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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의 친절한 미술관

<십자가에 못 박힌 베드로> 카라바조 줄리아 리 (victoria808) 2014-8-5  10:13:58

Caravaggio

The Crucifixion of St. Peter

1601

베드로는 예수님의 첫 제자였다. 마태복음에 따르면 갈릴리 호수에서 그물질을 하며 고기를 잡아 살아가던 별 볼 일 없던 어부였던 베드로는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는 예수님 말씀에 바로 순종했다. 예수님도 그를 특별히 사랑하셨다. '반석'이라는 뜻의 베드로(게파)라는 새 이름을 주시고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지옥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말씀하신 것은 베드로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과 신뢰를 보여준다. 예수님이 교회를 세우겠다고 선언한 '반석' 그가 바로 베드로였다. 베드로 역시 진심으로 예수님을 사랑하고 존경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체포하려는 순간 칼을 뽑아 휘두르며 그들 앞을 막아선 사람은 베드로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다. 그는 예수를 모른다고 화를 냈으며 본 적도 없다며 짜증을 냈다. 그러나 닭이 울고 예수님과 눈이 마주치자 "닭이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할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그의 머리를 스쳤고 그는 밖으로 뛰쳐나가 통곡했다.  베드로의 배신에도 예수님은 여전히 그를 사랑하셨다. 부활하신 후 예수님은 베드로 앞에 나타나셨고 그를 회복시키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라"(요한복음 21장 19절)

이 이야기에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어떤 인간도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고난 앞에서 때로는 세상의 유혹 속에서 믿음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체포되자 겁이 났다. 자신도 죽임을 당할까 두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다시 돌아왔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을 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베드로는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로 거듭났고 남은 인생을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라고 고백했던 처음의 그 다짐대로 살았다. 그는 로마로 가서 예수님의 말씀을 전했으며 레반트(지금의 시리아·요르단·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 곳곳에 생겨나기 시작한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을 도왔다.

"도미네, 쿠오바디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그리스도 교인에 대한 박해를 피해 로마를 떠나던 베드로는 아피아 가도에서 마주 오는 예수님과 만났다. 성 이시도루스의 기록에 따르면 승천하신 후 35년 만에 다시 나타나신 것이었다. 베드로의 물음에 예수님은 "네가 나의 백성을 떠나므로 내가 한 번 더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 위해 로마로 간다"고 대답하셨다. 이에 깊이 뉘우친 베드로는 로마로 돌아갔고 군사들에게 체포되어 십자가에 못 박혀 순교했다. 베드로는 처형 직전 집행관들에게 "주님과 똑같이 십자가에 달릴 자격이 없으니 내 머리가 아래로 오도록 거꾸로 매달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의 <십자가에 못 박힌 성 베드로>는 베드로가 순교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그림 속 베드로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다. 남겨진 기록을 종합해 보면 순교 당시 그의 나이는 일흔을 바라보고 있었다. 베드로의 손과 발에는 이미 굵은 쇠못이 박혀져 있다. 발쪽이 들어 올려지는 것으로 보아 거꾸로 매달리는 중이다. 그의 몸을 지탱해 줄 받침대는 보이지 않는다. 베드로는 오랜 시간 고통받다 죽었을 것이다. 카라바조는 이 장면을 매우 단순하게 처리했다.​ 그는 베드로와 신발조차 신지 못한 채 십자가를 들어 올리는 비천한 신분의 인부들만 보일 정도로 화면을 클로즈업했다. 고통을 견디는 순교자의 얼굴, 쇠못을 움켜진 손, 순교자보다 더 고통스러워 보이는 인부의 표정과 흙 묻은 지저분한 발바닥 등 사실성에 대한 절대적인 묘사는 우리는 처형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과장이 없어 더 극적이고 슬프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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