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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의 작은 서재

The Nickel Boys by Colson Whitehead (2019) Margaret Kim (margaret7630) 2020-9-21  15:54:28

The Nickel Boys


By


Colson Whitehead




플로리다 (Florida) 주에 있는 예전 니켈 (Nickel) 학교 (소년원) 의 공식 공동 묘지 터에서 숨겨졌던 묘지와 그 안에 있던 유골이 발견되었다. 그것을 발견한 사람은 남 플로리다 대학 (University of South Florida)의 고고학과 학생인 조디 (Jody) , 그녀는 같은 과 학생들과 함께 그곳을 발굴하고 있었다. 그것은 첫 번째 소년이 감자 푸대에 묶여 그곳에 버려지고 난 후 10년 만이었다.


그 비밀스런 묘지는 니켈 캠퍼스 북쪽에 들풀이 듬성듬성 나있는 예전 작업 헛간과 학교 쓰레기장 사이에 있었다. 당시 들판은 방목 목장으로, 학교가 그곳을 운영하여 우유를 지역 고객들에게 팔았고, 그것은 소년들을 양육하는 데에 드는 세납자들의 부담을 완화시켜 주기 위한 플로리다 주의 제도들 중 하나였다.


유골의 발견은 환경 조사 기관으로부터 모든 것이 깨끗하다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그곳을 복합 상업 지구로 개발하려고 공을 들이고 있는 부동산 회사에게, 그리고 학대 사건에 대해 조사하는 걸 최근 마무리한 주검사에게는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값 비싼 문제였다. 이제 그들은 새로운 조사를 시작해야 했고, 죽은 자의 신원과 사망의 종류를 파악해야 했다. 그런데 언제 이 빌어먹을 장소 전체가 뒤집어지고, 청소되고, 그리고 거의 역사에서 지워졌는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그것이 오래 전에 이루어졌다는 건 모든 이가 동의했다.


주에서는 그곳에 묻힌 유해들이 적절하게 재정착할 때까지 그 터를 처리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곳을 조사해야 했고, 현장 학습 점수가 필요한 고고학과 학생들이 투입되어 몇 달 동안 그곳을 발굴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을 세상에 알린 조디는 언제, 어떻게 그 무덤을 보았느냐는 질문에 흙이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었다고 대답했다. 움푹 들어간 땅과 그것을 덮고 있던 볼품 없는 잡초들. 그래서 학생들은 말뚝과 철조망으로 조사 기준선망을 구분했고, 부삽과 중장비로 그곳을 팠다. 흙을 걷어내자 뼛조각과 벨트 버클 그리고 소다 병들이 보였다.


사실, 니켈 소년들은 끔찍한 그곳을 알고 있었고, 그 공동 묘지를 붓힐 (Boot Hill) 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그들이 즐겼던 토요일 공연에서 따온 것이었다. 붓힐은 북쪽 캠퍼스에 있는 커다란 비탈 바로 너머에 있었다. 무덤을 표시하는 흰 콘크리트 십자가의 2/3에는 이름들이 새겨져 있었고, 나머지는 그냥 비어 있었다.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는 게 어려웠지만, 젊은 고고학자들 사이에 경쟁심이 발동해 계속 진전을 보이고 있었다. 소년원의 기록은 비록 불완전하고 마구잡이 식이었지만 1954, '윌리' (WILLIE) 로 좁혀졌다. 불에 탄 유해는 1921년에 있었던 기숙사 화재로 희생된 사람들이라고 확인했다. DNA로 그들과 관련이 있는 살아 있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었다. 43 구의 시체와 7 개의 익명의 유해.


붓힐은 그곳에 묻힌 소년들을 하나씩 하나씩 내보냈다. 도랑에서 찾은 몇몇 인공 유물을 씻어 내고 첫 번째 유해를 발견했을 때, 조디는 몹시 흥분했다. 하지만 카마인 (Carmine) 교수는 그녀의 손에 있는 그 길쭉한 작은 뼈는 필시 너구리나 다른 작은 동물의 것일 거라고 말했다.


실망한 조디를 구원해 준 건 그 숨겨진 묘지였다. 조디는 세포 시그널을 찾기 위해 땅을 돌아다니다가 그것을 발견했다. 그곳에서 부당 행위가 있었던 것을 알고 있는 카마인 교수는 그녀의 직감을 지지했다. 모든 뼛조각과 구멍난 해골, 산탄으로 벌집이 된 갈비뼈 등. 공식적인 공동 묘지가 의심스럽다면, 표시 없는 매장지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이틀 후 냄새로 시체를 찾아내는 개들과 레이다 영상이 상황을 확인해 주었다. 그곳에는 흰색 십자가도 없었고, 이름도 없었다. 그저 누군가 그들을 발견해 주기를 기다리는 뼈들뿐. 카마인 교수는 그들이 소년원을 학교라고 불렀다고 하면서 이 넓디 넓은 곳, 땅 속에 뭐든 숨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니켈 출신 소년들 혹은 그들의 친척들 중의 한 명이 이 일을 언론에 제보했다. 고고학과 학생들은 그 시점에 모든 인터뷰가 끝난 후, 몇몇 니켈들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학생들은 그들에게 두 번째 매장지를 알려주었고, 자신들이 발굴한 죽은 아이들의 가족들을 알려 주었다. 그러고 나자 지역 탤러해시 (Tallahassee) 방송국 기자가 취재를 나왔다. 사실, 이전에도 많은 니켈 소년들이 숨겨진 묘지에 대해서 얘기했지만, 니켈 출신의 말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전국 언론이 그 이야기를 보도했고 사람들은 그 학교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니켈 학교는 그 안의 흉악성과 대부분 십대인 소년들의 공공 기물 파손으로 인해 3년 간 문을 닫았다. 가장 순수한 곳, 말하자면 예배당이나 축구장 같은 곳도 흉악하게 변해 일부러 사진상으로 꾸밀 필요가 전혀 없을 정도였다. 그 장면은 심란했다. 음영이 져 사방을 전율케 했으며 각각의 자국이나 표시는 마른 피처럼 보였다. 마치 비디오에 잡힌 모든 영상이 그것의 어두운 본성을 노출시키는 것처럼 말이다. 니켈이 들어가는 걸 볼 수 있어도 나오는 건 볼 수 없어, 라는.


니켈 소년들은 창녀들보다 더 싸게 취급되었다. 최근, 몇몇의 이전 학생들이 협력 단체를 결성했다. 인터넷으로 재회하고 식당등에서 모임을 가졌다. 그들은 함께 수십 년을 파헤쳐 나가고 인간의 시선으로 그때의 조각들과 인공 유물을 회복시키며 그들만의 유사 고고학을 실행했다. 그 파편들이 확인시키는 공유된 어둠을 재조립하면서. 만약 그것이 당신에게 사실이라면 다른 사람에게도 사실이며, 당신은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라는 믿음 아래에서.


오마하 (Omaha) 출신의 은퇴한 카펫 판매원인 빅 존 하디 (Big John Hardy) 가 니켈 소년들에 대한 웹사이트를 운영했고, 최신 뉴스를 올렸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또 다른 조사를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했고, 어떻게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아냈는지 알렸다. 상정된 추도회를 위한 기금 모임의 상황도 추적되었다. 니켈에서의 날들을 빅 존에게 보내면 그는 그것을 보낸 사람 사진과 함께 올렸다.


이제 다섯 번째가 되는 연례 동창회는 낯설었고 불가피했다. 소년들은 이제 늙었고, 아내나 전 아내 그리고 그들을 기피했던 아이들과 손주들과 함께 였다. 그들은 니켈을 떠난 후의 혹은 보통의 사람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했던 삶을 이야기했다.


한편, 뉴욕시에 엘우드 커티스 (Elwood Curtis)라는 한 니켈 학교 출신이 살고 있었다. 그는 가끔 웹사이트에서 예전 그 학교에 대해 좀 발전이 있나 찾아보곤 했다. 하지만 그는 여러 이유로 동창회를 멀리했고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도 않았다. 그에겐 동창회도 쓸 데 없는 것 처럼 보였다. 그들 중 한 사람이 감독관이었던 스펜서 (Spencer)의 집 밖에 차를 세우고 몇 시간 동안 창문을 바라보고 있었던 얘기를 올렸다. 안에서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고, 그는 복수를 다짐했다고 하면서 그 감독관에게 사용하려고 가죽끈을 만들었다고 했다. 엘우드는 그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먼 길을 간 것도 그렇고 그것을 이행하려고 한 것도 그렇고.


하지만 그 숨겨진 무덤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엘우드는 돌아 와야 한다는 걸 알았다. TV 리포터의 어깨 너머에 있는 삼나무가 눈에 들어 오자 그의 피부가 뜨거워졌고, 물 위에 띄우는 제물 낚시의 끽끽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그것은 절대로 멀리 있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걸 느끼게 된 것이다.


엘우드는 플로리다 주 텔러해시 (Tallahassee) 의 흑인 동네인 프렌치타운 (Frenchtown) 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의 부모는 그가 아홉살이었을 적에 그곳을 떠났다.


그는 1961년 크리스마스 날, 시온 언덕의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at Zion Hill) 이라는 레코드를 선물받았는데, 그것은 유일한 생애 최고의 선물이었다. 할머니는 당시 유명한 모타운 (Motown) 그룹이나 대중 가요는 음란하다고 듣지 못하게 했다. 물론 레코드와 더불어 옷같은 다른 선물들도 받았지만 레코드만큼 좋고 거듭 사용하게 되는 건 없었다. 여러 달 동안 그것은 들으면 들을 수록 그에게 깨우침을 주었고, 매번 그는 킹 목사의 설교를 새롭게 이해했다. 진실의 껍질이 깨지는 소리처럼.


디트로이트 (Detroit), 샬롯 (Charlotte) 그리고 몽고메리 (Montgomery) 등 전역에서 했던 그의 연설들이 녹음되어 있었고, 그것은 전국적으로 투쟁했던 인권 운동을 엘우드에게 이어지게 해 주었다. 어떤 연설은 엘우드로 하여금 심지어 킹 가족 구성원이 된 듯 느껴지게 했다.


당시 아이들은 모두 놀이 공원 (Fun Town)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있었고, 그곳을 가본 적이 있는 다른 아이들을 부러워 했다. 한 연설에서 닥터 킹은 그의 딸 욜란다 (Yolanda)가 얼마나 애틀란타 (Atlanta)에 있는 놀이 공원에 가고 싶어 했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욜란다는 고속도로에서 커다란 사인이나 TV에서 광고를 볼 때마다 그곳에 가자고 부모를 졸랐다고 했다. 닥터 킹은 딸에게 유색 피부를 가진 아이들은 저 담 너머로 갈 수 없다는 차별 제도에 대해, 그는 모든 백인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그것에 힘과 의미를 부여했던 충분히 많은 백인들의 잘못된 사고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딸에게 증오와 비통함의 유혹에 저항하라고 조언하면서 '놀이 동산엔 갈 수 없을지라도 너는 그곳에 간 사람들만큼 좋은 아이라는 걸 알기 바란다' 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엘우드 역시 때때로 조지아 (George)에 사는 사촌을 만나러 가는 길에 놀이 공원의 광고를 보곤 했다. 광고에서, 선생님의 빨간 도장이 찍혀 있는 우수한 성적표를 갖고 오면 공짜로 입장하게 해준다고 해서 그는 모든 과목에 'A'를 받았고, 닥터 킹의 약속 대로 모든 아이들한테 놀이 공원의 문이 열리는 그날을 위해 성적표를 보관했다.


할머니 해리엇은 14살부터 리치몬드 호텔 (Richmond Hotel)에서 청소부로 일했다. 그녀의 엄마도 같은 일을 했었다. 엘우드가 고등학교에 들어가자 호텔 매니저인 미스터 파커 (Mr. Parker)는 그가 원하면 언제든지 짐꾼으로 고용하겠다고 했다. 엘우드가 대신 다른 곳에서 일하게 되자 미스터 파커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엘우드는 리치몬드와 미스터 파커를 좋아했지만 그 호텔 명부에 네 번째 세대까지 이름을 올린다는 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만 불편했다. 그래도 미스터 파커는 그 가족에게 항상 친절했다. 엘우드의 엄마를 절도로 해고한 후에도.


해리엇은 아홉 살인 엘우드를 집에 혼자 두지 않고 일하러 갈 때 항상 데리고 다녔다. 그녀는 엘우드가 부엌에서 일하는 남자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보면서 그 오후들이 그들 나름의 학교라고 생각했고, 남자들 주변에 있는 게 그를 위해서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요리사와 웨이터들은 그를 마스코트처럼 여기며 숨바꼭질도 하고 여러 주제들, 즉 백인 남자의 태도, 매춘부를 다루는 방식, 집 안에 돈을 숨기는 전술 등등에 대한 시답잖은 지혜들을 알려 주기도 했다.


바쁜 시간이 지난 후에, 그들은 엘우드에게 게임처럼 설겆이를 시키기도 했고 또 같이 장난을 치기도 했다. 그러다 직원이 바뀌었다. 새롭게 생긴 시내 호텔들이 직원들을 가로채 갔고, 요리사들이 들락 날락 했으며, 몇몇 웨이터들은 홍수 피해 복구 후 재오픈을 했을 때에도 돌아 오지 않았다. 예전 사람들과 달리 새 직원들은 호텔의 청소부 손자인 엘우드를 마땅치 않게 여겼다.


그런데 엘우드가 12살 때 어느 날, 버스 보이인 코리 (Cory)가 상자 무더기를 부엌으로 가지고 왔다. 그것은 윗층 방에 묵었던 출장 외판원이 놔두고 간 백과 사전 셋트였다. 백인 부자들이 묵었던 방에 귀중품을 두고 갔다는 전설 같은 얘기들이 있었지만 이런 류의 것이 그들 손에 들어 온 건 흔치 않는 일이었다. 요리사인 바니 (Barney)가 맨 위에 있던 상자를 열고 가죽으로 제본된 백과 사전을 꺼내 들었다. 그는 그것을 엘우드에게 건넸다. 엘우드는 가장자리가 빨갛고 종이로 가득한 벽돌 같은 그것의 무게에 놀랐다. 그것을 한 장씩 넘기며 눈을 가늘게 뜨고 작은 글씨들을 읽어보면서 엘우드는 거실에서 좋아하는 단어들을 되새기고 있는 자신을 그려보았다. 거기에 쓰여져 있는 단어들은 흥미롭게 보였고, 또한 상상 속에서 발음되는 그 단어들이 흥미롭게 들렸다.


코리는 그것을 팔겠다고 했다. 그는 글을 읽을 줄 몰랐고 빠른 시일 내에 배울 계획도 없었다. 엘우드가 그가 사겠다고 액수를 제시했다. 부엌의 특성상, 백과 사전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새로 설겆이 담당으로 들어온 피트 (Pete) 가 자신도 거기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피트는 텍사스 출신으로 두 달 전에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테이블을 치우는 일에 고용됐지만 사고를 몇 차례 낸 뒤 부엌으로 왔다. 그는 일할 때 어깨 너머를 살폈다. 마치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말수도 적었다. 피트는 손을 바지에 닦으며 니가 그렇다면 저녁 서비스 전에 시간이 있지, 라고 말했다.


그날 오후, 부엌에 어울리는 내기가 진행됐다. 지금까지 없었던 가장 큰 게임. 20년 넘게 호텔에서 일한 흰 머리의 웨이터인 렌 (Len)에게 스톱워치가 주어졌다. 엘우드와 피트가 보는 앞에서 적절하게 불려진 25개의 접시가 쌓였다. 두 명의 버스 보이가 이 두 사람을 위해 보조 역할을 하기로 했고, 혹시 매니저가 지나가는 걸 대비해 감시하는 사람이 서 있었다.


엘우드는 지난 4년 동안 씻고 건조하는 대회에서 져본 적이 없었다. 피트도 집중했다. 엘우드는 그와의 이전 내 기에서 이겼기 때문에 그를 위협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역시 그 게임에서도 엘우드가 이겼고 그는 백과 사전을 손에 넣었다. 집으로 온 엘우드는 거실에 있는 책꽂이에서 자신이 읽던 책들을 꺼낸 다음 백과 사전 상자를 열었다. 그는 알파벳을 쭉 따라 가다가 'Ga' 에서 멈췄다. 그 백과 사전을 출판한 회사에서 일하는 똑똑한 사람들이 갤럭시를 어떻게 다루는지 보고 싶었다.


그런데, 페이지가 비어 있었다. 전부 그랬다. 첫 번째 상자에 있는 모든 책이 그가 부엌에서 봤던 것을 제외하곤 전부 비어 있었다. 그는 다른 두 상자를 열어 보았고 얼굴이 달아 올랐다. 모든 책이 비어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가 돌아와 고개를 흔들며 그것들은 결함이 있거나 판매원이 고객들에게 견본으로 보여주는, 그것이 풀 셋이었을 때 집에 갖고 가면 어떻게 보이는지 보여주기 위한 가짜 책이라고 말했다.


그날 밤 침대에 누운 엘우드에게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그 버스 보이와 부엌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 책들이 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것, 그들이 쇼를 했다는 것. 어찌됐든 그는 그 백과사전을 책꽂이에 꽂았다. 습기에 뒤쪽 커버가 벗겨졌는데, 가죽 역시 가짜였다.


다음 날 오후가 그가 부엌에서 일한 마지막 날이었다. 모두가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코리는 그 책들이 어땠느냐고 묻고 그의 반응을 기다렸다. 싱크대 옆에 있던 피트는 입술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활짝 웃었다.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빈 종이일 뿐이었다는 걸.


고등학교 내내 그는 설겆이 담당자들이 그가 쭉 이기도록 해주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문제를 이리저리 생각했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그것이 그의 능력이라고 믿고 뿌듯해 하고 있었다. 그는 나중에 니켈에 가고 나서야 비로서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피할 수 없는 대결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부엌에 안녕을 고한다는 것은 그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하고 있었던 별개의 게임, 즉 식당문이 열릴 때마다 그곳에 흑인 고객이 있느냐 없느냐에 내기를 하는 것, 그것과도 작별을 한다는 뜻이었다. 『브라운 대 교육 위원회』(Brown v. Board of Education) 소송 결과에 따르면, 학교는 인종 차별 정책을 철폐해야 했다. 그 판결로 모든 보이지 않는 벽이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라디오에서 대법원 판결이 중계되던 날, 그의 할머니는 마치 누군가 그녀의 무릎에 뜨거운 국물을 끼얹은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


엘우드가 할머니에게 이제 흑인들도 리치몬드에 머무를 수 있게 되는 거냐고 묻자 그녀는 그 판결이 갖는 의미중 하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옳은 일인지에 대해 말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이 그것을 해야 한다고 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증거로 몇 가지를 나열했고 엘우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머지 않아 문이 크게 열리고 사업차 탤러해시에 온 말쑥한 차림새의 갈색 얼굴의 사업가나 관광하러 도시로 온 화려한 흑인 여성이 웨이터가 그들의 앞에 놓아 주는 식사 냄새를 음미하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는 그것을 확신했다.


그는 그 게임을 9살때부터 시작했는데, 하지만 3년 후에도 식당 안에서 그가 볼 수 있는 유일한 흑인들은 접시나 음료를 나르거나 빗자루를 든 사람들뿐이었다. 그는 오후에 리치몬드에서 지냈던 시간이 끝날 때까지 게임을 계속했다. 이 게임에서의 그의 상대가 자신의 어리석음인지 혹은 세상의 황소고집 같은 끈질김인지 분명치 않았다.


한편, 미스터 파커와 마찬가지로 엘우드가 그의 나이 또래의 다른 흑인 소년들과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과 그의 근면적인 본성 그리고 한결같은 성격을 알아본 사람이 또 있었다. 프렌치타운에서 담배 가게를 하고 있는 미스터 마르코니 (Marconi)는 엘우드가 아기였을 적부터 봐 온 사람이었다. 그는 좀 처럼 떠나지 않은 계산대 옆 의자에 앉아서 엘우드가 자신의 가게로 들어와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그가 안 본다고 생각되면 담배를 슬쩍 작업복 바지에 넣는 이웃 동네 아이들과 동떨어져 자신만의 태양을 향해 자라는 걸 지켜보았다. 그는 아이들의 그런 행동들을 모두 보고 있었지만 모른 척했다.


미스터 마르코니는 1942년 육군 기지가 생긴 지 몇 달 후 프렌치타운에 가게를 열고 여러 종류의 담배와 예방약을 적절하게 거래해 큰 돈을 벌었다. 전쟁이 끝나자 그는 담배를 가게 뒷쪽으로 옮기고, 벽을 흰색으로 다시 칠했다. 그리고 잡지 진열대와 싸구려 캔디, 그리고 소다 쿨러를 들여 놓았다. 그것으로 가게는 더 유명해졌다. 그는 종업원을 고용했다. 그는 종업원이 필요없었지만, 그의 아내가 사람들에게 종업원이 있다고 말하기를 좋아했고, 그는 그것이 프렌치타운의 흑인 상류층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가게에 접근을 더 용이하게 할 거라고 생각했다.


엘우드가 13살 때, 어느 날 오후, 엘우드는 여느 때처럼 마르코니 가게의 만화책 선반대 주위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날은 종업원이었던 빈센트 (Vincent)가 입대하기 전 마지막으로 일을 하던 날이었다. 미스터 마르코니는 엘우드에게 일할 곳이 필요하냐고 물었고 엘우드는 할머니에게 여쭤봐야 한다고 대답했다.


할머니 해리엇은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긴 리스트가 있었다. 엘우드가 담배 가게 일을 상의하자 할머니는 방과 후와 주말엔 해도 된다고 했다. 그리고 주말에 받는 급여에서 반은 생활비로 반은 대학 학비를 위해 저축하라고 했다. 엘우드는 지난 여름에 별 생각 없이 대학에 가겠다고 말했었다. 『브라운 대 교육 위원회』판결이 예상 밖의 계기가 되었지만 해리엇에게는 가족 중의 한 사람이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적이었고, 그래서 그곳이 담배 가게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엘우드는 신문과 만화책을 정리하고, 사람이 덜 붐비는 과자의 먼지를 털고, 미스터 마르코니가 원하는 대로 담배가 진열되어 있는지 확인했다. 목요일마다 『라이프』(Life) 잡지를 실은 트럭이 왔고, 반환할 것을 골라내고 새로 도착한 것들을 진열하고 나면, 엘우드는 사다리에 앉아 최신 잡지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몰두했다.


그는 프렌치다운의 한 부분에서 일어나고 있는 흑인들의 투쟁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곳은 그의 동네가 끝나는 곳으로 백인들의 법이 지배하고 있었다. 『라이프』지의 사진 에세이는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의 최전방으로 그를 데려다 주었다. 그곳에서는 그보다 별로 나이가 많지 않은 젊은이들이 그 운동을 주도하고 있었다. 그들은 쇠막대로 맞고, 소방 호스 물을 쏘이고, 화난 표정의 백인 주부들이 뱉은 침을 맞기도 했다. 활인화 속에서 카메라를 보며 동작을 그대로 멈추고 있는 모습 등의 세부적인 묘사가 경이로웠다. 그는 건장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은 어깨도 좁고, 꽤 비싸게 산 안경이 깨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거기에 참여하고 싶었다.


휴식 시간 동안 잡지를 뒤적이는 것으로, 마르코니 가게에서의 근무 시간은 엘우드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모델을 제시했고 프렌치타운의 다른 소년들과 구분되게 만들었다. 그의 할머니는 오랫동안 엘우드로 하여금 동네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도록 했다. 그녀는 그들을 꿈도 야망도 없는, 불평만 늘어 놓은 아이들이라고 여겼다. 호텔 부엌처럼, 담배 가게는 안전 지대였다. 해리엇은 그를 엄하게 키웠고 다른 부모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블럭에 사는 사람들이 매번 마르코니의 가게에 들렀고, 엘우드의 세상에 한꺼플을 덧씌웠다. 어느 오후에 그의 엄마 이블린 커티스 (Evelyn Curtis)의 절친이었던 미세스 토마스 (Mrs. Thomas) 가 가게로 왔다. 그녀는 원하는 것을 사고 돈을 지불하면서 학교 공부는 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엘우드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미스터 마르코니가 자신은 아이에게 그다지 심하게 일을 시키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미세스 토마스는 미심쩍은 듯한 소리를 냈다. 프렌치타운 여자들은 담배 가게가 평판이 안 좋았을 때와 그가 가정 폭력 공범자라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가게를 떠나며 엘우드에게 네가 해야할 일을 계속하라고 말했다. 엘우드는 그의 엄마가 친구에게는 여기 저기서 엽서를 보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언젠간 미세스 토마스가 그것을 보여 주기를 바랬다.


어느 날, 거리의 친구들이 가게로 와 캔디를 훔치는 걸 본 엘우드는 그들에게 그것을 놓으라고 얘기했고, 그를 잘 아는 아이들은 캔디를 다시 제자리에 놓고 가게를 떠났다. 그날 밤,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그 아이들은 어두운 곳에 숨어 있다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엘우드를 공격했다. 그는 자전거와 함께 지난 겨울에 새로 깐 아스팔트 위로 넘어 졌다. 아이들은 그의 셔츠를 찢고 안경을 거리에 던졌다. 그를 때리면서 그중 한 아이가 생각이라는 걸 좀 하고 살으라고 했고, 다른 아이는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계속 때렸다.


엘우드는 여기저기 찢어졌지만 울지 않았다. 보통 그의 블럭에서 두 아이가 싸우면 그들을 진정시키는 사람이 엘우드였는데, 이제 그가 그런 일을 당하고 있었다. 맞은 편에 있던 노인이 싸움을 말리며 엘우드에게 상처를 닦아줄 거냐고, 아니면 물 한 잔 마시겠느냐고 물었다. 엘우드는 거절했다.


집으로 돌아오자 해리엇이 그의 눈에 든 멍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친구 말이 옳았다. 엘우드는 그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는 생각이 없었다. 그는 그것을 자신에게 설명할 수 없었다. 닥터 킹의 연설을 들을 때까지 말이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는 특별한 사람이고 귀한 사람이라는 것, 우리는 매일 이 자존감과 특별한 사람이라는 의식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닥터 킹은 엘우드가 이해하지 못한 수수께끼에 형태, 표현 그리고 의미를 부여했다.


흑인들을 억압하는 큰 세력이 있고, 다른 사람들처럼 너를 억압하려는 작은 세력이 있다. 그런 모든 일을 대면하는 데 있어서, 큰 세력이든 작은 세력이든, 너는 똑바로 서서 네가 누구인지에 대한 자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백과 사전은 비어 있었고, 너를 속이고 미소를 지으며 그 공허를 너에게 전달한 사람들이 있고, 반면에 너의 자존심을 너에게서 강탈해 가는 사람들이 있다. 너는 네가 누구인지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자존감. 빼앗길 수 없는 힘. 집에 오는 길에 어두운 거리에 숨어 기다리는 결과가 있을 때 조차도. 그들은 그를 때리고 옷을 찢으며 그가 왜 백인을 방어하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미스터 마르코니에 대한 그들의 범죄는 엘우드 자신에 대한 모욕이라는 것을 그들에게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그것이 빨아먹는 캔디이던 만화책이던 간에 말이다. 교회의 가르침 대로, 그의 형제에 대한 공격은 그 자신에 대한 공격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은 그 자신의 존엄을 약화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미스터 마르코니가 그는 신경안 쓴다고 말을 했건 말았건, 그들이 그가 있는 데서 캔디를 훔쳤을 때 친구들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건 간에. 그것은 그 유일한 의미를 이해할 때에서야 비로서 이해가 되었다.


그것이 엘우드였다. 어느 누구 못지 않은 옳바르고 착한 사람.


한편, 등교 첫날, 링컨 고등학교 (Lincoln High School) 학생들은 길 건너편 백인 고등학교로부터 새 중고 교과서를 받았다. 교과서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서, 백인 아이들은 다음 주인을 향해 책에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을 남겼다.


9월은 텔러해시의 백인 청소년들이 최신 욕설을 배우는 개인 지도 시간이라고 할 수 있었고, 그것은 해가 갈 수록 다양해졌다. 생물학 책을 펼치고 소화 기관에 대한 페이지 위에 '꺼져, 깜둥이' 라는 말이 쓰여 있는 걸 보는 건 치욕적이었다. 하지만 수업이 계속되고, 링컨 고등학교 학생들은 욕설과 무례한 말들을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만약 모든 모욕이 당신을 구렁텅이 속에 처박히게 한다면 어떻게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겠는가 말이다.


역사 선생인 미스터 힐 (Mr. Hill)은 엘우드가 신입생일 때 그 학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고 칠판에 자신의 이름을 쓴 다음 학생들에게 검정색 마커를 주면서 첫 번째 할 일은 교과서에 적힌 모든 나쁜 단어들을 지우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너희들은 배우는 것에만 집중하라고, 바보들이 써놓은 것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 고 말했다. 다른 아이들처럼 엘우드도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다. 그들은 교과서 한 번 봤다가 선생님을 봤다. 그런 다음 그들은 마커를 가지고 열심히 지웠다. 엘우드의 마음이 들떴다.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왜 다른 사람은 이렇게 하라고 한 번도 말해 주지 않았는가 말이다.


미스터 힐은 하나라도 남기지 말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욕설과 무례한 말들을 지우는 동안 그는 자신에 대해서 말했다. 텔러해시에는 처음 왔고, 이제 막 몽고메리 (Montgomery)에 있는 교육 대학을 졸업했다고 했다. 지난 여름 플로리다를 처음 방문했는데, '자유의 기수' (Freedom Rider) 로서 워싱턴 디시 (Washington D.C.)에서부터 버스를 타고 탤러해시에 왔다고 했다. 그는 행진을 했고, 유색 인종에게 금지된 점심 판매대에 앉아 서비스를 받기 위해 웨이터를 기다렸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커피 한 잔을 기다리며 여러 가지 과정을 겪었고, 쉐리프가 와 평화를 방해했다며 그를 감옥에 보냈다고 했다.


그는 그 이야기를 하면서 마치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인양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엘우드는 그가 봤던 잡지에 실려 있는, 손에 손을 잡고 있던 운동의 리더들 속에서 혹은 뒷쪽에 똑바로 자랑스럽게 서있던 모르는 군중들 속에서 혹시 미스터 힐을 보았나 궁금했다.


미스터 힐의 역사 수업은 남북 전쟁 이후의 미국 역사에 중점을 두었지만,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100년 전에 있었던 일과 그들의 현재 삶을 연계해서 설명했다. 그는 엘우드가 인권 투쟁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그가 맞장구를 칠 때 아이에게 쓴웃음을 지었다. 링컨 고등학교 다른 교사들은 엘우드를 오랫동안 높이 평가해왔고 그의 침착성을 칭찬했다. 교사들은 엘우드가 무더운 오후 열기로 모두 졸려 어쩔 줄 모를 때 단어 하나를 제시해 관심을 일깨워주는 것에 대해 칭찬했다. 그는 백과 사전을 갖고 있었고, 그것을 이용했다. 없는 것보단 나았으므로.


엘우드가 읽고 동경했던 조직적인 운동은 아주 멀리 있었는데, 그것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프렌치타운은 그 자체의 시위가 있었지만 엘우드는 너무 어려 거기에 참가할 수가 없었다. 그가 10살 때, 플로리다의 한 대학에 다니는 두 명의 여학생이 버스 보이콧을 제안했다. 할머니는 처음엔 그들이 왜 그런 야단을 자신들의 도시로 갖고 오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며칠 후 그녀도 다른 사람들처럼 함께 모여 자동차를 타고 호텔로 출근했다. 그 해 겨울 그 도시는 마침내 버스를 통합했고 운전석에 흑인이 앉아 있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또한 그들도 원하는 곳 어디든 앉을 수 있었다.


한편, 열심히 일하는 것은 미덕이기는 하나, 엘우드에게 가두 행진이나 연좌농성에 참여할 시간을 허락치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오후, 엘우드는 미스터 마르코니에게 다음 날 하루 쉬겠다고 했다. 미스커 마르코니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그러하고 했다. 다음 날, 엘우드는 지난 해 노예 해방의 날 기념 연극할 때 입었던 검정 바지를 입고 넥타이를 맸다. 혹시 경찰이 쇠곤봉을 들고 있지 않을까, 백인들이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를 들고 있지 않을까 싶어 안경이 걱정됐다.


엘우드가 거리로 나가자 구호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한 플로리다 대학의 학생들이 대형 천막 아래에서 표지판을 끌어 올리고 슬로건들을 돌리며 잘록한 고리형태로 행진을 하고 있었다. 쉐리프와 그의 부하들이 검은 선글래스를 쓰고 팔짱을 긴 채 인도에 서 있었다. 백인 그룹이 경찰들 뒤에서 야유하며 조롱했고, 좀 더 많은 백인들이 그들과 합류하기 위해 걸어왔다. 엘우드는 눈을 내리 깔고 걸어 데모대 근처로 가 줄무늬 스웨터를 입은 좀 더 나이든 여자 뒤 항의선 인간띠 사이로 끼어들었다. 그녀는 그를 보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는 일단 인간 사슬에 합류하고 나니 마음이 차분해졌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법 아래 평등 대우' 라는 구호를 외쳤다. 엘우드가 다른 사람들이 들고 있는 피켓들을 보면서 그것을 준비하지 못한 것에 자책하고 있는데 누군가 그의 어깨를 잡았다. 놀랍게도 그 사람은 역사 교사인 미스터 힐이었다. 그는 엘우드를 링컨 시니어 그룹으로 데려갔다. 농구 대표팀원인 두 남학생과 악수를 했다. 엘우드는 꿈으로 간직하고 있었던 시위 참여와 궐기해야 한다는 욕구를 그가 다니는 학교의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게 될지는 몰랐다.


다음 달 쉐리프는 최루 개스가 난무하는 가운데 목덜미를 잡아 모욕적으로 200명이 넘는 시위대들을 체포해 기소했다. 하지만 이 첫 번째 행진은 사고 없이 진행됐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 가던 중, 엘우드는 옆으로 지나가는 차에서 들려오는 아주 모욕적인 소리를 들었고, 잠시 후 그 사람이 리치몬드 호텔의 매니저 아들인 카메론 파커 (Cameron Parker) 라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호텔에서 만화책을 교환하기도 했었다. 카메론은 엘우드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눈 앞에서 플래쉬가 터졌고, 놀란 엘우드가 보니 사진사는 엘우드의 할머니가 읽지 않는 잡지사 소속이었다. 그녀는 그 잡지가 인종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주 편파적이라고 말했다.


3일 후, 해리엇이 엘우드를 불렀다. 그녀의 그룹 중 한 사람이 그를 본 모양이었다. 그녀는 전축 사용을 금지하고 그것을 자신의 침실로 옮긴 다음 벽돌로 눌러놓았다. 그들은 둘 다 조용히 고통을 받았다.


일주일 후, 집안 분위기가 다시 예전처럼 돌아왔지만 엘우드는 변했다. 시위에서 그는 자기 자신에게 좀 더 가까워진 것을 느꼈었다. 그것은 자신의 꿈을 키우기 충분했다. 일단 그가 대학엘 가면 그는 그 자신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었다. 여자아이들과 영화를 보러 가고 교과 과정을 탐험하리라. 그리고 흑인 인권 상승에 헌신하느라 바쁜 젊은 몽상가들을 찾아 자신의 자리를 찾으리라.


텔러해시에서의 마지막 여름은 빨리 지나갔다. 흑인들도 미국인이고 그들의 운명은 나라의 운명이다. 그는 그의 인권이나 그가 속한 유색 인종들만을 옹호하기 위해 시위대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이의 인권을 위해 행진을 한 것이었다. 그를 비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내 투쟁이 당신의 투쟁이고, 당신의 짐이 내 짐이다. 하지만 그것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그는 늦게까지 자지 않고 아처 몽고메리 (Archer Montgomery) 라는 가명으로 몇 개 신문사에 편지를 썼다. '우리는 나이든 세대에게 묻는다, 당신은 우리의 도전을 받아 들이겠는가?' 그는 아무에게도 자신이 그것을 썼다는 걸 말하지 않았다.


얼마 후, 7월 어느 날, 미스터 힐이 가게로 찾아와 어떤 제안을 했다. 엘우드는 처음엔 그를 알아 보지 못했다. 학교에 올 때마다 착용했던 색깔있는 나비 넥타이도 없었고, 오렌지색 체크 셔츠는 안쪽 셔츠와 유행하는 선글래스가 보일 정도로 열려 있었다. 그런 미스터 힐의 모습은 생소했다. 엘우드가 그에게 필요한 것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엘우드를 보러 왔다고 말했다.


미스터 힐에게는 '자유의 기수' 운동에 참가한 동지가 있었는데, 멜빈 그릭스 (Melvin Griggs)라는 기술 전문 대학교수였다. 그곳은 텔러해시 남쪽에 있는 유색 인종을 위한 대학이었고, 그는 그곳에서 영미 문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 학교는 한 동안 관리가 소홀했고 새 학장이 모든 걸 뒤집고 있었다. 그 학교의 강의는 한동안 고등학교에서 성적이 좋은 학생들에게 개방되었지만, 지역 사람들 중 아무도 그것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학장이 미스터 힐의 친구를 그 일에 투입했고, 그가 미스터 힐에게 연락을 취해 왔다.


엘우드는 빗자루를 꽉 잡았다. 그는 굉장한 소식이지만 강의를 들을 돈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스터 힐은 잘 됐다며, 수업은 공짜라고 말했다. 최소한 이번 가을은 그렇다고, 그래서 그 소식이 지역 사회에 퍼트려질 거라고 했다. 엘우드가 할머니한테 물어 보겠다고 하자 미스터 힐은 그러라고 하면서 자신 역시 그녀에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엘우드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중요한 것은 그것이 너처럼 젊은 아이에게 정말 좋은 일이라고, 넌 그들이 원하는 딱 그런 타입의 학생이라고 말했다. 그 얘기를 들은 해리엇은 다른 무엇 보다도 수업료가 공짜라는 말에 굉장한 기뻐했다.


엘우드가 첫 번째 대학 강의에 참석하기 전 날, 미스터 마르코니가 그를 불렀다. 엘우드는 강의에 참석하기 위해서 목요일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의 사장이 그가 없을 때에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하려고 하는 모양이라고 짐작했다. 그런데 미스터 마르코니는 목을 가다듬더니 벨벳에 싸인 케이스 하나를 주면서 공부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것은 황동으로 테두리가 되어 있는 진청색 만년필이었고, 그것을 본 해리엇은 미스터 마르코니에게 행운을 빌었다.


해리엇은 평소 아침마다 엘우드의 모습이 남 앞에 내놓을 만한지 확인했다. 그날도 그랬다. 그녀는 그에게 똑똑하게 보인다며 버스 정류장으로 가기 전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 엘우드는 대학 강의에 가기 전 방과 후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가기로 한 멜빈 그릭스를 몹시 보고 싶었다. 자전거가 고장나 히치하이킹을 하거나 7마일을 걸어야 할 것이었다. 그는 정문을 지나 캠퍼스를 돌아다녀 보고 건물들을 구경하다가 길을 잃기도 하고, 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인 곳에 있는 벤치에 그저 앉아 있거나 그곳의 공기를 깊이 들여 마셔볼 예정이었다.


그는 길가에서 흑인 운전사가 운전하는 차를 기다렸다. 두 대의 픽업 트럭이 지나가고 난 다음 밝은 초록색 61년 형 플리머스 (Plymouth) 가 천천히 다가와 조수석 문을 열고 남쪽으로 간다고 말했다. 엘우드가 차에 타자 그는 자신이 로드니 (Rodney) 라고 했다. 로드니는 팔다리를 아무렇게나 벌리고 있었지만 단단한 체격을 갖고 있었다.


로드니는 그의 엄마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고, 멜빈 그릭스를 들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대학이라, 라고 말하며 이 사이로 휫바람 소리를 냈다. 그리고 자신은 14살 때 의자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엘우드가 자신은 담배 가게에서 일한다고 하자 로드니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시 후, 라디오에서 놀이공원 광고가 나오고 엘우드는 그것을 따라 불렀다.


그런데 그때 로드니가 뭐지? 라고 말했다. 백 미러에 순찰차 한 대가 빨간불을 번쩍이며 획 돌아 오는 게 보였다. 시골길이었고 그들이 탄 차 외에 다른 차들은 한 대도 없었다. 로드니는 투덜거리며 차를 세웠다. 엘우드가 그의 가방을 무릎에 올려 놓자 로드니는 침착하라고 말했다.


백인 경찰이 그들 뒤 몇 야드 떨어져 차를 세웠다. 그는 왼손을 그의 권총집에 올리고 걸어왔다. 그는 선글래스를 벗어 가슴팍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때 로드니가 엘우드에게 너 내가 누군지 모르지? 라고 말했고, 엘우드는 그렇다고 말했다. 로드니가 경찰에게 그렇게 말하겠다고 했다.


이제 경찰은 총을 꺼내 들고 그들을 향해 겨누며 다가왔다. 그는 사람들이 플리머스를 잘 살펴 보라고 했을 때 자신에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흑인이 플리머스를 타고 있다면 그건 분명 훔친 것일 것' 이었다고 말했다.


판사가 엘우드에게 니켈로 가라고 명령한 후 엘우드는 집에서 3일을 보냈고, 화요일 아침 7시 주에서 온 차를 타고 그곳으로 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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