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갑작스런 친구 어머님의 부고소식.

아침에 건강하게 나가셨던 분이 심장마비로 쓰러지시고

결국 병원에서 깨어나지 못하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12월23일 입관

12월24일 하관

당신의 생신인 20일을 이틀 앞두고,

가족들은 준비한 선물도 전하지 못한체 황당하게 어머님을 보내야 했습니다.

생전에 어찌나 깔끔하셨는지

집안 청소도 깔끔하게 하시고

장지도 이미 준비해 놓으시고

하물며 수의까지 준비해 놓으셨다는 말에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는 친구의 말

남편과 함께 일때문에 3년정도 다른 나라로 가 있을 딸 걱정 덜어주려고 갑자기 가셨는지,

자식들 힘들지 않게 하려고 앓지도 않고 떠나셨는지.. 그래서 가족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고인의 죽음.

지금까지 몇번 장례식을 갔었습니다.

하지만 20년이상을 함께 했던 친구 부모님이 떠나신 건 이번이 처음이라

함께 모였던 친구들도 적지 않게 당황하게 되고 또 이제는 누구의 일이 될지 모르는 각자의 부모님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하루였습니다.

모두 검은 양복, 검은 옷은 하나씩 있어야 하는구나,  이제는 장례식에서 보겠구나  말을 하면서 착찹해 합니다. 떠나신 고인의 연세 81세.. 각자 부모님의 연세도 어느새 70대 중반정도.. 그리 오래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부모님의 대한 마음이 전과 다르게 다가 옵니다.

우리는 모이면 항상 이십대 같았는데, 결혼식때 모이고, 애들 돌잔치에 모이고, 그렇게 각자 생활전선에서 바쁘게 살면서 자주 보지 못하고 산게 십여년... 어느새 이렇게 모여서 보니 40대 중반의 아줌마, 아저씨가 되어 있습니다. 배도 나오고, 머리도 빠지고, 살도 찌고... 나이를 먹을 것 같지 않았는데....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곁에서 버팀목이 되실것 같던 부모님들의 나이는 잊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우리가 나이를 먹듯이 부모님도 늙어가시고 그렇게 떠날 준비들을 하고 계셨다는 게 왠지 마음이 아파옵니다.

오늘은 남편과 잠시 부모님 댁에 들려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 왔습니다.

무뚝뚝하기만 했던 아빠도, 새엄마도 어느새 찾아오는 자식을 반갑고 좋아하시는 노인들이 되 계십니다.

늙어가시는 부모님을 보면 이제는 마음이 아파옵니다.  아마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걸 보면 나도 늙어가는 증거겠지요.

부모님과 다투기도 하고, 상처도 입었던 지난 시절이 다 무색해지는 시간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그런 상처들은 지금 나이들고 늙어가시는 부모님 앞에서 아무 소용이 없다는걸 알게 되어갑니다. 그런 상처나 투정, 다툼도 그분들이 살아계셔야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부모님이 좀 더 건강하게 옆에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나보니 살아온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사는 동안 함께 있는 동안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싶습니다.

변함없이 응원하고 격려해 주시는 이웃님들 건강하시고 2014년 잘 마무리 하시고

201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