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5년만에 시어른들이 오셨습니다. 오랜만에 뵙는 두 분의 기력이 전과 같지 않아서 괜시리 맘이 편지 않고 죄송스럽기도 했습니다.
사는게 여의치 않아 한국을 나갈 엄두는 내지도 못하고 살다 보니 이렇게 어른들이 자비를 들여서 오시는 상황을 매번 만들게 되는군요. 전에 오셨을때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가족 여행 한번 변변히 하지 못해서 항상 맘에 걸렸는데 이번에는 다음주 두 분이 다른 곳을 여행하시기 전에 가족 여행을 갔다 오게 되었습니다.
모든 너무 계획을 세우다 보면 자꾸 일이 생겨서 그냥 이틀 남겨놓고 결정하고 진행을 해버렸습니다.
여기 저기 알아보니 어른들 모시고 갈곳이 딱히 없더라구요. 놀이동산이나 수족관 같은곳은 전에 함께 다녀왔고, 이제는 아버님도 오래 걷기 힘드시고 무엇보다 제가 발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라 더 이상 오래 걸을수 없게 되다 보니 갈수 있는 곳이 한정이 되는것 같았습니다. 그나마 다들 카지노 있는 곳에 가면 심심할 틈은 없다는 말에 처음에는 엘에이 근교에 있는 몇군데를 알아봤는데 주말이라 방값도 그렇고 만만치가 않아서 결국 오래전에 가봤던 라플린을 알아봤습니다.
처음 라플린을 알게 된건 여행사쪽에서 잠시 일을 했을때인데 20여년전의 그곳은 연세드신 분들이 쉬엄 쉬엄 쉬면서 놀기 위해 오시는 말 그대로 미국 노인분들의 휴식처였습니다. 그때 전 그 평화로움이 참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복잡하고 바쁜 일상에서 살다 가 본 라플린은 카지노가 있는 데도 왠지 정적인 분위기의 동네였습니다. 콜로라도 강을 옆에 끼고 그리 많지 않은 호텔들이 서 있는 곳의 공기는 다른 곳보다도 깨끗하고 시원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몇년전부터 레프팅을 즐기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 지면서 노인들만의 도시가 이제는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도시로 변화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부부도 16년전 막 결혼했을때 이후 가족이 함께 가보기는 처음이였습니다.
요즘 라플린 방값이 매우 싸서 여유있게 아이들 데리고 갈만한 호텔로 주말 2박 3일을 예약하고 찾아갔습니다.
아이들 오전 수업만 시키고 금요일 교통체증을 감안해서 2시전에 집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면 라플린쪽에 계속 비 구름이 몰려있어 비가 오고 있다 했는데 땅이 넒은 미국이다 보니 그게 한 동네 다 비가 오는 것이 아니고 부분 부분 먹구름이 몰린 곳에서만 비가 쏟아지는 장면을 볼수가 있었습니다. 멀리서 쏟아지는 빗줄기에 물안개가 구름처럼 퍼져 있는곳도 보이고 멀리 산넘어에서는 번개가 치기도 하고 물안개 속에서 무지개가 빛치기도 하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평화를 느끼면서 예약한 라플린 AVI RESORT & CASINO라는 곳에 도착을 했습니다.
라플린 호텔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은 CASINO DR.라는 곳인데 이곳은 그곳을 가기전에 중간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가 편했습니다. 호텔도 크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한 부대시설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도착한 날 비가 좀 오고 흐렸던 것에 비해서는 수영하기 좋은 날씨라 아이들은 저녁을 먹고 바로 수영장으로 직행했습니다. 밤 11시까지 오픈이라 실컨 놀고 다음날도 화창한 날씨에 원하는 만큼 놀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여유있게 아이들을 보면서 음악을 듣기도 하고 물에 발을 담가보기도 하고 평화로운 오후 시간이였습니다.
부모님들은 토요일 아침 브런치 부페를 즐기셨는데 여기 토요일 브런치 가격이 저렴하고 음식도 나름 괜찮아서 기분좋게 식사를 할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몰리지 않으니깐 어딜 가든 평화로운 식사와 여유를 즐길수 있었습니다. 창문 뒤로 보이는 곳은 이 호텔이 콜로라도 강가의 한면을 바다 처럼 만들어 놓은 BEACH AREA입니다. 고운 모래와 깨끗하고 낮은 강물이 아이들도 놀수 있고 제스키나 보트를 빌려서 강가로 나갈수도 있는 곳입니다.
저녁 시간 부모님은 남편이 모시고 게임을 즐기시고 전 아이들을 데리고 호텔안에 있는 극장을 갔습니다.
요즘 시작하는 모든 영화를 다 상영하는데 캘리보다는 저렴은 극장 가격에 아이들과 새로 나온 GOOSEBUMPS를 봤습니다. 아버님은 슬랏머신을 하시면서 돈도 좀 따시고.. 여기는 젤 높은 가격이 8000불인가라 1전짜리로 계속 즐기실수 있는 기계도 꽤 많았습니다.
모시고 참 잘 다녀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제 돌아오면서는 어찌나 비가 쏟아지는지 바스토우에서 잠시 섰는데 그렇게 많이 쏟아지는 비를 정말 오랜만에 봐서 좀 춥긴 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남편이 운전하느라 고생이였지만 나름 가족 모두가 만족할수 있는 즐거운 여행이였던것 같습니다.
만약 아이들과 함께 가실 계획이시라면 BEACH TOWER로 방을 예약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쪽은 다른 부대시설이 있는곳으로 나가는 문이 있는데 굳이 카지노를 거치지 않아도 움직일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가 있으신분들은 그곳에 아이들을 봐주며 놀아주는 KIDS QUEST라는 곳도 있어서 카지노에 가시고 싶으시면 그곳에 아이들을 잠시 맡기셔도 됩니다. 단 공짜는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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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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