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알던 분이 우리 집 옆으로 이사를 오셨다.

집을 다 팔고 자식 옆으로 가신다고 하시더니

원룸을 얻어서 이사를 하셨다고 해서

알고보니 우리 집서 몇 집 떨어지지 않은, 같은 동네 였다.

국제 결혼을 하신 그 분은

처음 미국땅에 정착해서 내가 아직 새댁이었을 때

이웃 사촌의 인연으로 처음 만난 후

우리 딸의 성장을 당신네 늦동이 마냥

함께 지켜보며 조언해 주시던

고마운 분이셨다.

미국인 남편 하고 사니까

사이가 좋은 중에도 허한게 있다고

일주일에 서너번은 우리 집에 들리셔서

애랑도 놀아 주시고

요리도 가르쳐 주시고

함께 마트도 가 주시고

정말 나를 딸처럼 동생처럼 챙겨 주시던 분이셨는데

몇 년 후 , 우리도 이사를 나왔고

그 분은 아예 자식들이 결혼해 사는 다른 주로 가신 다음 부터는

간간이 소식만 끊기지 않고 살던 중이었었는데....

인연이란게 참 묘해서

우리도 이사를 막 한 직후고

그 분 소식을 마지막으로 들은게

1년전, 한국에 나가셨다는 소리가 다였으니

의도한 이웃이 아닐진데

내가 20년전의 그 분 나이가 돼서

다시 이웃으로 살게 되었다.

미국인 남편과 살며 미국 직장도 다니셔서

영어가 전혀 불편하지 않았던 분인데도

남편과 사별 후 혼자 되고 나이가 점점 많아질수록

한국적인게 그리우셔서

한국도 가 보고

시집간 딸네도 가보고

아들네도 가서 살아 보셨지만

아니다 싶으시다며

한인들 많은 이 동네로 다시 이사를 오시니

너무 편하고 좋으시단다.

어린 애처럼 기뻐하시는 그 분을 보니

생각 많은 사라,

또 생각이 많아졌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 그 분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였 듯

앞으로 20년 후면

저 분 나이가 또 내 나이가 될텐데,  싶어서......

처음 우리가 만났을때는

그 분이 나를 이것 저것 알려 주셨었는데

내 나이가 그때 그 분 나이가 돼서 만나니

어느새 이 동네 입주 선배랍시고

이것 저것 내가 아는 척을 하고 있다.

정말 세월은 되풀이 되나보다.

주말엔 남편까지 건너가

한국 방송 나오게 인터넷도 셋팅해드리고

창고에 넣을 물건도 날라 드리고

열심히  도와 드린 후

그 동안 혼자서는 먹을 엄두를 못 냈던 음식 좀 같이 먹자고

사주신 흑염소 수육을 맛있게 먹고

‘그땐 그랬었지...’ 식의 옛날 얘기를 한참 재밌게 하고

돌아 왔더니

옛 생각이 난다며  

남편 눈 빛이 막 얄궂어 진다.

“어머나 서방님,

자기 닮아 밤을 낮 삼은 올빼미 청소년이 둘이나 있구만(택이랑 아들...^^)

더구나, 주말에 ....

아무리 정력제를 드셨다기로 서니....

우리가 맨날 청춘인줄 아세요?

힘 뻗칠 때 조심하세요.“

해 놨더니

모처럼 흥이 동했건만 무시한다고

금방 시무룩해한다.ㅋㅋ

할 수 있나.

이럴 때를 대비한 비장의 무기

“대신, 두손과 혀로 끝내 드릴께요.”

하고는 맛사지 오일까지 발라가며 어깨 맛사지를 정성 스레 해줬더니

“혀는?” 하며 킥킥 거린다.

“뭘? (*0*) 남사 스럽게....

메롱이다 뭐 (두 손 양 뺨에 대고 혀 내밀며 ...메롱~~~)“

미시님들도

해피 쌩스 기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