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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들의 반란

둘째 태어난지 15년 유진 (dreamtouch) 2018-3-14  21:18:34

가끔 세월 흐르는걸 잊고 있을때가 있습니다.

사는게 항상 똑같다 보면 어제가 오늘 같고 작년이 올해같고 ...

세월의 흐름을 느끼는건 아이들이 자라고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을 볼때인것 같습니다.


오늘 둘째가 만15살이 되었습니다.

3.14 미국에서는 파이데이라고 불리는 날입니다.

태어나야 할 예정일보다 5일이나 늦어져 결국은 병원에서 유도분만으로 낳은 귀한 딸.


늦어진만큼 자라서 나온 아이의 무게는 9.1파운드였고 신생아 칸에 꽉 차는 기럭지가 남달랐던 아이. 입덧탓에 먹지 못하고 키웠던 아이는 심한 황달과 가장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유전적인 피부질환 아토피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 어린 아기를 데리고 피검사도 수차례하고 황달 치료를 받고 거기다 6개월이 넘어도 피부가 깨끗해 지지 않으면 아토피일 확율이 높다는 말에 어찌나 간절히 아니길 바랬는지 모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피부때문에 상처를 받는건 아닐까, 제 어릴적 아픔이 고스란히 아이가 받게 될까 미안하고 서글퍼 울기도 많이 울었던 지난날... 다행히 미국은 제가 자란 한국하고는 많이 달랐습니다. 아무도 피부때문에 아이를 손가락질 하거나 다른 눈으로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사교적이고 친구도 많고 알아서 자기 할일을 잘하는 당당한 아이로 자라고 있습니다. 


셋중 유일한 딸인 둘째는 안낳았으면 어찌나 싶었을 정도로 많은 도움이 되는 고마운 아이로 옆에 있어줍니다. 말 더럽게 안듣는 사내 아이들 틈에 그래도 대화가 통화는 딸이 있다는건 제게 숨쉴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어렸던 아이는 아가씨 테가 날 정도로 성장해 제 키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아직 15살, 얼마나 더 크려는 건지.. 너무 많이 안컸으면 좋겠는데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아이 생일 노래를 불러주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게 20세기는 많이 아파하며 성장한 시기라면 21세기는 결혼과 함께 가족이 생기고 많이 웃고 울고 그리고 행복을 찾아가는 그런 시간인것 같습니다. 살다보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건 평범 그 자체라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그저 세상이 정해놓은 잣대로 살라는건 아닙니다. 왜냐면 세상 또한 평범하지 않은 모순이 넘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그 속에서 모순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추구하는 평범함을 찾아 살아가기를 바랄뿐입니다.


세상에서 평범하게 사는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일 인줄 그리고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 일인지 배워가는게 어쩜 인생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저희집은 이제 부터 생일이 줄줄이 입니다. 2월의 제 생일을 시작으로 둘째, 남편, 다음달에 막내, 그리고 5월의 울 큰아이까지...  그러다보면 봄이 지나 여름이 오고..

그렇게 또 한해가 갈것입니다. 재미없고 무의미한것 같지만 복잡한 시간을 살았던 제게는 그 속에서 가장 평범하고 행복한 추억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것 같습니다.


선우야 건강하고 이쁘게 잘 자라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지금처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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