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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들의 반란

별거를 시작하며 유진 (dreamtouch) 2017-4-30  15:09:03

결혼 18년!

단 한번도 떨어져 있어본적이 없어서 ㅠㅠ

합의하에 정한 일인데도 오늘 떠난 남편의 자리가 허전하고 이상합니다.


남편은 10년동안 하던 일을 접고 다른 기회를 얻어 조금은 먼곳으로 자리잡으러 떠났습니다. 처음엔 가족이 함께 올 여름 움직일 생각도 했지만 제가 하는일도 있고 아직 확실하게 자리잡지도 않은 상태에서 고정수입을 버리고 주거지역을 옮기는게 쉽지는 않아 일단 남편이 먼저 떠나게 되었습니다.


경제가 풀렸다고 말은 하는데

체감적으로 사는건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인건비보다 먼저 오르는 물가, 식비,

그거보다 먼저 오르는 주거비용,

몇년 사이에 엄청나게 오른 아파트 렌트비는 우리 부부에게 벅차기도 했지만, 이곳을 떠날수 없는 이유는 아이들이 초중고를 다 걸어다닐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려움속에서도 제법 알뜰하게 잘 버텼는데 작년에 갑자기 남편과 같은 일을 하는 사업체가 몇개나 오픈을 했습니다.  자본 안들이고 기술만 가지고 간단하게 시작할수 있는 컴터 고치는 일...

그러다보니 다른 모든 비용은 오르는데 서비스비용은 몇년동안 똑같았습니다. 그래도 오는 손님이 많으면 견딜만 한데,요즘 젊은 친구들은 간단한건 스스로 고치는 사람들이 늘어나니 오는 손님들은 언제나 정해져있고 결국은 그 많지 않은 손님을 나눠야하는 현실은 더 이상 안주할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외로움을 많이 타던 사람입니다. 자란 환경탓도 있고 결혼해서 다독여주는 남편한테 많이 의지하고 살아서 그런지, 제 인생에 남편은 아이들보다 일순위였습니다.  언제나 내편이 되어주고 옆에서 든든히 버팀목이 되어주던 사람이라,  그 사람과 떨어져 살거라는 생각은 정말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큰돈을 벌어서 편하게 살자보다 그저 넉넉하지는 않아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만 가지고 살자.  많이 벌지 못하는 사람에게 돈이란 어떻게든 빠져나가는 물같아서 세금이 돌아오면 그돈을 모아 아이들 데리고 캠핑도 가고 여행도 가면서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투자를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10대가 된 아이들도 가족 여행을 가는데 부담감을 가지지도 않고 가족이 함께 여행 가는걸 좋아합니다.  어려서부터 캠핑을 다녀버릇해서 아이들은 잠자리도 까다롭지 않고 어떤 환경이든 잘 적응을 합니다.


언제나 우리 가족에게 남편은, 아빠는 든든한 기둥이자 보호자입니다.

오늘 떠나서 이제 매달 한번씩 올 남편의 빈자리가 벌써 느껴집니다.

일을 가거나 다른 볼일을 보러 나갈때와는 다릅니다. 

그의 책상에 정리되지 않은 짐들이 쌓여있는걸 보면 가슴 한켠이 먹먹해집니다. 

가족떠나 혼자서 고생할 남편도 마음이 쓰이고 매번 왔다갔다 할때마다 긴시간 운전할 남편도 걱정이 되고, 가족을 위해 안주보다는 새로운 일을 떠난 남편의 마음이 고맙기도 하고...


갑작스런 별거생활이 시작되었지만,

유일한 소망은 어디있든, 어디를 가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만남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한살이라도 젊을때, 이제는 이게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2년뒤 함께 할 시간을 기약합니다.


님아..오늘 떠났는데 벌써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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