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Days of Sun

By

Deborah Lawrenson

신문 기자였으며 곧 서른 살이 되는 조애나 밀라드 (Joanna Millard)가 네이단 엠벌린 (Nathan Emberlin)을 만난 것은 2014년 8월 어느 날, 서던 포르투칼 (Southern Portugal)의 파로 (Faro)에서였다. 처음에 그녀는 그 역시 그저 또 다른 모험심으로 그곳에 온 젊은이들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조애나가 다니는 랭귀지 스쿨에 함께 다니는 스물 네살의 영국에서 온 학생이었고, 수업에 참가한 사람들중 가장 어렸다. 잘생긴 얼굴 때문에 그는 여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게 호감을 주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파로에 온지 일주일밖엔 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다양한 지인들을 만들었다. 여자들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피부는 갈색이었고, 음식을 거의 먹지 않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그냥 굶어버리는 것처럼 아주 말랐다. 그의 턱선은 날카로웠는데, 그것이 그의 아주 예쁜 여자같은 용모에 남성성을 더해주었다. 그는 남 런던 어디쯤에 있는 일반 학교에 응시했다가 떨어져서 스페인과 포루투칼을 여행중인데 3주는 포루투칼에 1주는 스페인에 머무른다고 했다.

랭귀지 스쿨에는 신흥 시장인 브라질로 진출하기 위해 포르투칼어를 배우러 여러 나라에서 온 전문직 종사자들과 사업가들이 있었다. 대부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언어를 배우기 위해 곧바로 리오 데 자네이로 (Rio de Janeiro)로 갔지만, 포르투칼은 비용이 쌌고, 일년에 300일은 해가 났다. 하지만 특별한 거래를 성사시키지 않으면 일할 곳이 없었다.

그녀가 파로에 온 것은 그들처럼 뭔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닌 그저 도망치고 싶어서였다. 그곳에서 그녀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스튜디오를 얻어 지냈다. 그녀는 오랫동안 혼자있고 싶었다. 많은 거래와 전환이 이루어지는 한랭의 발상지인 브뤼셀 (Brussels)로부터, 그리고 남자친구인 마르크 (Marc)와 모든 복잡한 상황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지낼 수 있는 이 몇주를 간절히 원했다.

마르크는 40살로 유럽 은행의 로비스트로 일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사는 게 아니었는데, 그의 순전한 고집으로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잘맞는 섹스 때문에 흔들리고 말았다. 그녀는 그것이 결코 오래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는 그렇게 생각한 모양이었다.

일주일 전, 그녀가 브뤼셀을 떠날 때, 그는 그것을 시험적인 이별이라고 했고 그녀는 그의 면전에다 대고 그렇게 말하진 않았지만 그것을 도망이라고 칭했다. 당시 고위관리들이 포식하러 가는 레스토랑으로 둘러 싸인 거리를 지나가는 정장 차림의 남녀를 바라보며, 그녀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고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거짓말도 서슴치 않는 브뤼셀 방식을 이용해 목적을 달성했다.

조애나가 랭귀지 스쿨을 다니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날, 그날도 첫 수업이 시작되고 담당 교사인 카테리나 (Caterina)가 강의를 하고 있는데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네이단이 어슬렁거리며 들어왔다. 카테리나는 항상 피곤해 보였고 눈은 웃지 않는 억지 미소를 지었는데, 네이단에게는 예외였다. 그는 유창한 포루투칼어로 조금 전 카테리나가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고 있던 해변가에 휩쓸려온 죽은 고래 사진에 대해 얘기를 했다. 무시무시한 폭풍이 있었고, 섬에 끔찍한 일이 있었던듯 하다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그의 대화는 문법적으로는 완벽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타고난 언변가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날, 그는 조애나에게 금요일밤이면 랭쉬지 과정의 학생들이 들르는 카페에 오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조애나가 그날은 가지 않겠다고 하자 그럼 다음 날 페리 선착장에서 11시에 만나자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그가 그반에 없으면 수업이 굉장히 지루할 것 같았다.

다음 날, 그녀와 네이단은 다른 일행들과 함께 선착장에서 다른 일행을 기다렸다. 하지만 막 페리가 떠나려고 하자 네이단은 그냥 가자고, 다음 페리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그들 중 누군가가 같이 가고자 했다면 지금 여기 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둘은 가장 늦게 승선했다. 그들이 아직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페리는 부두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토요일이어서 긴 모래로 되어 있는 파로 비치에는 사람이 많았다. 바다에서의 수영을 마친 후 둘은 조애나가 싸온 점심을 먹으면서 길거리 가로등 기둥에 둥지를 지어놓은 황새 얘기를 나누다가 네이단이 마르크에 대해서 물으며 그 역시 기자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대답하면서 조애나는 네이단이 아직 그녀가 무슨 일을 하는지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랭귀지 과정 첫날 저녁, 그 과정에 참석하는 학생들끼리 모여 자신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말한 걸 아직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기자일을 하고 있지 않아서 그걸 다시는 입밖에 꺼내지 않고 있었다. 사실, 포루투칼어를 배우기로 한 것은 앞으로 뭘 할 건지 생각하는 동안의 일종의 선헤엄 같은 것이었다. 네이단이 기자일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면서 신문 기자냐고 물었다. 그녀가 정리해고 당해서 더 이상 기자가 아니라고 하자 그는 힘들겠다고, 하지만 물론 기자들은 경험이 많아 뭔가를 파악하는 데 일가견이 있으므로 어디에 일거리가 있는지 찾아내서 하면 될 거라고 말했고, 그녀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잠시 후, 그가 신문에 나온 고래가 발견된 곳까지 걸어갈 수 있다고 말했는데 그곳에 다가가기도 전부터 죽은 고래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조애나는 거대 고래의 사체와 일전에 시내에서 봤던 독극물에 의해 죽어가는 황새를 떠올리며 자연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네이단이 좀전에 뭔가를 알아내는 것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처음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그녀가 무슨 말이냐고 묻자 그는 수십년전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진상을 파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으며, 그것이 사실이라는 걸 어떻게 증명하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먼저 네가 사실이라고 믿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라고 말했다. 확인된 기록들이 있을 것이고, 답변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한 가지 사실이 그 다음으로 이끌고, 점차 그것이 진실임을 입증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가 그것이 아주 오래 전에 일어난 일이여도 그렇느냐고 물었고, 그녀는 그럴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는 그 사건이 얼마나 오래 전에 일어난 일인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일에 대해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을 말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살아있는가, 추적이 가능한 증거들이 존재하는가. 그녀는 어떤 것이든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여전히 효력이 있는 이야기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하면서, 그에게 저널리즘에 대해서 관심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가 그럴지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그래서 그런 질문을 하나 보다 추측하면서 그가 훌륭한 기자가 될 소질이 충분한 건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배에 타고난 후에 네이단은 자신이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를 밝혔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이 어떤 일에 대해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하면서 그일이 어떤 일인지에 따라서, 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는 무슨 일인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궁금해진 그녀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더니 계단을 따라 상갑판으로 올라갔다.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있고 큰소리로 얘기하지 않아도 되는 후미의 구석진 곳에 앉았다.

잠시 후, 네이단은 심각하게 어떤 일에 대해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그녀는 주저하면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는 이곳의 엄청난 관광 개발에 대해서, 1980년대와 90년대 있었던 개발자들과 관련된 범죄에 대해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들은 조애나는 무척 놀랐다. 그는 계속해서 자신이 어떻게 시작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그것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을 했으니 우선 질문부터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곳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서 도움이 되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하지만 최소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녀가 자신은 취재기자가 아니며 정치와 경제 전문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는 그는 배고프고 절망적인 열여섯살처럼 보였다. 그녀는 그에게 자신은 아무 것도 약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그녀는 그에게 최대한 자세히 알고자 하는 것을 말하라고 말했다. 이름, 장소, 가장 가까운 날짜 등등. 그리고 왜 그 일에 대해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도. 그는 초조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 본 후 혐의가 있는 두 곳의 현장이 있다고 얘기를 시작했다. 한 곳은 알부페이라 (Albufeira) 근처의 오르타 다스 로샤스 (Horta das Rochas)이며, 해안가에 있는 리조트로 골프코스와 스파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곳은 발리 나비우 (Vale Navio)로,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고 했다. 그곳은 주인이 여러번 바뀌었는데, 종종 포르투칼과 영국의 부정한 돈으로 인한 거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자신이 알고자 하는 사람의 이름은 테리 잭슨 (Terry Jackson)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서 몇년전 프라이아 다 팔레시아 (Praia da Falesia)에서 있었던 어린 소녀의 실종 사건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것은 아주 유명한 사건으로, 변호사였던 아이의 부모가 그일이 잊혀지지 않도록 뉴스에 계속 언급되도록 애를 썼던 사건이었다. 그 아이의 이름은 틸리 스턴 (Tilly Stern)으로 유괴될 당시 세살이었다. 당시 아이는 휴가용 아파트에서 한밤중에 납치되었는데, 옆방에는 그녀의 부모가 자고 있었다. 그것은 2006년경 일어난 일로, 조애나가 옥스포드를 졸업하고 한 경제 잡지에 첫 직장을 잡았을 무렵이었고, 경제 잡지라 해도 그런 이야기는 관심을 안가질래야 안가질 수가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좀 더 뒤로 가보면 다른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쓴 몇몇의 최고의 기사도 그런 식으로 시작했었다. 그녀는 네이단에게 리조트 개발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느냐고 물었고, 그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와 그런 대화를 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잠시 두 사람 다 말없이 앞을 바라보다가 페리가 처음 그것을 탔던 올드 타운 뒷쪽의 보강벽 바깥쪽에 있는 방파제에 부딪친 순간, 문득 그녀는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함께 가자는 얘기를 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에게 그러냐고 물었더니 그는 맞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곧바로 묻겠다며 그일을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었다. 그녀가 뭔가 짐작가는 게 있느냐고 묻자 그는 자신은 아니라고, 하지만 테리 잭슨은 그럴 거라고 말했다.

그들은 배에서 내려 오래된 식당들을 지나가는 관광객들 대열에 합류했다. 조애나는 네이단에게 테리 잭슨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을 자신에게 얘기해 보라고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네이단의 고르지 못한 접근 방법이 신경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디로 가면 그 테리 잭슨이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 그녀의 질문에 네이단은 자신도 정확히 모른다고, 발레 나비로나 알부페리아나 등등 이곳 해안 부근 어느 곳에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서 우선 그 테리 잭슨이라는 사람이 아이들 유괴에 관련됐을 거라고 생각하느냐, 그리고 그가 그들을 데리고 가서 소아성애자 조직을 만들었냐고 물었다. 네이단은 잘 모르겠다고, 아마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대답했다. 조애나가 테리와는 어떤 관계냐고 묻자, 네이단은 가족의 친구라고 말했다. 그녀가 그럼에도 그의 주소나 연락처가 없느냐고 묻자 그는 알고봤더니 그렇게 친한 친구는 아니었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그런 것처럼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잠시 후 그들은 햇빛이 쏟아지는 길을 천천히 걸어 그녀의 스튜디오 근처에 있는 자르징 마누엘 비바르 (Jardim Manuel Bivar)라는 정형원 (formal garden) 끝에 다다랐다. 그는 더 이상 얘기를 덧붙이지 않았다.

그녀는 브뤼셀을 떠난온 지 일주일밖엔 되지 않았음에도 마음이 얼마나 빨리 새로운 환경과 자극에 적응하는지 놀라는 중이었다. 이전에 한번도 파로에 와 본 적도 없었고 아는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이 오래된 집착들을 대신하며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네이단은 영리했고 흥미로운 이야기에 대한 그의 기자적 짐작은 더 이상 말이 필요없었다. 그녀도 그런 것을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월요일 아침까지 그녀는 영어권의 신문사와 웹 사이트, 그리고 알가르베 (Algarve) 해안 전역의 단체들에게 가장 그럴 듯한 정보를 이메일로 보냈다. 온라인 상에 테리 잭슨이라는 인물은 여러명이었지만 포루투칼인이며 형사범인 인물은 찾을 수가 없었다. 별로 놀랍지는 않았다. 네이단이 말했듯, 80년대와 90년대에 일어났던 일들을 웹상에서 모두 다 접근할 수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럴 수 있었으면 그가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한 신문에 발리 나비오에 대한 꽤 긴 기록이 있었다. 발리 나비오는 포루투칼의 첫 공동사용 (time-share) 리조트였다. 그것은 1970년대 당시 환경 문제를 바탕으로 디자인된 건축물이었으며, 이것을 짓기 위해 오직 세 그루의 소나무만이 베어졌을 뿐이었지만, 그것의 성공으로 인한 급속도의 성장을 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고수익을 위해서는 감상적인 이념같은 건 폐기처분 되었다. 1980년대 말 경에는 지방의회 당국이 승인하는 건축 허가를 둘러싼 부패 혐의와, 적극적인 과대광고에 대한 형사고소가 반복되었다.

또 다른 신문에서는 발리 나비오의 쇠퇴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둘 다 오르타 다스 로샤스에 대해서는 막연히 몇마디 언급한 것 이상으로는 다루고 있지 않았다. 그것은 알부페이라의 다른 쪽에 있는 아주아주 고가의 리조트였으며, 잘 유지된 꽤 비싼 옵션인 것 같았는데 감탄의 리뷰도 많았다.

좀 더 깊이 있는 관찰을 위해 그녀는 자신이 보낸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녀는 한 지역 기자가 왜 그녀와 얘기하기를 원치 않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녀는 최근 자신의 상태에 대해 적당히 얼버무렸다.

잠시 후 조애나는 랭귀지 스쿨을 향해 걷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려 발신자를 확인했는데 마르크는 아니었다. 그녀는 여태 마르크가 한번도 전화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놀랬다. 방금 걸려온 번호는 모르는 번호였다. 그녀가 전화를 받자 상대방이 그녀의 이름을 확인하며 자신을 이안 라이랜즈 (Ian Rylands)라고 소개했다. 그녀는 그 이름이 얼른 다가오지 않아서 주춤했다. 지난 24시간 동안 그녀의 의식 속에는 새로운 이름들이 여럿 지나갔다. 그는 조애나가 자신에게 메시지를 남겼다고 말했다. 그녀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자 그는 앵글로 알가르베 협회 (Anglo-Algarve Association)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많이 놀랬다는듯 전화해줘서 고맙다고, 이렇게 빨리 답을 해줄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가 발리 나비오와 오르타 다스 로샤스에 대해서 물은 것에 대해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만나서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그녀에게 지금 있는 곳이 어딘지 물었다. 그녀가 파로에 있다고 하자 좋다고 어디 있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저녁 6시에 마리나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수업시간에 본 네이단은 그녀를 보고 씩 웃었지만 컨디션이 몹시 안좋아 보였다. 면도도 하지 않은 그의 모습은 아주 창백해서 그의 구릿빛 얼굴색을 누르께한 오렌지 색으로 만들었다. 그는 지난 금요일밤부터 잠을 자지 못했다고 했다. 그가 만난 여자들이 누군가가 그에 대해서 묻고 다닌다는 얘기를 했고, 토요일밤 나이트 클럽에서 누군가에게 맞았다고 했다. 그를 공격한 사람들의 얼굴을 본 사람은 없었다.

그의 얘기를 들은 조애나는 그일이 그가 지금 조사하고 있는 일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괜찮냐며 경찰에 신고했느냐고 묻자 그는 충격을 조금 받았지만 괜찮다고, 아무도 본 사람도 없으며,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한번 더 경찰에 알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은 동의하지 않지만 전적으로 그의 맘이라는 걸 보여주려고 어깨를 으슥했다.

그녀는 이안 라이랜즈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말하려고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어쩌나 하는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네이단은 심각한 대화를 나눌 만한 상태가 전혀 아니었다. 저녁 때까지 그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오직 하나 더 왔을 뿐이었고, 그것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한 정보였다.

6시 10분 전, 조애나는 이안을 만나러 공원 끝에 있는 야외 음악당쪽으로 천천히 걸었다. 요즘 시대에 누가 모르는 여자를 야외 음악당에서 만날려고 하는지 궁금했다. 그곳에서는 저녁 때 포크 파로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는데, 들려 오는 음향기기 성능 확인 음악 소리에 비추어 볼 때 그날 밤엔 과테말라, 루마니아, 스페인 그리고 인도 음악이 연주될 예정인 모양이었다.

잠시 그렇게 서 있는데 누군가 등뒤에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뒤를 돌아다 보니 70살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가 서 있었다. 서로를 확인하고 악수를 나눈 뒤, 조애나는 그가 이끄는 대로 '알리안사' (Aliança) 라는 이름의 카페로 갔다. 그는 그곳이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그곳은 사실상 더 이상의 카페가 아니었고, 몇년전 문을 닫았는데, 이번 선거를 위해 몇달 동안 다시 문을 열었다고 했다. 그곳은 정치적 미팅을 위해 사용되고 있었다. 그가 항의 시위와 다른 불화 등으로 상황이 점차 추하게 되어 가고 있다고 해서 조애나가 황새 일을 꺼내자 그는 누군가는 그것이 극우 단체가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극좌 단체가 항상 하는 말이라고 했다. 양쪽 모두 똑같이 시끄럽게 외치기만 하고 어느 쪽에서도 실행가능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인간 본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카페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주문받으러 온 종업원과 포르투칼어로 유창하게 대화하는 것을 본 조애나가 이안에게 그곳에 온지 얼마나 됐느냐고 묻자 그가 은퇴하고 그곳으로 온지 7년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전엔 공무원이었으며, 그래서 빨리 은퇴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가 포르투칼을 택한 이유는 그곳에서 기분 좋은 휴가를 보낸 적이 있었으며, 아내와 함께 골프를 즐겼었는데 그녀는 그곳으로 온지 2년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적절하게 일을 하지 못해 지금 그들이 앉아 있는 유서깊은 그 카페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산산조각이 났다고 말했다. 사람들 모두 상황이 좋아질 거라고 믿었지만 언제나 똑같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며. 파로는 거의 십년전쯤까지만 해도 아주 살기 좋은 도시였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잠시 후, 그들은 카페 바로 옆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겨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관광업의 부흥은 어떤 이에게는 부를 가져다 주었지만 다른 이에게는 파괴를 의미했다고 말했다. 조애나가 오르타 다스 로샤스 같은 곳을 얘기하는 거냐고 묻자 그는 그곳이 첫 개발지 중의 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그곳은 한때 농장이었으며 성공의 열쇠는 그 땅을 확장하여 수영장과 테니스 코트가 딸린 작은 골프장을 만든 것이었다고 했다. 그것은 새로운 아이디어였는데 열광적으로 유행했다. 모든 시설이 현장에 다 있었지만 분위기는 편안했고 느긋했다. 주인들이 운영하는데 엄두도 못낼만큼 비싼 것도, 여행객들이 머물기에 엄청나게 비싼 것도 아니었다. 여러 방면에서 그것은 앞으로 다가올 것에 대한 모델이었다.

조애나가 의심스러운 거래에 대한 혐의는 없었느냐고 묻자 이안은 잠깐 대답하기를 주저했다. 그는 알가르베에서 중상모략이 없는 곳이 어디 있겠느냐며 누군가는 그걸 물고 늘어지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며 자신이 아는 한 오르타 다스 로샤스는 깨끗하다고 말했다. 그것이 지어질 당시에는 확실히 그랬다고. 조애나가 다른 곳은 그렇지 않지 않느냐고 말하자 그는 큰 돈이 오가는 곳엔 어디든 범죄 요소가 있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가 그렇고, 리조트 사업은 기준 타겟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자본, 외국 손님, 누가 나쁘고 누가 정상인지 누가 알겠느냐고 말했다.

조애나가 발리 나비오는 어떻느냐고 묻자 그는 그곳은 아주 안좋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녀가 입증이 된 거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며 심지어 기소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은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고, 그저 줄지어 서 있는 방치된 건물들만이 있을 뿐이며 그들이 재빨리 포기한만큼 빠르게 실패했다. 탐욕과 뇌물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여버린 것이다. 그리고 작은 투자자들은 많은 노후 대비 저축을 잃게 되었다.

조애나가 발리 나비오를 오르타 다스 로샤스와 관련시켜서 얘기를 하자 이안 라이랜즈는 둘을 같은 선상에 놓지 말라고 말하며 그녀가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조애나는 이 질문이 나올줄 알고 준비를 했다. 최대한 특정 인물과는 상관이 없음을 강조하며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질문으로 대항할 것. 그녀는 테리 잭슨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눈쌀을 찌푸리며 들은 적이 없다며 이유를 물었다. 그녀가 그가 두 리조트와 관련되어 있다고 말하자 그는 다른 건 없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것이 다라며 그에게 해안가의 다른 리조트에 대해서도 조금 더 물었다. 그런 다음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는 틸리 스턴의 실종 훨씬 전에도 어린아이들이 실종된 다른 사건이 있지 않았느냐며, 납치, 몸값 요구, 아이 살해. 여러 케이스가 발리 나비오와 관련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이 그곳으로 오긴 전에 일어난 일인 것 같다며 자신은 2007년 전에는 그곳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직 지역 신문 보관소를 찾아 보지 않았다며 그런 이야기를 다루고 있을 만한 신문사가 어디냐고 물었다. 그가 『알가르베 데일리 뉴스』(Algarve Daily News)라고 말했다. 그녀는 감사의 말을 하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중 친밀하게 지내는 기자가 없느냐고 묻자 그는 당장 머리에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식사를 하며 계속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주로 브뤼셀에서 그녀가 했던 일에 대해서 알고싶어 했다. 그리고 그는 그녀와 함께 일했던 윌 베닝 (Will Venning)을 아느냐고 물으며 처음엔 그와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가 사실은 만났다기 보다는 그저 얘기만 나눴다고 말했다. 그녀가 언제적 일이냐고 묻자 그가 2년전이라고 말하며, 그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그것이 무엇에 관한 것이었는지 기꺼이 말해주기를 기대했지만 그는 의자등에 몸을 기대며 한쪽 팔을 쫙 벌렸다. 그리고 그는 윌과의 일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는 웃으면서 지금 자신들이 앉아 있는 그 공간이 포르투칼의 현대사를 말해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여러 이유에서 그곳이 오르타 다스 로샤스와, 심지어는 발리 나비오와도 많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그것에 대해 말해달라고 하자 그는 그 카페가 포루트칼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라는 것, 안전과 환경위생 문제 등으로 문을 닫았다는 것, 그러다 선거를 위해 다시 잠깐 문을 열었다는 것 등등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었다.

그런데, 잠시 후 그가 에스타 하트포드 (Esta Hartford)라는 작가를 아느냐고 물었다. 그녀가 모른다고 하자 에스타 하트포드는 포르투칼이 배경인 『동맹』(The Alliance)라는 소설을 썼는데 그것은 1954년에 출판되었으며, 2차 세계 대전 동안, 그리고 그 이후의 이 나라에 대한 재미있는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이며 전쟁 동안 그곳에 왔다가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조애나에게 꼭 그 책을 읽어보라고 말했다. 그것은 소설 형식으로 쓰여졌지만 거기에서 얘기하고 있는 내용은 대부분이 사실이며 많은 걸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무엇에 관한 내용이냐고 묻자, 그는 그것은 오늘날 우리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의 근원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그런데 왜 소설로 쓴 거냐고 묻자 그는 대답하기 전 꽤 긴 시간을 가졌다. 마치 그녀가 알아내기를 기다린다는듯이.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서 듣고 싶어서 가만히 있었다.

잠시 후, 그가 입을 열었다. 그 이유는 역사 책은 다시 씌여지지만 소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년 동안 그 책은 포루투칼어로 번역되어 추종자들의 필독서가 되었고, 몇년 전 그녀의 아들에 의해서 재출판되었는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관점을 찾았느냐고 물었다.

그때 뭔가 깨달음이 왔다. '동맹' (Alliance)이라는 영어와 그들이 차를 마셨던 카페의 이름 '알리안사' (Aliança). 그가 맞다며 그 책을 꼭 읽어보라고 다시 한번 더 말했다. 레스토랑을 막 나오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까 그가 카페 알리안사가 오르타 다스 로샤스와 많은 관련이 있다고 말한 것이 떠올랐다. 그녀가 그 얘기를 꺼내며 그것이 그냥 추상적인 것이냐 아니면 특별한 연관이 있는 것이냐고 묻자 그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네이단에게 이안 라이랜즈를 만난 것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그날도 네이단은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목요일 수업에 네이단이 보이지 않았다. 금요일 아침, 조애나가 랭귀지 스쿨에 가는 도중 '알리안사' 카페에 들렀을 때 전에 보았던 남자바텐더가 그녀가 주문한 커피를 만들어 주었다. 그녀가 막 계산을 하고 나오려는데 그가 손을 들어 잠깐 기다리라는듯한 손짓을 했다. 그런 다음 카운터 밑에서 뭔가를 꺼내 그녀에게 주었다. 그것은 작은 소포였는데, 갈색 포장지가 테잎으로 꽁꽁 싸여 있었다. 어떻게 그것이 자신의 것인지 의아했는데 거기에는 그녀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카페를 나와 가장 가까운 약국에 들러 가위를 산 다음 그것을 풀어 보았는데, 그것은 이안 라이랜즈가 말했던 바로 그 에스타 하트포드의 『동맹』이라는 책이었다. 그녀는 서둘러 랭귀지 스쿨로 가 네이단이 왔기를 바랬지만 그는 그날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는 강사인 카테리나에게 네이단의 소식을 물었지만 그녀 역시 그가 왜 결석했는지 이유를 모른다고 했다. 만약 다음 월요일에도 그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의 연락처를 조애나에게 주겠다고 말했다.

네이단의 결석은 조애나를 좌절스럽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안 라이랜즈와의 대화에 대해 그와 얘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를 위해 그가 카페에 책을 놔둔 것은 괴이한 일이었고, 심지어 으스스하기까지 했다. 그는 어떻게 그녀가 그곳에 다시 들를 것이라는 걸 알았을까?

그때, 문득 그녀의 신경에 거슬리는 무언가, 즉 그는 지역 신문사 기자들의 이름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만난적도 없이 그저 전화로 얘기를 나눴을 뿐인 그녀의 옛 동료인 윌 베닝의 이름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한편, 조애나는 네이단이 랭귀지 스쿨에 나타나지 않자 그를 페이스북 등 온라인상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우선, 그의 이름을 치자 평범하지 않은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네명이었는데, 그들 모두 영국인은 아니었다. 그래서 네이단 엠벌린스로 찾자 전 세계적으로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딱 두 사람이었고, 그중 한 사람은 미국 중서부에 사는 106살의 노인이었다. 그녀는 놀라서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요즘 같이 소셜 네트워킹이 만연된 시대에 어떻게 젊은 사람이 온라인상 어디에도 등록을 안할 수가 있단 말인가? 그녀는 뭔가 결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서치를 다시 눌렀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셜 미디어상의 어느 곳에서도 조애나가 알고 있는 네이단 엠벌린이라는 영국 청년은 찾을 수가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