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네 집에서 Sleepover 한 딸을 데려왔더니

큰 아들은 막내와 둘이서 게임을 하며 좋다고 웃고 있습니다.

주말만 되면 나가지 못해서 몸살이 나는 딸과

나가라 나가라 해도 꼼짝 안하는 아들을 보면서 가끔은 짜증이 납니다.

너무 남자아이가 집에 있는게 보기 않좋아서...

넌 도대체 주말에 왜 집에 있니? 친구네 가던지, 만나서 놀던지 하라고 하면

주말은 자기 시간이라 친구 만나기 싫다고 하는군요.. 보통은 자기 시간에 친구를 만나는거 아닌가요??  친구보다는 집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고 친구보다는 집을 좋아하는 아들... 이래도 되는 걸까요?

반대로 둘째인 딸아이는 하루종일 친구와 통화하고 주말되면 어떻게 같이 있지 못할까 연구를 합니다. 어떤 친구들인지 다 알고 집도 서로 왕래를 하는 처지라 그 집에 가서 자고 온다고 해도 이상할것은 없지만  유난히 친구가 좋은 아이라 걱정은 됩니다. 아마 저희 아이도 딸 하나라 심심해서 그런것도 있을테고 그 친구도 아래 남동생 하나만 있어서 유난히 저희 아이와 사이가 좋은 것도 알겠지만 학교에서 주중 내내 보고 또 주말에 보고... 정말 징하다 싶게 붙어있습니다.

성격탓도 있는것 같아 조금 걱정은 됩니다. 조금은 바꼈으면 좋았을 성격...

사람좋아하고, 나가는 거 좋아하고, 퍼주는거 좋아하는 딱 절 닮아서 괜히 더 걱정스러운 딸아이,

가족과 있는거 좋아하고, 꼬박 꼬박 연락 잘하고, 잘 어울려도 절대 주도적이지 않은 남편을 닮은 큰아이,

딱히 나쁜건 아니지만 전 그래도 남자아이는 좀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게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아직은 어려서 그렇다지만 지금의 성격이 크게 변화할 것 같지는 않아서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자기를 어필해야 좋은 미국 사회에서 저희 큰아이 같은 성격은 조금은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앞서고 그래도 맏이라고 필요할때는 든든한 맛도 있는데 괜한 걱정인가 싶기도 하고...

반대로 점 점 험악해 지는 사회에서 사람 좋아하는 딸아이가 혹시 나쁜 사람들과 만나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되고 아직은 부모의 품안에서 자라는 시기라 보호라도 받지만 언제가는 부모 품을 떠나야 하는 시간이 올텐데 너무 경각심이 없는건 아닐까 걱정도 되고....

그래도 미국에서는 큰아이 보다는 둘째가 더 살아가기 쉽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사회가 변해도 한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건 사람 관계인것 같습니다.  요즘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갑자기 대학을 중도 포기하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졸업을 해도 사회에 취직을 못하는 아이들도 많아 집니다 . 헌데 그중에도 사회에 적응 잘 하는 아이들은 바로 사람관계가 좋은 아이들.. 인맥을 가진 아이들입니다.  그럴때 전 큰아이가 걱정이 됩니다.

큰아이에게 바라는 건 평생을 함께 할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것, 힘들때 함께 할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건지 배워가는 틴에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둘째에게 바라는 건 조금은 참을줄 알았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하고 싶어도, 보고 싶어도 조금은 참고 기다릴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주말에 친구들과의 만남을 좀 제제 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각자 해야 할일, 가족과 함께 해야할 시간들이 필요하다는 걸 양쪽 집 다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정말 두 녀석의 성격을 딱 반씩 섞어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다보면 언제나 걱정에서 걱정으로 끝이나는것 같습니다.  정말 세상은 내 맘 처럼 되지 않지만  그중 자식 농사야 말로 내 맘처럼 되지 않는게 정답인것 같습니다. 

1월에 마지막 날 바람이 많이 부는 이런 날 모든 근심도 다 날아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