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이 되었다.

 

설날이라고 해야

우리는 구정을 지내는데다

그나마도 1년 내내 연중 무휴인 직장을 다니는 통에

올해도 1월 1일은 내겐 그저 새 달력을 걸어야 하는 날.... 정도로 지나가고 말았다.

 

그래도 (구정이 가까와 오며)

연중 행사처럼 올해의 운세를 묻는 몇몇 고객 분들께

시간이 없어 죄송 하니

인터넷 무료 토정 비결을 이용해 주세요.

하는 다소 무책임한 발언을 던져 놓곤

혼자 머리 뒷통수가 근질거려

‘새해 대박운 맞이 법’

뭐 그런 거라도 써야하지 않을까? 같은 책임감에

못 다한 숙제처럼 맘이 쓰여

칼럼을 펼치고 앉긴 했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 나는 사실  ‘사주 상담’이란 것에  조금 회의를 느끼는 중이다.

내 그릇이 고작인지

일과 생활을 병행하지 못하는 능력의 한계인지

그냥 남들보다 조금 일찍 배울 수 있었던 행운으로

취미생활 하듯, 

주위 사람들 사주 상담이나 가볍게 해 주던 상태에서

정식으로 칼럼도 쓰고

쪽지로 몰려오는 질문들에 답도 하고….

그러다 보니

빤한 실력이 밑천을 보이기 시작했나보다.

갈 수록 할말이 없다.

 

 

변명을 좀더 해보자면….

선생님, 음식점 종업원, 가정 주부, 탤런트.....

이 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미 어느 정도 공통의 관심사에 필이 꽃혀 있는 상태므로 이런 식의 질문에 즉각 "여자, 사람, 사주...." 식의 현답이 쏟아져 나오리라 기대한다.

그 중에 내가 말하고 싶은 정답은 ‘똑 같은 사주’다.

그렇다.

같은 사주다.

(같은 사주지만 

다들 그렇게 제각각

개성적으로들 살고 있는 것이다.)

 

DNA 검사도, 상담 심리학도, 성격 테스트도, 적성검사도,

만남의 광장 같은 것도 없던 옛날 옛적에야

장님 문고리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주로라도 운명을 점치고,

궁합을 짐작하려

족집게 들을 찾아 다녔겠지만

요즘은

(아무리 생각해도

내 생각으론)

그런 평균 통계치로 

한 사람의 인생을 뭉뚱그리기엔

순간 순간의 소중함들이 

정말 너무도 소중하고

개성적인 듯 싶은 거다.

 

그런데

땅을 백리를 파도 그냥은 나오지 않는

돈까지 쥐여 주며

사람들이 내게서 알고 싶어 하는 것은

" 내가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까요?

올해 취직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 딸 언제 결혼 운이 드나요?

애는 몇이나 낳을까요?....

몇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이 병이 나을까요?

(더한건 수술할까요? 말까요?...)"

그런 식의 초, 초, 초정밀을 요구하는 사연 들에다

너무너무 책임감느껴지는(내게는) 질문들이 태반이다.

 

그럴때마다

모른다, 모른다 하면서도

(이런 저런 이유에 설득당해)

결국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무슨 수학 방정식을 풀듯이

기의 강약, 조화를  가늠해 가며

온갖 공식에 

상상력까지 끌어내어

사주보는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의 사주까지 맞춰본 후에 

장님 문고리 잡는  기분을 느끼며 

어렵게 어렵게 

머리를  쥐어짜서 해준 얘기들이

신통하게도 잘 들어 맞았다는 소리를 들으면

나 스스로도 그게 그렇게 맞는 게 

신기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사주를 보고 족집게처럼 그 사람의 미래를 맞춰 낸다 해도

그 사람이 행복할지 안 할지, 기쁠지 슬플지....

그런 것들은 사실

사주로는 다 알 수가 없다.

거기다 

처음에는 같은 사주로 출발하더라도

혈연, 지연, 학연,성별 ......,

그런 식의 인연 따라 

결국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개 개인의 편차는

그야말로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할 것이라 “ 다.

 

그러니,

‘모두가 자신의 사주를 스스로 볼 수 있게 ….’ 라는

거창한 기치를  걸고 

칼럼을 시작했던 지난 날의 내가 

얼마나 순진하고 겁이 없던 것이었는지…..

 

거기다

이때껏 전업이다가,

남들은 은퇴할 나이에 

직장 생활까지  시작하다보니

매달 적어도 1편은 올리리라 ….

했던 다짐이 갈수록 무색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살이니, 삼재니… 인터넷 조금만 찾으면

주루룩 쏟아지는

하지만 나로서는 별로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들로만

칼럼을 이어가기엔 (스스로도) 의욕이 안 생기고…..

 

그냥

매일 매일이 똑 같을 수 있음을 감사하며 살 뿐이다.

 

그런데 

또 

새해가 됐다.

 

그리고 습관처럼

올해 운세를 물어 오는 분들이 계신다.

 

올해 운세는?

아니, 좋은 운이란 ?

 

봄을 찾아 온 세상을 돌아다니다

못 찾고 돌아오니

내 집 나무가지에 봄 꽃이 피어 있더란 ,

옛 성현의 시같은

그런 것이 아닐까?

 

그래도

안으로 평범한 내 일상과는 다르게

밖으로는 별의 별 사건이 다 일어나고 있는 이때

이렇게 내 집 책상에 앉아

인터넷으로

지구상 별 별 소식을

별나라 얘기마냥 들을 수 있는

날마다 똑같은 내 일상이

얼마나 행복인지….

 

2022년 ,호랑이의 해

호랑이의 용맹함과 강인함이

우리 미시님들 것이 되기를 …,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더욱 건강하시고

더욱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