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Forger

By B.A. Shapiro

2011년 3월 17일, 『보스턴 글로브 』(Boston Globe)는 1990년 3월 보스턴의 한 유명 뮤지엄에서 발생한 도난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1990년 3월18일 이른 새벽,보스턴에 있는 ‘이사벨라 스튜워트 가드너 뮤지엄’ (Isabella Stewart Gardner Museum)에 경찰복을 입은 두명의 남자가 침입해 경비원 두명의 손발을 묶고, 입에 재갈을 물린 다음 13점의 예술작품을 훔쳐 달아났다. 그 품목에는 램브란트(Rembrandt)의 “Storm on the Sea of Galilee,” 베르미르(Vermeer)의 “The Concert,” 그리고 드가(Degas)의 “After the Bath”가 포함되었는데, 그림의 가격은 현 싯가로 따지면 총 5억($500 ml.)이 넘는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FBI가 범죄 조직이나 국제 테러 조직, 카돌릭 교회 등과 연관된 예술품 절도범이나 용의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고,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으로 수사를 확대했으며, 용의자에는 경찰관의 아들, IRA 소속 군인, 위트니 버거(Whitney Bulger)와 보스턴 조직 폭력단, 골동품상, 런던 경찰국 정보원 그리고 뉴욕시 경매장 직원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아직 범인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

주인공 클레어 로스(Claire Roth)는 31살의 젊은 화가이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틈틈히 유명 예술품을 복제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녀가 그린 복제본은 인터넷(Reproductions.com)을 통해 ‘전문가만이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복제품’이라며, 그녀가 받는 금액보다 열배는 비싼 값으로 팔리고 있다. 그녀의 작업실은 옛날에는 공장 지대였지만, 지금은 갤러리, 고급 레스토랑, 깨끗한 주거 빌딩 들이 즐비한 예술 구역으로 바뀐 보스턴의 SOWA(South of Washington) 지구에 있는 한 낡은 공장 건물의 로프트에 위치하고 있다. 그곳에서 입주해서 사는 건 불법이지만, 렌트비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최근에 건물주인이 렌트비를 올려 그녀는 거의 파산 지경이다.

그런데 어느 날, 불과 몇달 전 그녀가 그의 갤러리에  새로 전시된 작품들을 보러갔을 때까지만 해도 그녀가 왔는지 조차도 관심이 없던, 세계적으로 유명한 갤러리 ‘Markel G’의 주인인 에이든 마켈(Aiden Markel)이 갑자기 그녀에게 친근하게 굴며 그녀의 최근 작품을 보러 그녀의 작업실을 방문하겠다고  요청을 해왔다. 그는 아이작 (Isaac Cullion)의 딜러였다.

3년전 아이작과 클레어는 연인관계였었는데, 그리 건전한 관계는 아니었다. 그들은 선생과 제자 사이였고,  당시 아이작이 44살이었으며, 그녀는 28살이었다. 그는 3년의 결혼생활을 끝내가는 과정 중에 있었지만, 완전히 이혼이 된 상태가 아니었고, 때때로 우울증 경향을 보였다. 그는 최근 Markel G에서 가졌던 그의 전시회를 본 MOMA(Museum of Modern Art)의 회화와 조각 부문 시니어 큐레이터인 카렌 신샤이머(Sinsheimer)가 그녀의 쇼에 그의 작품 중 하나를 전시하겠다고 의뢰를 했는데, 그는 그걸 거절하고 있었다. 그 쇼는 최근에 가장 두각을 드러낸 작가를 조명하는 쇼였다. 아이작은 아무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그림을 그리는 대신 미스테리 소설을 읽고 있었다.  

MOMA가 관심을 보인다는 건 그냥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었다. 그를 부추기기 위해 그녀는 직접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그의 작업실에서 그의 캔버스에다 그의 물감을 가지고 자신이 아이작이 되어 그림을 그렸다. 가끔 아이작이 그런 그녀에게 몇마디 조언을 해주었고, 그렇게 그림을 완성했다. 그 그림의 제목은 4D였고, 시리즈로 구상된 거였다. 그건 클레어의 그림일 뿐 아이작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작은 그것에 자신의 사인을 하고 다시 낮잠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아이작의 작품으로 MOMA에 전시된 4D는 전혀 예상치 못하게 큰 히트를 쳤다. MOMA에서 4D 구매 의사를 밝혔고, 얼마후 그것을  gift shop에서 팔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후 아이작은 여러 잡지나 언론에 인터뷰를 하면서 갈수록 거짓말을 늘어놓기 시작했고, 다음 작품을 묻는 질문에 지금 하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 그는 4D 이전부터 아무 것도 그리지 않고 있었다. 그녀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최고로 심약하고, 가장 안정되지 못한 상태에 있었고,  붓을 반으로 쪼개버린다든지, 캔버스를 벽에 던지는 둥 폭력적인 성향도 보였다. 그녀를 포함해, 아무하고도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문을 잠그고 작업실에서 혼자 며칠을 지내기도 했다.

그런 후 둘은 싸우기 시작했다. 처음엔 사소한 일로, 그리고 점점 더 큰 일로 다투게 되었지만, 그를 미치게 만들고, 둘 사이를 갈라놓은 4D에 관해서는 일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만이 그의 상황을 이해했고, 그의 거짓말의 깊이를 알고 있었다. 그를 사랑했고, 그를 보면서 그의 모습이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참고 기다릴만큼 기다리면 그가 편안해 질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신 그는 어느 날 울면서 그녀를 찾아왔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그녀는 그의 영혼의 동반자이며, 자신보다, 목숨보다 더 그녀를 사랑한다고. 그런 다음 그는 그녀와 헤어지고 아내인 마사(Martha)에게로 돌아가겠다고, 자신보다 더 젊고 건강한 사람을 만나라고 말했다.  

말은 클레어를 위한 것처럼 하고 있지만, 아이작의 모습은 우울증으로 인한 이전의 일상적인 변덕이 아니었다. 그는 4D가 클레어의 작품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고, 지금의 성공을 자신만의 것으로 하려는 것이었다 (나중에 클레어가 그에게 연락해서 4D가 그녀의 작품이라는 걸 말하라고 하자, 아이작은 웃기지 말라며, 4D는 자기 작품이고, 그녀에게 사과할만큼 했는데, 뭘 더 원하냐고 하면서 전화를 끊어버린다).  그의 비겁과 위선을 알아챈 그녀는  ‘그건 정말 극도로 형편없는 쓰레기 같은 짓’이라고 말하며, 그가 그녀에게 준 것들을 모두 복도로 던지며 그것들을 갖고 당장 꺼지라고 소리쳤고, 그는 그렇게 떠났다.

하지만 클레어는 거기서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신샤이머를 찾아가 4D가 자신의 그림이라는 것을 알리고, 진실을 묻는 신샤이머에게 아이작은 자신이 아내에게 돌아가자 클레어가 질투심으로 이런 일을 꾸민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작의 거짓말에 화를 내는 클레어에게 신샤이머는 그녀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기 위해 직접 4D를 그려보라고 한다. 그래서 클레어는 신샤이머가 정한 전문가가 보는 앞에서, 그리고 그녀가 지정한 작업실에서 4D를 다시 그린다. 그리고 6주 후, 그녀는 MOMA의 이사회로부터 최종 판결을 받는데, 그것은 아이작과 클레어 두 사람 모두의 일생에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한편, 그녀를 방문한 마켈은 잠깐의 침묵 후, 일생에 한번 올까말까하는 기회가 자신에게 주어졌다며 그녀를 찾아온 목적에 대해  얘기를 꺼낸다. 클레어가 그것이 무엇인지 묻자, 마켈은 클레어가 복제해놓은 드가와 피사로(Pissarro)의 작품을 바라보고, 클레어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즉각 알아차린다. 그는 작품의 위조를 원하고 있었다. 그는 5만불과 모든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하면서, 그 일은 수십, 수백만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인다.   

그리고 그는 이어서 클레어가 그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는 한 가지 엄청난 제안을 하는데,  그것은 바로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녀의 단독 전시회를 자신의 갤러리에서 열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Markel G’에서의 단독 전시회를 갖는다는 것은 그녀에게는 불가능한 꿈이었다. 주춤거리는 그녀에게 마켈은 좀더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그녀의 작업실을 떠난다.

며칠 후, 클레어는 자신이 작품을 제출한 한 컨테스트의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주최측에서 보낸 이메일을 열어보고  자신의 이름이 입상자의 명단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좌절한다. 그런데 자신이 입상되지 못한 것보다 그녀를 더욱 못견디게 한 것은 바로 그 대회의 우승자가 그녀가 너무나 싫어하는, 그리고 너무나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 크리스탈 맥(Crystal Mack)이라는 사실이었다. 크리스탈은  Markel G에서 있었던 한 쇼에서 아무 데서나 살 수 있는 그림 세 점을 원본 유화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근교의 부자들에게  비싸게 팔았던 아이였다.  그런 그녀가 이젠 참을 수 없게도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승격된 것이다. 클레어는 너무 화가 나 아예 그 이메일 지워버리고, 마켈의 제안을 생각해본다. 그녀는 자신이 Markel G에서 단독 전시회를 하게 됐다고 크리스탈에게 말했을 때 그녀의 표정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해 본다.  

그리고 그녀는 여기저기 그림의 위조에 대해서 찾아보는데, 꽤 여러 건의 일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들을 읽다가 한 가지 발견한 사실은 그림을 복사하는 건 그것을 진본이라고 속이고 팔지 않는 이상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며칠 후, 그녀는 지난 5년 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그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소년원을 방문한다.  원래 대학원 입학 당시 요구한 지역 커뮤니티 봉사를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졸업 후에도 계속 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그녀는 맥주 캔을 하염없이 그리고 있던 자비에(Xavier)라는 아이가 캔 하나를 가리키며 그것은 회색캔인데, 회색을 만들 수가 없어서 색을 칠하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만약 자신의 수중에 마켈이 말한 5만불이 있다면, 시의 예산 부족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색의 물감을 사줄 수 없는 이 상황을 벗어나, 아이들이 마음껏 자신들의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별로 좋지 않은 방법으로 얻게될 소득이 꽤 유용하게 쓰일 데가 많은 것 같았다. 

결국, 자비에의 그림과 크리스탈의 놀란 얼굴, 그리고 Markel G에 걸릴 자신의 그림들을 생각하면서, 그녀는 마켈에게 그 일을 하겠다고 말한다. 마켈은 이 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사람이라, 만약 그가 어떤 부도덕한 일에 관련이 있다면,  그녀나 보스턴 시 전체가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며, 또한 모든 사람에게서 최악의 것만을 보는 아이작 조차도 그를 신뢰했었다 (얼마 후  마켈과 클레어는 연인사이가 된다).

마켈에게 그 일을 하겠다고 말한 며칠 후, 그녀에게 두개의 커다란 운송용 나무 상자가 배달된다. 그녀는 그것이 도착하자 마자 열어보고 싶었지만 마켈은 자신이 도착할 때까지 열어보지 말라고 했다. 잠시 후 클레어의 작업실에 도착한 마켈은 두툼한 봉투를 꺼낸다. 그리고 그는 만약을 위해 공식적으로 Markel G의 이름으로 8000 불을 체크로 써줄테니 그걸 IRS에 신고하라고 한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체크가  복제 의뢰에 대한 두 사람 사이의 거래에 있어서 일반적인 금액의 거래가 성사됐었음을 증명해줄 것이고, 자신이 관련된 일에 그녀를 연루시키지 않게 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현금이라며 그녀에게 준다.

마켈이 돈에 관해 이런저런 주의 사항을 말한 후, 둘은 많은 수고 끝에 배달된 나무 상자를 여는데, 그곳에는 똑같은 사이즈의 캔버스가 두개 들어있었다. 하지만 버블랩으로 여러겹이 쌓여있어서 어떤 것이 귀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때 마켈이 클레어에게 그녀가 예전에 했던 복제와는 완전 다른 일이라는 걸 다시 상기시키고, 그림을 싸고 있는 랩을 벗기기 시작한다.

처음 드러난 그림은 메소니에(Ernest Meissonier)의 작품이었다. 그는 19세기 말의, 세번째  단계쯤 있는 화가였다. 메소니에의 그림을 보고나니 클레어는 모든 호기심이 사라져버렸다. 메소니에가 어떻게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말인가. 그녀의 그런 생각을 읽은 마켈은 클레어에게 엄청난 얘기를 하는데, 메소니에의 그림 뒤에 함께 묶여 있는 것이 바로 드가의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드가와 같은 시대 화가인 메소니에의 캔버스 위의 그림을 벗기고, 그 위에 드가의 그림을 복제하면, 같은 시대의 프레임에 담긴 그 그림은 의심을 받지 않게 된다).   

마켈이 버블랩을 천천히 벗기는 동안 클레어는 그림을 흘긋 보는데, 누드의 여자들이 보였다. 목욕하는 여인들 시리즈 중의 몇 부분이었다. 당시 드가는 다작을 했는데, 도대체 그중 어떤 작품인가 궁금해하다가 완전히 드러난 그림을 본 그녀는 자신의 뇌가 정지해버린 것 같은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처음엔 진짜 드가의 작품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진짜일 뿐만 아니라, 그녀가 어렸을 적부터 여러 차례 본 적이 있는 작품이었다. 지금 바로 그녀의 눈 앞에 서 있는 그림은 역사상 가장 큰 예술품 도난 사건이며,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 있는,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 에서 도난 당한 드가의 바로 그 After the Bath 였던 것이다.

클레어는 캔버스에 고정된 듯 눈앞에 있는 After the Bath를 바라보았다.  드가의 그 작품은 그가 그림에 행하고 있는 붓놀림, 감정의 농도, 색의 포화도 같은 테크닉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 그림이 갖고 있는 천재성은 테크닉을 넘어서는 그 이상의 것으로, 복제가 불가능했다.

그녀는 경외스러웠고, 너무나 흥분이 되었으며, 두렵기까지 했다. 마음은 그렇지 않았지만, 마켈에게 자신은 이것을 자신의 작업실에 둘 수 없으니 당장 다시 가져 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마켈은 그녀의 작업실이 그 그림을 둘 최상의 장소이며, 만약 누군가 그것을 보게 되면, 그녀가 복제한 작품 중 하나라고 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켈은 그의 계획을 자세히 설명한다. 복제가 끝난 후 진품은 이사벨라 가드너 뮤지엄에 돌려주고, 클레어가 만든 위조품을 그 그림을 원하는 사람에게 진품이라고 팔겠다고. 뮤지엄에 돌려주고 난 후, 그림을 산 사람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겠지만, 그는 자신이 훔친 그림이 위조품이라며 경찰에 신고할 수는 없을 것이며, 그는 그 그림을 자신에게 판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를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왜 그렇게까지 해서 돈이 필요한 거냐고 묻는 클레어에게 경제 악화로 자신의 갤러리도 금전적으로 힘들어서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설명을 들은 클레어는 그 그림을 처음 봤을 때부터 들었던 의문을 그에게 묻는다. 뮤지엄에서 도둑맞은 나머지 다른 그림들 (13 점 중 5 점이 드가의 작품이었다)은 어디에 있느냐고, 그리고 이것을 어디에서 구했는지 알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두 가지 질문 모두 알지 못한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만약 자신들이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다른 브로커가 그것을 다른 사기꾼한테 팔게 될 것이고, 그는 그것을 지하에 보관했다가, 무기나 마약을 사기 위한 담보물로 암거래시장에 내다 팔 것이라고.

마켈이 떠난 후 클레어는 다시 놀랍고, 생동감 넘치는 그 그림을 바라보았다. 사실, 그녀 역시 그것을 돌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것과 함께 살고, 그것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것을 그리고 싶었다. 

며칠 후 클레어는 친구 릭(Rik)을 만나기 위해 이사벨라 가드너 뮤지엄을 방문한다. 이사벨라 가드너는 자신이 거주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미술 소장품들을 보관할 장소로 이 뮤지엄을 지은 다음 사후에 대중들에게 남겼다. 이사벨라는 2500 여점의 작품들을 자신이 직접 배치했고, 유언장에 그것을 절대로 옮기거나 해서는 안된다고 적었다.

클레어는 After the Bath가 있었던, 지금은 비어있는 공간을 보기 위해 걸어서 다가갔다.  처음엔 수치심이 온몸을 감쌌지만, 조금 후  자신이 After the Bath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 그녀가 자고 그림을 그리는 그녀의 작업실에 있다는 사실이, 드가의 걸작을 보고싶을 때 언제든지 볼 수 있고, 냄새를 맡을 수도 있으며, 심지어 뮤지엄에서는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는 그것을 만져볼 수도 있다는 사실에 아드레날린이 마구 솟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려 보내는 일에 자신도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되새긴다. 그리고 미술 재료상에 들러 여러가지 도구를 장만하고 드가를 복제할 준비를 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이 갖고 있는 드가에 대한 서적이나 그림집을 보며 Baths 시리즈를 비교해보는데, 한 가지 약간 의문이 드는 게 있었다. 보통 드가는 자신의 그림에 거의 같은 모델을 쓰고 있음에도, 유독 After the Bath에 등장하는 한 여인[클레어는 그녀에게 프랑소와(Francoise)라고 이름을 붙였다]을 다른 그림들이나 그의 스케치 노트에서도 전혀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다시 드가의 다른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 또 다른 뮤지엄에 가서 경비원이 따라 다닐 정도로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것들을 보고 집으로 돌아온 클레어는 즉시 Bath를 보고자 캔버스 위에 씌워놓은 천을 벗기고 앞에 서서 자세히 바라보다가, 프랑소와를 그린 그림의 붓놀림이 다른 것들과는 미세하게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되고, 그때부터 클레어는 자신이 갖고 있는 Bath에 대해서, 그리고 더 나아가 드가와 이사벨라 가드너에 대해서 조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놀랍게도 지금 자신이 갖고 있는 After the Bath 자체가 위조품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그 사실을 마켈에게 얘기하지 않는다.

얼마 후, 클레어는 너무나 유명한 한 위조범의 방법대로 자신의 위조품을 완성하고, 마켈은  그것을 파텔(Patel)이라는 인도의 부호에게 판다. 그런데 파텔이 그것을 인도로 빼돌리려고 배에 싣고 가던 중, 해상경비대에게 발각되어 체포되고, 배에서 발견된 그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전문가들이 다시 감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클레어의 위조품이 진품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고, 그것이 다시 이사벨라 가드너 뮤지엄에 걸리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