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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의 이야기

한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의 맥락 Yunah Kim (kyeonah) 2021-12-18  12:19:51


한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의 맥락

 

 


메릴랜드 살 때 이웃이던 친구에게 카드를 보내기로 약속했기에 한국에서는 뚜벅이인 내가 먼 길을 걸어 지문사에 들러 복주머니가 볼록하게 달린 매우 한국적인 카드를 골랐다.

 

먼저 워드에다 쓰고 막내에게 문법 수정을 받아 한 자 한 자 느리게 베껴 적었다. 나는 카드나 편지를 보내는 타입이 아니기에 특히나 수기로 쓰는 이런 카드는 참말 오랜 만이다. 익숙치 않아 찬찬히 펜을 움직이는데 갑자기 가슴이 촉촉해 졌다. 따스하고정감 있고, 이런 마음과 행동

 

삶에서 참 아름다운 행적이 있다. 크고 희생적인 것만이 아니라 이런 소소한 정성도 똑같이 그렇다. 선물을 준비하는 손길도 그런 것이고 내게 소중한 것을 남과 공유하는 넉넉함도 그렇고 타인에게 생긴 경사에 진심으로 기쁜 마음이 되는 공감도 그렇다. 남에게 생긴 불행에 가슴 아파하는 선한 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뉴스를 보다 보면 하 시끄러운 세상사 속에서도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행적이 소개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나는 어김없이 울컥대며 눈을 붉게 만든다. 오바스럽게도 세상 곳곳에 여전히 온기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그렇게 고맙고 행복할 수 없다.

 

내 기준으로 사람에게는 마음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마음이 담기지 않은 친절, 보이기 위한 행동, 의례적인 인사와 빈 말과 속셈을 나는 진저리 나게 싫어한다. 그런 류의 사람은 마음에서 후~ 바람을 불어 멀리 떼버린다.

 

역사가 후대에 정확히 평가되는 것처럼 사람간의 마음도 겪는 당시보다 나중에 재평가될 때가 있다. 알고 보니 그랬네하며 감동을 하거나 왜 모르고 바보같이 당했을까, 후회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다 상대의 마음이 나중에 명확히 전해져서 그런 것이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친구를 위해 카드를 쓰면서 나는 새삼 그의 마음이 다가와 가슴이 나긋해 진다. 늘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도움을 주고 싶어했고 생각을 존중하면서 교류할 줄 알았던 친구가 미국이란 나라를 따스한 고향처럼 느끼게 도와주니 사람의 마음은 이런 맥락을 낳는다.  미국 살면서 한국이 그리워 질 때도 예전에 차곡차곡 쌓아 둔 좋은 마음과 추억이 가슴에 웅크리고 있다가 불쑥 고개를 내밀 때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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