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가장 힘있는 기도

이제껏 제가 가고 있다고 믿고 있는 이 여정도,

사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수난공로로 제게 주어진 길입니다. 늘 잊지 않으려 해도 어떤 때에는 제가 마치 제 의지로 가게 하는 것처럼 들려질 때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 글들은 저의 의지적인 측면도 많이 강조 되어있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이 글들을 정리하면서

저는 다시 한번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이 모든 여정이

예수님께서 저를 위해 흘리신 피의 댓 가로 주신길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깨닫습니다.

그리고 제가 계속 이 길을 묵상하며 갈수 있는 것도

오직 예수님께서 제 대신 치러 주신 그 사랑 때문입니다. 그러니 사실 지금까지의 수 많은 말들보다도 하느님 아버지께는 당신 아들의 십자가상의 죽음을 걸고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묵상이 가장 힘있고 거절하지 못하게 하는 기도일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래서 마치 제가 아버지 하느님을 어쩌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무기를 알고 있는 것처럼 묵상합니다.

이 묵상이 언제나 어느 때나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 힘있는 묵상기도라고 믿지요.

그러고 보면 저는 이 묵상을 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걸어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의 죽으심을 깊이 깊이 묵상하고 관상될 때에 그것이 아버지 하느님께는 거절하실 수 없는 기도가 되어서 당신의 자비의 샘을 저에게로 흐르게 하시겠지요.

저는 이 묵상을 묵주기도로도 합니다.

묵상기도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즉 마음 밭이 생활가운데에 드러나게 되면 묵주기도가 관상기도로 안내되거든요. 묵주기도 많이 하시는 분들은 이 마음 밭이 은총으로써 주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몇 십 단씩은 못합니다. 게으르기도 하고요,

저는 5단을 해도 충분히 묵상하면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지요. 신비하나하나를 묵상하기가 너무 짧은 시간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성시간에서 20단씩 따라 하다 보니깐 각 신비와는 별도로 묵상이 됨을 알게 되었어요.

성서 말씀이 20단을 하는 내내 묵상이 되어지고 어느 순간엔 깊이 들어간다는 것을 체험하게 되었고요, 내친김에 100단씩 기도할 일이 생겼을 때에도 묵상이 줄기차게 되어짐을 체험했지요.

그 이후에는 성서말씀으로 묵주기도 합니다.

그날 제가 읽은 말씀으로 예수님을 생각하며 하루를 묵상합니다. 미사 중에도, 성체를 영하면서도, 묵주기도 중에도, 성체조배 중에도 제 일을 하는 중에도 예수님께 집중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이, 예수님께로 저를 안내합니다.

이렇게 어떤 기도든지, 예수님께 향하고,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고 그 사랑에 머무를 수 있다면 그게 제대로 하는 기도일거하고 생각합니다.

저를 위해 돌아가신 그 사랑에 저를 맡기지요.

예수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