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ecious One

By

Marisa De Los Santos

유명 대필 작가이며 35살 싱글인 유스타시아 태이지 클리어리(Eustacia “Taisy” Cleary)는 어느 날 아침, 혼자 부엌 창문 너머의 블루와 라스베리 색의 하늘을 바라보며 커다란 머그에 담긴 커피를 두어 모금 마시며 이른 아침의 고요함을 즐기고 있었다. 보통 그렇게 이른 시간에 일어나지 않지만, 함께 살았던 레오 (Leo)가 이사를 나간 후, 함께 지낸 게 석달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혼자 자는 게 익숙치 않아졌다.

그때 전화가 걸려왔고, 그녀는 그것이 레오에게서 온 것으로 생각해 발신자를 확인하지 않고 받았다. 왜냐하면 그는 하루에 대여섯 차례 전화를 해서 그저 안부를 묻거나 사소한 일들을 말하곤 했으므로, 당연히 그의 전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화를 건 사람은 그녀를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유스타시아'라고 부르는 사람, 그녀의 아버지 윌슨 (Wilson)이었다. 그녀의 쌍동이 남동생 마커스 (Marcus)를 비롯해 거의 모두가 그녀를 '태이지'라고 불렀다. 평소 때 같으면 발신자가 아버지인 경우 흔치 않은 일임에도 단지 전화를 한 사람이 아버지라는 것에 그것을 무시해 버렸을텐데 이번엔 어쩔 수 없었다. 사실 그녀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무척 놀랬다. 그동안 혹시 소식을 전할 일이 있으면 그는 메일을 이용하였고, 직접 전화를 한 적은 없었다. '아빠'라는 말이 터져나올 뻔했지만, 그녀는 그것을 얼른 삼켰다. 그리고 낮고 아무런 감정이 실리지 않은 어조로 그의 이름을 부르며 인삿말을 건넸다.

아버지는 그녀를 깨운 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태이지는 아니라며, 일어난지 좀 되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고나서 그녀는 그가 자신을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든 말든 왜 신경을 쓰냐고 속으로 자책했다. 두 사람은 짧게 안부를 주고 받은 후 얼마간 침묵했다. 그러다 갑자기 아버지가 목청을 가다듬더니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한 가지 요청이 있다고, 그녀와 마커스 둘 다에게 중요한 요청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순간 긴장되어 몸을 꼿꼿하게 세운 후 무슨 요청이냐고 물었다. 그는 그녀와 그녀의 남동생이 자신의 집으로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히 너의 남동생, 마커스라고 말했다. 마치 그녀에게 또 다른 남동생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마치 그에게 또 다른 아들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의 아버지는 꼭 그를 싫어하고 있다는 걸 상기시킬 필요가 있을 때 여지없이 그걸 상기시켜 주었다. 잠시 후 그녀는 그가 방금 한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농담하냐고 물었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자신에게 전화한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고, 그의 집 가까이에 초대받은 것이 15년 전이었기 때문에 그의 요청에 대해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자신들의 방문을 요청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사교성 방문을 원하냐고 묻자, 그는 일종의 그런 거라고 대답했다. 그녀가 그것이 무엇이든 전화나 이메일로 논의하면 안되느냐고 말하자, 그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말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논의가 아니라 자신의 집을 방문하는 걸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그들이 2주 이상 자신의 집에서 머물기를 바랜다는 것이었다.

태이지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녀는 그에게 진심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그녀가 놀랄만도 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전화를 끊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마커스 같았으면 그랬을 것이다. 아마 마커스 같았으면 그와 10초 이상 대화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먼저 이유를 알아야 했다. 그래서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자신이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다시 전화 연결을 끊는 버튼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몇초간 호흡을 고르다가 있는 힘을 다해 차분히 물었다. 왜 그들이 가기를 원하느냐고.

그녀는 그가 이런 질문을 싫어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설명하는 걸 몹시 싫어했다. 역시 그는 그녀의 질문에 설명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고, 하지만 그녀는 단호히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있다가 말문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조금 전보다 훨씬 가늘었고 지친듯 했으며 믿을 수 없게 늙은 것 같았다. 그는 간단하게 자신이 거의 죽을 뻔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경험을 함으로써 한번도 돌아보지 않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기다렸다. 그러자 아버지가 다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더니 '제발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그녀는 마커스는 아마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마커스를 납득시킬 사람은 그녀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고나서 그녀에게 '하지만 너는 올거지?' 하고 말했다. 그녀는 즉시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그것은 9월 말 경, 어느 월요일 이른 아침의 일이었다. 그녀는 어떨결에 그러겠다고 대답을 했고, 아버지와 전화를 끊고 난 후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건지 몹시 후회 중이었다. 그가 평소처럼 메일을 보내서 그런 요구를 했더라면 물론 단칼에 거절했겠지만, 그는 그 이른 시간, 그녀가 감정에 치우쳐 그녀 자신이 아닌 하필 그때 전화를 해서 거절할 수가 없었다.

윌슨은 2주 전 아주 심각한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았다. 마커스는 그 소식을 듣고 악담을 퍼부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버지가 무사히 수술을 받고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녀 역시도 그랬으며, 전남편에 대한 반감을 수년 전에 날려버렸던 엄마도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적어도 그가 심장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거 아니냐고 말했다. 변호사를 통해 엄마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그는 그들의 방문을 원치 않는다고 했고, 그래서 그들은 병원으로도, 또 퇴원 후 그의 집으로도 그를 보러가지 않았다. 그녀는 겉으로는 안도했지만, 속으로는 약간 그래도 돼나,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말을 하자 마커스는 제정신이야? 하는 제스처로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튕기며, 그들이 그 인간을 지난 15년 동안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 그것이 그의 요구였다는 걸 잊지 말라고 했다.

태이지의 일생에서 남자는 단 세 사람, 그녀의 첫사랑이었던 벤 랜섬 (Ben Ransom), 마커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교수이며, 발명가이고, 바람둥이일 뿐만 아니라 자수성가하였지만 백만장자는 아닌, 똑똑한 인간이었지만, 숨이 턱 막힐만한 나쁜 놈이기도 한 그녀의 아버지였다. 그런 아버지가 17년 전, 그녀와 마커스가 막 18살이 되던 해, 다른 여자와 살기 위해 혐오스럽고 성급하게 엄마와 그들을 버렸다. 그 여자는 임신 중이었는데, 그들이 함께 있는 걸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은 당시 태이지의 남자친구였던 벤이었다. 물론 아버지의 바람은 그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렇게 터지기 전에도, 그가 그렇게 엄청나게 끔찍한 아버지가 되기 전에도, 그는 흔히 볼 수 있는 나쁜 아버지였다. 그가 사라지기 전에도 그는 이미 없는 사람이었다. 차갑고, 못마땅한. 항상 거리감이 있었고, 일중독이었다. 그는 보통의 나쁜 아버지가 갖고 있는 나쁜 점은 모두 갖고 있었다. 그가 그들과 끝났다고 말했을 때 엄마는 그에게 집을 가지라고 말했고, 그들에게 짐을 싸게 해서 그녀가 자란 노스 캐롤라이나의 한 도시로 데리고 갔다. 그후 그들은 그를 몇번 보았지만, 그의 집을 방문한 건 딱 한번, 그가 새로 낳은 딸 윌로우 (Willow)의 첫번째 생일날이었다.

그녀 역시 이 모든 것에 대해 마커스만큼 화가 났었다. 물론 그의 격노는 수년 간 지속되었지만, 그녀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매달려 있었다. 아니 그것이 그녀에게 매달려 있었다. 활발한 사랑이 아닌, 동사 형태의 그 단어가 아닌, 그것은 그냥 그 자체로 거기에 있었다. 사랑니나 꼬리뼈처럼 흔적으로 남아 있는, 작고, 견고하지만, 쓸모없는 잔재 같은 것, 그렇지만 전화상으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그것을 일깨우고 싶도록 만든 작은 희망 같은 걸 줄만큼 여전히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

그녀는 마커스에게 전화를 해야했다. 하지만 마커스에게 그가 이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는 사람을, 그와 그의 새아내와 딸이 살고 있는 곳을, 곧 그것도 장기간 방문하겠다고 했다는 것, 그리고 마커스를 설득하도록 애를 써보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에 온몸이 마치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옥죄어오는 보정 속옷을 입은 것처럼 쪼그라드는 기분이었다.

물론 마커스를 두려워하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그는 그녀에게 두려움을 없애주는 해독제 같은 존재였다. 자라면서 다른 남매들처럼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며 싸우기도 했고, 발을 쿵쿵거리며 욕도 하고 문을 꽝 닫아버리기도 했지만, 그 모든 소란과 불만 가운데에서도 마커스는 그녀에게 집같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과 같은 존재였다. 그녀가 두려웠던 건 그에게 상처를 주게 될 것이라는 것, 아주 잠깐이라도 그녀가 그의 반대편에 서게 됐다고 생각하게 할까봐 그것이 두려웠다. 물론 평소 그는 별로 상처를 받거나 그런 타입은 아니었지만, 잠시나마 그의 상처입은 얼굴이나 목소리를 듣는 것, 그것은 그녀가 이 세상에서 가장 원치 않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즉시 마커스에게 전화를 하지 않고 샤워를 하며 어떻게 얘기를 할 건지 문장 하나 하나를 되새기며 정리를 했다. 잠시 후 물기에 젖은 머리를 그대로 두고 그는 그에게 전화를 해서, 자신이 하는 말을 잘 듣고 절대로 곧바로 'no'라고 대답하지 말라고 말했다. 마커스는 웃으며 조짐이 좋은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진지하다고, 다시 한번 더 말하자 그는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가 윌슨이, 라고 말하자 마자 거의 동시에 'no'라고 말했다.

한편, 윌슨이 재혼해 낳은 딸 윌로우는 태어난 이래로 쭉 홈스쿨링을 하고 16살때 처음으로 학교라는 데를 갔다. 그녀는 북적대는 교실과 복도, 카페테리아 등등 학교라는 곳에 적응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특히 화장실은 크노소스 (Knossos)의 미로 같았다. 아니, 그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물론 그녀에게는 다른 모든 것도 다 어려웠다. 심지어 수업시간에 손을 들고 대답을 하는 것 조차도. 그것을 항상 했던 사람들은 이해를 못하겠지만, 한번도 해보지 못한 사람에게 수업시간에 대답을 하기 위해 손을 든다는 것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닌 여러 가지 문제를 동반했다. 언제 손을 들어야 하는가? 다른 사람들이 들기 전에? 후에? 중간에? 잔다르크가 그녀의 검을 하늘 높이 찌르듯 손을 그렇게 공중을 향해 찔러야 하는가? 아니면 대통령이 선서를 하듯 살짝 어깨 위 정도로 들어야 하는가? 뿐만 아니라 대답을 할 적에는 목소리의 톤, 얼굴 표정, 가장 끔찍한 눈맞추기의 문제 등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았다.

제일 먼저 손들기의 어려움을 헤쳐나간 수업은 등교한 일주일 후 영어수업이었다. 담당교사인 미스터 인슬리 (Mr. Insley)가 질문을 했지만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고, 윌로우는 그 상황을 견딜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손을 높이 들고 질문에 대한 답을 했는데, 생각보다는 견딜만했다. 하지만 그녀의 답에 반대하는 벡 랜싱 (Bec Lansing) 때문에 분위기가 어색하게 될 뻔 했는데, 다행히 루카 베일리-송 (Luka Bailey-Song)이라는 남자 아이가 그녀를 만류했고, 마침 수업이 끝났다. 윌로우는 벡의 눈에 어린, 그녀를 몹시 싫어한다는 눈빛을 보고 등에 식은 땀이 흘렀다. 그녀는 누군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사실에 익숙치 못했다. 고개를 숙이고 교실을 나오는 그녀에게 미스터 인슬리는 힘내라고 말했다. 나중에 미스터 인슬리는 윌로우가 점심시간에 혼자 숨어서 밥먹는 걸 발견하고 되고, 그 앞에서 울음을 터뜨린 그녀에게 매일 점심시간에 자신의 강의실로 와서 함께 점심을 먹자고 제안한다.

잠시 후 화장실에서 한 무리의 아이들이 서서 화장을 고치며 수다를 떨고 있다가 윌로우가 들어가니 하던 얘기를 멈췄다. 윌로우는 모른 척 화장실로 들어가 얘기가 다시 시작되기를 기다렸지만 그들은 다시 수다를 떨지 않았다. 잠시 후 그들은 나가면서 윌로우를 향해 욕을 했다. 그녀는 자신이 왜 그런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날 오후, 엄마가 그녀를 데릴러 왔고, 그 다음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에게 하루 동안의 일을 어떻게 얘기할까를 생각하면서. 아버지는 그녀를 위해 세상을 아주 주의해서, 완벽하게, 그리고 물론 사랑스럽게 빚어냈다. 엄마가 유리로 만들어내는 세상처럼. 그는 그녀에게 모든 것이 아름답고, 고귀하며, 순수한 세상을, 거칠고, 터무니없으며, 추한, 또는 그저 솔직히 바보같은 모든 것을 걸러내고 없애버린 삶을 주었다. 그래서 TV도 보면 안되고 팝 뮤직도 들어서는 안되며, 잡지도 읽어서도 안되고, 외박은 가당치도 않으며, 액상과당이 들어 있는 어떤 식품도 섭취해서는 안되고, 규제없는 인터넷 서핑도 금지였다. 그래놓고 열여섯살 때 학교로 집어넣었다.

그녀는 그런 자신이 인도양에 있는 모리셔스 (Mauritius) 라는 섬에 살았던 도도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오랜 세월 그곳에서 어떠한 위협도 받지 않은 채 살았던 도도새는 그래서 나는 법을 잊어버렸다. 모리셔스에는 아무런 침입자나 포유동물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위협적인 존재를 피해 날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날개를 휘젓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그들은 날 필요도, 싸울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그들이 사는 세상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하지만 우주는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았다. 바로 인간의 침입이 있었던 것이었다. 처음엔 포루투칼인이, 그 다음엔 네덜란드인이었다. 그들은 살찌고 다정하고 아무런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던 도도새를 먹잇감으로 도륙했다. 그들이 갖고 온 원숭이, 돼지, 그리고 쥐들이 도도새의 알을 마치 팝콘처럼 주워 먹었다. 아주 오랬동안 모리셔스의 성공적인 주민이었던 도도새들은 이제 그들의 봉이되었다. 그리하여, 80년이 지난 지금 도도새는 멸종되었다.

윌로우는 자신이 그런 도도새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녀 역시 지금까지의 자신의 세상에 너무나 잘 어울렸다. 하지만 도도새와 그녀의 차이점은, 그녀의 해안에 침입자는 없었다는 것, 더 나쁜 건 그녀가 가장 믿었던 그 사람이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그녀를 그녀의 세상에서 떼내어 새로운 곳으로 풍덩 던져버렸다는 것이었다. 그곳은 불현듯 그녀에 관한 모든 것이 잘못된 것이 되어버린 곳이었다. 옷차림, 머리 스타일, 말하는 방식, 모든 것에 대한 그녀의 감각, 심지어 점심으로 가져온 음식과 점심을 싸가지고 온 가방까지도. 그녀는 사람들에게 말하는 법도, 카페테리아에서 자리를 잡는 법도, 손을 들어야 하는 법도, 아무 것도 몰랐다. 도도새는 80년을 버텼지만, 그녀는 8개월도 버틸 자신이 없었다.

그녀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날지 못하는 도도새로 만드는가 말이다. 아버지에게 무엇이라고 말해야 하는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항상 그녀에게 그녀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 준비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며, 그녀를 가르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길을 닦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가 그녀에게 가르쳤던 건 역사상 진정한 학자들만이 했던 것, 바로 혼자 배우기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가 회복되어 다시 그녀를 가르칠 수 있을 때까지, 자력으로 자신의 개척 정신을 불러내어 혼자 배우기를 실천하기로 맘먹었다. 그리고 방과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학교에서 일어난 일들을 어떻게 아버지에게 전달할 것인지 계획을 세웠고, 아버지는 어떤 반박을 하실까? 생각하면서 매일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버지는 그녀에게 반박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는 너무 아파보였다. 그는 단지 창백한 게 아니라 오래된 접착제처럼 거무죽죽하게 보였다. 말소리도 거의 속삭이듯 했고, 몸도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아주 아주 많이 늙어버렸다. 그를 보고 있노라면 항상 생각했던 것, 아버지는 절대로 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잊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녀는 아버지와 그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가며 토론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가슴을 돌덩이처럼 짓누르는 피할 수 없는 한 가지 사실이 그녀를 괴롭혔는데, 아버지가 거의 죽을 뻔한 것이 전부 그녀의 잘못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떤 무시무시한 벌을 받아도 그녀가 한 짓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한편, 태이지는 아버지 집을 마지막으로 방문했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것은 12월이었고, 엄마와 마커스, 그리고 그녀가 가장 괜찮은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난 3일 후였다. 물론 그들의 가정이 산산조각이 나 없어져버린, 말하자면 아버지와 헤어지고 난 후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는 아니었다. 그들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첫번째 크리스마스는 말그대로 핵전쟁이 난 겨울이었다. 날 것 그대로의 찌르는듯 아픈 상처를 입은 세 사람은 빈 벽의 렌트 아파트에서 서로에게 걸려 넘어지고 있었다. 그들 모두 그렇게나 싫어했던 파트 타임 일을 하고 있었다. 엄마는 노스 캐롤라이나 변호사 시험 준비 때문에 밤을 새느라 예민해져 있었고, 마커스와 그녀는 거대한 새 고등학교에서 졸업을 향해 외롭고 억울하고 특색없는 행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된 아버지 집의 새가족 방문 바로 직전에 있었던 두번째 크리스마스는 좋았었다. 그해 가을, 세 사람은 작지만 그들만의 집도 가질 수 있었고, 엄마는 원했던 변호사 일을 하게 되었다. 마커스와 그녀는 대학에 입학했는데, 그녀는 길 건너에 있는 대학에, 마커스는 버지니아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처음으로 떨어져 지낸 것이었지만, 대학생활은 그들에게 잘 맞았다. 크리스마스가 되어 그들은 엄마가 자란 동네에서 외할아버지와 이웃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3일 후 아버지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고, 그들의 기쁨은 끽 소리를 내며 멈춰버렸다.

만약 아버지의 집이 원래 그들이 살던 집이, 그들이 가족이었을 때 함께 살았던 그 집이 아니었더라면 그 방문이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았었을 것이다. 그들의 옛집에 살고 있는 새가족, 그녀의 벽지가 발라져 있는 윌로우의 방, 그 느낌은 명백히 잔인하다는 것, 그것이었다. 그것은 셰익스피어 (Shakespeare)의 희곡에 나오는 것 같은, 말하자면 아버지의 집은 무대이고 그들은 단지 셰익스피어 보다 훨씬 덜 재미있고 덜 친절한 누군가에 의해 씌여진 연극 안에 갇힌 배우에 불과한 것 같은 그런 거였다. 친숙한 문을 향해 친숙한 벽돌 보도를 걸어가면서도, 그녀는 매 발자국을 띨 때마다 불운의 소리를 들은 듯했다.

마침내 대문 앞에 도착해 문두드리는 쇠를 보고 태이지는 엄마에게 그것을 엄마가 샀다고 말했다. 엄마는 그랬냐며, 미소를 지으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엄마의 미소를 본 태이지는 아버지를 심하게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얼굴을 대면하기 위해, 그의 목소리를 대면하기 위해 전의를 가다듬었다. 하지만 그가 그녀를 '매춘부'라고 부른 이후 어떤 식으로든 그와 대면하는 것에 대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당시 정확하게 그는 그녀에게 '너는 매춘부같고 유치하게 행동하고 있다. 대단한 성과로구나.'라고 말했었다. 그녀와 벤과의 관계를 알게 된 아버지는 그녀에게 그렇게 말했고, 결국 아버지 때문에 둘은 헤어지게 되었다. 18살 때 '매춘부같은' 이라는 단어는 누군가 그녀를 한 줄로 된 계단 아래로 밀어 떨어뜨린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고, 35살이 된 지금도 그것은 몹시 기분 나쁜 단어였다. 벤은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태이지의 가슴에 남아 있는, 그녀의 인생에서 단 하나뿐인 사랑이었다.

문을 열어준 사람은 아버지가 카로 (Caro)라고 부르는 그의 새 아내 캐롤라인 (Caroline)이었다. 이전에 두번 만난 적이 있는 그녀는 에머럴드 색의 드레스를 입고 문지방에 서 있었는데, 태이지는 그녀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 카로는 몹시 말라서 음식물이라고는 입에도 대지 않는듯 보였다. 꽤 오랫동안 그들은 그렇게 아무 말없이 지나가는 차소리를 들으며 서있었다. 태이지가 그 침묵을 깨고 이웃의 안부를 먼저 물었고, 카로는 스튜디오와 아이 때문에 이웃을 많이 만나지 못하고 지낸다고 대답했다. 그때 엄마가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고, 카로가 물론이라고 대답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태이지와 마커스가 6살 때 엄마가 찍어준 사진이 놓여져 있던 자리에 카로의 유리 조각품이 놓여져 있었는데, 그것은 아주 섬세해 보여 훅 불면 사라질 것 같았다. 카로가 먼저 아기를 보라며 그들을 이층으로 안내했다. 아기와 크립, 또는 아버지를 보기 전, 태이지는 그녀가 7살 때 골랐던 벽지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그녀가 처음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었고, 그 느낌은 손에 만져질 듯 오랫동안 영향을 주었다. 엄마와 둘이서 두꺼운 샘플책을 한장 한장 넘기며 고른 거였다. 오랫동안 그 벽지는 그녀로 하여금 오두막에서 잠자는 동화책 속의 소녀처럼 안전하고 특별하게 느껴지게 하더니, 지금 그것을 보는 것은 몹시 아팠다.

아버지를 보기 전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그는 '윌로우야, 내 윌로우야, 손님이 왔단다'라고 노래하듯 말했다. 햇빛 때문에 처음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눈이 적응하고서도 잠깐 동안 아버지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그녀는 아버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가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한번도 아버지가 그런 폼으로 바닥에 앉아 있는 걸 보지 못했다. 그 광경은 너무나 이상하고, 너무나 사적인 것처럼 느껴져 거의 외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래서 그녀는 얼른 눈을 돌려 마커스를 바라보았다. 그 역시 민망함에 당황한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는 아예 아버지를 보지 않고 다른 쪽을 보고 있었다.

옆에서 카로가 마루에서의 놀이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원래 자폐아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보통의 아이들에게도 굉장히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바닥에서 놀면서 눈을 마주치며 그녀가 이끄는 데로 따라가며 그녀의 세상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이 아니라. 태이지는 아버지가 그녀나 마커스의 세상으로 한번도 들어온 적이 없다고 장담했다. 만약 한번이라도 그가 그렇게 하려고 시도라도 해봤다고 한다면 그건 숭악한 거짓말일 것이고, 마커스가 그보다 2인치나 더 큰데도 아버지는 항상 그들의 삶을 위에서, 엄청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았다.

태이지는 바닥에 앉아 있는 새로운 아버지, 그녀의 눈 앞에서 또 다른 윌슨으로 변한 아버지를 받아들이려고 애를 썼다. 그는 부드러웠으며 이미 다 알고 있다든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든지 또는 잔인한 미소가 아닌 잔잔히 퍼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미소는 지금까지 그에게서 볼 수 있었던 것 중 가장 순수한 미소였다.

카로와 마커스, 그리고 태이지는 동시에 방의 다른 쪽, 엄마가 내내 보고 있었던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작은 흰 탁자와 의자 옆에 작은 흰 텐트가 세워져 있었는데, 작은 텐트 덮개를 제치고 아주 작은 손이 나왔다. 그리고 점점 그 손이 속한 전체가 드러났고, 잠시 후 팔을 활짝 벌린 채 윌로우가 아버지를 향해 아장아장 걸어왔다.

쇼가 끝을 향해 갈 무렵 어디 부분에선가 마커스가 사라졌다. 그녀는 그를 탓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이 보았던 것은 좋게 말하면 짜증스러운 것이었고 최악의 경우 소름이 끼치는 광경이었다. 아버지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자연 그대로의 종을 발견하고 최근에 귀족 사회로 돌아온 현장 생물학자인듯 행동했다. 윌로우에 대한 파워 포인트 없이 진행하는 발표, 더도 덜도 아닌 딱 그거였다.

당시 태이지를 놀라게 한 것은 한편으론 윌로우와 윌슨 사이에서 느껴지는 진정한 편안함이었고, 다른 한편으론 그들에게 보여준 전체 쇼 내내, 아버지가 말한 모든 단어를 통해 보여진 것, 모든 극적인 손동작과 거창한 구절이 비추어주고 있었던 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단순하고 달콤한 사랑. 그녀는 아버지가 그 자신보다 우위에 있지 않는 다른 인간과 교류하는 걸 난생 처음 목격했다. 비록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웨스트민스터 도그쇼의 코커 스패니엘처럼 전시하진 않았다 해도, 윌로우는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나중엔 질투심이 그녀를 강타했지만, 그 순간에는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었다.

아버지는 그렇게 그들 앞에서 자신의 새가정을 보여주었지만, 엄마와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묻지 않았다. 마커스는 무겁게 침묵을 지키고 있었고, 엄마는 고개를 뻣뻣이 들고 있었지만, 태이지는 점점 창피해졌고, 점점 자신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점심을 먹으면서 그때까지 침묵을 지키면서 알콜만 마시고 있던 마커스가 아버지에게 태이지의 첫학기 학점을 아느냐면서 그들에 대한 그의 무관심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태이지는 마커스가 들고있던 그린빈이 화가 나 붉게 물든, 꿈틀거리는 아버지의 뺨에 맞고 무릎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 태이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이 소리내며 갈라질 수도 있었고, 집이 화염에 싸여 타버릴 수도 있었다. 신이 마커스를 들어 바닥이 보이지 않는 구덩이 속으로 내동댕이 쳐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대신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뱃속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으로 바뀌었다. 윌슨을 제외한 모두가 윌로우를 바라보았다. 윌슨은 마커스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고 손을 뻗어 윌로우의 머리 위에 얹더니 그의 집에서 나가라고, 당장 술취한 저 무례한을 자신의 집에서 데리고 나가 '내 아이' 곁에 얼씬도 못하게 하라고 말했다. 마커스가 일어서더니 들고 있던 술잔을 비우더니 윌슨을 향해 던지려는듯 들어올렸다. 윌슨이 손으로 얼른 얼굴을 가리며 방어자세를 취했다. 마커스는 웃으며 '정신병자!'라고 말했다. 그는 '내 아이'라고 말한 방금 전의 윌슨을 기묘하게 흉내내더니 그를 향해 '당신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술잔을 거칠게 내려놓고 아버지에게 욕설의 손가락을 내보이고 비틀거리며 나가버렸다. 그리고 놀랍게도 카로가 그런 마커스를 뒤쫓아 나갔다.

아버지는 엄마에게 그런 마커스가 그녀의 작품이라고, 축하한다고 비꼬았다. 엄마가 마커스는 당신 아들이라고 말하자, 아버지는 마커스가 한심한 놈이며, 그녀가 만든 나쁜 것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태이지는 엄마가 그에게 고함을 치거나 피가 나도록 손톱으로 얼굴을 할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아버지가 자신에겐 뭔가 칭찬의 말을, 마커스와 자신은 다르다는 걸 알고 있다는 것과 같은, 그녀에 대해 뭔가 듣기 좋은 소리를 해주기를 기대했다. 대신 엄마가 마커스는 괜찮을 거라고, 오히려 당신의 정신 상태가 몸서리치게 걱정된다고 말하자, 아버지는 자신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엄마는 자신이 걱정하는 건 그가 아니라고 말하며 윌로우를 바라보더니, 바로 그의 딸이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마침내 모두 나가라고 하자, 엄마는 물론이라고 말하며 그녀의 손을 태이지의 가슴에 얹더니 '내 아름다운 딸, 이제 집에 가야할 시간이구나' 하고 말했다.

집 가까운 곳에 있던 호텔로 돌아온 후 마커스와 싸우다가 태이지는 아버지가 자신들을 초대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카로가 그렇게 하도록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세 사람 모두 잠자리에 들었을 때 마커스가 태이지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태이지 역시 미안하다고 말했다. 마커스는 그런 태이지에게 아버지가 그들을 사랑할 것이라는 것 혹은 그들을 되찾고 싶어할 것이라는 생각은 그녀의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라고 말했다.

한편, 아버지의 심장을 고장나게 한 사건에 대한 윌로우의 고백이 이어지고, 마커스 없이 혼자 아버지 집을 방문한 태이지는 아버지로부터 뜻밖의 요청을 받는데, 그것은 그에 대한 자서전을 써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건이 있었다. 보통 자서전이라 하면 어린시절부터 한 개인에 대한 모든 것, 출생부터 현재까지의 일생을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윌슨은 자신의 대학원시절부터의 일을 기록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그 이전의 기록은 모두 가치가 없다고, 어린시절에 대한 얘기는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변호사에게 지시해 태이지가 그의 모든 기록을 접근할 수 있는 허가서를 만들어두었고, 거기에는 태이지를 '내 딸'이라고 지칭하고 있었다.

윌슨의 집에 도착한 후 일주일이 약간 지난 어느 날 아침, 태이지는 카로와 뒤뜰에서 아침을 함께 먹게 되었는데, 우연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것인지는 모르지만, 카로로부터 윌슨이 다녔던 기숙학교 이름을 듣게 되고, 그곳을 방문한 태이지는 윌슨의 학교 기록을 보다가 1,2 학년 때의 기록이 없다는 것과 남아 있는 기록에 집주소SSN 등이 쓰여있지 않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바로 담당자에게로 가 그점에 대해서 질문을 하고, 잠시 후 담장자는 당시에는 SSN 대신 학생 ID 번호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또한 태이지는 담당자에게서 윌슨의 성 (Last name)이 원래의 래이브넬 (Ravenel)에서 지금의 클리어리 (Cleary)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그가 성을 바꾼 해가 윌슨이 그의 부모님이 차사고로 돌아가셨다고 말한 그 해라는 것, 하지만 그의 부모님은 그가 말한대로 같은 해에 차사고로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태이지와 마커스가 태어난 이후까지도 얼마간 살아계셨었다는 것, 그리고 놀랍게도 그에게 누이가 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