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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들의 반란

사랑하는 오빠을 보내고 유진 (dreamtouch) 2020-2-16  21:36:25
어제 오빠의 장례식을 치렀습니다

오빠의 사고후 장례식까지 2주....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다 기절하는 언니 모습에 차마 뭐라 말을 이룰수 없었습니다.
아직 어리다면 어린 22살의 조카는 제 엄마을 보듬어 안느라 제 눈물을 흘릴새도 없었는데
제 친구들 앞에서 고스란히 그 슬픔을 내보이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더군요.

무뚝뚝하고 말한마디 이쁘게 못하는 오빠지만 언제나 제 사람 감싸안고 든든한 기둥같은 사람이였습니다.  언니가 그러더군요. 오빠 떠나고 나니 정말 많이 사랑했었다고.... 투정도 살아있어야 할수 있다고..   그 처연한 눈을 보니 오빠는 참 몹쓸 사람이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걷으로 내색을 크게 못하지만 그 슬픔을 순간 순간 참지 못하는 아빠의 모습에... 저는 그저 넋이 빠진 기분입니다.  한국에 계신 엄마한테는 엄마 떠나는 날까지 오빠의 사망 소식은 전하지 못할것 같습니다.  그렇게 모르고 가셔서 그냥 그곳에서 오빠을 반갑게 만나기를 바랄뿐입니다.

부모와 떨어져 살았던 참 외롭고 힘들었던 시간에도 오빠는 든든한 보호자가 되어 줬습니다. 
각자 결혼하고 살면서도 살갑게 말을 섞는 남매는 못되도 서로 이유도 묻지않고 필요할때 서로를 돕고 의지하는 남매였습니다.  그렇게 오빠는 항상 옆에 있을것 같았습니다. 

IMF때 한국하고 하던 일 관련해 돈도 못받고 사업을 접고 집 넘어가고..
그렇게 힘든일 다 겪고 그 동안 힘든 시간 다 버티고 이제 오빠네 가족이 여행도 다니고 다시 웃으면서 살게 된지 3년 남짓... 떠나기 전날 까지도 장난치고 웃으면서 그 밤을 보냈다는데 
회식 나간 금요일 저녁 그렇게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가족 아무에게도 인사 조차 못하고 떠날줄은 몰랐습니다. 

병원에 누워있는 오빠의 모습은 그냥 자는 모습이였습니다.
그저 몸만 차갑지 손도 팔도 얼굴도 다 말랑거리고 그저 흔들면 일어날것 같은 그런 모습이라 죽었다는 그 말을 믿을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이런 그지같은 경우가 다 있을까 싶었습니다. 
이제 겨우 54살 아니 생일도 안지났으니 53살 한참 좋은 나이에 지병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2년전 동갑내기 사촌 동생이 떠나고, 
이제 우리 오빠가 떠나고....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유전이 이렇게 무서운건가 싶습니다. 
사람이 참 많이 왔습니다. 오빠의 장례식에 와 준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그래도 오빠는 복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제 날이 참 좋았습니다. 바람도 적당히 불고 햇볕도 좋고...
여름에 태어나 53년을 살고 사랑하는 아내와 딸 하나를 남기고 떠난 오빠...  
그 와중에 장기 기증까지... 
그렇게 좋아하던 스타워즈 마지막회까지 보고 가려했는지 언니랑 우스게 소리까지 했습니다. 
1983년 1월8일 미국을 왔으니 미국온지 37년만에 그렇게 우리들 가슴에 추억과 아픔과 그리움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금요일 떠난 오빠 때문에 언니는 금요일밤만 되면 호흡 곤란이 온다는 언니의 친언니 말을 듣고 그저 울었습니다.  살아있으니 살겠지만 그 지옥같은 시간이 너무 길지 않길 바랄뿐입니다. 

나와 딱 50년을 함께 살 다 간 오빠... 
어릴때 난 왜 그리 오빠생각이라는 노래을 좋아하고 그 노래을 흥얼거리면서 울었던지.. 난 어릴때부터 우리 오빠을 참 많이 좋아했던것 같습니다. 

오빠
그렇게 혼자 먼저간 건 너무 미운데..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이제는 그 짐 내려놓고 편히 쉬어도 돼. 
그리고 말로 한번도 못했지만 사랑하고 많이 사랑했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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