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에 주목하면 행복해 질 수 있다

행복의 지도에는 작가 에릭 와이너가 지구촌 행복나라를 여행하며 행복의 근원이 무언지 탐색하는 과정이 나온다. 네덜란드, 스위스, 카타르, 아이스랜드… 각각의 나라에서 사람들은 행복의 이유를 각각의 개념으로 정의한다. 그중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부탄은 아래와 같은 철학으로 부탄의 행복을 생산하고 있었다.

When the last tree is cut,,

When the last river is emptied,

When the last fish is caught,

Only then will Man realize that he cannot eat money.

(세상에 남은 한 그루 나무가 베이고, 한줄기 강마저 메마르고, 마지막 남은 물고기가 잡혔을 때, 그제서야 인간은 돈은 먹지 못함을 깨닫을 것이다)

이 문장을 가족 톡방에 올리자, 막내가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돈으로(돈이 있어야) 맛있는 것을 사먹을 수 있잖아요(돈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반박~') 부탄 사람들의 철학은 제가 더 크면 이해할 수 있겠죠?

글의 문맥을 이해했겠지만 아직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 많은 나이인 막내. 게다가 현재 느끼는 학교 카페테리아발 고충이 생생히 전해져서 이 어미는 마음이 짠했다.

맛난 것, 갖고 싶은 상품, 가고 픈 곳을 찾아가는 여행, 친구들과의 만남…

행복 자체를 살 수는 없으나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이런 행위는 돈이 있어야 살 수 있겠다. 그렇다, 그런 것으로 행복을 느끼는 아직은 그런 나이도 있지…

허나 이런저런 생을 겪고 관망하며 인생을 반 백년 넘게 살아낸 어미에게 부탄인의 철학은 관통한 인생철학이다.

사람들이 정말 중요한 걸 인지하지 못하고 돈만 추구하며 사는 현세를 한탄하는 의미

진정 중요한 게 없어지면 돈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의미

다 잃고 나서야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있다는 걸 알면 얼마나 허망하랴.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이 진리에 나는 커다란 별표시를 해 놓았다.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너한테 오천만원을 주는데 타인에게는 천만원을 주는 경우와

너한테 일억을 주고 타인에게는 2억을 주는 경우 중 어느 쪽을 택할래?

나는 주저없이 두번째가 좋다고 했다. 왜? 오천만원 보다 일억이 많은 액수이므로…

거봐 돈이 행복을 사네… 할 수도 있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나와 타인을 비교하면 첫번째가 더 나은 선택지일 수도 있는 것이다. 타인보다 적은 돈을 받는 건 액수가 아니라 기분의 문제가 된다. 손해와 억울함 불공평…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기 위해 95%의 사람들이 첫번째를 선택한다고 했다(정확한 통계인지는 불분명하다).

이야말로 행복은 돈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증빙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5%는 왜 두번째를 선택하는가? 아마 나도 행복해야지만 타인도 행복해야 함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자,

행복의 지도에서 작가는 행복보다는 사랑이 우위에 있음을 지각했다. 궁극적으로 지극한 행복은 사랑으로 맺어지는 관계에 있는 것이다. 가족간, 친구간, 이웃간, 동료간… 의 사랑과 화목… 이것이야 말로 인간이 행복을 창출하는 가장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나는 그의 결론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은행대출이자와 환율이 서로 질세라 오르는 현세(둘 다에 해당되는 우리집^^)에 평정심을 부여잡고자 도를 닦으면서도 내 힘은 부탄인의 철학과 가족간의 사랑에서 나오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