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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의 이야기

우리는 미국 횡단중 - 횡단여행의 묘미 Yunah Kim (kyeonah) 2021-7-31  21:14:24


우리는 미국 횡단 중 횡단여행의 묘미

 

 


빠르게 달리는 동안 좌우에 보이는 것이 오로지 지평선인 걸 깨달았을 때 나는 부피를 더해가는 솜사탕처럼 둥둥 달콤함에 휩싸여 부풀어 올랐다. 세상에누런 삼베가 풀리고 풀려 끝없이 펼쳐진 세상 같으니아무리 달리고 달려도 지평선은 늘어난 고무줄마냥 우리 옆에서 선을 긋고 있었다. 양쪽 옆이 똑같았다. 앞에는 그 고무줄에 매듭을 묶어 놓은 듯한 산이 펼쳐졌지만 아득해서 그 고무줄의 연장선상이라는 느낌만 가득했다. ! 온 세상이 지평선 투성이었다. 그곳이 바로 캘리포니아에서 네바다로 이어지는 하이웨이 15번에서 라스베가스가 6,70 마일 남은 지점부터 펼쳐지는 아름다운 황무지길이다. 그 고무줄 매듭 같던 산이 진짜 산으로 다가온 순간, 산과 산 사이에 난 도로를 내달리며 다가온 산을 뒤로 밀어내고 또 앞 산을 끌어 다시 밀어내다 보면 어느 순간 brake check point가 나타난다. 이후 맞이하는 롤러코스터 하강길 같은 내리막길. 시속을 60마일로 두고 엑셀에서 발을 떼자 차는 한순간에 시속 90이 되 버린다. 정신이 아찔해져서 그만 브레이크를 밟고 말지의식하지 못했지만 고도가 그다지도 높은 사막길을 달렸던가 보다. 아니면 그 광활한 대지를 야금야금 올라왔던지…? 그리하여 낭떠러지 같던 땅 아래에서(과장법^^) 또 한번 펼쳐지는 사막 풍광에 자지러지게 숨을 내뿜을 때, 횡단여행의 진수는 바로 목적지와 목적지 사이를 잇는 이런 여정이 아닐까생각했다. 세번째 횡단에서 비로소 발견하게 된 것, 긴 드라이브가 필수인 미대륙 횡단의 묘미는 이 광활한 대지에 시선을 두는 것일지 모른다.

 

라스베가스에서 아리조나로 넘어올 때 만나는 US 60. US 93을 장시간 타고오다 만난 US 60의 초입은 진정한 하이웨이라고 하기엔 길이 구불거리는 편이다. 하지만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느끼게 하는 신비한 길이었다. 조건은 앞 뒤로 차가 없어야 한다. 구불거리는 도로의 장점이 바로 앞차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점이다. 뜨거운 여름에 뜨거운 대낮에 뜨거운 아리조나를 향하는 조건이라 더욱이 우리는 길 위에서 오롯했다. 중앙 분리대를 두고 멀찍이 떨어진 반대편 차선이 낮은 관목에 가려지면 흙과 돌, 한 그루 한 그루 흩뿌려져 존재하는 키 작은 관목이 저 먼 지평선까지 펼쳐진 대지 위에서 태초에 아담과 이브만이 존재하던 세상을 떠올리게 하는, 더 이상 구체적으로 묘사할 아무런 말이 없는 느낌., 신비롭고 낯설고 길 양편에 수목이나 구릉, 건물이 있으면 생겨날 수 없는 느낌.

 

아리조나 피닉스에서 세도나로 향하는 AZ-179는 천하에 명품길이다. 달리는 내내 양편으로 끝없이 펼쳐진 왕릉보다 큰 구릉들, 나는 그 길을 천사들의 무덤이라 이름 지었다. 수십, 수천만 천사의 영혼이 대지에 누워 노래를 부를 것같은 황홀함. 자칫 한 눈을 팔다가는 새처럼 저 하늘로 날고 말 듯하다. 그 감동을 안고 세도나에 도착하면 붉고 신비한 바위산 형세에 가슴이 팽창되면서 혀뿌리가 뜨거워진다. 뜨거운 입김은 온갖 감동으로 분사되지. 자연은 참으로 우리의 가슴을 난폭하게 패고 일렁이게 한다.


 

콜로라도 덴버에서 뉴멕시코 산타페를 이어주는 I-25. 오른편으로 내내 펼쳐지던 압권의 산맥, 산세의 아름다움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입도 다물지 못 하고그 아래 군집한 인간들의 거주지조차 한덩어리로 매혹을 합주한다. 가까이서 달렸다면 그 장엄함에 숨이 막힐 법도 했는데 멀리서 바라본 로키산맥은 왜 그 명성을 가졌는지 알고도 남게 해준다. 달려도 달려도 존재하는 버거운 산세미학. 세상에 이렇게 큰 아름다움이 있다!!

 

처음, 나는 미대륙 횡단의 묘미를 각 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보는 것이라 여겼는데, 두번째는 관광지 뿐 아니라 그 주의 특성과 문화와 인간들의 삶을 살펴보는 묘미가 있음을 깨닫았고, 세번째는 비로소 광활하고 축복받은 대지의 진미를 맛보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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