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자신을 들여다보기

성체조배초기엔

좌충우돌 하면서 제 안에 있는 분노 기쁨 슬픔 등이 생활가운데서 훨씬 더 감각적으로 살아났어요. 기도를 하고 돌아왔는데 화내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저도 모르게 화가 올라와 있는 저 자신을 보게 되었지요.

아무 일도 아닌데 감정이 크게 동요되고 있는 모습으로요. 자주 빈번히 느끼게 되었지요. 내심 걱정이 되더라고요...(잘하고 있나?)

나중에서야 그것은 기도를 통해서 건드려진 저의 내면의 어떤 모습이라는 것을 알았지요.

마치 다혈질처럼 상당히 예민해져 있었어요. 저는 처음엔 그것이 악의 영향이라고 생각했어요. 기도하기 때문에 악이 공격을 하는 거라고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으니까요. 저도 물론 처음에는 그럴 거라고 자신했어요.

외부로부터의 직접적인 방해라고 말이지요. 제 안에 담겨있는 어떤 것들이라는 인식을 전혀 못했어요. 그런 분노와 좋지 않은 감정들이 제 것이라고 생각 못했던 것이지요.

깊은 상처, 무시, 잘못된 바램, 죄악에 관계된 부분..시기, 질투, 탐욕..등등..

이런 모습이 고스란히 제 안에 있다니요. 저는 제 안에 그런 어둠이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어요. 그러니 제가 의식하고 있는 모습과 다른 모습의 저를 보는데도 시간이 필요했지요. 저는 이 일을 가지고 치열하게 기도했어요.

그리고 깨달았어요.

제가 기도를 하면서 생활 속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실제적으로 제 안에 들어있는 어떤 것들의 영향이며, 그 어떤 것들이 바로 악이 제 안에서 활동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라고요. 악이 자신 안에서 활동하기 위해선 악의 통로가 되는 자원이 자기 자신 안에 있는 것이라고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 알지 못하니깐 기도가 깊어지니까 마귀가 걸고 넘어진다고 생각했었던 것이지요. 결국 제 안의 저의 어둠인데 말이지요. 이때에 더 헝클어지는 듯한 시기였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때 살면서 풀지 못했던 부분들이 자신의 내면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이지요. 참 놀라운 제 안의 모습입니다.

보통 이 기도로 불려진 사람들은 40이 넘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살아오는 동안의

삶의 시간 속에서, 굳고 단단해진 파라오를 자신에게서 찾으면 아마 쉽게 이해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 기간도 평생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성인이 아니니까요.

저는 이런 저의 모습 속으로 예수님과 함께 향합니다.

저를 회복시키기 원하시는 주님의 손을 잡고서.

아마도 지금까지의 그 영향아래서 살아온 시간만큼,  앞으로도 기도를 통해서 저를 고치는 시간도, 살아온 시간만큼이나 같이 걸린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은총으로 약간의 시간의 가속도가 붙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론 상처받았던 시간만큼 치유하는데도 같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저는 봅니다.

또한 기도를 통해서 그 순간 깨달아졌던 모든 문제나 모습들이 한 순간에 완전하게 고쳐지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때 기도 속에선 가슴으로 다 해결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삶 속에선 불쑥 튀어나오죠. 저는 저의 이런 모습들을 보며 묵상합니다. 제가 성령의 은사로 치유가 이루어졌다고 감동받아서 그 순간엔 굳게 믿었지만 사실은 제 안에서 제 상처들을 보는 데만 그치는 경우가 더 많은 게 아닌가 합니다.

그 상처를 보고는 눈물을 흘리고는 치유 받았다고 다시 가슴속으로 내려 보냅니다.

그러다가 다시 기도 발이 약해지면 그 상처의 악습들이 다시 생활 속으로 올라오는 경우를 제법 보거든요. 그러면 사람들이 보약 발 떨어져서 다시 받으러 간다고 하시는데….

회복을 위해서 예수님과 함께 더 가야 하는 길이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여기 이 과정에서는 예수님을 따라가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제 안의 자신임을 확실히 알게 하셨죠. 내 안의 또 다른 얼룩 진 모습의 나.,여기서 저는 성모님께 많이 봉헌을 합니다. 지금도 저의 이런 모습들이 너무나 힘들게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