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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의 이야기

우리는 미국 횡단 중 - 2주 째 Yunah Kim (kyeonah) 2021-7-16  08:26:49



우리는 미국 횡단 중 - 2주 째

 

 


횡단여행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이런 반응을 보인다. 재밌겠다, 좋겠다, 나아가 부럽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눈만 끔뻑이거나, 힘들겠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당연하다, 세상에는 보수와 진보가 있고, 긴 머리파와 짧은 머리파가 있고, 단 과자와 짠 과자가 동시에 팔리고 있으므로누군가는 여행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특히 로드 트립에 대해 곤충떼를 본 듯 반응한다. 우리 가족은 그 중 한 쪽에 속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처럼 로드 트립은 즐거움과 동시에 피로를 포함한다.

 

미대륙 횡단여행이라는 것이 계속 이동하는 식이라 매번 숙소 예약과, 달라지는 취침환경에 대한 적응, 짐을 풀고 싸고의 번잡함, 타임 존 변화에 따라 신체리듬 맞추기, 새로운 볼거리를 놓치고 싶지 않아 두는 무리수, 체력의 쇠락 등등이 복합적인 작용을 한다. 그래도 신비로운 자연과 문명의 볼거리들이 피로를 상쇄해 주는 마술이 있다. 그 여정을 고단함이나 피로가 아닌 재미로 간직하려면 정말 두가지 요소는 필요할 것이다. 여행을 빠치듯이 좋아할 것과 체력. 돈은 형편에 맞추면 된다. 우리의 첫번째 여행을 상기해 보면 매우 형편껏 이루어졌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여행을 즐기려는 마인드다. 사실 체력도 형편껏 하면 되므로, 천천히 쉬엄쉬엄 가면 되므로

 

우리는 조지아에서 캐나다 퀘벡까지 동부 종단여행도 여러 차례 한 적이 있는데 그리하여 미대륙 횡단과 종단여행의 결정적인 차이를 발견한다. 횡단여행은 시간이 바뀌고 종단여행은 기온이 바뀐다. ^^ 동과 서를 잇는 주간도로의 환경을 비교했을 때 내륙 중앙인 캔자스를 중심으로 동쪽은 초록색인데 반해 서쪽은 황무지가 주를 이룬다. 아리조나와 뉴멕시코, 네바다는 뜨거운 노랑 천지다. 그러므로 미대륙을 반으로 접어 데칼코마니 같은 환경은 아닌 것이다. 나는 동쪽 자연환경이 좋구나, 여러 번 생각했다.

 

이번 횡단여행은 세 번째지만 세 번 모두 출발지와 도착지가 각각 다르므로 새로운 길과 간 길을 달려 동에서 서로 왔다. 그리하여 낯선 길도 낯익은 길도 지났다. 익숙한 길에서는 가족끼리 퍼즐놀이를 하 듯 추억을 끼워 맞추고, 낯선 길에서는 빼앗긴 시선의 유희로 생각의 틀을 깬다.

 

낯설다는 느낌은 초행인 경우야 당연하지만 가봤던 곳이라도 기억에 없으면 그렇게 느낀다. 잊혀진 탓도 있겠으나 잊은 이유를 살펴보면 애초에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왜 기억을 못 했는 지 의구심이 이는 곳이 있었다. 예를 들면 뉴 멕시코주의 산타페가 그랬고, 캘리포니아에서 네바다로 이어지는 하이웨이 15번에서 라스베가스가 6,70 마일 남은 지점부터 펼쳐지는 아름다운 사막길이 그랬고, 라스베가스에서 아리조나로 건너오면서 만나는 로컬 하이웨이가 그랬다.

 

뉴 멕시코의 산타페는 부드러운 황토색 진흙 마감의 낮은 집과 건물이 산재해 있는데 그 모습이 매우 이국적이다. 뉴 멕시코는 본디 아메리칸 원주민 땅을 스페인이 점령했다가 나중에 멕시코령이 되었다가 이후 미국의 47번째 주가 된 역사적 배경과 현재 히스페닉계 주민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이유도 이국적 풍경을 이루는 주된 요인이 된다. 어도비 형식으로 지은 집에 예술작품들을 전시해 놓은 다운타운은 그래서 갤러리 마을로 통한다. 미국의 40여개가 넘는 주를 돌아봤지만 가장 이국미 넘치는 뉴 멕시코의 산타페를 대체 나는 왜 기억하지 못했을까? 생각해 보니 이유는 간단했다.

 

아마도 처음 횡단 때 한꺼번에 너무나 많은 미국을 만난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로 홍수 같은 이국(미국)의 환경과 문물에 놀라 뭐가 뭔지 구분을 못한 탓이다. 세번째 여행에서야 무언가 사리 분간이 되는 느낌인데 이는 15(처음과 세번째의 인터벌) 세월동안 사물을 보는 눈이 조금 더 깊어진 면도 있고 경험도 축적되었고 집중한 덕도 있을 것 같다. 그러므로 조금 늦었다고 생각되는 시점에서도 체력은 딸리지만 여행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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