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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의 이야기

미국 살다 한국 살다 하면 발생하는 자연적 현상 Yunah Kim (kyeonah) 2021-11-30  07:25:45


미국 살다 한국 살다 하면 발생하는 자연적 현상

 

 


하루키의 소설 Killing Commendatore에서 주인공 는 죽은 여동생과 닮은 여인을 만났을 때 한순간에 빠져든다. 그래서 데이트를 신청하고 구애를 하고 결혼을 한다. 연정과는 거리가 멀지만 죽기 전까지 애틋한 추억을 함께 엮었던 동생에 대해 늘 그리워하던 마음이 를 그렇게 만들었다. 누군가는 첫사랑과 닮은 사람에게 다짜고짜 사랑을 느끼기도 한다. 상대에 대한 착각일지라도 마음은 그런 동요를 초대한다. 우리는 친한 친구를 닮은 사람과 우정을 시작하기 쉽고, 고향과 비슷한 환경에서 평안을 느낀다(대부분^^). 추억과 기억을 소유하고 사는 인간에겐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한 이치다.

 

조지아에서 살다 캘리포니아의 요세미티 공원에 갔을 때 동남부에서 접했던 바다나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가 아닌 계곡이라는 형태를 만나자 한국, 특히 우이동 골짜기가 떠올라 화들짝 흥분했다. 노스텔지어라는 결핍의 구멍에 예상치 못한 해후가 충만의 향유처럼 부어지니 그럴만도 했다. 뉴욕에 가면 고향인 서울이 떠올라 매연이고 경적소리고 인파고 간에 모두 정겨웠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그런 적이 있었다. 사람이든 장소든 물건이든 좋아했던 것과 닮은꼴에 친밀감을 느끼는 것은 본능적인 순리다.

 

미국에 있을 때는 한국적인 것을 만나면 애틋해 지고, 한국에 와서 미국적인 것을 보면 그렇게 반갑다. 그건 미국 살다 한국 살다 하면 발생되는 자연적 현상 같다. 어느 쪽이든 그리운 것이 태평양 건너편에 남아있게 되어 노스텔지어를 느끼기 때문이다. 내 시간 안에는 한국에서의 정겨운 추억과 미국에서의 매력적인 추억으로 아우러진 무늬가 들어있다. 그러므로 나는 내 시간이 나를 만들고 내 안의 그림은 독특하고 복합적이게 된다. 비단 나뿐 아니라 외국과 고국을 오가며 살아본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눈으로 한국의 바다마을을 바라보면 매우 한국적이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횟집이나 조개구이집이 바다와 멀지 않은 곳에 군집해 있고 어딘 가에서 뽕짝?^^이 혹은 음악이 들려오고 냄새가 비릿하고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주로 서해안과 동해안이 그렇고 해운대와 광안리, 송도해수욕장 등이 있는 부산은 조금 다르게 대놓고 횟집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비린내를 향유하게 만들진 않는다. 허나 음식점이 즐비한 것은 매한가지다. 이렇든 저렇든 꽤 한국적이다. 그러고 보면 한국인들은 먹는 것을 즐긴다. 어디서든 잘 먹기 위해 그곳에 있다.

 

그러다 서해안의 꽃지 해수욕장을 발견했다. 주변에 음식점이 적고 사람도 북적대지 않는다. 먹을 곳이 적어서 인파가 적은지, 사람이 많지 않아서 음식점이 덜 생겼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서 미국의 바다와 닮았다는 인상을 받는다. 때때로 거친 파도가 광폭하게 불면 더 미국의 풍광과 흡사해서 그만 바람만큼 큰 감동이 밀려온다. 한동안 미국이 그리울 때면 꽃지 해수욕장을 찾았다.

 

그러다가 이번에 포항에 갔는데 나는 그만 앗, 하고 소리를 질렀다. 횡단여행 중에 반드시 들를 한 곳을 추천하라 했을 때조차 기꺼이 꼽았던 몬테레이! 그 몬테레이 베이 같은 풍광을 발견했다. 신비롭고 경이롭고 반갑고 선물 같은어떻게 몬테레이의 17마일과 겹쳐지는 정경을 포항의 바다에서 볼 수 있는지… 17마일은 커녕 1마일이나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둘은 확실히 닮았다. 내가 포항의 호미곶을 먼저 보고 몬테레이에 갔다면 그곳에서 한국을 발견하고 탄성을 질렀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자연은 닮은 꼴이다. 미국의 태평양 연안의 빅서와 포르투갈의 대서양 땅끝마을 까보다로까가 닮았고, 캘리포니아에서 아리조나로 넘어오는 산길은 울산에서 포항으로 이어지는 로컬길과 닮았다.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주변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해 놓느냐에 따라 정경이 달라질 뿐이다.

 

빈말이 아니라, 한국의 산천은 스위스와 다를 바 없이 아름다운데 다만 한국의 곳곳은 스위스와 다르다. 한국의 시골길에는 허물어져 가거나 쓰레기가 쌓여 있거나 양철로 아무렇게나 지어진 집들이 난무해서 눈을 감을 때가 있지만,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오면서 훑었던 스위스의 시골은 어디서든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튀어나올 것 같아서 연신 두리번거리게 만들었다. 통나무로 지은 집 발코니에는 꽃화분마저 넘실거렸다. 그것이 일부 관광지 풍경이 아니라 어디든 한결같았다. , 한국의 시골도 집과 헛간을 멋지게 단장하면 스위스처럼 되겠구나현실의 해결책을 깨달았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시골의 곳곳을 멋지게 단장해서 한반도를 스위스처럼 관광의 천국으로 만들고 싶다!

 

닮은꼴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닮지 않은 성격이나 사고방식 때문에 다름을 느끼는 사람,

닮은 자연이지만 닮지 않은 주변환경 때문에 달라지는 풍경,

닮음꼴에 대한 이런 현상도 실은 닮았다.

 












여기까지는 호미곶 (포항)이에요.
아래는 해운대와 광안리 야경입니다~^












이 사진은 호미곶의 한국적인 풍경^^ 이동식 상점이 옥수수, 군밤, 쥐포, 오징어 등등의 먹거리를 제공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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