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23년 1월 8일은 미국 온지 딱 40년이 되는 날입니다. 1983년 1월8일 지금도 생생하게 생각나는건 만화 은하철도 999 TV 마지막편이 하루 전날인데 못보고 왔다는 아쉬움이 헤어지는 사람들보다 더 기억에 남았다는 것입니다. 참 슬프게도 그 나이때의 저는 사람과의 관계보다 본능적으로 좋아하는것에 더 포커스가 되어 있던 시기인것 같습니다.

그때 유난히 추웠던 한국을 떠나 미국 캘리포니아 LA에 도착을 했습니다. 먼저 이민 와 있던 친척들의 엘에이는 겨울에도 춥지 않다는 말만 듣고 두꺼운 옷을 다 버리고 왔는데 도착한 날 하루 햇볕 쨍쨍하고 다음날부터 한달 내내 비가 오면서 엄청 추웠던 탓에 버리고 온 파커가 가장 그리웠습니다. 그때는 한국 물건 구하기가 쉽지 않기도 했고 한국마켓이 소형 동네마트라 필요한게 있으면 구해달라고 미리 예약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거기다 엘에이 한인타운에 살지 않는 이상 한국 사람 만나려면 교회를 다니는게 필수 코스였던것 같습니다.

요즘 비오는 겨울날씨가 그때를 닮은것 같아 그 시간이 더 기억이 납니다. 그때 오빠는 고2가 되는 시기인데다 한국에 친구도 많아서 1년만에 향수병이 심하게 왔던것 같습니다. 결국은 한국에 나갔다 왔는데 마음을 비우고 온건지 그후 적응 잘하고 산거보면 고향이 그립고 마음이 힘들때는 그렇게 갔다오는것도 해결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밖에 나오면 집이 그립고 외국 나가면 다 애국자가 된다는 말 참이더라구요. 한국말만 들어도 반갑고 엘에이에 서점 찾아서 책 냄새만 맡아도 어릴적 다니던 만화방 생각도 나고 고향노래 나오면 눈물나고 슬픈 가사의 노래만 부르면 왜 그리 울었던지 힘든 시간이였던것 같은데 다행히 좋은 친구들을 만나 남은 시간을 꾸준히 더블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40년전 그때 그 시간을 생각하며 그리운 오빠도 떠 올려 봅니다. 그때는 이렇게 빨리 떠날줄 몰랐는데..
뒤돌아 보면 차곡 차곡 쌓이는 추억이 나이만큼 많아지고 있어서 가끔 급 우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울고 다니지는 않을 정도로 추억속에 고이 담고 있는것 같습니다.

지난 2년 넘게 의욕없이 허비한 시간들, 마음만 급하고 극단적으로 몰리는 기분이기도 했는데 40년전 그때와 비슷한 날씨에 비슷한 느낌이 한 템포 쉬었다 가야 탈이 나지 않는다고 손을 잡아준것 같습니다. 올해부터는 무거운 마음을 털어버리고 천천히 다시 걸어가 보려 합니다.

그동안 함께 저의 무거운 마음을 달래고 감싸주셨던 감사한 이웃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