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정보가 유효하지 않습니다.
보안을위해 재로그인해주십시오.

연아의 이야기

미국 살다 한국 살다 하면 그렇다 Yunah Kim (kyeonah) 2021-10-15  00:39:58



미국 살다 한국 살다 하면 그렇다

 

 

이틀 간의 격리가 끝나자마자 세식구가 살 집을 구하러 다녔다. 막내와 마지막으로 함께 살게 될 집, 그 집이 전원주택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 막내가 미국 살 때 하우스에서 살고 싶다는 희망을 거듭 말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나의 꿈이었다. 마당이 있는 이층집. 더운 여름에는 1, 추운 겨울에는 주로 따뜻한 2층에서 머물고(선택의 여유는 얼마나 풍요로운가!^^) 푸른 잔디와 데크, 그 뒤로 먼 산과 흰구름이 보여서 차 한잔을 마셔도 캠핑장에 있는 듯 착각이 이는 집.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흙을 밟고 체조하고 채소를 가꾸고 닭을 키워서 파닥파닥한 샐러드와 탱글샛노란 난황으로 아침을 먹고, 우리 로우지는 원하면 아무 때나 흙내, 풀내를 맡고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집. 코로나로 인해 집콕하며 살면서 유튜브 속 누군가 전원생활을 하면서 행복해 하면 나는 찐 대리만족을 느꼈다.

 

집을 구할 때 말이다. 한국에서는 웹사이트에서 원하는 집을 물색해 광고한 부동산(=중개인)에 직접연락을 하거나, 살고 싶은 동네에 가서 그곳 부동산에 나온 집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처럼 바이어측 중개인과 함께 이 동네 저 동네 집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처음에는 그것도 모르고 부동산에서 집이 없다고 하면 아, 다 계약이 된 모양이구나, 생각했다(본인이 보여줄 수 있는 집이 없다는 말이었다). 중개인은 셀러 측과 바이어 측이 공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 친분이 없으면 꺼려한다. 그러므로 셀러측 중개인에게 직접 연락했을 때 볼 수 있는 확률이 높다(어차피 셀러측 중개인이 집 문을 열어준다). 집을 내놓을 때도 마찬가지다. 한군데만 내놓기 보다 여러 부동산에 내놓는 것이 유리하다. 미국은 공조를 잘 하도록 법규가 규정되어 있어서 중개인이 고객을 위하면서 수입을 올리는 시스템이라면, 한국은 중개인의 수입창출에 포커스가 맞춰진 시스템이라는 느낌이다.

 

미국 살다 한국 살다 하면 그렇다. 아무래도 매사에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특수 환경으로 인한 불가피한 사항이 아니라면, 아무리 로마법을 따르려 해도 더 나은 것에 마음이 머무는 건 어쩔 수 없다. 객관적으로 보면 한국 것을 미국에서도! 보다는 미국 것을 한국에 적용시켰으면 하는 시스템이 많다. 미국은 합리적이고 매사 목적에 잘 부합 되고 소모를 줄이고 핵심에 접근하는 방식이 잘 정비되어 있다. 반면 한국은 예부터 해오던 방식을 그대로 계승하고 나 위주인 경우가 많다.

 

은행의 대출규정이 더 합리적으로 윈윈(win-win)에 포커스를 맞추었다면 우리는 지금쯤 전원주택에서 닭의 목청에 놀라 눈을 뜨고 테라스에서 아침을 먹을지 모르겠다. 안타깝지만 우리 가족은 다시 아파트족이 되었다. 사정은 이러하다. 현재 우리는 세입자가 거주하는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므로 1주택자다. 한국에서는 1가구 2주택 이상에 관한 규제가 매우 엄격해서 세금이 높고, 현금이 없으면 두번째 집을 사기도 녹록치 않다. 나는 이 행정을 매우 지지한다. 한국은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꾀하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슬픈 현실이다. 집값이 올라가도 차후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처럼 호수 옆에 집을 직접 지을 작정이 아니면 소용없다. 내 집이 비싸진 만큼 타인의 집도 비싸졌기 때문에 이사할 때 곤란하다. 집값이 오르면 다주택자들만 좋다. 누구나 집을 소유하여 평안하게 살 수 있기 위해서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좋겠다.

 

우리는 전원주택의 전세집을 구했으나 결국 얻지 못했다. 이유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파트에는 어찌 살게 되었나? 그것은 빌려주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은행에는 전세대출이라는 상품이 있어서 일정 조건을 갖추면 보증금 일부를 빌릴 수 있는데 우리 주거래 은행에서는 아파트는 가능, 주택은 불가능이었다. 타 은행에서도 까다로운 심사기준으로 인해 주택을 위한 대출이 녹록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열심히 발품을 팔아 가뭄에 콩나듯 나온 전원주택 전세(월세는 더 드물다)중에서 마음에 쏙 든 집을 발견한 날, 며칠동안 부푼 마음으로 이 은행 저 은행을 떠돌았건만 부푼 마음은 전원이 아니라 물집이 되어 터져버렸다. 그날 나는 허무속에서 대한민국에서 내가 철저하게 이방인임을 깨닫는다. 이 나라 시스템에 관해 아는 것이 없다. 아니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적다. 은행측에서 담보로 설정하기에 확실한 물건을 위한 방침이라지만 나는 이런 생각이 들고 만다.


아무리 한 민족이지만 모든 사람을 아파트에서 살도록 푸시(push)하는가? 어차피 이자를 무는 건 같은데 왜 왜?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