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유품 한번 보고
바다를 바라보는데
감정의 변화가 회오리처럼 몰려오 듯
눈에서 눈물이 나고
그러다가
5년 전
울엄니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듣는 순간
터트렸던 그 울음소리처럼
통곡하는 목소리로 변해가고 . . . . .
묵시아에 도착하며
순례길 46일차
산에서 내려온 순례길은
바로 바닷가 산책로와 연결되어 있어
걷기엔 더할나위없이
편안하다.
시야가 잘 안 보일정도로
깊게 드리우진 해무
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인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바닷가 해변의 까미노
이런 환상적인 풍경을 만나리라곤
불과 몇분 전까지만 해도 생각지 못하였는데?
순례자길은
바다위의 언덕으로 이어지고 . . .
6월초순
스페인의 여름은 태양이 올래 하늘에 머물어 있다.
지금 시간이 저녁 7시가 넘었는데
해가 넘어가지 않고 서쪽하늘에 머물고 있다니!
바다언덕의 길은
다시 해변가로 이어지고 . . .
그 길 끝에
순례자 비석 하나 덩그러니 . . .
묵시아의 바다에서 만난 순례비 여서인지
느낌이 다르게 . . . .
왠지 더 경건하고
왠지 더 존엄한 그런 . . . .?
사방팔방 아무도 없고
오로지
바다와
낯선 순례자만 있는
이 아름다운 곳을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바다를 응시하다가
그 동안 배낭 아래에 넣어가지고 다니던
어머니의 유품을 꺼내었다.
원래는
폰세바돈 철십자가 아래에
어머니의 유품을 묻으려고 시도 하였는데
그 십자가 주변이 생각외로 질서없이 흐트러져 있는 모습에
다시 배낭안에 넣으면서
피니스테레의 등대아래에서
순례자들이 태우는 의식이 있다는 말을 기억하고
그때 어머니의 유품을 태워야지~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나의 배낭에 간직되어진
어머님의 유품.
어머니의 유품 한번 보고
바다를 바라보는데
감정의 변화가 회오리처럼 몰려오는 가 싶었는데
눈에서 눈물이 나고
가슴속에 바윗돌이 얹혀져 있는 것처럼
짓눌려져 있는 그 무언가 가 부서져 내리는가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꺼억꺼억.......
그러다가
5년전
울멈니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듣는 순간
터트렸던 그 울음소리처럼
통곡하는 목소리로
미친 여자처럼
울어대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사방이 얼마나 어두어져가는 지
아랑곳 하지 않고
지금 내가
가슴속에 응어리진 무엇인가를 토해내고
모두 털어버리려는 찬스를 만났다는 게
더 값진 거라는 생각에
고요한 바닷가앞에
한참을 머물려 있었다.
오늘은
내가 순례여정 46일차
그동안 날마다 길위를 걸으며
내가 왜 이 길을 걷고 있는지
내가 얻고자 하는 답을 만났는지
그에 대한 확연한 답이나 깨달음을 느끼기엔
뭔가 석연찮았고
그러다가 결국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도착했슴에도
순례자 증서 한장 수여받은 것 외엔
내 마음속의 깊은 내면은
특별한 감동이 없었는데
지금
이 고요한 묵시아의 바닷길에서
터져버린 내 마음속의 통곡을 만나게 되었다니!!
한참을 울고나니
후련한 마음
소나기 맞고난 후
샤워를 한 그런
개운한 마음같은 . . . . .
올베이로아 마을을 떠나면서
두 갈래 길에 이르렀을 때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피니스테레쪽으로 걸어갔고
묵시아로 가는 사람은
너무도 적었다.
미국 헐리우드에서 온 카렌씨도
피니스테레로 간다며
나에게 묵시아쪽을 왜 가냐며
그쪽 길로 가지 말라고 하였지만
왠지 끌렸던 묵시아의 길
만약 내가
여러 사람들이 걸어갔던
피니스테레쪽으로 걸었다면
지금처럼
차분하고
감동적인 순간을 만날 수 있었을까?
바닷가 길을 따라
계속 내려오다보니
저 멀리 건물이 보인다.
바다의 모래사장의 모습과
노랑꽃들의 풍경
그 아래 희미하게 보이는
바다 갈매기떼들
조금씩 내려오면서 보니
더욱 가까이 보이는 바다갈매기들
갈매기들이
저리도 많이 있다니?
산 아래를 거의 다 내려오며 . . . .
갯벌이 있는 풍경
해무로 인해 희미하게 보이는건지
아님 늦은 저녁시간이어서 어둑해져 가는건지
모두 다 해당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의 눈엔
도로가 보이고
그 도로엔 자동차가 달리고 있고 . . .
해변 길의 끝에 도착하니
콘테이너 박스같은 건물에
묵시아 . . . 라는 글자
그 묵시아 라는 글자가
너무도 반가워
다시 한번 바라보며 . . .
이 방가로는
묵시아에 도착한 순례자를 위한
정보센터.
그러나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문은 굳게 닫혀있고~
그 방가로의 오른쪽으로 돌아
자동차길을 따라 걸어간다.
곧 나타날
묵시아를 향해 . . .
얼마큼 걸으니
묵시아 마을에 도착
마을 입구에 보이는
팬션에 들어가서
방이 있냐고 물으니
방이 있다고~
^.^
팬션쥔장은
시간이 너무 늦었다며
식사를 하고 숙소로 들어가라며
식당쪽으로 안내한다.
식당에 가니
몇몇 순례자들이 식사를 하다가
늦은 저녁시간에
녹초가 된 모습으로 들어오는 나를 보며
엄지손을 올려주면서
환영의 인사를 건네준다.
팬션 쥔장은
순례자 메뉴 중
먼저 감자스프를 한 양푼 갖다주며
접시에 덜어먹으라고 하였는데
너무도 배가 고픈 난
저 한 양푼의 스프를 남김없이 먹고
메인으로 나온
닭 가슴살 요리도 모두 먹고~
3층 조그만 방에 안내되어
배낭을 내려놓고
오늘 걸었던 걸음수를 확인하니
50215...........
어제도 50.......을 넘었는데
이틀 연속 이렇게 무리하게 걸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
내가 걷고 싶어서 걸은 게 아니라
걸을 수 밖에 없어서
걷게 되었던 결과일 뿐,
샤워 마치고
발을 보니
어제 왕구슬만한 물집은
빨갛게 짓눌려지고~
상처없는 영광없다고
내 스스로 자초한 고생이기에
이 정도쯤이야~
*^^*
47일 동안의 순례여정중
가장 뜻깊고
아름다운 여정이었던
묵시아에 도착하며 . . . .
순례길 46일차
6/5/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6
쪽지
Back
목록
Top