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lot

By

Jean Hanff Korelitz

뉴욕 타임즈에서 '새롭고 눈에 띄는' 소설이라는 리뷰를 받은 The Invention of Wonder의 저자 제이콥 핀치 보너 (Jacob Finch Bonner)는 한때 전도유망한 작가였다. 지금 그는 버몬트 (Vermont)에 있는 인문계 중심인 리플리 대학 (Ripley College)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리플리는 1980년대에 큰 위기를 맞이 했었고,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창작 (creative writing)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그것은 처음이자 아직도 유일한 대학원 프로그램인 창작을 위한 리플리 심포지아 (Symposia)였다. 그리고 이후의 여러 해에 걸쳐 심포지아는 대학의 남은 프로그램을 모두 잠식했고, 그 결과 그 대학에는 간간히 캠퍼스에 출석하면 되는 그 프로그램만이 남게 되었다. 그것은 2년 과정인 MFA 과정을 위해 많은 걸 포기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부응하는 정책이었다. 리플리는 웹사이트에 글쓰기는 운이 좋은 몇 사람을 위한 엘리트주의 활동이 아니라고 썼다. 거기에는 모든 사람은 각자 유일무이한 목소리와 어느 누구도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갖고 있고, 누구나, 특히 리플리의 심포지아의 가르침과 도움을 받으면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제이콥이 원했던 건 한 가지,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롱 아일랜드 (Long Island)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세무사 그리고 엄마는 고등학교 생활지도 카운셀러였다. 그의 부모는 그가 작가가 되는 걸 심하게 반대했다. 아버지는 시드니 쉘던 (Sydney Sheldon)을 제외한 다른 작가들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고 반대했고, 그의 엄마는 잭이 기껏해야 중간밖에 안 되는 언어쪽 PSAT 점수를 더 올려야 한다고 강요했다.

부모의 반대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극심한 도전이었지만 어떤 예술가가 극복해야할 도전이 없겠는가. 그는 어린 시절 내내 완강히 책을 읽었다. 필수 교육 과정에서 출발해 보통의 사춘기 불순함을 뛰어 넘어 그의 미래의 라이벌들이 뛰쳐 나올 분야를 점검했다. 그런 다음 그는 창작을 공부하기 위해 웨슬리언 (Wesleyan) 대학으로 갔다. 그곳에서 그처럼 미친듯이 경쟁적인 동료, 원초적 소설가들과 단편 작가들과 어울렸다.

어린 제이콥은 언젠가 자신이 소설을 쓸 수 있게 되었을 때를 생각해 많은 꿈을 꾸었다. 이름에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경의를 표시하는 의미로 '핀치' 라는 이름을 넣기도 했고, 때로, 자신이 특히 좋아하는 소설들을 읽으면서 그는 실제로 그것을 자신이 썼고, 그것들에 대해 비평가나 평론가들과 인터뷰를 하거나 그것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혹은 서점이나 좌석이 반쯤 찬 홀 같은 곳에서 관객들에게 읽어주는 상상을 했다. 그는 하드 커버의 뒷 커버에 그 자신의 사진이 있는 걸 상상하고 한 테이블에 앉아 길게 늘어 선 독자들을 위해 책에 사인을 하는 생각을 굉장히 자주 했다.

제이크는 소설을 실제로 쓰는 것도 생각해 보았다. 그는 책이 그냥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진짜 작업, 말하자면 상상의 작업, 끈기의 작업, 기술의 작업 등이 그 자신의 궁극적인 책을 세상에 내놓을 때 요구된다는 것을 이해했다. 또한 그는 그 분야가 사람이 많다는 것도 이해했다. 즉 그와 같은 많은 젊은 사람들이 그가 책에 대해 느끼는 바로 그 방식으로 똑같이 느끼고 어느 날 그것들을 쓰고싶어 한다는 걸, 그리고 심지어 이 다른 젊은 사람들 중 몇몇은 그가 갖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타고난 탈렌트가 있다는 것, 혹은 훨씬 더 탄탄한 상상력을 갖고 있거나, 그 일을 해내기 위한 훨씬 더 큰 의지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걸 이해했다. 이런 생각들을 할 때면 기분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 그는 그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공립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자격증을 따지 않을 거라는 걸, 혹은 변호사 시험을 치지 않을 거라는 걸 말이다. 그는 자신의 길을 택해 수영을 시작하는 걸 선택했고, 그 자신의 책이 그 자신의 손에 들어올 때까지 수영을 멈추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다. 어느 순간, 세상은 그 자신이 아주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것을 분명 알게 될 것이다. 바로 그가 작가라는 것, 대단한 작가라는 것, 그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제이크가 리플리의 리차드 펭 홀 (Richard Peng Hall)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의 문을 연 6월말, 버몬트에는 일주일 내내 비가 내렸다. 그는 뉴욕에서 옷이 들어 있는 마켓 봉지 두 개와 최근 이론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소설 그리고 학생들이 제촐한 작업들이 들어 있는 랩탑 컴퓨터가 든 낡은 가죽 가방을 갖고 왔다.

문득 그는 리플리에 올 때마다 점점 무언가를 덜 갖고 오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첫 번째 해에는 북부 버몬트에서 3주를 보내기 위해 옷으로 가득 찬 가방과 거의 모두 인쇄해 온 그의 두 번째 소설 원고, 그리고 마감시간에 쫓기는 일상 등을 갖고 왔었다. 그런데 이번 연도에는 아무렇게나 넣은 청바지와 셔츠가 든 두 개의 비닐봉지와 저녁을 주문하고 유툽을 보는데 주로 쓰고 있는 랩탑이 전부였다. 지금부터 일 년, 여전히 이 일을 한다면 아마 랩탑도 들고 오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제이크는 이제 막 시작하려는 리플리 심포지아를 고대하지 않았다. 그는 따분하고 신경을 거슬리는 직장 동료들과 모이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들중 어느 누구도 그가 존경하는 작가가 아니었다. 그리고 또 다른 열심인 학생 부대를 위해 거짓 흥분을 해야 하는 걸 고대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각각 언젠가 위대한 미국 소설을 쓰게 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그는 그 자신이 위대한 작가는 고사하고 여전히 작가인 척 하고 싶지 않았다.

제이크가 리플리 심포지아의 눈앞에 닥친 학기를 위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는 성가시게 두꺼운 폴더에 끼워져 있는 습작들 조차도 낯설었다. 그가 리플리에서 강의를 시작했을 때 그는 '위대한 스승'은 '위대한 작가'로 가기 위한 감탄할 만한 부가물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래서 그는 그와 함께 공부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한, 아주 집중하는 몇몇 학생들의 습작들을 읽고 돌려주었다.

하지만 이제 막 그가 가방에서 꺼낸 이 파일들, 그가 몇 주 전 심포지아의 아주 신랄한 오피스 매니저인 루스 스튜벤 (Ruth Steuben)에게서 받았을 때 읽기 시작했어야 할 파일들은 한 번쯤 열어 보려는 시도도 없이 우편물 채로 곧바로 그의 가방에 들어가 그곳으로 왔다. 제이크는 지금 그것들 자체가 마치 그가 읽기를 미루게 만든, 그 결과, 간담이 서늘한 저녁이 그의 앞에 놓여져 있는 것에 책임이 있는 양 악의적으로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결국, 무엇 때문에 그들 자신의 정신적인 삶을 폴더에 담아 제출한, 심지어 현재 그가 머무르고 있는 리차드 펭 홀의 척박한 이 오피스에서 며칠 내에 일대일 면담이 있을 그 사람들에 관해 알아야 할 게 있겠는가. 이 특별한 학생들, 이 열정적인 수습생들은 이전 리플리 동료들, 말하자면 자신들이 클라이브 커슬러 (Clive Cussler) 모험 소설을 휘저어 놓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는 중간 경력의 작가들이나 자신들의 아이들에 관해 블로그에 올리고 왜 그것이 그들을 <굿 모닝 어메리카>의 고정 고객으로 만들어 주지 않는지 모르는 엄마들, 혹은 '소설에로 돌아온' (소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에 안심하며?) 이제 막 은퇴한 사람들과 전혀 구별이 되지 않았다.

최악은, 제이크를 '문학 소설가' 라고 상기시키는 사람들이었다. 이 그룹은 제이콥 핀치 보너가 아직도 그의 초기 작품을 만지막거리며 충분히 훌륭한 두 번째 소설을 써내지 못하거나 세 번째 소설은 흔적 조차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걸, 그래서 예전 촉망받는 작가들이 가는 특별한 연옥으로 보내졌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었다.

사실, 제이크가 세 번째 소설을 쓰지 못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었다. 정말로 그는 세 번째 소설을 썼고, 네 번째 소설도 썼다. 이 두 소설을 쓰느라 5년이 걸렸다. 그런데 출판사들이 그것들을 연이어 거절했다. 그의 성공작이었던 첫 소설을 출판했던 곳에서부터 그의 두 번째 소설을 출판했던 대학 출판사뿐만 아니라 아주 여러 곳의 작은 출판사에 이르기까지. 그래서 제이크는 그의 학생들이 그가 두 번째 소설을 내놓기 위해 아직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믿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의 새로운 학생들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도, 제이크는 그들이 이미 이전에 알았던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예를 들면, 그들이 자신들이 믿고 있는 것보다 글쓰는 재주가 훨씬 덜 하다는 것, 혹은 그들이 자신들에게 갖는 두려움이 생각보다 훨씬 더 심하다는 것 등등. 또한 그는 그들 모두 실패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지금의 3주 기간이 끝나면 그들은 그의 인생에서 사라지고 다시는 생각하지도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것이 그가 진정으로 바라는 바였다. 하지만, 먼저, 그는 그들 모두 문학으로 묶인 '학생'과 '스승' 같은 관계라는 리플리의 환상, 즉 그들 각자 유일한 목소리와 그것을 가지고 전달할 뛰어난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각자 동등하게 <작가>라는 마술같은 명칭으로 불릴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전달해야 했다.

7시가 막 지났고 아직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는 램프를 켜고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그의 오피스 문옆 벽 위 의 콘크리트 블럭의 볼록한 부분을 따라 나있는 한 줄의 더께를 따라 가며 오랫동안 시간을 보냈다. 이제 막 시작되려고 하는 길고 유쾌하지 않은 저녁을 가능한한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고 또 미루며.

나중에, 그는 이 밤을 뒤돌아 보며, 그 폴더들 중 하나에 의해 되살아난 놀랄만한 행운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이 그 메마른 오피스에서 되돌아 나왔기를, 복도를 걸으며 흙투성이 발자국을 남기고 그의 차로 돌아가 그 긴 시간을 운전해 뉴욕으로 돌아가 그의 평범하고 사적인 실패의 삶으로 돌아가기를 바랬던가? 너무나 강하게 그렇게 원했지만 이미 그러기엔 너무 늦어버렸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다음 날 오후, 환영 파티가 시작되었을 무렵, 제이크는 겨우 3시간 자고 일어나 힘든 몸을 질질 끌고 교수 회의에 참석하러 갔다. 다행히 이번 해엔 담당자가 자신들을 시인이라고 자칭하는 학생들을 자칭 시인들이라고 부르는 다른 선생들에게로 보내 버려서, 최소한 그에게 배당된 12명의 학생들은 산문 작가들이라고 했다.

다행히 교수 회의는 아주 힘들진 않았다. 리플리 심포지아를 위해 돌아온 교수들과는 그럭저럭 잘 어울렸고, 제이크는 그들 중 어느 누구와도 실제적으로 친구가 됐다고 말할 순 없지만, 다른 학교 영문과에서 은퇴를 하였고 자신이 태어난 메인 (Maine) 주에 있는 독립 출판사에서 6권의 소설을 출판한 저자인 브루스 오레일리 (Bruce O'Reilly)와는 리플리의 오랜 전통인 세션 때 한 번씩 맥주를 마시는 사이였다. 이번 해에는 두 사람이 새로 왔다. 신경과민인 것 같은 시인인 엘리스 (Alice)는 그의 나이 또래로 보였고, 자신을 '여러 속'의 작가라고 소개한 한 남자가 자신의 이름을 프랭크 리카르도 (Frank Ricardo)라고 소개하자 다른 사람들은 그 이름을 아는 듯했다. 제이크는 네 번째 소설이 거절되기 시작할 무렵 전후의 다른 작가들에 대한 관심을 끊었다. 그렇다해도 프랭크 리카르도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루스 수튜벤이 인사와 함께 스케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웃으며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교수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야외 파티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크는 기존에 있었거나 혹은 새로운 동료가 자신에게 말을 걸까봐 서둘러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바베큐는 리플리의 초창기 건물로 둘러 싸여 있는 교정 잔디에서 열렸다. 제이크가 종이 접시에 음식들을 담고 아이스박스에서 막 맥주 한 병을 꺼내려고 하는데 어떤 처음 보는 남자가 노란털이 가득 덮힌 팔뚝을 쑥 내밀더니 제이크가 집으려고 했던 병을 쑥 빼들고 가버렸다. 이런 애처로운 순간이라니. 그것은 그로 하여금 옛날 만화책 중에서 바디 빌딩에 관한 만화들을 생각나게 했다. 그가 뭘 할 수 있었겠는가. 보통의 키에 어깨까지 내려온 보통의 금발머리의 그 사내는 이미 저쪽으로 가 맥주 뚜껑을 따고 마시고 있었다. 제이크는 그 사내놈의 얼굴은 보지 못했다.

그때 누군가 제이크의 이름을 불렀다. 한 여자가 그의 옆에 서있었다. 그녀는 아침에 교수 회의에서 보았던 신임 교수로 엘리스 누군가라고 했던 여자였다. 신경과민인 것 같던. 제이크가 엘리스 맞죠? 라고 말하자 그녀가 엘리스 로건 (Logan)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그의 작품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제이크는 종종 이 문장을 들을 때마다 반응하는 신체적 감각을 느꼈다. 이 문장에서 '작품' 이란 그의 첫 소설만을 의미했다. The Invention of Wonder는 출판되고 나서 그리고 아직도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었다. 그의 첫 번째 출판사에서 거절했고 매우 존경받는 대학 출판사인 뉴욕 주립 대학 출판사에서 '연결된 단편집'으로 재구성한 단편집인 Reverberations를 언급한 사람은 단연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셀 수 없이 많은 복사본이 리뷰를 위해 의무적으로 보내졌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그것은 리뷰를 하나도 받지 못했다.

그들은 피크닉 테이블로 가 앉았다. 그녀는 그것이 아주 강력했다며 그에게 그것을 쓴 때가 25살이었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그것이 자신을 아주 정신을 못차리게 만들었다고 말했고, 제이크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댓구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것을 읽을 때가 MFA 과정 중일 때였다며 같은 시간은 아니지만 둘이 같은 프로그램을 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이크의 프로그램, 그리고 분명 엘리스도 들은 그 프로그램은 '2년동안 너의 삶을 포기하고 너 자신을 너의 예술에 봉헌하라' 는 타입이었고, 솔직히 말하면 또한 그것은 리플리의 것보다 훨씬 더 수준이 높았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국 문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인과 소설가들을 배출했다. 제이크는 3년 동안 그곳에 입학하지 못했는데, 분명 별 재주가 없는 것같은 친구들과 지인들의 합격을 보아야만 했다.

당시 제이크는 퀸즈 (Queens)의 아주 작은 아파트에서 공상 과학 소설과 판타지에 흥미가 있는 문학 에이전시를 위해 작업을 하고 있었다. 공상 과학 소설과 판타지는 개인적으로 끌리는 장르가 아니었는데, 장차 작가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흥미로운 것인 모양이었다.

제이크가 일했던 에이전시는 40명 가량의 작가 리스트를 갖고 있었는데 그들은 성공을 하면 모두 더 큰 에이전시로 가버렸다. 제이크의 일은 그 고마워할 줄 모르는 작가들을 변호사에게 고발하고, 에이전트들에게 전화를 돌려 그들의 소설 시리즈가 형편없는 작품들이라고 출판을 말리는 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의 머나먼 우주의 반이상향의 대체 현실에 대한 수많은 원고를 읽고 또 읽는 일이 가장 큰 일이었다. 6개월 후 MFA 프로그램에 합격했다는 통지를 받고 그는 에이전시를 그만두었다.

다른 동료들과 다르게 제이크는 MFA 과정을 하는 2년 동안 시간을 허투로 보내지 않았다. 그는 충실히 모든 세미나, 강연, 작가의 읽기, 워크샵, 그리고 뉴욕에서 온 방문 편집자들과 에이전트들과의 비공식 모임에도 참석했다. 수업에 참석하지 않거나 강연을 듣지 않을 때 제이크는 글을 썼고, 2년 만에 The Invention of Wonder의 초고를 완성했다. 그는 이것을 그의 논문으로 제출했고 그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모든 상을 위해 제출했다. 그리고 그것들 중 하나를 받았다. 그 결과 그는 에이전트도 만나게 되었다.

알고 보니 엘리스는 그가 떠난 몇 주 후에 그 프로그램에 입학한 것 같았다. 그녀는 그의 소설이 출판되고, 졸업생 출판물이라며 게시판에 소설의 표지 복사본이 붙어 있던 이듬 해에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둘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그가 그녀에게 시를 쓰는 거냐고 하자 그녀는 그렇다며 지난 가을 알라바마 (Alabama) 대학 출판사에서 자신의 첫 번째 시 모음집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축하한다며 시를 좀 더 읽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시를 많이 읽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가 자신은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고, 그는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댓구했다. 그녀는 자신이 리플리에서 가르치는 일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교수들 중에 아는 사람은 제이크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말하자면 작품들 중에서, 라고 덧붙이며 그가 이곳에 있는 걸 보니 그 일이 괜찮은 것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2년 동안 이 정도로 작가로서의 인정을 받은 적이 없었다. 따뜻한 감정이 놀랍게도 빠른 속도로 몰려왔다. 그것은 훌륭하고 탁월한 산문을 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에 의한 찬사였다. 한때 그는 그의 삶이 이런 만남으로 가득찰 줄 알았다. 동료 작가들과 헌신적인 독자들뿐만 아니라 떠오르는 신예 소설가인 제이콥 핀치 보너가 그들의 지도 작가/스승으로 배치된 것에 열광한 학생들로 말이다. 워크샵이 끝난 후에도 함께 맥주 한 잔을 할 수 있는 그런 스승. 하지만 제이콥은 그의 학생 어느 누구와도 맥주 한 잔 마신 적이 없었다.

그가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맙다고 하자, 그녀는 이번 가을에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부교수로 일하게 되었는데 한 번도 가르쳐 본 적이 없어서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에 대한 호의가 조금 생겼다가 재빠르게 사라져 버리는 걸 느꼈다. 존스 홉킨스에서의 부교수는 만만히 볼 게 아니었다. 그것은 아마도 수백 명의 다른 시인들을 재치고 얻은 자리일 것이었다. 대학 출판사의 출판은 또한 어떤 입상의 결과물일 것이다. 원고를 갖고 MFA 과정을 이제 막 마치고 나온 사람들은 모두 그런 곳에 응시할 것이므로.

엘리스는 아마도 매우 비중있는, 아니면 최소한 시 세계에서는 거물로 통하는 인물인 것 같았다. 그 생각을 하자 그는 자신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느껴졌다. 그는 그녀가 잘 해낼 거라고 말하며 불확실할 때에는 그저 그들을 격려하라고 말했다. 그것이 그들이 큰 돈을 지불하는 이유가 아니겠느냐고 하면서 그는 크게 웃었다. 그것은 끔찍히도 흉칙하게 느껴졌다. 잠시 후 엘리스 역시 크게 웃었고, 그것 역시 그의 미소 만큼 불편하게 보였다.

그런데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보니 몇분 전 제이크의 맥주를 뽑아 가버렸던 그 금발 마초가 와 병따개를 가리키며 사람들이 모두 그것을 찾고 있다고, 이건 맥주 가까이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엘리스도 제이콥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 금발 청년은 자신이 갖고 가겠다며 그것을 집더니 여러 명이 모여 있는 다른 테이블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엘리스가 한숨을 쉬며 그가 시인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제이콥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에게서 풍기는 모든 것이 소설 작가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다음 날 아침 10시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제이크의 컨퍼런스 룸으로 뻐기며 들어왔다. 그는 제이크가 앉아 있는 세미나 테이블 끝을 무심히 흘끗 쳐다 보았는데 그 방의 책임자임이 분명한 제이크가 앉아 있는데도 전혀 아는 척을 하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그는 손을 뻗어 복사본을 갖고 갔다. 제이크는 그가 페이지를 넘기며 대충 읽고 공책 옆에 내려놓는 것을 보았다. 그런 다음 그는 옆에 앉은 사람과 큰소리로 잡담을 했다.

시작 시간 5분이 지나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그날도 여느 날처럼 축축한 날씨였고 9명의 학생들은 워크샵이 진행되자 겉옷을 하나씩 벗었다. 제이크는 자동 조종 장치처럼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자신의 출판물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는데, 이유는 그들이 관심이 없거나 그의 작품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 것이 표정에 나타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는 창작 워크샵에서 성취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해 약간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상의 관례를 위해 어느 정도의 낙관적인 한도를 정했다. 긍정의 힘이 중요함으로. 개인적인 평과 정치적 이데올로기는 피할 것 같은. 그리고 그들에게 자기 자신들을 소개하도록 했다. 그들이 누구인지, 무엇을 썼는지, 그리고 리플리 심포지아가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얼마나 도움을 주기 바라는지. 이는 항상 대부분의 첫 수업에서 사용하는 확실한 방법이었다. 만약 그다지 효과가 없으면 첫 모임을 위해 복사해 온 세 개의 습작으로 이동하면 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그룹은 '전미 도서상' (National Book Award)을 꿈꾸는 학생들과 자신들의 책이 공항의 빙빙돌릴 수 있는 책꽂이에 꽂혀 있는 걸 보고 싶은 학생들, 그리고 이도 저도 아닌 학생들로 나뉘었다. 몇 사람의 소개가 끝나고 병따개 사내의 차례가 오자 그는 팔짱을 끼고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좀 더 편안한 자세를 취하더니 자신을 이반 파커 (Evan Parker)라고 소개하면서 그것을 뒤집어 파커 이반으로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크가 필명을 의미하는 거냐고 묻자 그는 사생활 보호를 위해 그렇다고 말했다.

제이크는 웃음을 참기가 괴로웠다. 왜냐하면 대다수 작가들의 삶은 그들이 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적이었다. 스티븐 킹 (Shephen King)이나 존 그리샴 (John Grisham) 같은 사람들이나 마켓에 가면 떨리는 손으로 펜과 종이를 내미는 사람들이 다가올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작가들, 심지어 간간히 책을 출판했거나 자립형 작가들의 경우 사생활은 너무나 잘 지켜졌다.

제이크가 어떤 류의 소설을 쓰느냐고 묻자 이반 파커는 자신은 레벨을 붙이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는 스토리에 많이 신경을 쓴다며, 플롯이 좋지 않으면 최상의 글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플롯이 좋다면 최악의 글도 그것을 헤치진 않을 거라고 했다.

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침묵을 지켰다. 제이크가 단편을 쓰는지 소설을 쓸 계획이 있는지 묻자 이반은 마치 제이크가 다소 그를 믿지 못한다는 듯이 뚝뚝하게 소설, 이라고 대답했다. 사실 제이크는 그를 의심했다. 제이크가 그건 굉장히 큰 일이라고 하자 이반은 빈정거리며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크가 당신이 쓰고 싶은 소설에 관해 뭔가를 얘기해 줄 수 있느냐고 묻자 이반은 즉각 의아해하며 그 '뭔가'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제이크가 예를 들면 배경이라든지, 등장인물 혹은 대략적인 플롯이라든지, 라고 말하며 생각해 놓은 플롯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반은 이제 적나라하게 적개심을 드러내며 그렇다고 하면서 그것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주변을 돌아보며 이런 환경에서는, 이라고 말했다.

제이크는 다른 사람들을 직접 보지 않고도 그들의 반응을 느낄 수 있었다. 모두 그처럼 교착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만이 거기에 반응할 수 있었다. 제이크는 그러면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내가, 말하자면 이 수업이 당신이 작가로 향상시키는데 어떻게 최상의 도움을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이반은 자신은 향상되는 걸 원치 않으며, 자신은 매우 훌륭한 작가이고 자신의 소설은 아주 잘 진행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은 글쓰기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하면서 최상의 선생이라고 해도 말이에요, 라고 말했다.

제이크는 당황의 파도가 세미나실을 휘감는 것을 느꼈다. 십중팔구, 그의 새 학생들 중 한 명 이상은 낭비된 수업료를 생각했을 것이다. 제이크가 억지로 웃으며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하자 이반과 수다를 떨었던 남자가 자신도 그렇다고 말했다. 제이크의 오른쪽에 앉아 있던 여자가 이반에게 글쓰기를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왜 MFA 프로그램에 왔는지 궁금하다고 하면서, 그냥 가서 당신 자신의 책을 쓰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이반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자신은 분명 이런 프로그램을 반대하진 않는다고, 그것이 효과가 있는지 아닌지 아직 결정을 못했을 뿐이라고 하면서 자신은 이미 책을 쓰고 있고, 그것이 얼마나 잘 써졌는지 자신은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실제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안 될지라도 학위를 마다하진 않는다고, 당신의 이름 뒤에 몇 자 더 적는 것이 해가 되진 않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리고 그걸로 인해 에이전트를 얻게 될 기회가 있을 것이고, 라고 덧붙였다.

한참 동안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적잖은 학생들이 자신들 앞에 놓인 습작 샘플로 새롭게 정신이 산만해진 것처럼 보였다. 이윽고 제이크가 당신의 프로젝트가 잘 되고 있다니 기쁘다고, 우리가 당신을 위해 자원과 지원 시스템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건 작가들은 항상 공식적인 프로그램에 함께 소속되어 있든 아니든 다른 작가들을 돕는다는 것이며, 우리 모두 글쓰기는 고독한 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리는 작업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 그저 우리 자신만이 방안에서 홀로 작업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아마 그 이유로 우리의 작업물을 다른 동료 작가들과 공유하는 전통이 이렇게 확대되어 왔을 거라고, 항상 함께 하는 그룹, 즉 큰소리로 작품을 읽거나 원고를 공유하는 그룹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동반자나 공동체 의식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는 사실 우리가 집필한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우리는 무엇이 더 나은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이 별로인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대개 우리는 그렇게 하는 데 우리 자신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작가가 아무리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성공했느냐를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에이전트나 출판사가 당신의 작품을 보기 전 그것을 볼 수 있는, 당신이 신뢰하는 독자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그런 독자들을 찾아 우리의 글쓰기 과정에 초대하는 것, 그것이 리플리에서 우리 모두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반 파커는 제이크의 어느 정도는 열정적인 연설을 듣는 동안 한 차례 크게 웃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작업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걸 마다하지 않겠지만 다른 누구의 의견 때문에 자신이 해놓은 것을 바꾸지는 않을 거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여기에 온 이유를 잘 알고 있고, 이 우주에서 자신이 쓴 플롯을 망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그 작가가 얼마나 목소리가 큰지 상관없이.

그렇게 말하고 그는 팔짱을 끼고 입을 닫아버렸다. 마치 더이상 자신의 지식이 작은 조각이라도 흘러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듯이. 이반 파커가 쓰고 있는 '위대한' 소설은 리플리 심포지아의 첫 번째 산문 픽션 워크샵에 참석한 그보다 못한 사람들의 눈과 귀와 코로부터 안전해졌다.

'고가에 사는 엄마와 딸' 이 이반의 습작 샘플이었다. 제이크는 첫 번째 일대일 미팅 전 그가 쓴 작품을 읽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그는 숨은 좋은 작품이나 그런 작품들의 밑거름이 될 만한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숙제하는 딸이나 캔에서 콘을 꺼내 스프를 만드는 엄마와 같은 일상적인 생활을 묘사한 글쓰기에서 그런 것들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글쓰기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사실이 제이크는 신경이 쓰였다. 이반 파커는 워크샵에서 그의 놀라운 플롯이라는 것에 집중할 것이겠지만, 기분 나쁜 그의 학생의 여덟 페이지 글엔 눈에 띄는 결함이나 거슬리는 제멋대로의 관용구절 같은 문장이 하나도 없었다. 거두절미하고 이 싸가지 없는 녀석은 타고난 작가인 게 분명했다. 그는 언어를 여유있고 바르게 사용할 줄 알았다. 그는 세부사항을 나열하고 단어들을 엮어 배열할 줄 아는 안목을 갖고 있었다.

제이크는 그의 글을 벌써 두 번이나 자세히 읽었다. 첫 번째는 몇 날 며칠 뜬 눈으로 밤을 세우던 날들 도중에, 다른 한 번은 첫 수업 후 밤에 다시 읽었다. 순전한 호기심이 그로 하여금 폴더에 다시 관심을 갖게 하였고, 그 녀석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이제 세 번째로 그리고 마지막이 되기를 희망하며 그 녀석의 글을 읽었다. 그리고 제이크는 그가 지금까지 자신의 방에서 만났던 다른 학생들과는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잠시 후, 약속 시간보다 10분 늦게 이반 파커가 제이크의 오피스로 들어왔다. 제이크가 그에게 당신의 글을 다시 읽고 있었다며 당신은 훌룽한 작가라고 하자 이반은 그 말을 들으니 기쁘다고 하면서 특히 자신이 글쓰기는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한 후라 더욱 그렇다고 대답했다. 제이크가 어깨를 으쓱하며 무엇을 도와주길 바래냐고 물었다. 이반은 웃으며 에이전트를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이크는 더 이상은 에이전트가 없지만 그에게 그런 말을 하고 싶진 않았다. 제이크가 세션 끝날 무렵 출판사들이 오는데 누가 올지는 모르지만 보통은 두세 명의 에이전트와 편집자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반은 개인적인 추천이 훨씬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된다며 외부인이 적합한 사람들 앞에 작업물을 내놓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당신도 알 거라고 말했다. 제이크는 인맥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않겠지만,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어느 누구도 호의로 책을 출판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하면서 만약 일이 제대로 안 될 경우, 너무 많은 금전적인 문제와 너무 많은 전문적인 법적 책임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사적인 관계가 당신의 원고를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게 할 수는 있지만 작업은 거기서부터라고 말했다.

그는 에이전트와 편집자들은 정말로 좋은 책을 찾고 있으며, 그것은 이제 막 시작한 작가에게 문이 닫혀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오히려 반대라고, 신예 작가는 이전의 책 판매 부수에 끌려다니지 않는 장점이 있고, 독자들은 항상 새로운 누군가를 발견하고 싶어 한다고, 새 작가는 에이전트들에게 관심이 있는데, 왜냐하면 그가 나중에 유명 작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고, 그 에이전트가 그가 쓰려고 하는 모든 책들을 맡길 수 있는 에이전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의 그것은 지금의 수입이 아니라 미래의 수입이라고 하면서, 믿든 말든 당신은 다른 연관된 사람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크게 성공하지 않은 두어권의 책을 출판한 사람들 보다, 라고 말하면서 제이크는 속으로 달리 말하면 나같은 사람, 이라고 생각했다.

이반은 제이크에게 말은 쉽죠, 당신도 실제로 한 때는 잘 나갔지 않느냐고 말했다. 제이크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수많은 나아갈 방향이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막다른 길이었다. 제이크는 우리 모두는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 할 뿐이라며 그것이 자신이 당신이 쓰고 있는 것에 중점을 두길 바라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반이 머리를 뒤로 젖히며 웃음을 터뜨렸다. 복도에 걸려 있는 시계가 4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그것은 그들의 만남이 벌써 반이 지났다는 걸 의미했다. 이반이 플롯을 원하는 거죠? 라고 말했다. 제이크가 뭐라고? 라고 되묻자 이반은 오, 제발, 내가 작업하고 있는 아주 훌롱한 뭔가에 대해서 말했지 않느냐고, 당신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거 아니냐고 하면서 당신도 작가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제이크는 최대한 목소리를 자제하고 물론 자신도 작가라고, 하지만 지금은 선생이고, 선생으로서 당신이 쓰고자 하는 책을 쓰는 걸 도와주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만약 당신이 그 이야기에 대해서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으면 당신이 낸 발췌본에 대해서만 얘기를 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것이 궁극적으로 좀 더 큰 이야기의 문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지 못하면 자신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나에겐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내가 신경 쓸 일도 아니고, 라고 덧붙혔다.

금발의 그 녀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제이크가 그 발췌본이 당신이 언급한 그 소설의 일부분이냐고 묻자 이반은 생각보다 오래 가만히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은 초반 챕터에서 발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반은 회의실에서 모든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며 자신이 쓰고 있는 이야기는 '확실한 것' 이라고 말했다. 제이크는 웃고 싶었다. 그가 무엇이 확실한 거냐고 묻자 이반은 몸을 앞으로 숙이더니 병을 집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팔짱을 끼고 이 스토리는 모든 사람이 읽을 거라고, 돈을 아주 많이 벌게 될 거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정말 중요한 유명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지는 등 온갖 돈벌이가 될 거라고 말하며 그 책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제이크가 너무 나간다 싶어 책 세계에서는 어떤 것이든 실패할 수 있다고 말하자 이반은 그건 절대로 그럴리 없다고 했다. 제이크는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을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은 좋다고, 자신은 모든 수강생들이 자신들의 작업에 대해 그렇게 느끼고 있기를 혹은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당신이 언급한 그 온갖 돈벌이가 되는 일은 아주 아주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굉장한 스토리가 아주 많으며 그것들은 늘 출판되고 있다고, 그리고 아주 경쟁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이크는 당신의 소설에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는 걸 보고 싶지만 그러기 전 당신은 가장 최상의 버전을 쓸 필요가 있다고,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이 읽은 페이지에서 실제로 본 것은 유명 감독이 탐내거나 베스트 셀러가 될 정도로 요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하지만 당연히 훌롱한 소설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것에 대한 여러 가지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한참 동안, 미치도록 길게, 이반은 반응이 없었다. 제이크는 불편함을 중단하기 위해 뭔가를 말해야 하는 찰나에 있었다. 비록 그것이 두 사람의 미팅을 일찍 끝나게 하는 걸 의미한다고 하더라도. 왜냐하면 둘 사이에 어떤 진전이 있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들은 앞으로 나아가는 거시적 이슈에 관해 얘기를 하기는 커녕, 써놓은 글을 실제로 보지도 않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리고 또한 이 웃긴 녀석은 일등급 나르시스트였고 이것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잠시 후, 이반은 그것은 실패하지 않을 거라고 하면서 들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그 스토리에 대해 쉬지 않고 얘기하고 또 얘기했다. 한참 동안 그의 얘기를 들으며 제이크는 그 스토리의 주인공인 엄마와 딸 두 여인이 방으로 들어와 음산하게 출입구 양쪽에 서 있는 것처럼 느꼈다. 마치 두 남자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제이크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고 오로지 그 스토리만을 생각했다. 그것은 대단한 플롯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에게 새로운 무엇이었고, 그것을 읽는 모든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그럴 것 같았으며, 그 개인은 많은 사람들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것은 그의 나쁜 학생이 말했듯 모든 북그룹, 모든 블러거, 출판계와 북 리뷰의 광대한 집단에 속해 있는 모든 사람, 그 자신의 이름을 딴 북클럽을 갖고 있는 연예인, 모든 독자, 모든 세계가 될 것이었다. 사람들은 그것의 폭넓음, 그것이 주는 충격, 이 뜬금없고 너무나 충격적인 소설을 읽게 될 것이었다.

그의 학생이 말을 끝마쳤을 때 제이크는 부끄러워 고개를 떨구고 싶었지만 그의 느낌을 보여줄 수 없었다. 언젠가 이 놀라운 첫 번째 소설,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필명이 파커 이반이 될 오만하고 싸가지 없는 그 녀석에게 느낀 공포를 말이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점차적으로 엄마의 캐릭터에 관해 그리고 서술적 관점과 목소리를 발전시키고 적용하는 방식에 대해 몇 마디 했다. 그것은 모두 아무 의미 없고 모두 전혀 관련이 없는 얘기들이었다. 지구상의 가장 최악의 작가가 이런 플롯을 망칠 수 없다는 이반 파커의 말은 전적으로 옳았다. 그리고 이반 파커는 쓸 수 있었다.

그가 돌아가고 난 후, 제이크는 창가로 가 그의 학생이 다이닝 홀 쪽으로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제이크는 오래 전에 자신의 길을 잃었고, 그것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전혀 갖지 못했다. 그의 랩탑에 들어 있는 쓰고 있는 중인 소설은 소설이 아니었고, 거의 진전이 없었다. 그리고 그날 오후부터, 그가 또 다른 소설을 쓰려고 했던 어떤 아이디어도 고통받을 것이었다. 어느 누구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3류 MFA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임시 콘크리트 오피스에서 그가 들었던 스토리의 치명적인 충격으로 인해서 말이다. 그가 방금 들었던 스토리만이 스토리였다. 그리고 제이크는 파커 이반이 그의 소설의 미래에 대해서 장담했던 모든 일이 그대로 일어날 것이라는 걸 알았다. 절대적으로.

한편, 그로부터 2년 반 후인 20 13년, 리플리 심포지아는 교수진을 해고했다. 갑자기, 그것도 이메일로. 그리고 한 달이 못 돼, 그 프로그램은 완전한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재조정되었다. 그의 동료들과 함께 제이크도 재임용되었지만 새로운 계약은 뉴욕에서의 보통의 삶을 가능하게 해 주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선택권이 없이 문학 세계의 중심지를 떠나야 하는 끔찍한 가능성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제이크는 50개의 이력서를 냈고 연락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일자리를 찾고 있음을 알렸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일했던 공상과학 소설 출판사도 가보았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팔려 새 이름을 달고 있었다. 그의 보스였던 두 사장은 그러는 동안 살아남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러다 마침내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웹사이트를 만들어 자신의 편집 기술을 홍보했다. 그러자 천천히 입질이 왔다. 그는 이제 온라인 편집자, 코치, 그리고 컨설턴트가 되었다.

그 일을 하던 중 그는 뉴욕의 샤론 스프링스 (Sharon Springs)에 있는 애들런 창조 예술 센터 (Adlon Center for the Creative arts) 에서 레지던시를 마치고 돌아왔다는 한 고객의 말을 듣고 그곳을 찾아보았다. 그곳은 자영의 예술가들을 위한 은신처 같은 곳이었다. 오고 싶을 때 와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만큼 보낼 수 있는. 제이크는 그곳의 웹사이트에서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았다. 그것은 현장에서 일하는 자리로 신년 둘째 날부터 일을 할 수 있었다. 연봉은 나와 있지 않았다. 그는 뉴욕에서 출퇴근을 할 수 있는지 찾아 보았다. 그렇게 하기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것은 일자리가 아닌가. 그는 정말로 일자리가 필요했다.

일주일 후, 그는 그보다 6살 어린 젊은 사장과 인터뷰를 했고 프로그램 지도 경험이 부족했지만 채용이 되었다. 사장은 사람들이 도착했을 때 유명 작가가 자신들을 맞아준다는 아이디어가 맘에 든다고 하면서 그들에게 열망하는 진짜 뭔가를 주도록 해보라고 말했다. 제이크는 그의 놀라운 말을 정정하지 않기로 했다. 어찌됐든 이일은 임시직이 아닌가 말이다. 뉴욕에 사는 사람 중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느닷없이 작은 시골 동네로 이사가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적어도 다시 돌아가려는 계획이 없지 않는 한은 말이다.

그의 계획은 브룩클린 집세를 내면서 센터가 있는 샤론 스프링스에서 몇 마일 떨어져 있는 코블스킬 (Cobleskill)에 집을 얻을 생각이었고, 개인적인 온라인 글쓰기 편집일과 리플리 심포지아의 임시직도 함께 할 생각이었다. 애들런 센터에서 돈을 받으면서 말이다. 그는 이 모든 걸 2년, 최대한 3년 정도 할 생각이었다. 그것은 지금 자신이 쓰고 있는 소설이 끝난 후 또 다른 소설을 시작해서 끝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물론 실제로는 지금 당장 쓰고 있는 것도 없었고, 또 다른 소설에 대한 아주 작은 소재도 없었지만.

한편, 그곳에 온 작가들 중 서던 캘리포니아에서 온 남자가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오더니 센터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으며 자신은 글을 쓰러 왔다고 항의를 했다. 제이크가 자신들이 그곳에서 하는 모든 일은 그곳에 오는 작가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하자 그 사내가 단단히 팔짱을 끼고 제이크를 노려보았다. 그 순간, 제이크는 한 인물이 떠올랐다. 리플리에서 만났던, 대단한 스토리를 갖고 있었던. 이반 파커.

제이크는 그제서야 그 캘리포니아에서 온 사내와의 만남에서 그의 뇌가 왜 다시 과거로 되돌아가려고 했는지를, 왜 그의 생각이 특정되지 않은 무언가의 근처를 돌고 또 도는지 깨달았다. 이틀 전까지 그는 이 특별한 미친 놈을 만난 적이 없었지만 그것이 그가 낯설다는 걸 의미하진 않았다. 아니, 그는 낯설지 않았다. 아주 아주 친근했다.

그동안 제이크는 이반 파커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의 소설이 실제로 출판되었다는 소식은 아직 없었다. 그것은 그의 학생이 책을 완성하기까지의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했다는 것을 의미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제이크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반 파커가 말했듯, 그의 스토리는 묘책이 될 수 있을 정도였다. 언제든 그것이 나오기만 하면 성공할 것이고 작가 또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성공할 것이었다.

지금, 그 인간이 애들런 창작 예술 센터의 작은 사무실에 있는 제이크에게로 다시 돌아와 마치 그 캘리포니아 사내 뒤에 서있는 것 같았다. 그 사내는 여전히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동료 작가들부터 센터와 음식 그리고 샤론 스프링스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했다. 그의 이런저런 얘기가 계속되자 제이크는 자신도 소설을 두 권이나 출판한 작가라고 얘기했다. 그러자 그 사내는 물론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쿵쿵거리며 방을 나가버렸다.

제이크는 그가 계단을 올라간 후 조용해진 순간 갑자기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그는 그의 스승들에게 겸손했고 친구들을 존중했다. 그는 그의 에이전트의 편집 노트들에 응답했고 편집자의 붉은 연필을 불평없이 인정했다. 그는 그가 아는 다른 작가들의 읽기에 참석하는 것으로 그들에게 경의를 표했고 실제로 그들의 책을 사기도 했다. 그리고 그 자신은 훌륭한 선생, 멘토, 치어리더, 방법을 아는 편집자 등등의 임무를 잘 수행했다.

그런데 이 모든 걸 수행하고 그가 도착한 곳은 어디인가? 그는 뉴욕 북부에 있는 낡은 호텔의 관리인이 되어 있었다. 윗층에 있는 '손님-작가들'이 북쪽으로 한 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진짜 예술가들의 은신처에 있는 동료들과 다르지 않는 척 하면서.

하지만 손님-작가들 중 제이크의 전문적 성공을 알고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성공으로부터 그들이 들어가고자 하는 분야의 영감을 얻어내는 것 따위는 고사하고 말이다. 3년 동안 단 한 번도 그런 일은 없었다. 그들에게 그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저 '아무나' 중의 한 사람일 뿐.

왜냐하면 그는 실패한 작가였기 때문이었다. 제이크는 그 단어가 떠오르자 숨이 턱 막혔다. 믿을 수 없게 이 진실이 정말 처음으로 뚫고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하지만...단어들이 끝임없이 그리고 묘하게 그의 머리에서 빙빙 돌았다. 뉴욕 타임즈의 '주목할 만한', 시인과 작가들이라는 잡지의 '지켜봐야 할 작가', 전국에서 가장 훌륭한 MFA 프로그램. 그 당시 반스 엔 노블 (Barnes $ Noble)에 가면 그의 책은 스테프가 뽑은 작품을 진열해 놓은 선반에서 볼 수 있었고, 어떤 사람이 '올해 자신이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는 책이며, 작가의 글쓰기는 서정적이고 깊이가 있다' 고 쓴 작은 카드가 들어있기도 했다. 서정적이라! 그리고 깊이가 있다니! 그것은 이제 수년 전의 일이 되어 버렸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었다. 분명 그만 빼고 말이다.

그날 밤, 그는 작은 아파트에서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그의 학생들이 리플리 교정의 나무 사이를 걷는 걸 바라보았던 그때 이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걸 했다. 바로 그의 컴퓨터로 '파커 이반'을 찾아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파커 이반은 없었다. 물론 그게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었다. 파커 이반은 그의 3년 전 학생이었고, 그가 다른 필명을 사용하기로 했을 수도 있거나 혹은 다른 무한한 가능성으로부터 더욱 사생활을 보호하기로 했을 수도 있었으므로.

제이크는 검색 영역에 다시 '파커, 소설, 스릴러' 라고 쳐보았다. 그러자 결과는 어떤 작가의 파커라는 주인공의 시리즈와 파커라는 이름을 가진 또 다른 미스테리 시리즈가 나타났다. 이반 파커가 그의 책을 출판했더라도 그들이 그에게 파커라는 이름을 쓰지 말라고 한 모양이었다.

제이크는 다시 검색 영역에 파커를 빼고 '스릴러, 엄마, 딸'을 쳐보았다. 결과는 거의 폭격 수준이었다. 수많은 책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책들이 무수히 나타났다. 제이크는 간단히 그것들을 눈으로 훑어 보았지만 그의 학생이 그에게 말했던 이야기와 부합되는 건 하나도 없었다. 그는 무작위로 작가의 이름을 클릭해보았지만 모두 그가 3년전에 만나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그의 학생의 얼굴은 아니었다. 심지어 그 이름을 가진 여자도 많았다.

이반 파커는 그곳에 없었다. 그의 책도 없었다. 그가 잘못 됐을까? 그가 말했던 그 플롯이 해마다 출판되는 수 많은 소설, 스릴러, 미스테리의 바다 속으로 묻혀 버렸을까? 제이크는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웬지 파커가 그의 책을 끝내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데, 왜?

제이크는 검색 영역에 그의 본명인 이반 파커를 쳐보았다. 적잖은 수의 이반 파커 페이스북이 검색 결과에 나타났다. 제이크는 페이스북을 클릭하고 눈으로 목록을 훑어보았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학생과 닮은 사람은 없었다. 이반은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는 검색 영역으로 돌아와 '이미지'를 쳤다. 아주 많은 이반 파커들이 있었지만 모두 그가 찾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다시 '모든 결과'를 쳐보았다. 여러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났지만 그가 리플리에서 만났던 이반 파커는 없었다.

그런데, 그때, 그 페이지의 맨 밑에 '이반 파커와 관련된 검색' 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이반 파커 부고'라는 단어가 보였고, 기사가 있었다.

제이크는 그것을 샅샅히 두 번 읽었다. 그가 죽었다고? 그가 죽었다니. 제이크는 날짜를 보았다. 그것은 최근에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들이 학생과 교사로 만난 2개월 후에 일어난 일이었다. 제이크는 이반 파커가 부모님과 누이까지 모두 잃었단 사실을 그 기사를 보고 알았다.

제이크는 여러 생각이 떠올랐다. 이반 파커가 자신과 그 소설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을 후회했을까? 이반 파커는 리플리에서의 세션이 끝나면 그의 책이 세상밖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걸 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세상에 없고 십중팔구 그의 책은 집필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나중에 제이크는 이 순간을 되돌아 보게 될 것이고, 나중에, 그는 그것이 갈림길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겠지만, 이미 그는 냉혹한 세월을 거치며 여러 층의 합리화로 겹겹히 싸여 있었다. 그 층은 제이크가 윤리적 행위에 대한 코드를 가진 도덕적 인간이라는 사실과는 관련이 없었다. 그것은 주로 그가 작가라는 것, 그리고 작가라는 것은 더 높은 가치를 가진 무언가에게 또 다른 충성을 의미한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었다. 바로 스토리 그 자체에.

제이크는 신이며 운명이며 그런 걸 별로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는 믿었다. 작가는 스토리에 대한 의무를 빚지고 있다는 것. 물론 스토리들은 먼지처럼 흔했다. 어느 누구나 스토리 하나씩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것들은 우리가 그것을 인식하든 못하든 내내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스토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곳으로 손을 집어 넣어보게 하는 우물이고, 우리가 우리 자신을 인정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것이 아무리 모호하다고 해도. 말하자면, 실제로 우리는 진행중인 생존 드라마 속에서 중요한 사람이고, 결정적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하나의 종으로서도.

하지만 그런 것들 외에도 스토리는 또한 미치도록 찾기가 힘들다. 주변을 폭파할 수 있는 깊은 갱도 없고, 사용해 본 적도, 꿈꾸어 본 적도 없는, 눈에 들어오는 뭔가를 기다리며 크고 빈 쇼핑 카트를 이리저리 밀고 다니는 작가를 위해 선반마다 새 스토리들로 가득찬 대형 할인점도 없다. 제이크가 이반 파커를 판단했던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던 고가에 사는 엄마와 딸에 대한 일곱 줄의 줄거리, 그것은 작가와 다른 이야기꾼이 영원히 찾아다니는 바로 그것이었다.

때로 어떤 마술같은 작은 불꽃이 어떤 사람의 의식 속에 뜬금없이 솟구치다가 내려앉아 숨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것을 '영감'이라고 부르는데, '영감'이라는 단어는 작가들이 자주 쓰는 말은 아니다. 그런 마술적인 작은 불꽃은 시간을 버리지 말라고 재촉한다. 그리고 작가는 그것이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왔다는 것에 대한 의무를 지게 되는 것이다.

어느 날, 제이크에게 그것이 찾아 왔을 때 그는 그것을 재빨리 잡았고, 그래서 The Invention of Wonder를 썼다. 그리고 그 불꽃은 어느 날 사라졌다. 갑자기, 불시에. 그는 첫 번째 책이 출판된 경험으로 두 번째 책도 그렇게 될 줄 알았다. 그 불꽃이 어느 날 찾아와 다시 그가 갖고 있는 스토리들을 가능한한 훌륭하게 배열하고 여러 번의 거절 후 결국 출판이 되고...하지만 그것은 다시 그를 찾아 오지 않았다.

그런데, 1월의 어느 저녁, 뉴욕 북부의 지저분한 아파트에서 그의 컴퓨터를 통해 알게 된 이 상황. 그는 오랫동안 그것에 대해 가만히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생각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의 학생이 어쩔 수 없이 유기한 그 눈부신 불꽃, 그에게 오기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이미 그에게로 와 그의 뇌를 두드리며 괴롭히고 있었다. 아이디어, 등장인물, 문제점 등등.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이건 분명 수사학적인 질문이었다. 그는 이미 어떻게 할 것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3년 후, 제이콥 핀치 보너는 2백만 부 이상의 판매 실적과 최근 뉴욕 타임즈에서 2위를 차지한 소설 Crib으로 재기에 성공하고, '크립 신드롬'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유명해진다. 그것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하기로 되어 있었고,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방송 출연 및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한 여러 유명 인사들과의 인터뷰 등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때마다 예외없이 나오는 질문이 Crib에 대한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게 됐는지였고, 그는 그때마다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는 시애틀의 한 라디오 방송국에 출연하기 위해 갔다가 그곳에서 일하는 애나 윌리엄스 (Anna Williams)를 만나 호감을 갖게 된다. 무례한 라디오 대담자를 대신해 그녀는 사과의 의미로 그에게 커피를 샀고, 그녀와 헤어지고 난 뒤 차에 탄 바로 직후 여러 메시지 중에 끔찍한 메시지 하나를 발견한다. 그것은 그가 라디오 방송에 막 출연하려고 할 때 그 자신의 저자 웹사이트에서 전송된 것으로 발신인 이메일 주소는 TalentedTom@gmail.com이었다. 그 메일은 오직 네 단어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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