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의 추수감사절 연휴,
가족이 함께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여행이라도 갔다 오면 딱 쫗을 시기에...
저는 몸살로 앓아누워 가족과 제대로 된 연휴도 보내지 못했습니다.
얼만만에 이렇게 아파보는 건지.... ㅠㅠ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고, 머리가 깨질것 같아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너무 추워서 이블 세겹에 양말을 신고, 웃옷을 두개나 껴입고 누워서 계속 자다 깨다만 반복을 했습니다.
잠을 자는건지, 꿈을 꾸는건지 약을 먹고 땀을 흘려가며 기절하든 자기를 반복합니다.
처음으로 아이들에게 조금은 미안한 추수감사절 연휴가 되어 버렸습니다.
연휴가 끝나도 몸은 더 쉬어야 한다고 아우성이지만 ㅠㅠ
아침에 아이들 학교를 보내야 하고, 출근을 해야 하는 저는 아픈 몸을 이끌고 사무실에 나와 여전히 끙끙 앓고 있습니다. 결혼 16년차에 이렇게 아파보긴 두번째인것 같습니다. 올 한해 시어른들도 오셨다 가시고.. 그 동안에 쌓여 있던 신경이 느슨해지면서 뚝하고 끊어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언제나 긴장하면서 바쁘게 살다보면 몸이 아플 시간을 찾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게 쌓이면 더 큰병을 동반한다니 이렇게 한번씩이라도 아프고 나면 차라리 스스로 돌아볼 시간은 되는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한번씩 아플때마다 많은 생각을 했던것 같습니다. 지금 뭘하는 거지, 왜 이렇게 살아야하지 등등..
헌데 지금은 아파서 누워 있어도 아이들 먹거리 걱정을 하고, 남편이 감기 옮을까 걱정을 하면서 그냥 현실에 안주하는 편안함을 느낌니다. 아마 나이를 먹어가고 삶이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는 걸 알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생전 전화 한통 하지 않는 무뚝뚝한 나의 오라비가 올해 처음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원래 걱정도 정도 많은 사람이지만 그 표현 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가끔 안타깝기도 했는데 전화로 아픈 저를 걱정하는 오빠의 목소리를 들으니 왠지 정겹고.. 또 내년이면 50이 되는오빠가 생각나 서럽기도 했습니다. 부모랑 일찍 떨어져 오빠랑 둘이서 오래 함께 살아서 그런지 어쩜 남들보다는 좀 더 애뜻한 남매가 아닐까 싶은데 우리는 둘다 표현한는데 많이 서툰 남매입니다.
아프면서 느낀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엄마 괜찮아? 하면서 살갑게 말을 걸어주고 시원한 손으로 이마를 집어주면서 관심을 가져줍니다. 먹은 그릇은 설것이 하고 쓰레기를 치우고 왔다갔다 옆에서 말을 걸어주기도 하는 아이들... 연휴에 어디 가지도 못했는데 아픈 엄마를 생각해 보채지도 않는 아이들이 고마웠습니다. 남편은 애들을 챙기고 그냥 계속 제가 쉴수 있도록 배려를 해줍니다. 먹거리를 만들어 주고 옆에서 필요할때마다 이것저것 챙겨주기도 하고.. 가족의 소중함은 이렇게 아파야 더 절실히 느끼게 되는 모양입니다.
비록 추수감사절 연휴를 몸살과 함께 시작을 했지만 어느때보다 따뜻한 마음을 느낄수 있는 감사한 연휴였습니다. 비록 좀 더 쉬고 싶은 몸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일할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또한 감사할 일일것입니다. 이번 몸살 감기 엄청 독하네요.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남은 2015년 한달 행복하고 멋지게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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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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