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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의 친절한 미술관

피아노를 치는 여인의 있는 실내/빌헬름 함메르쇠이 줄리아 리 (victoria808) 2015-12-7  16:25:17

Vilhelm Hammershoi

 Interior with Woman at Piano

1910

 

 

 

 

 

요즘 저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조성진, 올해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수상자이죠. 3차에 걸친 경연과 결선에서 연주한 피아노협주곡 e단조 1번(Piano Concerto in e minor Op.11) 그리고 마침내 우승. 10월 내내 젊은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청년 쇼팽의 수줍은 사랑과 뜨거운 열정이 귓가를 황홀하게 합니다. 쇼팽은 이 곡을 만 스무 살에 작곡했습니다. 당시 쇼팽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그는 사랑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성적인 쇼팽은 마음을 전하지도 못하고 혼자 가슴 앓이만 하고 있었죠. 그 애틋한 감정은 한 음 한 음 시적인 심상을 풀어 놓은 2악장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젊은 피아니스트는 쇼팽의 감성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지요. 저는 클래식 애호가는 아니지만 쇼팽은 그 음악을 접할수록 마음속에 깊은 무게를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흔들어놓는 깊은 애수는 와인 한 병도 금방 비우게 만들지요. 어떤 날은 아주 먼 꿈 같은 곳으로 데리고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쇼팽은 '아무거나 듣지 뭐'같이 무심히 듣게 되지 않습니다. 하나하나 되새기며 다시 한 번 낮아진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죠.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이 피아노 앞에 앉아 있습니다. 이 깊고 고요한 공간에 살아 움직이는 수많은 감정에 대한 상념이 음악처럼 부유하는 느낌입니다. 폴 베를렌의 말처럼 포근한 고요가 넓게 퍼져 내려오는 것을 보니 이제는 꿈을 꿀 때가 되었나 보네요. 음악이 귓가에 잠잠히, 오랫동안 기억될 소리를 들려주고 있는 밤이네요. 미씨님들 모두 굿밤 되시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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