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broken +no.13+
Hee Soon Chung (fiskars)
2015-10-5 23:01:32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너 답지 않은 너를 매일 보면서...너무 무서웠어...그리고…”민우가 안타깝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웠어...민우 니가 너무나 그리웠어...알아?”그는 자신도 그랬다는듯이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아...나도...”
“할얘기가 너무많은데...어디서 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어.”“내가 아닌줄… 어떻게 알았어?”“겉모습은...껍데기일 뿐이라는거...알게됐어. 너와 똑같았지만, 절대 민우 니가 아니었으니까.”“나도...니가...”
그때, 문밖으로 여럿이서 뛰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렸다 닫혔다 쿠당탕 소리가 들렸고, 두사람을 찾으러 여기저기 뒤지고있는것 같았다.
민우와 시아가 동시에 숨을 죽였고, 혹시 피할곳이 있는지 민우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어서, 어디든 가. 제발. 응? 우리 도망가자.”
피할곳이, 숨을곳이 전혀 없다는걸 깨달은 민우는 서서히 시아의 손을 놓았다.“아니, 안돼. 지금은… 때가 아니야.”
“왜?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시아는 다시 민우의 손을 꽉 붙잡았다.“차인석. 그리고 하연우...왜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두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진 모든것을 걸고 이짓을 벌이고 있어. 쉽게 포기하지 않아. 여러번 탈출도 해봤고, 모든걸 다 밝히려고도 해봤지만...할수 없었어. 그리고"“그리고 뭐?” 머뭇거리는 민우를 재촉했다.“나 혼자 다치는건 상관없지만...너까지 다치는건 절대로 안돼.”“난 괜찮아!”“내 말 잘 들어 시아야.”“응?” 둘은 마음이 조급했다.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와졌다.“한두사람에게 알려봤자, 미쳤다는 소리밖에 못들어. 모든 사람들이 모여있을때,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상황을 밝혀야해.”“어떻게?”“그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너는 제발, 무사히 잘 지내기만 해.”“나는 뭘 하면 되는데?”“시아 너는...차인석에게...다시 돌아가.”“뭐?”“아무일 없었다는듯이. 그렇게 해줘.”“하지만..”“그게 너에게 가장 안전할거야. 차인석은 너를...다치게 하지는 않을테니까.”“언제까지 그래야 되는데?”“결혼식. 내...결혼식때 까지.”“결..혼식…?”“얼마 안남았어. 자, 어서 넌 저쪽으로 나가. 난 이쪽으로 갈테니까.”민우는 밀어내듯 시아를 뒷문으로 보냈다.그리고 곧문이 부서지듯 열렸다.건장한 비서들이 몇명 헐떡이며 문을 잡고 한발 물러섰고,그 뒤로, 연우가 뚜벅뚜벅 걸어들어와 빈 강의실을 살펴보았다.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 다시 강의실 밖으로 나가섰다.“더 찾아봐. 근처에 당연히 있을테니까. 두사람 같이 있으면, 내 앞으로 데려오고.”연우가 주위를 둘러보다가 한숨을 쉬고 다시 오교수님 오피스로 향했는데,연우의 어깨에.민우의 손길이 느껴졌다.“대체 여기서...뭐하는 거예요?”“화장실에 갔다가, 길을...잃었어요.”연우가 피식 웃었다.“제법이네. 같잖은 거짓말까지…”“어서 가죠. 교수님 기다리실텐데.”“길을 잃다니, 뭐 그런 말도 안돼는...” 그러나 침착하게 그녀를 바라보는 민우의 눈빛에, 연우는 왠지모를 안도감을 느꼈다.민우가 잠시 생각하다가 연우의 손을 천천히...그리고 조심스럽게 잡았다.“왜 이래요?”“놓을까요?” 민우가 연우를 똑바로 마주보았다. 가까이에 있어도 늘 너무나 멀었던 차인석의 두눈이 연우를 뚫어져라 마주보고 있었다.“왜 갑자기..” 부인할수없는 가슴의 떨림이 느껴졌다. 차인석이 아니란걸 알지만. 이 사람이 갑자기 이러는게 정상이 아니란것도 알지만.“주례 해주실분 앞이잖아요. 저기 오시네요.”다행히도 오교수님 역시 시아를 본적 없다고 딱 잡아 떼 주셨다. 아마도 시아를 많이 아까시는듯...그녀의 부탁을 기억하신듯 했다.오교수와의 만남 내내 민우는 편안한 모습으로 대화를 주고 받았다.마치 정말 차인석이 된듯.연우도 어제까지는 예상못했던 반전이었다.어제저녁...시아를 만난 이후. 그는 달라졌다.왜?“배고프지 않아요? 교수님이 바쁘셔서, 식사는 같이 못하신다니..” 연우는 그를 떠보고 싶었다.“그래요. 그럼. 같이 먹어요.”연우가 걸음을 멈추고 민우를 돌아보았다.“이봐요 주민우씨.”민우는 말없이 그녀를 마주보았다.“왜 이래요, 갑자기. 딴사람처럼 호락호락..”민우가 희미하게 미소지었다.“연습하라면서요. 당신을...사랑할 연습.”“날 바보취급 하는군요. 웃기지도 않은 반전이네요. 무슨 꿍꿍이속으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다 소용없을거예요. 내가 모를줄 알아요?”“연우씨. 나도 바보는 아니예요. 그동안 여러번 탈출도 해봤고...장관님앞에서 그 난리도 쳐봤잖아요? 그리고… 어제 본 시아도...당연히 나를 알아보지 못했어요. 이젠 나도 지쳤고, 피하는건 그만하고싶어요.”“그래서...피하지 않고 이제 정면승부라도 해보겠다는건가요?”“당신은. 날 돕겠다고 했어요. 분명히.”연우는 민우의 진지한 눈빛에 잠시 할말을 잃었다.“그리고 나도 당신과 약속했죠. 시아를 만나게 해주면...당신이 원하는데로 하겠다고.”“내가 원하는건…”“뭐든 나도 당신을 돕기로 했어요. 당신이 원하는데로.”“그래요? 그렇게 의도적인 로보트는 재미없는데...오히려 튕기던 당신모습이 더 매력있었거든요. 좀 더 차인석 답고.”“이젠 나에게도...당신밖에 없어요. 나는 당신을 돕고. 당신은 나를 돕고...그런건...재미없으신가요?”연우가 피식 웃었다.그리고 요염한 표정으로 그의 목덜미를 끌어 안았다.“흠. 그래요? 정말? 그럼...키스해봐요.”순간 연우는 숨을 쉴수 없었다.민우는 천천히…조심스럽게그러나 부드럽고 강렬하게 그녀에게 다가왔다.그렇게 원해도 가질수 없었던 차인석...가까이 있어도 늘 멀었던 차인석...그의 모습을 한 민우가… 그녀의 가슴이 미치도록 뛰고있었다.진심이 아니라는걸 아는데도.연극을 하고있다고 생각했는데도.이사람은. 차인석이 아닌데도!자신이 파놓은 무덤에 스스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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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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