쳤다. 그러자 폴은 눈물을 글썽이며 서니가 영원히 도망쳐 버릴 줄은 물랐다고 말했다. 폴이 서니가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조지는 아니라고, 그는 자신의 신발끈도 묶지 못하는 애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아버지한테 말할 거라고 했다. 폴은 하지말라고, 그래봤자 별 차이도 없다고 말했다.

조지는 주춤하며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른들은 폴이 뭐라고 얘기했던 서니를 찾을 때까지 여기저기 수색할 것이었다. 그리고 만약 폴이 서니에게 겁을 주었다고 인정한다면 어른들은 폴에게 혼자 앉아서 무슨 짓을 했는지 생각하라고 할 것이고, 게임도 못하게 될 것이었다. 그러면 조지 자신도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될 것이었다. 그건 공평하지 않았다. 그는 동생을 째려보며 넌 멍청한 짓을 많이 했지만 이번이 제일 멍청한 짓이라고 말했다.

다음 날, 하늘에 구름이 짙어지더니 한여름 폭우가 내렸다. 그것은 수색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만약 다른 발자국이 있었더라도 빗물에 씻겨 내려 가버렸을 것이고, 아이의 냄새도 마찬가지였다. 이웃 도시에서 사람들이 기차를 타고 왔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고, 사라져 버린 발자국 이외에 서니의 흔적 역시 찾지 못했다.

보안관은 그날 리조트에 드나들었던 모든 사람들을 심문했다. 그는 기차선을 따라 있는 역장들에게 모두 연락해 얘기를 나눴고 모든 방향에서 걸어서 수색하는 범위를 더 넓혔다. 그는 인디안 추격자들을 부르러 사람을 보냈다. 그리고 그는 주저하면서 존 헨리에게 악어가 아이를 잡아 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존 헨리도 알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프 문 레이크에는 유례없이 사람들이 많이 물려들었다. 메리가 끊임없이 찾아오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을 피해 방으로 잠깐 피신을 해볼까 눈치를 보고 있을 때 탐 멕케이브가 다시 그녀에게 그들이 서니를 찾을 거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다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메리가 당신은 도움이 되는 사람이냐고 묻자 탐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밤에, 메리는 침대에 누워 탐 멕케이브와 나누었던 대화를 곱씹었다. 그날 아침 존 헨리가 오펠러사스에서 의사를 데리고 왔지만 그는 불면증과 불안증에 필요한 약만 잔뜩 주었다. 메리는 그것들을 복용하지 않았다. 그녀는 서니가 발견됐을 때 깨어 있고 싶었다.

서니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였다. 다른 아이들도 한때는 그랬다. 그녀는 조지에게 푹 빠져 있었다. 첫째이기도 했고 언제나 행복한 아이였다. 그러나 말을 하기 시작하자 존 헨리가 선생님이 되었고, 아이는 너무 빨리 똑똑한 아이가 되어 버렸다. 그녀는 그것이 걱정됐다. 메리는 더 이상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맘이 편치 않게 되었다. 그녀의 온화함은 유치한 것처럼 보였고, 그녀의 권위는 흔들렸다. 조지는 그의 아버지의 아들이 되었다.

다음으로 태어난 폴은 처음부터 악동이었다. 그는 아무런 제약없이 그녀를 좋아했지만 최근 그는 반항적이고 싸움꾼이 되었다.

서니는 가장 쉽게 낳았다. 의사가 클로로폼을 가져왔고, 그녀는 즉시 기절했으므로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의사는 그것을 기적의 약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몇 달 동안 둘 다 평안했고, 둘 사이에는 달콤한 편안함이 존재했다. 메리는 유리창에 머리를 기댄 채 비내리는 밖을 바라보며 서니가 다치거나 갇힌 게 아니라면 숲에서 집까지 먼 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그 아인 어디 있는 것인가?

서니의 실종 후, 8일째 되던 날, 존 헨리와 보안관 셰리는 근처에 있는 방직 공장으로 갔다. 보안관은 공장 주인인 잭 놀즈 (Jack Knowles)가 서니를 걸러내지 않고 일하라고 투입했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라고 했다. 존 헨리가 서니는 이제 겨우 4살이라고 말했지만, 공장 안으로 들어가 귀청이 터질 듯한 쇠기계 사이에 나있는 통로를 걸으며 자신의 그 말이 얼마나 바보같은 얘기였는지 깨닫게 되었다. 덥고 공기가 통하지 않는 그곳에는 수십 명의 아이들이 일하고 있었고, 그들 중 10살이 넘는 아이들은 몇 명 되지도 않았다.

존 헨리가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있을 수 있는 거냐고, 이 아이들은 공장일을 하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말하자, 보안관은 자신들이 몇 달 동안 세 차례나 제일 어린 아이들을 빼냈다고, 광산과 목재 공장도 똑같이 그렇게 했다고, 하지만 그들이 그곳을 나서는 순간 그들은 다시 밀려든다고, 그것은 강물을 쓸어 담는 것 같은 거라고 말했다. 그는 근처의 가난한 사람들은 그것을 부추기고 있다고 하면서, 이 어린 아이들이 그들 가족 전체를 먹여살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누구든 뭐라 할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돌고 있는 기계 사이에서 일하고 있는 아이들을 자세히 살폈지만 서니는 없었다. 그리고 각각의 아이들은 모두 똑같은 대답을 했다. 공장 안에서 낯선 아이를 본 적도, 누군가가 데리고 오거나 그런 걸 본 적이 없다고. 한 어린 여자아이가 아마도 떠돌이가 그를 데려 갔을 거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짧은 반바지를 입은 사내아이가 아마도 그럴 거라고 하며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보안관은 걱정하는 존 헨리에게 어떤 일에 대해서 '아마도' 라는 건 없지만, 문제는 만약 떠돌이가 당신의 아이를 데리고 있는 걸 누군가가 봤더라도 신고하지 않을 거라고, 떠돌이 일꾼들이 항상 그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등뒤에 아이를 데리고 있는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밤에 그들의 창고를 열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방직 공장에서 본 광경들이 존 헨리를 뒤흔들어 놓았다. 어떤 아이들이 서니의 나이였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너무 순진해 빠졌었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의 광범위한 독서와 굳건한 교육은 그의 인생 경험의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충분치 않았다.

9일째 되는 날, 존 헨리와 보안관은 좀 더 멀리 콘로이 (Conroy) 형제가 운영하는 제재소까지 갔고, 10일째 되는 날엔 흑인들이 사는 오두막 촌을 찾아 갔지만 성과는 없었다.

14일 동안의 수색 후, 데븐포트는 오펠러사스로 돌아갔고, 같이 왔던 글래디스와 미세스 빌링햄도 그날 오후 그곳을 떠났으며, 수색대와 기자들 역시 떠났다. 어느 곳에서도 아이는 목격되지 않았고, 그가 살아 있다는 흔적도 찾을 수 없었으며, 몸값을 요구하는 편지도 없었다. 사람들은 만약 그것이 납치나 악어에게 물린 것이나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니라면, 또한 흑인이나 이탈리언, 혹은 놀즈나 콘로이 가 사람들이 데리고 간 게 아니라면 서니는 떠돌이에게 납치된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만약 그런 것이라면 그는 어디에든 있을 수 있었다.

서니가 실종된 날로부터 7주가 되는 따뜻한 9월의 어느 아침, 그날도 탐과 에디는 다른 신문사의 기자들과 함께 데븐포트 가의 정문 앞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그들이 혹시나 기사 거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호시탐탐 노리며 대문 안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뜻밖에도 오랫동안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존 헨리가 집에서 나와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기자들은 그를 마주 대하려고 후다닥 몰려들었다. 그런데 핏기 없는 얼굴에 다크 서클이 진한 존 헨리가 탐을 불렀다. 다른 기자들이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존 헨리가 담장 가까이로 와 탐에게 봉투 하나를 내밀며 자신의 아내가 그것을 그에게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고 하면서 신문에 내달라고 했다. 그러고나서 그는 탐의 개를 보자 얼른 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다른 기자들이 빨리 열어보라고 재촉했다. 탐 자신도 당장 그것을 열어 보고 싶었지만 다른기자들을 뒤로 하고 서둘러 신문사로 돌아가 편집장인 미스터 콜린스 (Mr. Collins)에게 봉투를 건네며 존 헨리가 그것을 신문에 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거기에는 '아이를 무사히 우리에게 데려다 주는 사람에게는 2000불의 사례금을 지불하겠다' 고 쓰여 있었다.

이 사례금 광고는 점점 오펠러사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던 서니의 실종에 대한 관심을 다시 돌려놓았다. 편집장은 자신들의 신문에 난 광고를 계기로 이 사례금이 아이를 찾는데 유용한 길잡이가 되길 원하지만, 그것은 또한 데븐포트 가의 돈을 노리는 악한들을 낳게 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리는 낙담한 채 집안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그녀에겐 하루가 너무 길었다. 존 헨리는 아침마다 자신의 가구 회사로 출근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그와 거리를 유지했고, 무슨 일이 있으면 그의 파트너 행크 (Hank)를 찾았다. 존 헨리 역시 모든 걸 행크에게 미루고 매 기회마다 서니를 찾기 위한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보안관 셔먼에게도 고삐를 늦추지 말라고 했고, 사람들이 보내 온 편지들에 답장하고, 정보가 있으면 어디든 갔다.

그는 조지와 폴을 위한 스카웃 트레이닝을 포기했다. 메리가 옳았다. 그들은 너무 어렸던 것이다. 조지는 실마리가 될 만한 것은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했고, 좀 더 생각해 보라는 약간의 재촉에도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폴은 서니의 부재에 대해서는 서니 자신이 비난받아야 한다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반복하며 짜증을 냈다.

이 모든 것이 존 헨리가 져야 하는 십자가였다. 그는 자신이 부추겼던 자유를 위해 그들을 준비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그의 아들들과 아내는 집안에서 초췌해져 가고 있었다. 그는 좀 더 강인한 사람은 집에 머물며 문제들을 정면으로 부딪치고, 아들들이 나아지게 하고 아내가 안정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일터로, 혹은 다른 도시로 멀리 떠나 있고 싶었다. 그리고 서니를 다시 찾을 때까지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은 존 헨리가 서니를 찾아 오펠러사스를 떠나고, 메리가 간호사와 친구들의 보살핌 속에 집에 남겨질 때마다 그들의 결혼 생활에 대해 추측했다. 어떤 사람은 그녀의 슬픔이 광증으로 발전했다고 말하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존 헨리가 아이를 잃어버린 것과 미친 아내라는 짐을 언제까지 짊어질 수 있을 것인지 입방아를 찧었다. 그 뒤로도 존 헨리는 뉴 올리언즈 (New Orleans) 등을 방문했지만 어느 것도 서니에게로 다가가는 유용한 길잡이가 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1914년 새해 첫날, 존 헨리는 책상에 앉아 편지를 읽고 있었다. 그것은 알라바마 (Alabama)의 모바일 (Mobile)이라는 곳에 살고 있는 미세스 레오나드 포터 (Leonard Potter)라는 여자에게서 온 것이었다. 처음에 그것은 서니를 봤다고 주장하는 또 한 사람의 낯선 사람에게서 온 또 다른 편지인 것처럼 보였다. 그동안 존 헨리는 그런 편지뿐만 아니라 서니라고 생각되는 소년들의 사진들도 무수히 받았다. 그럴 때마다 그는 보안관에게 연락했다. 셔먼은 그에게 우편소인과 무모하거나 모순 투성이인 어휘 등등을 자세히 보라는 충고를 했고 존 헨리는 이제 그런 것들을 구별하는 법을 알았다. 그는 단순히 누군가의 이야기에 한 부분이 되고 싶어 하거나 사실이 아닌 허구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날 그 편지는 몇 문장을 읽는데 지금까지의 편지들과 달랐다. 거기에는 당신의 아들이라고 생각되는 야윈 소년을 데리고 있는 떠돌이를 보았는데 아이의 팔에 흉터가 있었고 그것은 학대의 사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아이가 그녀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자신은 그가 그 떠돌이의 자식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느꼈다고, 자신이 오래 지난 신문을 찾아 아이의 사진을 봤는데 분명 당신의 아들이 맞는 것 같다고, 그 떠돌이는 아직 시내에 있으니 그곳으로 오라고, 분명 당신의 아들이 이곳에 있고 정말 당신이 필요하다고 쓰여 있었다.

아이의 팔에 흉터가 있었다는 얘기는 존 헨리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그런 걸 언급한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바로 진짜 길잡이였다. 그는 즉시 보안관에게 전화를 했고, 두 사람은 기차를 타고 모바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들은 보안관 버드 (Bird)를 만나 미세스 포터의 집으로 찾아 갔다.

미세스 포터는 자신이 존 헨리에게 편지를 쓴 이후 그 아이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 아이가 맨발이었으며, 그 남자를 따라가려고 허둥댔는데, 그 남자는 아이가 너무 늦게 움직인다고 한 번 이상 그를 때렸다고 말했다. 존 헨리가 놀라서 움찔했다. 보안관 셔먼이 그들이 어느 쪽으로 갔는지 말해 줄 수 있느냐고 묻자, 미세스 포터는 잠시 생각하더니 철도 차량 기지 쪽으로 갔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녀의 집에서 나와 철도 차량 기지로 갔다. 거기서 한 역무원이 그들이 묘사한 두 사람을 봤고, 그 떠돌이와 얘기도 나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그 남자가 아직 그 도시를 떠나지 않았을 거라고, 기차를 타진 않았다고 하면서 그 남자가 그곳에서 좀 더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그 떠돌이가 자신과 얘기를 하는 동안에도 계속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잠시 후, 그 역무원은 목소리를 낮추더니 그 아이가 겁에 질려 움츠러 들어 있었다고 했다.

보안관 버드의 부하들이 모바일 지역에 있는 집들을 하나씩 하나씩 돌아 다니며 조사를 했고, 몇 사람을 더 보내 농장 근처를 조사하게 했다. 그들은 흑인과 이탈리아인들의 주변을 조사했다. 그들은 강굽이 근처에 살고 있는 두 명에게서 그 떠돌이가 소년과 함께 있었고, 잡역을 했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아무도 그들을 찾지 못했다.

존 헨리는 사례금을 4000불로 올렸다. 그는 보안관 셔먼에게 다시는 실패하지 않겠다고 소리쳤다. 그는 일생에서 이렇게 노력하고도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한 적은 없었노라고 말했다. 보안관은 격렬하게 분노한 존 헨리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날 오후, 보안관은 존 헨리에게 둘이서 직접 물굽이 근처의 울창한 숲 속을 찾아 보자고 말했다. 이틀 동안 그들은 낮에는 혹시 다른 사람들이 최근에 그곳을 지나갔는지 살피며 좁은 비포장 산길을 따라 걷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쉬었고, 밤에는 캠프 파이어 반대쪽에 놔둔 장작 더미 위에 앉아 추위를 피하려고 옷을 겹겹이 입었다.

보안관이 이제 거의 6개월이 되었다고 하면서, 자신도 그 아이를 찾고 싶지만, 이것을 얼마나 더 오래 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존 헨리는 그의 아들의 가치에 시간을 재고 있는지 몰랐다고 댓구했다. 보안관은 흥분부터 하지 말라고, 자신의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고 하자, 존 헨리가 이것이 당신의 일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하면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보안관이 너무 많은 가짜 길잡이 후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미세스 포터 역시 잘못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존 헨리가 하지만 그 흉터, 라고 말하자 보안관이 다른 사내 아이들도 흉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존 헨리는 왼쪽 팔에 있고, 곡선이고, 같은 나잇대의 사내 아이, 그 아이는 서니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보안관이 아무도 그 아이의 나이를 모른다고 하자 존 헨리는 그 아이는 서니 임이 틀림없으며, 다른 길잡이 중 어느 것이 가짜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그 떠돌이는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고, 우리가 단지 그를 붙잡을 수 있을 만큼 빨리 움직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관은 자신의 질문은 얼마나 더 이것을 할 수 있겠는가를 묻는 것이었다고 하자 존 헨리는 할 수 있는 한, 이라고 대답하면서 다른 대답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그는 보안관에게 당신은 내가 찾는 걸 멈추고 메리에게 서니가 어디 있는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 더 이상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하라는 거냐고 하면서 자신은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보안관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알겠다고, 그리고 이해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오래 이런 일을 겪어 나갈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당신들 둘 다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존 헨리는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문제라 일어서서 캠프 파이어를 벗어났다.

그가 한참을 걷고 있는데 들판에서 옅은 회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사람이 살고 있다는 표시가 없는 저곳에 도대체 누가 있는 것인가? 혹시 그 떠돌이인가 싶어 그는 들판을 가로질러 살금살금 연기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가서 보니 그곳에는 기본 골격만 갖춘 오두막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캠프파이어 주변으로 8명의 흑인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존 헨리는 그들에게 들키지 않게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쭈그리고 앉아 그들의 얘기를 엿들었다. 그는 그들이 한번도 흑인들이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어휘들을 사용하고, 평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 등을 듣고 몹시 놀랐다. 그는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무식함에 몹시 부끄러웠다.

한편, 메리는 서니가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구걸을 하러 다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배가 뒤틀려 몸을 곧게 세울 수도 없는 날들을 보냈다. 여러 영적 수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찾아 가서 조언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강심제 역시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혹시 몰라 늘 챙겨갖고 다녔다. 의사는 침대에 누워 있으라고 했다. 하지만 메리는 침대에 누워 있는 것에 신물이 났다.

그런 메리에게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 생겼다. 바로 탐 멕케이브였다. 그는 이발소엘 갔다가 우연히 같은 시간에 그곳에 온 존 헨리를 만나 메리의 얘기를 듣고 자신이 메리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다고 제안했다. 말을 하면서도 기대치 않았는데 의외로 존 헨리는 그의 얘기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존 헨리는 지쳐있는 메리가 주의를 딴 데로 돌릴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탐의 말을 들은 편집장은 존 헨리의 집에 들어가 그들의 결혼 생활에 대해, 그리고 그들이 아직 아이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은 일이라며 적극 동조했다. 그는 탐의 기사에서 새로운 시각이 부족한 것에 인내심을 잃어 가고 있는 중이었다.

탐의 메리에게의 독서는 그의 바램대로 나아갔다. 메리뿐만 아니라 함께 듣는 에스메랄다 역시 그를 좋아하게 되었고, 조지와 폴 역시 이제 그를 재미있는 삼촌쯤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어느 날, 독서가 끝나고 나서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존 헨리와 마주쳤고, 그것은 탐을 허둥거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존 헨리 역시도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그렇지 않은가? 이 가족은 점점 그의 성미를 자극하고 있었다.

서니를 찾는 일에 별 결실이 없는 것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에 지친 존 헨리는 다시 회사로 돌아가 집보다는 회사에서 더 오래 머물렀고, 판사 로이와 저녁을 자주 먹었다. 그것이 그에게는 의사의 처방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 그는 아내의 병과 고뇌를 동정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그 자신 역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있었다. 그에게는 누구에게도 심지어 메리에게도 더 이상 줄 것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날 저녁 집앞에서 탐을 만난 존 헨리는 아내와 탐이 보내는 시간을 걱정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탐은 믿을 만한 사람인 것 같았지만 메리가 그를 그렇게 오랫동안 방문하도록 놔두는 게 의아했다. 같이 읽는 책이 한 권이 두 권 되고 이제 세 번째 권이 되었다. 그녀는 탐 멕케이브를 가까운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존 헨리는 그것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었다. 그는 탐이 책을 읽어주는 내내 함께 있는 에스메랄다에게 확인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니의 실종 일 년 후, 1914년 7월 28일,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고, 그해 8월, 존 헨리는 그들의 하프 문 레이크 별장을 팔았다. 그는 보안관 셔먼과 그곳에 여러 차례 들락거렸고, 메리가 그 집을 계속 방문하기를 요구해 가 보았지만 결과는 실망밖에 없어서 그 집을 소유하고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한편, 1915년 8월, 오펠러사스에서 북쪽의 145 마일 떨어진 미시시피 주의 메그놀리아 (Magnolia)의 남쪽 언덕 꼭대기에 있는 해리와 로레타 카벳 (Harry and Loretta Cavett) 부부의 몹시 낡은 집에서 그레이스 밀 (Grace Mill)이라는 젊은 여자가 허드렛 일을 하고 있었다. 그레이스는 미혼모로 네드 (Ned)라는 아들이 있었고, 지금 뱃속에 또 다른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둘째 아이의 아빠는 카벳 부부의 망나니 아들인 매튜 (Mattew)였다. 그는 가끔 한번씩 부모를 찾아와 돈을 뜯어 갔다.

네드는 태어날 때부터 말을 하지 못했다. 어느 날, 피아노 선율을 조절하고, 농기구를 갈아주고, 지붕을 고쳐주러 다니는 기디언 울프 (Gideon Wolf)가 카벳 부부의 집을 방문했다. 그는 그날 밤 미스터 카벳의 헛간에서 지내게 되었고, 담요을 갖다 주러 온 그레이스와 네드와 얘기를 나누다 아이의 팔에 있는 초승달 모양의 흉터를 보게 되었다. 기디언이 어떻게 된 건지 묻자 그레이스는 송아지와 다투다 그렇게 됐다고 했다. 그레이스는 네드가 동물들을 싫어하지 않는데, 이유를 모르겠지만 개는 무서워 한다고 말했다.

기디언은 혼자서 아이들을 키우는 그레이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네드를 당분간 자신이 데려갔다가 1달 후에 돌아오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괜찮다고 거절했다. 기디언은 친절한 사람이고, 네드에게 너그러우며, 충분히 능력있는 사람이었지만 그것이 그가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네드는 한 번도 그레이스 곁을 떠난 적이 없었다. 그는 그녀가 잡일을 할 때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함께 했다. 밤마다 그레이스는 네드에게 알파벳 노래를 불러주고 연필 잡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만약 네드가 말하는 법을 모른다면 쓰는 법을 알아야 했다. 그래서 그는 어렸을 적부터 글쓰는 법을 배워야 했다.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몇 안되는 단어를 그에게 가르쳤고 성경에 쓰여 있는 단어를 베껴 쓰며 둘 다 쓰는 법을 배우기로 했다.

하지만 뱃속 아기가 자라면서 그레이스는 걷기도 힘들었다. 그녀는 출산이 힘들까봐 걱정이 되었다. 아기는 뱃속에서 이상한 각도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았다. 만약 나쁜 일이 생기면 네드는 카벳 부부와 함께 홀로 남겨져야 할 것이었다. 기디언 울프가 말했던 것처럼 카벳 부부가 그를 잘 돌보아 줄 것 같지도 않았으므로 농장에서 멀리 있는 게 더 안전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디언이 떠나기 전날 밤, 그레이스는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네드의 숨소리 위로 들려오는 카벳 부부가 서로를 향해 내지르는 고함소리와 뒤이어 뭔가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소리가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8월 15일 저녁, 그레이스와 기디언은 헛간에 함께 앉아 말로 협약을 맺고 있었다. 내용은 이러했다. 울프는 네드를 데리고 갔다가 5주 후에 돌아올 것, 그를 먹여주고, 따뜻하게 해주고, 밤엔 꼭 잠자리를 마련해 줄 것, 개를 멀리 하게 해 줄 것, 그리고 만약 그레이스가 아이를 낳다가 죽는다면 네드에게 새 가정을 찾아 줄 것.

그런데, 5주가 지났지만 기디언 울프나 네드에게서는 연락이 없었다. 그레이스는 네드가 너무나 보고싶었다. 어떤 날들에는 카벳 부부 앞에서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시도 때도 없이 기디언이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그녀의 심장을 붙잡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을 찾아 나설 수가 없었다.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돈도 없었다. 그녀의 안전을 책임져 줄 동반자도 없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갓난 아기가 있었다.

한편, 1915년 9월 23일, 미세스 레오나드 포터가 모바일 보안관 사무실로 와 한 떠돌이와 아이가 자신에게 일거리를 달라고 왔었다며 그 사내 아이가 서니 데븐포트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보안관 버드는 부 보안관 알 (Al)을 불렀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성당 계단에 앉아 있는 떠돌이와 아이를 보았다. 그 아이는 사진 속의 아이와 체구와 머리 카락 색이 같았고, 6살 정도로 보였지만 아이의 얼굴을 똑바로 보기 전까진 확신할 수가 없었다. 아이는 몸을 옆으로 돌려 그 남자가 하는 얘기를 열심히 듣고 있었다. 그 남자의 행색은 의심할 바 없이 떠돌이였다.

보안관이 인사를 하자 그 남자는 하던 얘기를 멈추고 보안관 뱃지를 보더니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보안관이 이 근처에 사느냐고 묻자 그가 일어서며 지나가는 길이라고 하면서 아이에게도 일어서라는 시늉을 했다. 보안관이 몇 가지 질문이 있으니 함께 경찰서로 가자고 말했다. 그는 아이의 팔에 흉터가 있는지 보려고 몇 발자국 앞으로 다가갔다.

그 떠돌이는 기디언 울프였다. 기디언은 그 동안 여러 차례 경찰들에게 심문을 당했지만, 노숙과 가난이 어떻게 범죄가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그냥 도망갈까도 생각했지만 그들 앞을 가로 막고 있는 보안관들을 보니 여의치 않은 것 같았다. 기디언은 부 보안관이 그의 벨트에 차고 있는 수갑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는 걸 보고 그가 그것을 사용하도록 도발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아이가 그걸 보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더구나 아직 그날 일거리를 준다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함께 가겠다고, 아이에게는 경찰서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말했다.

기디언이 협조를 했지만, 알은 그를 단독 감방에 집어 넣었다. 기디언은 화가나 소리쳤고, 아이는 울었다. 보안관 버드가 보안관 셔먼에게 연락하는 동안 아이는 그의 책상 앞 나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보안관 버드는 전화에 대고 아이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시간을 갖고 열심히 살펴 보았는데 사진에 나온 그 아이임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보안관 셔먼은 근래 들어 가장 좋은 소식이라고 하면서도 만약 조금이라고 의심스러운 점이 있으면 데븐포트 가 사람들을 다시 그곳으로 가라고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보안관 셔먼은 존 헨리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존 헨리는 아내와 상의해 보겠다고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는 메리에게 헛된 희망을 주게될까봐 두려웠다. 어느 시점에서 보안관이 아이의 생김새 중에서 유일무이한 곳이 있느냐며, 당신이 말한 흉터는 2년이나 지났으므로 희미해졌을 거라고 말했다. 존 헨리는 정말 2년이란 세월이 흘렀구나, 하고 생각했다. 서니는 키가 좀 더 컸을 것이고 새 흉터와 상처가 생겼을 수도 있었다. 존 헨리가 그 아이는 뭐라고 얘기했느냐고 묻자 보안관은 아이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시간을 주라고 말했다.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 혹은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하면서.

보안관 버드는 아이의 얼굴을 물수건으로 닦고 사진을 찍어 기차편으로 보냈다. 사진이 도착하자 존 헨리는 그것을 유심히 살폈다. 물론 그 아이는 기억 속에 있는 서니보다 더 나이가 들어 보였고, 그의 머리색은 좀 더 연했으며, 눈은 피곤해 보였다. 하지만 뭔가 친숙한 것이 있었다. 존 헨리는 보안관에게 그와 메리가 그 아이를 직접 봐야 분명하게 확인할 수가 있겠다고 말했다.

그 만남은 그의 아내의 안정에 위험을 가할 수도 있었다. 지난 해, 그녀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을 되찾았고,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었다. 그토록 아픈 상처에 겨우 딱지가 떨어지고 있는데, 그녀에게 아이를 만나라고 하는 건 또 다시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고, 잔인한 일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만약 그 아이가 서니라면, 삶은 이전의 그것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사실, 메리는 가끔 서니를 보호하지 못한 존 헨리가 지각없는 언행에 무감각해졌다고 분노하기도 했고, 남편에게가 아닌 하인들 대하듯 말하곤 했다. 존 헨리는 사과가 가장 현명한 반응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짜증이 났고 방어적이 되었으며 차가워졌다. 그는 서로에게 다정했던 때가 그리웠다. 하지만 아들을 잃은 건 엄청나게 충격적인 일이었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 그들에게 모바일의 이번 기회는 구원이 될 수도 있었다.

보안관과 통화를 마치고 침실로 다가갔을 때 존 헨리는 메리의 생일 일주일 전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이가 되돌아 오는 것보다 더 좋은 생일 선물이 어디에 있겠는가. 메리는 창너머 정원을 바라보고 있다가 날씨가 좋다고 말했다. 존 헨리는 그녀의 목덜미를 토닥여 주고 싶었지만 이제 아내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이 어색한 행위가 되어 버렸다. 그녀는 눈길을 돌려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무슨 일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뉴스가 있다며 알라바마의 보안관 버드가 우리의 아이를 찾은 것 같다고, 보러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기디언 울프가 모바일에서 철창 속에 갇히자 다른 사람들이 나서서 그가 아이를 때린 걸 보았다고 주장했다. 기디언은 처음엔 그 아이가 그의 사촌의 아이라고 했다가 그의 이웃, 지인의 아이라고 했다가, 진실로 그 아이는 그레이스 밀이라는 지인의 아들이며, 그녀가 둘째 아이를 낳는 동안 아이를 그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가 한 농장에서 일했다고 했지만, 농부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관에게 그곳을 자세히 설명하며 가서 직접 확인해 보라고 말했다.

보안관 버드는 울프가 얘기하는 지명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보안관 버드가 오펠러사스 출신의 아이에 관해 질문을 하자 기디언은 어리둥절해 하면서 루이지애나 라고요? 하면서 루이지애나 얘기를 왜 하는 거냐고 물었다. 그는 보안관이 지난 2년 동안 아이와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더욱 어리둥절해 했다. 그는 다시 그레이스가 자신이 그곳을 떠날 때 이 아이를 데려가라고 했다며 그것이 8월 중순이었다고 했고, 6주가 아직 지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당신들이 왔을 때 그녀에게로 돌아가고 있는 길이었다며 자신은 동쪽으로 좀 더 멀리 가려고 했었고, 그녀에게 주를 벗어난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더 지났을 수는 있어도 2년이라는 시간은 얼토당토 않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보안관 버드가 주를 떠났다니 그것이 무슨 말이냐고 묻자 울프는 자신이 리버티 (Liberty)에서 왔다고 말했다. 보안관이 미시시피 리버티를 말하는 거냐고, 말하자면 당신은 저 아이를 알라바마나 루이지애나가 아니라 미시시피의 한 농장에서 만났다고 말하는 거냐고 묻자 울프는 루이지애나라니, 하면서 왜 계속 당신은 루이지애나 얘기를 하느냐고 말했다.

보안관 버드는 자신이 엉뚱한 사람을 체포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고 해도 그는 이미 모바일로 오고 있는 데븐포트 가 사람들이 아이를 한 번 보도록 할 참이었다. 하지만 허리케인 때문에 존 헨리와 메리는 계획대로 아이를 보러 가지 못했고, 기디언은 6일 동안 감옥에 갇혀 있었다.

마침내 1915년 10월 2일, 데븐포트와 메리가 모바일 역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그들 외에도 보안관 셔먼과 탐 과 에디, 그리고 에스메랄다가 함께 왔다. 그들은 역에서 바로 보안관 버드의 집으로 갔다. 하지만 존 헨리와 메리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미세스 버드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정전으로 등불을 들고 메리를 아이가 자고 있는 방으로 데려갔다. 그녀는 메리가 아이의 얼굴을 좀 더 잘 볼 수 있도록 등불을 높이 들었다. 그리고 혹시 물이나 의자 같은 게 필요하면 말하라고 말했다.

메리는 서니의 토끼 인형을 움켜잡았다. 그리고 아이를 들여다 보았다. 그녀는 불안감에 인상을 썼다. 구별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럴 줄 몰랐는데. 밖에 있는 사람들이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며 시끄럽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보안관들의 조급함을 느낄 수 있었고, 남편의 짧고 날카로운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벽난로의 연기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저 쓸모없는 램프! 그녀는 제대로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보안관 버드가 메리가 아이를 이리저리 살펴보는 것을 보고 아이를 깨우겠다고 하자 메리는 그러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아이를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아이를 일으켜 앉히고 볼을 두드리며 눈을 떠보라고 말했다. 미세스 버드가 자신이 아이를 잡고 있겠다며 램프를 보안관 셔먼에게 넘기고 아이를 안고 부드럽게 등을 토닥였다.

아이가 눈을 비볐다. 메리는 토끼 인형을 들어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아이가 그녀를 보았다가 인형을 그리고 다시 메리를 보았다. 그것을 본 메리는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아이는 미세스 버드에게 좀 더 푹 안겼다. 아무 소리 없이 메리는 바닥에 주저 앉아 얼굴을 한 손으로 가렸다. 그녀가 우는 걸 보더니 아이도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흘러 나오지 않았다.

존 헨리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잡자 그녀는 훌쩍이며 왜 잘 모르겠지? 라고 말했다. 존 헨리는 2년이나 지났으므로 자연스러운 거라고 말했다. 미세스 버드는 혼란스럽다는듯 고개를 약간 젖혔다. 메리 역시 아이처럼 위로가 필요한 것 같았다. 보안관 버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보안관 셔먼은 램프를 벽난로 틀에 놓고 그녀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엄마가 자신의 아이를 알아보지 못하는 건 좀 이상했다. 또 다시 결과는 명백했고, 그는 이제 데븐포트 가 사람들을 가능하면 요란스럽지 않게 숙소로 가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미세스 버드에게 안겨 있는 아이가 다른 어른들을 보려고 여전히 그녀의 옷에 숨어 빼꼼히 내다 보았다. 메리도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이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왜 아이가 한 마디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미세스 버드가 아이가 지금까지 아직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보안관 버드가 흉터를 언급하자 미세스 버드는 아이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 메리는 가까이 보려고 몸을 기울이더니 그것이 원래 있던 것보다 더 크고, 더 연하다고, 그리고 바깥쪽의 붉은 선은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다. 존 헨리는 흉터는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고 말했다. 미세스 버드가 그날 저녁 자신이 아이를 씻기려고 천으로 문질렀다며 아마도 그 붉은 선은 자신이 그렇게 만들었을 거라고 말했다. 메리가 아이의 머리가 거칠다고 말하자 존 헨리는 아무도 당신이 했던 것처럼 아이를 돌봐주지 않았겠지, 라고 말했다. 메리가 아이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자 존 헨리는 아내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당신의 본능이 뭐라고 얘기하느냐고 물었다. 메리는 자신의 본능이 여러 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헨리는 공포가 차오르는 걸 조절하며 차분히 얘기하려고 애를 썼다. 그 아이는 지금까지 자신이 봤던 사진들 속의 다른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만약 메리가 그 아이가 서니라는 신호를 보낸다면 그는 그것을 믿어야 할 것이었다. 그는 너무 많은 사진을 보았고, 너무 많은 아이들을 만났다. 그리고 이 아이는 그의 마음 속의 새겨진 서니 보다 2년이나 더 나이가 들었다. 하지만 엄마인 메리는 알 것이었다.

보안관들이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이 상황에서 데븐포트 가 사람들을 가능하면 소란스럽지 않게 숙소로 갈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는 동안 메리는 아이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의 귓가 곱슬머리, 그의 목선, 물어뜯은 손톱, 이 모든 것들이 그녀가 이전에 봤던 것들이었다. 그것이 그가 서니라는 걸 의미하는 것인가? 혹은 이 아이가 폴이 6살 때의 모습을 닮았는가? 조지는 아니었고, 폴은 가능성이 있었다. 아니면 지난 시간 자신이 간절히 원했던 것을 소환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만약 지금 그녀가 떠나고, 이 아이가 그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내버려둔다면, 그리고 나중에, 그녀가 좀 더 침착해져 실수인 것을 깨닫게 된다면... 안돼, 아이를 가까이에 두고 천천히 가늠해 볼 수 있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일 거야. 집없는 아이를 돌보면서 2년 동안의 고통을 끝내는 게 무슨 문제가 있겠어? 저 아이가 서니일 수도 있는데. 아픈 상실, 불면, 금이 간 결혼 생활로 점철된 2년. 2년 동안의 친정 아버지로부터의 비판적 조롱. 그리고 2년 동안의 조지와 폴의 혼란. 이젠 단 하루도 더 이상의 그런 날을 용납할 수 없었다.

마침내 그녀는 의도했던 것보다 더 큰 소리로 대답을 했다. “네”라고. 남편이 확인차 “네?”라고 다시 묻자 그녀는 “이 아이가 맞다”고 대답했다. 보안관 셔먼이 주변의 압력을 받지 말라고 말했지만 그녀는 다시 단호히 “이 아이는 우리 아들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한편, 그레이스는 어느 날, 카벳 부부의 집에서 설겆이를 하다가 그들을 방문한 메튜가 기디언 울프가 아이를 훔친 죄목으로 오펠러사스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고 얘기하는 걸 듣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