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나 공원에 봄이 오나 봐..

뉴저지 북쪽에 일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길에

잠시 베로나 공원을 찾았다. 

겨울엔 한번도 찾지 않았던 터라

겨울 풍경이 보고싶었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잦은 눈이 내리는 날이 많았다.

며칠전 그토록 눈이 와서 다시 겨울이 오려나 봐,

​이런 생각을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새소리가 들린다.

작은 새들이 포로록 ~나르며

먹이를 찾는 모습이 보인다.

밖을 걸어보니 놀랍게도 날이 포곤했다.

VERONA PARK에 들어서니 호수에서 공원의 주인장들,

기러기들이 편안한 모습으로 노릴고 ,

석양이 내리는 햇살에

 버드나무가 노란 빛을 띄고 있었다. 

봄이면  다리 밑으로

수선화가 노랗게 흐드러지게 피는 곳,

오늘 저녁 하늘이 봄이 온 듯 파랗고,

나무들은 조금씩 붉은 빛을 띄우며 미풍에 흔들리고 있었다.

베로나 호수를 지키는 예쁜 하우스,

 여름이면 보트를 관리하고,

 햄버거, 스넥을 파는 간이 레스토랑은

 문을 열어 방문객들이 좋아하는 장소인데,

겨울이라 문이 꼭 닫힌 그 곁을 지나서..

또 다른 호수쪽으로  걸어 가 본다.

이곳은 방문객들이 걷기 좋도록 오솔길을 만들어,

고요한 정취가 흐르고 있었다.
 

갑자기 기러기들이 하늘로 나르기 시작한다.

새들도 봄이 온 듯 즐거운 모습으로

하늘 높이 나르면서 멋스런 날개짓을 보여 주었다.

다시 조용한 동네 길 쪽으로 걸었다.

마을 사람들이

따사로운 옷 차림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정말 봄이 온 것 같았다.

나무들은 물 속에 제 그림자를 드리우고 놀고 있었고.

이 날은 겨울이지만 포곤하여 

내 마음도 따라서 훈훈했다.

한가로운 오후, 강쥐 들까지도 나들이를 하고..

호수 물에는 오리까지 꼬리를 흔들며 놀고 있었다.

공원 곁, 숲속의 집들은

아직도 성탄절의 리스가 걸려 있었다.

북쪽 뉴저지는 언덕으로 지형이 형성이 되어 볼거리가 많았다.

나무도 많고 오르내리는 동네길이 운치가 있었다.

한 바퀴 돌고 다시 보트 하우스로 돌아왔다.

좀더 멀리 가고 싶었지만

저녁 녁이라 짧게 도는 코스를 택했다.

보트 하우스 곁의 호수엔 기러기들은 떠나지 않고

호수 속에서 여전히 석양 빛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

저녁 햇살이 나뭇 가지에 걸려서

다가 올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호수 가득히 기러기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금방 호수는 새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버드나무의 빛갈이 석양 빛에 반사되어

오늘 만은 확실히 봄이었다.

고운 봄시가 그리워 함께 음미 해 보면 어떨까요?

지나치게 추었던 겨울이라 마음을 녹이고 싶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결움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이 해인​님의 시가 그립고

봄 소식이 그리웠다.

봄 날씨는 변덕이 심해서

 누가 알랴, 또  눈이 펑펑 쏟아 내릴지..

석양이 내리는 하늘이 고운 날이었다.

발길을 돌려 다시 공원의 입구 쪽으로 가고 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겨울의 무거운 옷을 벗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

사람이 풍경이 되는 날이다.

자연이나 사람들이나,  

모두 똑 같은 생각을 한다.

"어서 꽃 피고 새가 노래하는 봄이 왔으면..!"

봄이 오는 길은

님이 오는 길

아지랑이 아른아른

내 마음 두근두근

봄이 오는 길은

설레이는 길

마음은 벌써부터 새싹돋는

​ 봄의 소리가 귓가에 흐르고 있었다.

뉴저지 베로나 공원(VERONA PARK),

봄의 길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