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렇게 애청하던 킬미 힐미가 끝났습니다.

드라마가 시작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두달이 훌쩍 넘었더군요.

주말보다 더 기다려지던 수요일과 목요일 덕분에 한주가 길지 않고 즐거웠는데

이제는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심히 걱정입니다.

킬미 힐미는 참 이상한 드라마입니다.

틀림없이 방송은 한시간인데 시청하면 10분만에 끝나는 기분이 듭니다.

틀림없이 로코가 맞는데 끝날때 쯤이면 미스테리 드라마를 본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퍼즐 맞추기를 합니다.

로코답게 회마다 많이 웃는데 또 멜로처럼 많이 울게도 만듭니다.

초반에 나오는 오글 거리는 신세기의 대사들은 전부 이유가 있는 말입니다.

그렇게 1회부터 20회까지 모두 연결되는 하나의 의미로 끝이 납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시작하면서 신세기의 대사처럼 배우 지성 너한테 반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서 아동 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줍니다.

어릴적 겪은 고통이 분열된 자아를 만들어 낼수 밖에 없었던 이유. 성장한 아이들은 함께 손을 잡고 그 고통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부딪치며 이겨갑니다. 

이 드라마는 주옥같은 힐링 어록들이 나옵니다.

피해자,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이 셋중에 하나만 없어도 피해자는 나오지 않을것이다.

죽고 싶으면 내일 죽어.. 낼도 똑같이 힘들면 그 다음날 죽어 그렇게 하루씩 살다보면 좋은 날이 와, 그럼 그때 죽지 않길 잘했다고 말할때가 와. 

누구나 마음속에 어두운 지하실이 있다. 외면하고 방관하면 그 어둠이 짙어진다. 용기내어 내려가 불을 켜야 한다. 혼자가 무섭다면 누군가의 손을 잡으면 된다.

니가 나빠서도 아니고 미워서도 아니야 넌 충분히 사랑 받을 자격이 있어. 

상상하는 만큼 두려움의 크기도 커진다. 이미 결정된 과거에 상상력을 낭비하지 말고 앞으로 있을 미래를 위해 상상력을 남겨두세요.  이 드라마는 소중한 책 한권을 읽은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제목처럼 킬미, 힐미 고통스러웠던 그 시간이 지나면 힐링이 되는 시간이 옵니다.  이 드라마는 완성도에 비해서 시청률이 높지는 않았습니다.  직접 TV 시청보다 콘테츠가 더 활기찼고 많은 신드롬을 양상했습니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고 시작한 드라마는 작가, 배우, 감독 세 박자가 꽉찬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보는 사람에게도 감동으로 돌아왔습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의 일등 공신은 지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7인 인격을 연기하는 그는 전혀 위화감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러 인격을 들락거리면서 보는 사람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그와 호흡을 맞춘 황정음과는 비밀에서의 그 멋진 케미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 드라마에서도 역시 지성이면 정음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멋진 케미를 보여줍니다. 거기다 박서준의 넉살스러운 오리온은 무거워질수 있는 작품을 조금은 편안하게 바라볼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아마 지성에게도 배우로서 턴잉 포인트가 되는 드라마가 될 것 같습니다. 전 이 드라마에서 유난히 신세기라는 캐릭터를 좋아했는데 아마 그 성향이 여성들이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다 가지고 있어서 인것 같습니다.  아마 일종의 모성 본능도 작용 했던것 같기도 하구요..  솔직히 지성에게 이렇게 옴므파탈적인 성향이 있는줄은 몰랐는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지성 또한 배역의 폭이 더 넓어졌을것 같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느낀 건 이번이 처음이였던 것 같습니다. 팬질을 한것도 처음이고 몇번씩 다시 보는 드라마도 처음이였습니다.  배우가 좋아서 역주행을 한것도 처음이였습니다. 그 시간들이 너무 오랜만에 젊어진것 같아서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언제 이렇게 저만의 명품 드라마를 다시 만날지 알수 없습니다. 이 만한 연기에 이런 배역을 하는 배우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을것 같고 이런 작품이 다시 나오기도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아마 오랫동안 이 드라마는 제 삶에 활력소가  될것 같습니다.

함께 킬미 힐미를 사랑하며 달려준 미씨의 미미님들께도 인사 드립니다. 즐거웠습니다. ^^

제가 좋아하는 뱀파이어 지성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